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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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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2019] "게임 소재 드라마, 이제 시작이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제작 스토리

허재민 기자 (Litte@inven.co.kr)
[▲메리카우 송재정 작가]

  • 주제: 작가가 이야기하는 게임과 드라마 콘텐츠의 융합
  • 강연자 : 송재정 - ㈜메리카우 / MERYYCOW
  • 발표분야 : 게임기획
  • 권장 대상 : 게임기획 담당자
  • 난이도 : 사전지식 불필요 : 튜토리얼이나 개요 수준에서의 설명


  • [강연 주제] 증강현실게임이라는 다소 생소하고 미래지향적인 소재로 드라마를 집필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어려움이나 경험을 - 예를 들면, 어떻게 게임에 익숙치않은 시청자들을 이해시키고, AR 게임적 요소를 어떻게 드라마에 녹여내고, 어느정도 깊이의 AR 기술까지를 포함시킬 것인가 등의 경험을 - 공유하고자 합니다.

    게임과 증강현실을 주제로 한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개인적으로 소재와 연출 부분에서 인상 깊게 봤던 드라마였다. 게임을 소재로 했다는 말에 어색하지는 않을까 생각했지만, 코믹하게 풀어낸 스토리나 게임 UI가 적용된 장면이 '게임답게' 들어가 있다는 점에서 재밌게 보기도 했다.

    NDC 2019의 두 번째 날에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송재정 작가가 강단에 서 게임과 드라마 콘텐츠의 융합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다. 거창한 설명보다는 실제로 게임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제작하면서 겪었던 어려움과 실제 대중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그리고 게임이라는 소재에 대해서 그녀가 매력적으로 느꼈던 요소들은 무엇인지 들어볼 수 있었다.

    ※본 강연 기사는 강연자의 시점에서 서술했습니다.


    ■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왜 게임을 소재로 했나 - 드라마화되지 않았던 이유는 '제작비' 때문

    게임 소재로 드라마를 제작했으나, 사실 게임에 대해서 잘 안다고는 할 수 없다. NDC도 게임과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볼 기회라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는데, 막상 강단에 서니 긴장된다. 오늘은 게임을 소재로 한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제작하면서 느꼈던 점과 어떤 난관이 있었는지를 위주로 이야기하고 싶다.

    먼저 드라마의 제작과정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자면, 게임과 같이 기획단계에서부터 시작된다. 작가가 아이디어와 소재를 발굴하고, 다른 작가들과 논의해 시놉시스를 개발하는 단계다. 미니시리즈 16부작이라면 이 단계에서 대본은 대략 2~4개가 제작된다.

    대본이 작성되면 방송국에서는 편성할지를 판단하게 된다. 편성 결정이 나면 캐스팅이 시작되고 본격적으로 제작 준비에 들어간다. 이 단계만 해도 몇 달이 걸린다. 그 사이에 작가는 열심히 대본을 집필한다.

    8개정도의 대본이 완성되면 촬영에 들어간다. 촬영이 끝날 때쯤 대본도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 이후에는 CG, 믹싱 등 후반 작업이 이루어지고, 동시에 방송이 시작된다. 방송이 끝날 때쯤 모든 작업이 한 번에 끝난다고 보면 된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이후 정말 많이 들은 질문이 있다. 게임을 좋아하는지, 왜 게임을 소재로 했는지.

    한마디로 답변하자면, 게임을 좋아한다. ‘덕후’라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게임을 많이 즐기긴 했었다. 처음에는 두 살 많은 오빠 때문에 억지로 접했다. 그 이후로는 스스로도 좋아해서 많이 했었다. NDC에서도 체험관이 있어서 방문해보니, 어렸을 때 즐겼던 게임들이 많이 있더라.

    20~30대까지도 게임을 꾸준히 즐겨왔다. 문명이나 대항해시대… 그런데 30대가 넘어가니 대본 작업과 게임을 같이 하기가 어렵더라. 둘 다 컴퓨터 앞에서 하는 활동인데, 게임을 하면 마감에 늦기 일쑤였다. 그래서 끊게 됐다.

    그만큼 내게 게임은 익숙한 장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년 동안 작가로 활동하면서 게임을 소재로 다룰 생각을 못했던 이유에는 제작비 문제가 컸다.

    게임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만든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아바타’나 ‘레디 플레이어 원’을 떠올린다. 우리나라에서 그 정도의 수준으로 드라마를 제작하기는 어렵다. 과연 누가 볼까, 하는 의문도 들고. 그래서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장르였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기획하면서, 늘 그렇듯 타임슬립물을 준비하고 있었다. 음악이 나오면 타임슬립을 하는, 액션물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런데 타임슬립이라는 소재가 지겹게 다가오더라. 작업 진전은 없고, 지루해하던 차에 ‘포켓몬 GO’에 대한 기사를 보게 됐다. 몬스터를 잡으러 속초까지 간다는데,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해가 안 됐다. 그래서 게임을 다운받고 여의도 공원을 방황하며 돌아다녀 봤다. 그러다가 머릿속에 느낌표가 딱 떠오르듯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이거구나!

