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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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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2019] "망했다고? 축하해!" 슈퍼셀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

원동현 기자 (desk@inven.co.kr)
▲ [슈퍼셀 김우현 게임 아티스트]

  • 주제: Brawl Stars - 도전과 극복의 슈퍼셀 문화
  • 강연자 : 김우현 - Supercell
  • 발표분야 : 비주얼아트&사운드 , 커리어, 게임기획
  • 권장 대상 : Supercell 게임을 좋아하는 분. 기업 문화에 관심 있으신 분
  • 난이도 : 사전지식 불필요 : 튜토리얼이나 개요 수준에서의 설명


  • [강연 주제] Real Time 3D - Multi player - Shooting Game. 브롤스타즈는 슈퍼셀이 기존에 출시했던 게임들과 많은 점에서 다릅니다. 수 없이 많은 낯선 문제들을 마주하며 저희 팀은 많은 역경을 극복해야만 했는데요. 무엇이 이런 도전과 극복을 가능하게 만들까요?

    브롤스타즈의 사례를 통해, 개발자들이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슈퍼셀의 기업 문화에 대해 얘기하고자 합니다.

    제 강연이 게임 개발자뿐만 아니라 게임 개발사의 기업 문화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도 유익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금일(2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서는 NDC(Nexon Developers Conference)의 2일 차 행사가 진행됐다. 2일 차에는 총 40개의 강연이 준비되었으며, 슈퍼셀의 김우현 게임 아티스트는 금일 오후 연단에 올라 ‘도전과 극복의 슈퍼셀 문화'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해당 강연에서는 국내외 다양한 게임 회사에 재직한 경험이 있는 김우현 아티스트의 경험담을 통해 차별화된 슈퍼셀만의 문화를 조명했다.

    * 본 강연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강연자의 시점으로 서술되었습니다.



    ■ 주제1 -핀란드에서 만난 진정한 자유, 평등, 독립

    사실 슈퍼셀에 오래 다닐 생각은 없었다. 특유의 철학은 마음에 들었지만, MSG가 팍팍 들어간 마케팅용 이미지라 생각했다. 그저 한 번쯤 경험을 해보고 싶다 생각을 했지만,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다.

    난 그간 7곳의 회사를 다녔다. 4년간 평균 근속 월수는 8.3개월이다. 한국에서는 한곳에 오래 있지 못 한다 해서 안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어찌됐든, 참 다양한 회사를 다닐 수 있었는데 그 시간 동안 배운 좋은 게임을 만드는 요인은 세간의 인식과는 조금 달랐다. 보통 그래픽, IP, 트렌드를 떠올리지만, 난 문화라 생각한다.

    한국 게임 회사의 일반적인 구조는 피라미드 형태로 이루어져있다. 하지만, 과연 가장 윗선의 아이디어로 좋은 게임이 만들어질까? 뭘 만드는지도 모른 채 타인에 의지해서 만든다면, 재밌는 게임이 나올리가 만무하다. 한국의 게임 업계는 저런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 한국 게임 업계의 피라미드

    과거 한국에서 회사를 다닐 적, 가장 높으신 분한테 보고드리는 회의에 들어간 바 있다. 서로를 영어 이름으로 부르고, 존칭을 없애는 등 굉장히 자유로운 문화를 가진 곳이라 들었던 곳이다. 그런데, 벽 너머에서 그 높으신 분의 목소리가 들리니 전부 벌떡 기립을 하더라. 그 분이 앉고나서야 전부 다 착석을 하는데, 난 순간 ‘이게 IT 회사가 맞나?’, ‘공장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북미에서 재직할 적에도 비슷한 위계질서를 느꼈다.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상하관계는 그대로 존재했다. 이에 슈퍼셀 역시 비슷할 것이라 생각했다.

    당시 슈퍼셀의 아티스트 인원을 물어보니, COC(Clash of Clans) 담당은 2명, 클래시 로얄 담당은 3명이라 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무언가 ‘촉’이 왔다. 그때 든 생각은 소위 ‘불반도’ 출신으로서 과로로 지고 다닐 수 없다는 것, 본때를 보여주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굉장히 자유롭다. 이 친구들 자주 아프다. 아침에 연차 쓰고 싶으면 ‘나 오늘 못 가겠다’ 이렇게 말하면 끝이다. WFH(Work From Home)이라고만 써놓고 안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 때 ‘아 이게 자유구나’ 싶었다.

    ▲ 놀라운 그 이름, WFH

    회사에서도 출퇴근 시간을 따지지 않는다. 병가를 써도 증거를 요구하지 않는다. 직급에 따라 비행기 좌석이나 호텔의 객실 등급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진정한 평등을 논하는 것이다.

    언제 한번은 일개 직원이 대표에게 직설적으로 성과급 분배 방식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다. 이를 듣고 대표는 일리가 있다며 바로 회의를 모집했고, 다음 주에 새로운 방식을 발표했다. 이런 성과급 관련 문제까지도 한 직원의 목소리가 반영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다만, 슈퍼셀의 가치 중 하나인 ‘독립’은 누군가에겐 조금 힘들게 와닿을 수도 있다. 특히 입사초엔 정말 힘들다. 마련된 기획서도 없고, 파일이 어딨는지도 모르고, 정말 혼자 붕 뜬다. 혼자 모든 걸 해결해야 한다. 이런 분위기 탓에 못 버티고 나가는 사람들이 꽤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런 독립성이야말로 슈퍼셀이 최고의 성과를 내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라 생각한다. 독자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프로젝트의 주도권을 스스로 완전히 쥘 수 있어야 본인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부차적인 장점 역시 있다.



