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즈는 LCK 통산 밴픽률 1위에 달하는 인기 챔피언이다. LCK에서 859번의 밴을 당했고, 422번의 픽이 있었다. 거의 50%에 가까운 엄청난 밴픽률을 기록하고 있는 라이즈는 여러 번의 챔피언 변경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대회에 등장한 챔피언이며, 이러한 인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미드에서 사기적인 성능을 발휘하던 시절엔 수많은 너프를 겪었고, 이후에는 크고 작은 리워크가 진행되며 지금의 라이즈로 자리 잡게 됐다. 많은 변화를 겪었음에도 대회선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챔피언인 라이즈. 2019 LCK 스프링 후반부에선 높은 밴픽률과 승률을 달성하기도 했는데, 이와 반대로 랭크 게임에서의 승률은 처참하기 그지없다.

이는 비단 이번 시즌에만 국한되는 일이 아니다. 대회와 랭크 게임에서 모두 높은 승률을 달성하며 사기적인 성능을 자랑했던 잠깐의 시절을 제외하면, 리메이크 이후에 라이즈는 대회와 랭크 게임의 승률은 언제나 상반되는 결과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라이즈가 랭크 게임에서 성적이 좋지 않은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 LCK 통산 밴픽률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인기 챔피언 라이즈


■ 조작부터 운용까지, 모두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는 라이즈

리메이크 이후 현재의 라이즈는 챔피언 자체가 매우 높은 숙련도를 필요로 한다. 여기서 숙련도는 챔피언의 조작부터 운용까지 모든 것이 포함된다. 라이즈는 기본적으로 챔피언 조작 자체도 어려운 편에 속한다.

라이즈의 핵심은 E스킬 '주문 전이'와 Q스킬 '과부하'에 있다. 먼저, 라이즈는 W와 E스킬을 사용해 룬을 충전할 수 있다. 충전된 룬은 라이즈의 체력바 좌측 하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룬 두 개를 충전한 뒤 Q스킬 '과부하'를 사용하면 보호막과 이동 속도를 얻을 수 있다. 이 효과 덕에 라이즈는 높은 교전 지속력을 가질 수 있게 되는데, 사용하기 위한 난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E 스킬을 두 번 써야 할지, 'W-E-Q'와 'E-W-Q' 등 다양한 상황마다 스킬의 분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Q스킬 '과부하'가 논타게팅 스킬인 점도 한몫한다. 라이즈가 최대의 딜을 뽑아낼 수 있는 딜 사이클은 'Q-W-Q-E-Q'다. 물론 이걸 다 맞추는 건 상대방이 다른 CC기에 묶여있지 않은 이상 매우 어려운 일이다. 실전에선 '헤르메스의 발걸음'을 올린 상대에겐, 'E-W' 콤보를 사용하지 않으면 추가타를 맞추는 것도 상당한 난이도를 요구한다.

또한, 챔피언의 사거리 자체가 짧은 만큼, 인파이팅 형식의 전투를 해야 한다는 점도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는 이유 중 하나다. 라이즈는 도주기나 진입기를 가지고 있지 않아, 오로지 '무빙'을 통해서만 딜 각을 만들어야 한다. 룬 방출 효과를 이용해 이동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지만, 이동기가 있는 챔피언에 비해선 교전에서의 난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 스킬 활용에 따라 슈퍼 플레이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궁극기 '공간 왜곡'은 활용 여하에 따라선 OP 스킬이 될 수도 있는 좋은 스킬이지만, 랭크 게임에서는 오히려 그 한계가 명확한 스킬로 자리 잡았다. 기본적으로 솔로나 듀오로 진행되는 랭크 게임 특성상, 팀원 간의 제대로 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라이즈의 '공간 왜곡'은 적의 퇴로를 차단하는 등, 위치 선점에 이점을 가지고 있지만, 랭크 게임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상활을 악화시키는 장면이 연출되기 일수다.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다면, 유리함을 굳히고 불리함을 뒤집을 수 있는 궁극기지만, 랭크 게임에선 이와 반대로 작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도망가는 적과의 거리를 순식간에 좁히고 추격을 계속하는 장면

▲ 상황에 따라, 심리전 용도로 사용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 팀원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기에 벌어지는 사고



