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 레드 전략기획팀 윤훈섭

  • 주제: PLC(Product Life Cycle)를 통한 서비스 전략 수립 - 개념편 + 실무편
  • 강연자 : 윤훈섭 - 넥슨 레드 / NEXON RED
  • 발표분야 : 프로덕션&운영
  • 권장 대상 : 개발 / 사업 관련 디렉터, 게임 기획자, 사업담당자, 게임 PM
  • 난이도 : 기본적인 사전지식 필요


  • [강연 주제] 기존의 라이브 이후의 이미 일어난 일의 경향성 분석을 통한 예측이 아닌 유저의 욕구에 기반한 PLC의 분석 및 미래 예측은 저희가 넥슨레드에 처음 도입하고 현재 레드의 모든 개발실에서 사용하는 방법 이기도 합니다. 개념편 세션에서는 PLC(Product Life Cycle)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 왜 PLC의 측정이 필요한지 그리고 PLC를 제대로 알기위한 조사자의 기본 능력을 다지는 법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누군가 "게임의 미래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불가능하다'고 답변을 달 것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 환경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왜 저 게임이 성공할 것인지. 반대로 왜 망한 것인지를 정확하게 지표를 통해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 분석은 어디까지나 일종의 경향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며, 모든 게임의 내부적 지표를 알 수 없기에 나오는 결론이다.

    그러나 무엇이 성공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는지. 지표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를 고민한 사람들이 있다. 넥슨 레드 전략기획팀은 지금 시장의 지표로 자리 잡은 경향 분석이 아니라, 나름의 기준을 통해서 도출한 '욕구에 따른 지표'를 적용하고 있다.

    실제 제품에 사용되는 PLC(Product Life Cycle) 개념을 활용해서 게임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자사의 게임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시장의 미래와 전략을 세우는 바탕으로 활용하고 있다. 플레이어가 가지고 있는 목표. 그리고 욕구를 어떻게 측정하고 게임에 대입하고 있었을까. 이번 NDC 2019 현장에서는 보다 정확한 측정을 위한 노력과 과정을 알아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 PLC는 무엇이고 이걸 왜 쓰나요? - 개념편, 재미를 지표로 만들기

    먼저, 넥슨 레드 전략기획팀의 윤훈섭 강연자는 한 시간에 걸쳐 PLC(Product Life Cycle)에 대한 정의와 사용 이유를 설명하려 했다. 뒤에 이어질 실무편에 앞서 자신들이 왜 PLC 개념을 게임에 도입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언급하는 시간이었다.

    강연자는 우리가 현재 게임 매출이나 미래를 바라보는 것이 매우 제한적인 데이터만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개발사가 아니면, 내부적인 수치를 들여다볼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앱 마켓의 순위가 대표적인 지표가 된 상태다. 순위는 왜 내려왔는지. 그리고 올라갔는지만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구체적인 이유를 알지 못하고 일종의 경향이나 숫자와 같은 추정치를 통해서만 타사 게임을 분석하는 과정을 거친다.


    예측 또한 먼 미래가 아닌, 바로 앞까지만 할 수 있다. 더 멀리 내다보기 위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모바일 시장은 순위를 제외하면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한정적이다. 모바일 시장을 분석해주는 업체들이 있는 하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일어난 일을 기준으로 예측하고, 그마저 부족하면 다른 사람의 의견을 참고하여 분석한다. 물론, 이 또한 기준이나 정확한 판단과는 거리가 있는 개념들이다. 객관적이 않은 지표와 기준이기에 미래의 무언가보다는 바로 직후의 변화를 전망하게 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넥슨 레드 전략기획팀은 '다른 기준은 없을까?'라는 의문을 던졌다. 좀 더 멀리 보기 위해서, 예측하기 위해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PLC(Product Life Cycle) 개념이다.


    PLC는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의 수명을 의미한다. 출시부터 시장 철수까지의 기간이 일반적인 PLC의 정의다. 그러나 게임은 공산품이 아닌 문화 콘텐츠의 영역이다. 출시부터 게임 서비스 종료까지의 시간. 공산품과 같은 기준으로 사이클을 만들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강연자들은 기준을 '플레이어가 게임을 시작해 욕구를 느끼고 달성할 때까지의 수명'으로 정의했다. 스스로 목적을 가지고 시작해, 자체적인 종료를 맞이하는 시기까지. 바로 이것이 게임에서의 수명이라고 해석한 셈이다.