    ■ 주제2 -슈퍼셀의 '문화'는 브롤스타즈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슈퍼셀에서는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하는 과정이 굉장히 자유롭다. 기획서를 쓰고, 초안을 대표에게 넘겨서 컨펌을 받으면 이후에는 아무런 간섭이 없다. 플레이 가능한 빌드가 나오면 사내 플레이 테스트를 진행하고, 이때 인재 채용팀, 법무팀 등등 다양한 연령대와 취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아 다양한 피드백을 받는다. 어느 정도 완성이 되면 베타 서비스를 진행하고, 이후 성과가 나면 글로벌 런칭으로 이어진다. 슈퍼셀의 모든 게임이 이러한 과정을 거쳤다.

    물론 마냥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COC와 클래시 로얄의 성공 이후 내부 기준이 굉장히 높아진 탓이다. 선정성, 도덕성에 대한 잣대가 상당히 까다롭고, 그 동안 무려 14개의 게임이 ‘킬’ 당했다. 이 과정에 잘 알려진 ‘스매쉬 랜드(Smash Land)’ 역시 무산됐다.

    ▲ 성공의 뒤에는 의미있는 실패가 쌓여있다

    사실 스매쉬 랜드는 클래시 로얄보다 잘 나갔던 게임이다. 지표상으로도 확연히 차이가 났고, 클래시 로얄은 언제 프로젝트가 접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날, 클래시 로얄이 소프트 런칭을 할 때 쯔음, 스매쉬 랜드 팀이 사우나에 모여 회의를 진행했다. 주제는 스매쉬 랜드를 ‘킬’할지 아니면 계속 진행할지였다. 그 자리에는 CEO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해당 팀원들은 스매쉬 랜드 프로젝트를 접기로 하고, 클래시 로얄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이렇듯, 시작하는 것도 끝내는 것도 전적으로 그 팀에 결정에 달려있다. 그 누구도 간섭하지 않는다.

    ▲ 사우나에서 프로젝트를 끝내기로 결정했다

    브롤스타즈 역시 상당히 많은 우여곡절을 거친 게임이다. 소규모 인원이 일당백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만들기엔 게임 자체가 너무 무거웠다. 또한, 전작들과는 완전히 다른 장르라 제작 노하우 역시 부족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모두가 ‘슈퍼셀 스타일’이라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스타일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기에 몇몇 오래된 직원들은 이건 슈퍼셀 게임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브롤스타즈는 전세계 사전예약 1400만 명을 달성했고, 실제 플레이 전환율 60%라는 놀라운 수치를 남겼다.

    ■ 관련 기사
    [GDC2019] 전세계 흥행한 '브롤스타즈', 그 고군분투의 흔적들



    ■ 주제3 -까다롭게, 그리고 정성스럽게 사람을 대하는 곳

    그렇다면, 어떻게 슈퍼셀은 실패에 겁 없이 맞설 수 있었을까? 바로 제도적 안전망 덕분이다.

    슈퍼셀은 개개인을 굉장히 세심하게 챙긴다. 현재 총인원이 300명이 채 안 된다. 최고의 팀이 최고의 게임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굉장히 공을 들여 채용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채용 프로세스가 길고 고통스럽다. 하지만, 한번 이 검증을 통과하면 그야말로 최고의 케어를 제공한다.

    만약, 배치된 팀에 잘 맞지 않는다 하면 계속 팀을 바꿀 수 있게 도와준다.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수많은 개발 프로젝트 중 최소 한 군데는 맞지 않을까? 쉽게 인재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슈퍼셀에서는 특이하게도 실패를 축하하는 샴페인 파티를 열고는 한다. 여기서 실패는 경질의 대상이 아니다. 충분히 교훈을 얻었다면, 이는 조직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성과 분배 방식 역시 남다르다. 돈을 잘 버는 프로젝트든, 비개발 부서든 똑같은 성과급을 받는다. 이에 모든 회사 직원들이 매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합심할 수 있는 것이다. 소속팀이 돈을 못 번다고 원망할 필요도 없고, 동료를 견제할 이유도 없어진다. 이런 제도가 그리고 문화가 진정한 협력을 가능케 한다.

    그렇다면 한국 게임 업계는 어떻게 변해야할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진정 행복해질까? 쉽게 말해 그렇지 않다. 한국, 북미, 북유럽 모두 다른 역사적, 문화적 바탕을 가지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좋고 편하다고 느끼는 게 우리한텐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슈퍼셀에선 주기적으로 그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 다음엔 무슨 일을 진행할 건지 팀별로 모여 회의를 진행한다. 그 회의 장소 바로 옆에 책상이 있는 동료가 있는데, 그 동료가 항상 회의가 진행될 때마다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손을 머리 뒤에 짚은 뒤 묵묵히 구경하고는 한다. 여기선 그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 모습을 한국에서 그대로 재현하면 어떻게 될까?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기에 받아들이는 것 역시 달라져야 한다. 그대로 받아들이면 부작용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 근본적인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

    현지화된 3가지 가치를 지녀야 한다. 눈치를 보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는 ‘자유’, 동등한 위치에서 상호 간의 예절을 지키는 ‘평등’, 그리고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공동체로서의 의식을 가지는 ‘독립’. 이 3가지 가치가 실현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회사는 직원을 관리해야 할 대상이 아닌 ‘어른’으로 대해야 할 것이며, 직원 또한 이에 걸맞게 ‘어른’스럽게 행동해야 한다. 또한, 회사는 직원을 도구가 아닌 동료로 대하고 존중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모두가 떠나기 전에 붙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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