■ 초반은 무난하게, 급격하게 기우는 게임에서의 영향력이 적은 라이즈

대회에서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라이즈의 파괴력은 무시무시하다. 이런 모습을 보여준 라이즈의 공통점은 '성장'에 있다. 기본적으로 라이즈는 초반에 매우 약하며, 중후반부터 그 파괴력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챔피언이다. 또한, 초반에는 마나 관리 문제로 운용도 어려운 편인데, 무사히 넘겨야 할 고비가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로,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 라이즈는 미니언을 오로지 일반 공격으로만 먹어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1레벨 기준으로 QWE스킬의 마나 소모량은 40/50/60이다. 사파이어 수정을 첫 아이템으로 챙겨도, 스킬을 마구 사용하기엔 마나가 턱없이 부족하다. 때문에 초반에는 딜교환이나 갱 호응, 회피를 위한 마나를 남겨야 하기에, 미니언을 오로지 평타로 챙겨야 한다. 하지만, AP 메이지 챔피언 특성 상, 평타의 대미지가 매우 약한 편이기에 이것 역시 숙련도를 필요로 한다.


▲ 갱킹이나 딜교환 등에 대비해 어느 정도 마나를 남겨야 한다


두 번째로 라이즈는 최적화된 귀환 타이밍이 필요한 챔피언이다. 가급적 첫 귀환엔 '여신의 눈물'을 들고 와야 하고, 다음 귀환에는 '사라진 양피지'를 구매할 수 있을 때 귀환하는 것이 좋다. 여신의 눈물은 초반 구간 라이즈의 마나 압박을 어느 정도 해소해주며, 사라진 양피지부터는 조금씩 챔피언의 성능이 발휘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 한 스탭이라도 꼬이기 시작하면, 라이즈가 활약할 수 있는 기회는 더욱 적어진다.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 마나의 압박이 있는 라이즈는 라인을 쉽게 컨트롤할 수 없다. 때문에 귀환 타이밍을 잡기 위해선 아군의 케어가 필요한데, 이 역시 랭크 게임에선 기대하기 힘들다. 여기서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하는 귀환 타이밍을 잡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갱킹이나 다이브 등, 각 타이밍에 필요한 아이템을 구비하지 못했을 경우, 라이즈의 성장 타이밍은 한없이 늦어진다.


▲ 대천사의 지팡이를 위한 '여신의 눈물 - 사라진 양피지'는 라이즈의 필수 아이템 트리다


마지막으로 라이즈가 충분히 성장할 때까지, 게임의 균형이 크게 기울지 않아야 한다. 앞서 말했듯 라이즈의 원동력은 '성장'이다. 따라서 라인전 단계에서 성장을 지속하며 힘을 키워야 한다. 하지만, 다른 라인이 먼저 터져버린다면 라이즈에게 성장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아, 영향력을 끼치기도 전에 게임이 마무리될 수 있다.

대회와 달리, 랭크 게임에서는 초반부터 쉽게 라인이 터지는 경우가 잦다. 인베이드 단계부터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의 정글 개입, 아군 불화 등 다양한 변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게임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하면, 라이즈의 타이머는 더 촉박해지고, 결국 제 성능을 발휘하기도 전에 게임이 마무리되는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


▲ 급격하게 기우는 게임 양상은 라이즈에게 독약이다


이처럼 라이즈는 대회와 달리, 랭크 게임에서 사용하기엔 여러 가지 제약을 가지고 있는 챔피언이다. 때문에 랭크 게임의 전체 승률 데이터는 뒤에서 1, 2등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랭크 게임에서도 숙련도를 갖춘다면 무시무시한 성능을 발휘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라이즈에 대한 챔피언 이해도다.

라이즈 운용의 핵심은 라이즈가 한없이 약한 시기인 초반 라인전을 잘 풀어가는 데부터 시작한다. 체력과 마나 관리부터, 평타를 이용한 CS 수급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후에는 '여신의 눈물', '사라진 양피지' 등, 코어 아이템을 갖추면서 챔피언 성능을 끌어올려야 한다.

따라서 자신이 강한 타이밍엔 압박을, 반대로 약한 타이밍엔 조심하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또한, 이후에는 성장을 바탕으로 스노우볼을 굴리는 것도 중요하다. 단, 몸이 단단하거나 특출난 이동기가 없는 만큼, 교전 시에도 높은 레벨의 컨트롤을 요구하기에 숙련도가 받쳐줘야 한다. 이렇게 라이즈를 운용하기 위해선 챔피언의 조작부터 운용까지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는 만큼, 제대로 된 성능을 끌어내기 위해선 많은 노력과 연습이 필요한 챔피언이기에 랭크 게임에서의 승률이 저조한 것으로 보인다.


▲ 탑과 미드, 뒤에서 1~2등을 기록하고 있는 라이즈의 랭크 승률
(출처 : fow.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