    포켓몬스터 세대가 아니라서 그런지, 사실 개인적으로 ‘포켓몬 GO’ 자체는 재미가 없었다. 하지만 증강현실에 관해 관심이 갔다. ‘아바타’처럼 모든 것을 CG로 처리할 수는 없지만, ‘포켓몬 GO’에 등장하는 캐릭터처럼 하나만 CG로 처리한다면? 제작비에 맞춰 기획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다시 원래 질문으로 돌아가서, ‘왜 게임을 소재로 했느냐’에 답한다면. 제작비에 맞출 수 있는 게임 소재를 찾았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다. 증강현실이 그 답이 되어줬다.

    AR에 대해서 무지했기 때문에 관련된 여러 가지에 대해서 알아보고 다녔다. 핸드폰 없이 눈앞에 AR이 보여질 수 있는 기술을 찾아봤는데 없었고, 대신 스마트 렌즈라는 상용화되지는 않았지만, 개발 중인 기술이 있었다. 스마트렌즈로 AR이 가능한지 알아봤더니 가능은 하다고 하더라. 드라마로 다뤘을 때 이상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드라마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일 거라는 조언도 들어볼 수 있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AR은 스마트 렌즈를 통해 구현된다 (사진 출처: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상용화되지않은 기술을 끌어들이는 것.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여기서 시작됐다.

    이제 제작팀에게 아이디어와 소재를 전달할 단계였다. 문제는 팀원 모두가 증강현실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감독님과 촬영감독님, 그리고 배우 현빈까지 모두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아니었고, 내가 비교적 제일 게임을 잘 아는 편에 속하더라.

    여담으로, 엑소 멤버, 찬열 씨가 제일 게임을 잘 안다. 상당한 실력자인데,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참여하고 싶었던 이유가 오로지 게임과 관련되어있기 때문이었다고. 역할도, 분량도 상관없고, 함께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다고 할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대본에 나온 대로만 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대본을 써오면 대부분 어떻게 그림이 그려질지 이해를 잘 못 하더라. 그때부터 다들 게임을 즐기기 시작했다. 현빈 씨도 배틀그라운드를 시작하고…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었던 만큼 무모하기도 했던 도전이었다.

    여기까지가 게임을 드라마의 소재로 하게 된 계기다. 일반적으로는 소재를 먼저 정하고 스토리를 제작하게 된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스토리가 먼저 있었고, 소재를 게임으로 정하게 되는, 창작 과정이 반대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타임슬립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될 수도 있었던 드라마는 증강현실을 다루게 됐다.

    제작비 문제는 증강 현실을 다루면서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었고, 게임의 느낌은 해외 로케를 선정하면서 해결할 수 있었다. 알함브라는 정말 이국적인 장소다. 유럽에 지어진 아랍식 건축물이니까. 게임에서 나올법한 배경이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제작비 문제없이 수익을 내면서 마무리할 수 있었다.



    ■ 증강현실 소재 드라마 제작, 무엇이 어려웠나 - '게임'을 어디까지 보여줄 것인가

    (사진 출처: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게임에서는 스토리가 먼저 빠르게 소개되고 본격적으로 게임에 들어가게 된다. 드라마는 반대다. 게임의 법칙은 빠르게 설명하고 본격적인 알맹이는 스토리다. 개인적으로 게임을 할 때 스토리는 빨리 넘기곤 한다. 게임을 빨리하고 싶어서. 드라마도 똑같았다. 다들 게임 룰 부분은 답답해했고, 빨리 이야기가 어떻게 됐는지 보고 싶어했다. 그래서, 죽어서 어떻게 됐다는 거야! 하고.

    앞서 팀원들이 게임을 잘 모른다고 했는데, 더욱 큰 문제는 시청자였다. 게임은 좋아하는 사람은 정말 좋아하지만,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정말 나쁜 것이라고 인식되기도 한다. 특히 드라마의 주요 타겟층, 특히 배우 현빈과 박신혜의 팬층은 20~40대 여성으로, 자녀에게 게임을 못하게 하는, 비게임 성향의 시청자가 많다. 그런 시청자들이 게임이라는 소재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가 걱정됐다.

    따라서 양측의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었다. 시나리오 개발과정에서 넷마블 관계자들을 만나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는 동시에 보조작가로는 게임을 전혀 모르는 작가들로 구성했다. 게임을 잘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바라보는지 들어보면서 그 중간지점을 찾아야 했다. 그러는 동시에 또 다른 문제도 떠올랐다.