    실제로 플레이어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며 다양한 목표를 가지고 게임을 플레이한다. MMORPG로 치자면, 전투뿐만 아니라 낚시 등 자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견 다양한 층위의 목표와 취향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근본적인 부분에는 다른 목표와 욕구의 바탕이 되는 감정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바로 '남들보다 잘하고 싶은, 성장에 대한 욕구'다. 장르나 게임의 특징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일반적으로 무언가 목표를 설정할 때 기반이 될 수 있는 감정이라 판단했다. 레벨업을 하거나 아이템을 성장하거나 하는 행위가 대표적인 사례다.



    게임에서의 일차적인 PLC는 앞서 설명한 욕구들을 대상으로 수명을 측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의 기록이다. 유저가 게임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욕구에 따라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까지가 기준이다. 레벨당 플레이 시간, 동선, 전체 플레이 시간 등 모든 것을 체크한다.

    개인이 설정하고 느끼는 재미와 목표가 다르므로, 이 모든 것을 취합한다는 점에서 '재미의 데이터화'라고도 볼 수 있다. 또한, PLC는 모든 것의 가격과 기준을 정하는 방법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욕구에 대한 수명은 곧 플레이어가 느끼는 가치, 가격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PLC는 우선, 가장 효율적인 유저의 패턴을 카테고리로 만든다. 이는 게임의 장르와 특성에 따라서 상의할 수 있다. 아래 그림은 MMORPG를 기준으로 제작된 것이며, 시간에 따라 기준이 나뉜다는 점에서 구분했다. 시간에 따라서 효율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시간을 들인 유저들이 성장이 빠르다는 점에서 기준을 잡을 수 있었다.

    24시간을 기준으로 어떻게 가장 효율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각 콘텐츠의 효율적인 시간과 횟수도 정하여 측정을 시작한다. AxE를 예로 들면, 영웅 등급 장비를 레벨업 시키는데 들이는 시간과 승급석을 모으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성장 과정은 유형에 따라서 직렬과 병렬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다음 성장 단계에 돌입하기까지 다른 작업과 병행할 수 없는 것을 직렬 성장으로 구분하고, 다른 작업과 함께 진행할 수 있는 것을 병렬 성장으로 판단할 수 있다.

    측정 과정에서는 직렬과 병렬 모두를 고려해야만 한다. 보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다. 예를 들어, 장비를 레벨업하는 것은 다음 등급으로 넘어갈 때까지 멈춘다. 이후에는 승급석을 구하는 시간이 이어지나, 이 과정에서 레벨업에 들어가는 장비와 재화는 꾸준히 누적된다. 효율적으로 플레이한다면 장비 승급과 동시에 바로 최대 레벨을 달성하는 사례가 나올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사례를 고려해야 하므로, 시간을 측정했을 때에는 단순히 더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와 같이 진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판단 기준을 세우는 만큼, 더 정확한 기준과 측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부정확한 PLC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PLC는 무과금 플레이어를 기준으로 작성한다. 무과금을 기준으로 했을 때 과금 유저의 플레이와 PLC를 비교할 기회가 마련될 수 있다. 이외에도 자사의 게임은 기획서를 기반으로 하되,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며 검증하는 과정이 수반된다. 기획서와 실제 게임 플레이가 차이가 나는 부분이 나올 수밖에 없어서다.

    이렇게 만들어진 PLC는 게임과 플레이어의 행동을 분석하는 지표가 된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첫 이탈을 고려하는 타이밍을 더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더불어 이탈 시점에서 어떠한 대응을 할 것인지 전략을 세울 기회를 제공한다. 목표를 달성하여 플레이어가 이탈하려는 순간이 수명이 다하는 것이라 해석할 수 있어 중요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넥슨 레드는 PLC를 AxE의 런칭 이전부터 준비하여 대응책을 세웠다. 아래 그래프에 점선은 PLC를 기준으로 예측한 수치이며, 실선은 런칭 이후 플레이어들의 행동을 그린 것이다. 런칭 이후 AxE를 기준으로 상위 1%의 플레이어들은 전략기획팀의 예측과 거의 맞아떨어지는 수치를 보였다.

    이를 통해 2차적인 목표를 언제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 콘텐츠 확장 시점은 언제가 좋을지를 보다 정확한 기준을 기반으로 결정할 수 있었다. PLC 없이 그래프로만 판단하면, 성장폭이 느려지는 것을 본 시점에서 이미 늦은 대응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넥슨 레드는 런칭 이전 대응 시점을 정했고 업데이트를 정확한 시점에 내놓는 데 성공했다. 플레이어들이 언제 목표를 달성하고 갱신할 것인지 확인하고 예측한 셈이다.


    이와함께 상품에 있어서 가치 판단의 기준을 세울 수 있었다. 상품을 어떤 가격에 내놓을지 결정하는 것은 플레이어들이 가지고 있는 애착과 노력을 측정하는 것과 같다. 상품의 가치를 어떻게 판단할까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대략 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 부담이 있다.

