카트라이더 리그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e스포츠입니다. 무려 15년째 이어지고 있죠. 그동안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카트라이더 게임 자체가 다시 흥행하면서 리그에도 팬들의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그 중심에는 역시 '황제' 문호준과 유영혁 등 대형 스타 플레이어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의 카트라이더 프로게이머가 팬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지난 2019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 우승팀인 세이비어스의 명실상부한 에이스, 박인수였죠. 박인수는 얼마 전부터 문호준과 유영혁이라는 양대 산맥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유일한 선수로 평가받았습니다. 유망주 혹은 기대주였던 박인수는 이번 시즌에 한층 발전된 기량으로 많은 이를 놀라게 했습니다. 개인전 준우승과 팀전 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도 일궈냈죠.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이 성황리에 종료되고 시즌2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박인수와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특유의 넉살과 유머러스함을 인터뷰 답변 곳곳에서 드러낸 박인수는 어린 나이에도 다소 의젓한 답변까지 쏟아냈는데요. 그와 나눴던 대화를 기사로 담아봤습니다.


Q. 카트라이더와 박인수 선수를 좋아해주시는 팬들에게 인사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앞으로 카트라이더의 새로운 재목이 될 세이비어스 팀의 박인수라고 합니다.


Q. 카트라이더가 최근 엄청난 인기를 되찾았죠. 어떤 점이 유저들에게 어필한 결과라고 생각하나요?

제 생각에는 최근 2019 카트라이더 시즌1 리그를 시작하기 전부터 (김)택환이 형, (문)호준이 형이 유튜브 스트리밍으로 게임을 많이 알리면서 인기를 끈 것 같아요. 유튜브는 요즘 같은 시대에 누구나 시청하는 콘텐츠잖아요. 동시에 카트라이더의 조재윤 팀장님이 정말 열심히 노력하시는 것도 큰 것 같고요. 최근에는 카트라이더 리그에서 좀처럼 만들어지기 힘들었던 선수들 간의 스토리도 생기고 뻔하지 않은 명장면들도 많이 나왔죠. 이런 것들이 다 어우러져서 인기를 다시 되찾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Q. 박인수 선수의 개인방송과 유튜브 채널도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개인방송의 콘셉트를 소개해주시고, 다른 선수들의 채널과 비교했을 때 어떤 포인트가 다른가요?

아무래도 제 개인방송은 박인수라는 사람이 평소에 쓰는 사투리가 재미 포인트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보통 방송을 보시는 분들 대부분이 수도권 지역에 가까이 사시더라고요. 그분들이 평소에 만나기 힘든 '촌놈'이 방송에서 웃긴 말투와 남다른 플레이를 보여준다는 게 최대 장점 아닐까요(웃음). 앞으로도 재밌게 봐주세요!


Q. 저번에 문호준 선수의 개인방송 연승 미션 중에 출연했었죠. 당시 상황 좀 설명해주세요.

호준이 형이 그런 콘텐츠를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일부러 방에 들어갔죠. 트랙도 네모 산타의 비밀공간을 선택해 시청자분들에게 리그 결승전 마지막 에이스결정전과 비슷한 장면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저와 호준이 형이 함께 게임하는 장면은 솔직히 쉽게 보시기 힘든 장면이니까요.


Q. 리그 이야기도 해보죠. 지난 시즌은 역대급 인기와 함께 리그 경기의 스토리나 경기 내용 등 다양한 면이 재미있었습니다. 실제로 뛰어본 선수 입장에선 어땠나요?

저의 입장에선 정말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이 좋았어요. 호준이 형과 함께 드라마의 주연이 된 기분이었거든요. 그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카트라이더 리그 이미지를 더욱 끌어올리는데 손색이 없는 이야기들 뿐이었다고 생각해요.

팀전 결승 에이스 결정전에서 저나 호준이 형 중에 누가 이겼어도 새로운 역사가 쓰일 수 있었잖아요. 호준이 형이 이겼으면 공식 리그에서 두 번째 양대 우승의 주인공이 된다는 드라마틱한 내용, 제가 이기면 바로 직전에 열렸던 개인전에서 각성한 호준이 형에게 내 줄 수 밖에 없었던 우승 트로피를 팀원들과 함께 들어올리며 전승 우승을 한다는 내용.