    우리는 드라마 시청자들에게 게임의 어디까지 보여줄 것인가.

    게임에 대한 자료조사를 하다 보니 정말 많은 소재를 찾을 수 있었다. 담고 싶은 매력적인 요소가 너무 많았다. 하지만 다 보여줄 수 없으니 어느 지점에서 적절히 선을 그을 필요가 있었다. 결국, 드라마에는 레벨업, 아이템, 무기 구입, 적과의 대결과 같이, 아주 기본적인 개념만을 넣기로 결정됐다.

    (사진 출처: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결과로 게임적인 요소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왜 하다마냐는 반응이었다. 살짝 변명하자면, 제작비의 제한이 있었다. 서울로 로케이션이 바뀌면서 예산이 반의반으로 줄어들었고, 게임의 묘미인 화려한 액션을 담기가 어려워졌다. 좀 더 여유가 있었더라면 엔딩을 멋지게 만들어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무기상 장면에서도 더 많은 무기나 ‘왕좌의 게임’에 등장하는 드래곤과 같은 요소를 담고 싶었지만, 돈과 시간상 10분 정도밖에 보여줄 수 없었다. 증강 현실로 제작비를 줄였다고 하더라도 표현하는 데에는 큰 비용이 들더라.

    촬영할 때는 CG가 아니라 진짜 모형을 가지고 촬영하기도 했다. 모형 검을 들고 싸우면, 후반 작업으로 CG처럼 보이도록 이펙트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열차 장면과 총격전에서도 전부 실제 열차에서 총 모형을 들고 촬영한 것인데, CG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만약 모든 총을 진짜 CG로 처리했다면 진작에 제작비가 거덜 나 방송이 중단됐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드라마에 비해 몇 배 이상의 CG 작업이 들어갔다. 간단하게 게임을 구현하는 방법을 택한 것인데도 다른 드라마보다 몇 배의 시간이 필요하더라.

    제작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그게 다가 아니었다. 가짜 검을 들고 싸우는 장면, CG로 나오는 장면 등을 따로따로 촬영해야 하는 등, 어려운 촬영이었다. 작가입장에서는 촬영 상황을 고려하면서 작성한 대본인데, 실제 촬영장에서는 어려운 점이 많았다. 박신혜 씨가 NPC로서 1인 2역을 연기해야 하는 부분도 연기톤을 구분 짓는 데 있어서 난관을 겪었다고 하더라. 여러 가지 이유로 촬영기간이 예상보다 훨씬 늦어졌고, 대본작업도 빠듯하게 마무리됐다.

    결과물을 보고 이야기하면, 드라마 대본을 쓸 때 상상했던 그림 그대로, 더 훌륭하게 나와서 모든 분께 감사했다.



    ■ 게임 소재 드라마, 생소에서 익숙해지기까지 - 상반된 반응에서 안정되다

    (사진 출처: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특이한 소재인 만큼 걱정되기도 했지만, 스토리는 잘 따라갈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래서 반응은 어땠느냐. 실시간 반응을 보고서 정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시청자의 남녀 비율부터 연령까지 기록한 시청표를 보는데, 현빈이 게임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시청률이 뚝 떨어졌다. 정말 훅!

    2회에서는 30~40대 여성 시청자들이 떨어져 나갔다. 대신 남성 시청자와 10대 시청자들이 늘어났다. 결과적으로 다행히도 시청률을 유지했으나, 예상보다도 많은 분들이 이탈했다는 점에서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가장 놀랐던 부분은 ‘게임이 생소하다’, ‘게임 드라마는 본 적이 없어’라는 반응이 아니라 ‘무엇을 하는 거야?’라며 당황하는 반응이 많았다는 점이었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사람이 게임을 즐기고 있고, 분명 게임 강국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게임은 하는 사람만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제작팀도 처음에는 게임에 대해서 생소했던 사람들이었지만 1년 동안 제작기간을 보내며 게임에 익숙해졌다. 그런 만큼 시청자 반응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직 시청자들은 게임이 드라마화될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앞서 잠시 언급했지만,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정말 상반된 피드백을 받았던 드라마다. 호불호가 강해서 게임 이야기가 나오면 좋아하는 분들이 있는가 반면, 게임만 나오면 싫어하는 분들도 있었다. ‘왜 게임을 보여주다 마느냐’와 ‘왜 스토리 진전 안 하고 게임을 보여 주느냐’라는 전혀 다른 피드백이었다.