    가치가 일관적이지 않다면 유저들의 불신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준. 모바일 MMORPG로 따지면 시간과 노력의 감소량이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분석의 시야를 넓힘으로써 시장에 대한 이해를 제공하기도 한다. 강연자는 대표적인 사례로 '왜 매출순위 상위권에 있는지 알 수 없는 게임'들을 예로 들었다. 모두가 망겜이라고 불러도 매출 순위만 보면 플레이하는 것 같은 그런 게임들을 말이다. 순위를 바라보며 인지부조화를 불러일으키는 상황을 해결하는 시발점이기도 하다.


    강연자는 일반적으로 이런 게임을 보며 '무시해버리는' 선택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무시는 곧 해당 게임에 재미와 욕구를 느끼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송두리째 제거하는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은 해당 게임이 왜, 무엇을 전달하는지를 객관적으로 분석할 필요성이 있다.

    그렇기에 전략기획팀은 타사의 게임을 대상으로 PLC를 측정했다. 플레이 과정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형태를 보이는지. 어떻게 효율적으로 게임을 하는지를 시간을 들여 살펴보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다른 게임의 분석을 통해서 자신들의 전략을 세우는데 도움을 얻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PLC를 도입한 이후 넥슨 레드는 '바꿔야 하는 것과 바꾸지 말아야 할 것'을 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강연자는 바로 이 부분, 계기를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게임이 출시되는 상황에서도 어떤 게임은 1위고 어떤 게임은 50위에 있는 상황. 여기서 이유를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분석을 통해서 순위권마다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고, 자사 게임에서 어떤 부분을 바꿔야 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었다.

    즉, PLC는 '적어도 실패하지 않는 게임 구성'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PLC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옥과 같은 노가다, 노력과 시간, 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내부적인 지원과 함께, 시니어들의 인사이트 발견, 리서치를 통해서 현재까지 데이터 측정을 쉬지 않고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 다른 게임, 시장에는 활용할 수 없나요? - 일본 수집형 게임의 분석 사례

    현재 넥슨 레드는 캐릭터 수집형 RPG를 일본에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따라서 시장 분석을 위해 PLC를 일본 캐릭터 수집형 RPG에 도입하여 시장을 분석하는 시도를 했다. 일본에서 서비스 중인 같은 장르의 게임들을 분석한 결과, 전략기획팀은 일본 시장을 관통하는 몇 가지 키워드를 깨달았고 이를 청중에게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수집형 RPG에 있어 일본 시장의 특징은 '특정 덱을 만드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단순하게 예쁜 캐릭터나 등급이 높은 캐릭터로만 구성되는 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일본의 캐릭터 수집형 게임들은 일반적으로 퍼즐과 같은 게임 디자인을 보여준다.


    특정 콘텐츠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특정 캐릭터가 필요하고, 스킬 사용을 순차적으로 해야만 콘텐츠를 클리어할 수 있도록 구성된 모습이다. 따라서 유저들의 욕구와 목표는 콘텐츠를 풀기 위한 캐릭터 수집에 무게를 둔다. 덱 또한 무작정 구성하는 것이 아니고, 캐릭터의 배치 순서와 스킬 사용 순서까지 요구된다.

    따라서 이와 비슷한 구성을 보여주지 않는 게임이라면, 쉽사리 목표를 달성하고 흥미를 잃을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게임뿐만 아니라 서브컬쳐 전반적으로 '필살기'가 위기를 해결하는 전략이 된다는 것이다.


    드래곤볼을 예로 들면, '에네르기파 -> 버티는 적 등장 -> 새로운 필살기 원기옥 -> 버티는 적 등장 -> 새로운 필살기 초사이어인'과 같이 진행되는 구조다. 게임에 이를 적용하자면, 업데이트와 함께 플레이어의 덱 구성이 통하지 않는 적이 등장하는 것이 되는 셈이다. 특정 시즌에 한 덱이 시즌을 지배하다가, 업데이트를 통해 새 캐릭터와 적을 선보이고 이를 수집하여 다시 퍼즐을 풀어나가는 해결 방법이 이어진다. 이러한 구조가 일본 수집형 게임에서의 일반적인 업데이트 주기가 된다.


    또한, '선택적 플레이를 진행하고 보상이 분명하게 분리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일본의 수집형 게임은 플레이어가 현명하게 플레이를 해야만 효율적인 육성이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는 편이다. 국내 게임처럼 콘텐츠의 보상이 여러 곳에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콘텐츠에서 특정 재화를 얻을 수 있는 구조를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아트웍이나 음성을 교체하는 것보다는 플레이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할 필요가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수정하는 것은 첫인상을 좌지우지할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게임 구성에서 일본 유저들이 장기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거리는 되지 못한다.