제 입장에서는 후자가 가장 좋은 시나리오였고 실제로 그렇게 됐어요. 살면서 쉽게 느껴볼 수 없는 신기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이루어냈다는 느낌을 받아서 꿈만 같았습니다.



Q. 문호준과 유영혁이 합심한 플레임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시즌 전부터 떠올랐습니다. 그걸 보면서 어땠어요?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있는데요, 저 대단한 팀을 꺾고 우승을 한다면 전 시즌에 예고했던 문호준-유영혁 시대를 종결하고 새로운 구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있을 리그에 큰 영향을 끼쳐서 보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이런 생각들이었죠. 그 생각이 들자마자 칼을 갈고 연습을 해서 이겨야겠다고 다짐했어요.


Q. 결승 전에 두 번이나 플레임을 상대로 이겼어요. 예상된 결과였나요?

리그 준비하는 동안 상상만 하곤 했던 일이었어요. 첫 번째 경기에는 어떻게 될지 몰랐지만, 준비를 많이 한 만큼 지더라도 후회하지 않고 또 열심히 준비할 마음을 먹고 있었죠. 막상 경기를 치러보니 이기더라고요(웃음). 그때 자신감을 얻고 다음에도 이길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전승 우승을 목표로삼아 연습을 했는데 그 결과가 나와서 너무 기뻐요.


Q. 개인전에서 먼저 결승전으로 직행했는데요. 솔직히 누가 올라오길 바랐나요?

호준이 형이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형과 경기를 할 때마다 매 순간 명경기가 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호준이 형을 상대로 우승을 차지한다면 그 기쁨이 배가 되지 않을까 싶었고요.


Q. 결국, 개인전에서는 문호준의 V11 희생양이 됐어요. 많이 아쉬울 것 같은데요? 레이싱 중에 개인 실수도 있었잖아요.

아쉬운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그 경기를 준비함에 있어서 최선을 다했고 새로운 경험도 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요. 이번 패배를 기회로 삼아 다음 시즌 복수를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Q. 그래도 팀전에서는 세이비어스가 우승 후보 플레임을 꺾고 우승했습니다. 당시 기분이 어땠나요?

카트라이더 리그라는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았어요. 결승전 전에 지금까지 우승한 선수들의 순간이 담긴 영상을 봤었는데 거기서 선수들이 '꿈만 같다'는 말을 했거든요. 우승하기 전엔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우승하고 나니까 왜 꿈만 같았다고 했는지 단숨에 이해했어요.

상대 팀에 유영혁 선수가 결승전 인터뷰 때 한 말을 계속 생각했었거든요. "마지막에 기억되는 건 우승 팀"이라는 말을 하셨는데,그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이 결과로 보여드리면서 저희 팀이 우승을 했어요. 이번 결승전 이후로 양 팀 선수들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긴 것 같아요. 앞으로도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Q. 앞으로도 카트라이더 리그는 꾸준히 인기있는 종목이 될 것 같은데요. 혹시 리그 시스템 등에서 수정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요?

카트라이더 리그 듀얼레이스X 때 처럼 새로운 방법이 도입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1vs1 승자연전 같은 것들이요. 리그에서 '올킬'같이 예상하기 쉽지 않은 장면들이 나온다면 더욱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관전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Q. 마지막으로 카트라이더 리그와 박인수 선수를 사랑해주는 팬들, 동료 프로게이머들 등 하고 싶은 말이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해주세요.

카트라이더가 국민게임이고 리그도 정말 오랫동안 지속된 만큼 정말 많은 분들이 현장을 찾아주셨어요. 많이 사랑해주시고 찾아와주셔서 감사드려요. 불과 몇달 전만 해도 넥슨 아레나 1층을 가득 채우지 못했는데 선수들과 관계자 분들이 다같이 힘써주시고 노력해서 다시 인기를 되찾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릴테니 더 많이 사랑해주세요. 동료 선수들에게는 더욱 힘내자는 말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