    후자의 경우, 게임을 선호하지 않는 분들은 게임의 진전은 스토리의 진전이 아니라고 생각하더라. 게임은 게임이지, 가짜고, 인생 스토리는 아니라는 거였다. 반대로 게임을 기대한 분들은 레벨업의 과정을 왜 안 보여주느냐, 더 대단한 적과 무기를 기대했는데 왜 안 나오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게임이라는 소재를 대중에게 보편적으로 이해시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후반부부터는 게임을 잘 모르던 분들도 게임의 문장, 게임의 언어를 자연스럽게 일상에서 사용하시더라. 게임이라는 소재가 익숙해지고 안정됐을 때 드라마가 끝나버린 것 같아 아쉬울 뿐이었다.

    여기까지가 게임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제작하며 느낀 점이다. 개요만 설명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앞으로 어떤 식으로 게임 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무엇보다도 게임에 대하여 잘 아는 분들과 소통할 수 있다면 기쁠 것 같다.



    ■ QnA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Q. 앞으로도 게임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제작할 생각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제 시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NDC에 초대받았을 때 오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게임인, 여러분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통해 걸음마를 떼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본격적인 게임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


    Q. 엔딩이 다소 아쉬웠는데, 여러가지 상황이 얽혀있었던 것 같아 이해가 된다. 만약 여건이 주어졌다면 어떤 식의 엔딩이 이루어졌을까.

    엔딩에 대해서 비판을 많이 받았다. 변명을 드리자면, 시즌2가 나올 수 있도록 길을 열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고, 언제든지 시즌2를 만들 수 있도록 열어두고 싶었다. 엔딩은 시즌2를 위한 포석이었다. 언제나 해명하고 싶었던 부분이었는데, 아무도 물어보지를 않아서 답할 기회가 없었다. 물어봐 주셔서 감사하다.


    Q. 그래서 현빈(주인공 진우)은 어떻게 된 것인지 궁금하다.

    진우는 잘살고 있다. 만렙이 되어 게임 세상을 통치하고 있고 나올 방법을 찾고 있다(웃음).


    Q. 서울로 로케이션이 바뀌면서 제작비가 줄어든 이유가 있나?

    정확히 이야기할 필요가 있겠다. 스페인을 배경으로 선택한 이유는 스페인이 아니면 게임 느낌이 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서울에서는 게임의 느낌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고, 게임 소재를 줄이게 됐다. 게임이라는 소재로 드라마를 촬영한 것 자체로 큰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시행착오였고, 다음에는 더 나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Q. 게임이 일반 대중에게 생소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그렇다면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게임의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

    게임을 직접 플레이할 때는 왜 재밌는지 고민을 안 한다. 작가로서 작업하면서 느꼈던 점은 레벨업 과정이 전형적으로 드라마에서 쓰는 이야기 구조와 똑같다는 점이었다. 대장금을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장금이도 어렸을 때부터 조금씩 레벨업해나가지 않나. 기본적으로 전 세계 드라마 시청자가 좋아하는 문법이다. 게임의 레벨업 과정은 비슷한 카타르시스를 가져다준다. 어떻게 보면 게임과 드라마가 많은 이에게 사랑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가지를 언급하자면 게임은 일반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판타지 요소를 마음껏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예를 들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매가 현빈 팔에 내려앉는 장면. 드라마였다면 황당할 수 있었지만, 게임이 소재였기 때문에 좋은 장면이 될 수 있었다. 그 속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게이머에게는 상투적인 것들이 드라마에서는 신선한 요소가 된다. 좀 더 드라마에 적용해볼 기회가 오기를 기대한다.


    Q. 타임슬립에 집착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왜 그런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반전이 있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타임슬립은 큰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요소라서 좋아하게 됐다. 게임도 비슷한 쾌감을 주더라. 현실인데 가상을 섞어서 게임에서 다치는 게 실제로 연결되고. 어쩌면 다음에는 게임이라는 소재에 집착할지도 모르겠다(웃음).


    Q. 게임이라는 소재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시청자도 있다고 했는데. 기획의 방향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도 무난히 안착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캐스팅과 게임 외 스토리 부분에서 최대한 신경을 많이 썼고. 보편적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간관계와 드라마를 담기도 했다. 최대한 게임 이야기처럼 보이지 않게 하는 데 많은 힘을 들였던 것 같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비판도 많이 받았지만, 사실 개인적으로는 가장 힘들었던 작품이었다. 게임과 게임이 아닌 부분을 엮어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게임을 다루는 드라마였으면 조금 쉬웠을지 모르겠다.


    Q.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게임으로 나온다면 어떨까. 만약 된다면, 제작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지 궁금하다.

    물론 좋을 것 같다. 제작에도 불러만 주신다면 참여하고 싶고(웃음). 언제나 게임 스토리 창작에 참여해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방송작가가 게임의 스토리를 만든다면 어떨까, 반대로 게임 작가가 드라마를 만든다면 어떨까. 소통할 기회가 생긴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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