    그렇기에 PLC를 통해서 다른 국가의 시장을 분석하는 과정에서는 국가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동원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인사이트와 데이터를 찾기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 질의응답

    Q. '왕이 되는자'와 같은 중국 게임들을 PLC로 측정하기도 했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가.

    = 왕이 되는자는 실제로 측정을 진행했다. 측정하면서 느낀 것은 게임이 SLG, 워게임과 같은 형태라는 점이다. 이 게임을 이해하지 못하면 실제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는 의미이지 않을까. 실제로 플레이하면 같은 형태임을 알 수 있다.

    단, 기존 SLG와는 다르게 모든 것을 버튼으로 해결한다. 우리의 판단으로 국내 시장은 워게임에 익숙한 시장이 아니다. 왕이 되는자는 이를 직관적으로 적응할 수 있게 만들었다.

    다른 워게임처럼 여기저기서 공격이 들어오고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은. 그런 형태가 아니라, 버튼 하나로 플레이할 수 있게 구성한 게임이다. 그러므로 쉽게 들어와서 목표를 세우고 적응하고 플레이할 수 있다. 수명 측정을 통해서 이와 같은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다.

    Q. 타사 게임의 PLC는 어떤 방식으로 측정하는가.

    = 당연히 기획서를 달라고 요청하거나, 몰래 빼 올 수는 없다. 불법이니까. 그러므로 타사 게임은 플레이를 우선 진행한다. 한 명의 유저로서 1주에서 2주 정도를 플레이하고. 어떤 욕구를 가졌는지를 정리하고 기준을 만든다. 이 정도의 시간이면 플레이 방식, 보상 획득 방식도 알 수 있다.

    그리고 나서 다시 새로이 플레이를 진행한다. 앞서 플레이에서 세운 기준을 따라서 플레이를 하고 모든 획득재화와 소비방식을 엑셀에 기록한다. 이러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엑셀 길이가 만들어진다. 이를 분석하는 과정이 이후에 다시 진행되는 구조다. 필요하면 역기획서도 만들기도 한다.

    다만, 유명한 게임일수록 측정이 쉽다. 유저들이 기획자 수준으로 분석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를 통한 검증은 꼭 거쳐야 한다. 측정 대상은 기본적으로 개인이 하고 싶은 게임을 하곤 한다. 그래도 회사에 도움은 되어야 하니까... 상위권 게임을 대상으로 분석한다. 더불어 흥미로운 게임들, 중위권에서 하락한 게임이나 머물러있는 게임들을 측정하기도 했다.

    Q. 무과금 기준 플레이는 오히려 자료의 편차가 심하지 않을까? 편차가 심하면 변수가 될 것 같다.

    = 무과금을 기반으로 측정하기는 하지만, 실제 무과금 유저와 같이 플레이는 하지 않는다. 그렇게는 플레이가 힘드니까. 어디까지나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산출해서 콘텐츠를 소비하고 성장하는 기준으로 플레이한다.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만드는데 공을 쏟고 있으므로 편차는 없다고 할 수 있다.

    같은 사냥터를 수백 번 플레이하고 평균값을 내는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오류를 잡기 위해서 여러 번 반복하는 플레이가 이루어진다. 더불어 모든 플레이를 기록을 남기고 있어서 어떤 것이 효율적인 플레이인지 알 수 있다. 게임도 사람이 만드는 만큼, 데이터를 쌓다 보면 기획자가 보상을 주는 패턴이 있기 때문이다.

    Q. 기획 단계에서 최고 효율을 고려해서 개발할 텐데, PLC와 무슨 차이가 있을지 궁금하다.

    = 기획에서 하는 경우와 PLC에서 도출된 데이터를 비교하면,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게임 개발도 그렇고 우리네 인생사도 그렇고. 생각하는 대로 되지 않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효율 부분은 선행 플레이 과정에서 차이가 생긴다.

    어떤 콘텐츠를 먼저 소비해야 하는가. 플레이할 것인가를 구분하는 것은 개발자가 설계한 것과 플레이어의 선택이 다를 수 있다. 이런 부분은 실제 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느끼기 어렵다. 순서대로 플레이할 것이라 기획하지만, 실제로는 효율 높은 다른 장소를 발견할 수도 있다. 이처럼 예상하지 못한 측면이 발견될 수 있다. 그래서 실제 플레이를 진행하고 이를 취합해 PLC를 활용하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