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코리아 민병재]

  • 주제: '바람의 나라' 사냥터 밸런싱 포스트모템
  • 강연자 : 민병재 - 넥슨코리아 / NEXON KOREA
  • 발표분야 : 게임기획
  • 권장 대상 : RPG컨텐츠 제작자 및 밸런싱 관련 기획자
  • 난이도 : 사전지식 불필요 : 튜토리얼이나 개요 수준에서의 설명


  • [강연 주제] 바람의나라 사냥터밸런싱을 진행하면서 얻은 경험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23년동안의 바람의나라 사냥터 변천사와 고찰을 통해 밸런싱이 왜 필요했으며, 어떤 고민과 관점으로 접근했고 밸런싱 후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이번 발표에서 다루려고 합니다.

    오랫동안 라이브 서비스되는 게임들은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업데이트와 콘텐츠가 쌓이기도 하고, 방향성이 조금씩 달라지면서 시스템 간의 충돌도 일어난다. 그리고 밸런스는 이 모든 문제 중에서도 가장 자주 언급되는 부분이다.

    NDC 2019 마지막 날에는 '바람의 나라' 사냥터 밸런싱 포스트모템 강연을 통해 오랜 기간 라이브 서비스를 해온 '바람의 나라' 속 사냥터 밸런싱 과정을 들어볼 수 있었다. 이날 강단에 선 민병재 기획자는 '바람의 나라' 사냥터 밸런스의 문제를 짚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었는지 설명했다. "지속적인 유지와 보수가 라이브 게임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한 민병재 기획자는 앞으로도 밸런스를 맞춰 나갈 예정이라며, 앞으로의 과제를 소개하기도 했다.




    바람의 나라는 23주년을 맞이한 국산 MMORPG로,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MMORPG로서 기네스북에도 오른 바 있다. 23년이라는 시간 동안 유저들은 다람쥐부터 늑대, 유령 등 다양한 몹들을 사냥하며 성장해나갔다. 그 긴 시간 동안 유저들은 강해졌고, 다양한 사냥터와 지역이 추가됐다.

    여기서 생긴 문제는 많은 사냥터 중에 두세 개에만 유저들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2018년 초 7차 승급과 함께 사냥터 4종이 추가됐다. 민병재 기획자는 이때 유저들이 ‘사령의 숲’ 사냥터에만 몰려들었고, 나머지 사냥터에는 가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사냥터는 사령의 숲에 가기 위한 발판일 뿐이었으며, 이후의 사냥터가 있어도 찾지 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그럼 무엇이 유저들로 하여금 다른 사냥터를 찾지 않게 만들었을까. 그 이유는 경험치 효율에 따른 사냥터의 밸런스에 있었다.

    민병재 기획자는 이전까지의 사냥터 밸런싱을 언급하면서 설명을 이어갔다. 기존의 사냥터는 몬스터를 처치하면 얼마만큼의 경험치를 주는지, 얼마나 강한지 정도만 파악하고 맞춰주면 됐다. 하지만 이러한 간단한 밸런싱은 더이상 불가능해졌다.


    이유는 경험치 효율이 중요해졌기 때문이었다. 기본적으로 몬스터를 잡으면 경험치를 획득하고, 레벨을 올려 강해진다. 육성 속도는 곧 강해지는 속도였고, 그만큼 투자하는 시간대비 최대한의 경험치를 얻는 것이 중요해졌다. 시간은 정해져 있는 요소다 보니, 최고 효율의 사냥터에서 최고의 활약을 해야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따라서 유저들은 경험치를 많이 주는 사냥터만을 찾게 됐다.

    사냥터마다 다른 경험치 효율, 그 밸런스는 그럼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과거에는 몬스터의 객경험치를 컨트롤하면 됐다. 레벨에 따라서 지정하고, 몬스터 객체 수와 리젠 시간만 조정하면 문제가 없었다. 지역에 몬스터가 부족하다면 늘려주고, 리젠 시간을 줄여주는 식으로. 하지만 이제는 이것만으로는 불가능해졌다. 이유는 보너스 경험치 때문이었다. 던전마다 부가효과나 경험치 버프 요소가 있었기 때문에, 이전처럼 단순히 몬스터 객체만 조절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던 것이다.

    과거 기준으로 밸런싱되어있었던 ‘바람의 나라’ 속 사냥터들은 경험치 효율이 제각각이었고, 유저들은 직접 돌아본 경험을 토대로 사냥터를 추천하기 시작했다. 다른 사냥터를 가는 것 자체가 경쟁에서 도태되는 길이 되어버리기도 했다. 그 사냥터에 갈 수 있는 레벨에 도달하지 못하면 경쟁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따라서 ‘바람의 나라’에는 큰 과제가 주어졌다.

    사냥터 간의 경험치 효율을 맞춰야 한다.

    이제 문제는 경험치 효율의 기준이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유저들의 기록을 남긴다고 하더라도, 정확히 유저들이 몇 분 동안, 어느 사냥터에서 얼마나 꾸준히 사냥한 수치인지 파악하기 어려웠고, 중간에 다른 사냥터를 갔다 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보너스 경험치도 실시간으로 2배에서 40배까지도 변화하기 때문에 정확히 얼마만큼의 효율이 있는지 파악하기는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유저가 로그를 남겨도 어떤 사냥터가 어느 정도의 효율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없었고, 결국 객관적인 로그 작업이 필요해졌다. 자동차 연비와 같은 개념으로, 경험치 배율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경험치 스택을 추가했으며, 일정 시간동안 사냥을 해야지만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리고 이를 시간단위로 나눠 계산했다.


    결과적으로, 유저들이 선호한 사냥터는 실제로 경험치 효율이 높았다. 효율이 낮은 사냥터는 당연히 유저들이 거의 찾지 않고 있었다. 이에 맞춰 레벨에 따라 계단식으로 경험치 효율을 맞춰주는 작업이 진행됐다.

    밸런싱 작업이 진행된 후, 이전까지 2~3개의 사냥터에 몰려있었던 유저들은 30개 정도의 사냥터로 분산됐다. 레벨에 따라서 사냥터를 옮겨가는 구조가 이루어졌으며, 추후 효율에 대한 체크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아쉬운점은 남았다. 민병재 기획자는 유저에 따라서 편차가 큰 경우 판단하기가 어려웠다는 점을 꼽았다. 유저의 레벨과 체력, 마력에 따라서 사냥 효율은 크게 달라졌고, 따라서 위 로그는 전반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자료기는 했지만, 완벽하게 맞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어느정도의 효율 밸런스는 맞춰졌다. 하지만 또 다른 벽은 존재했다. 바로 ‘난이도’였다.

    난이도가 어려워서 사냥을 할 수 없다면 효율은 0이다. 이렇게 라이트 유저는 접근조차 못 하는 사냥터들이 있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단순히 난이도를 낮출 수도 없었다. 헤비유저들의 반감이 당연히 있을 테니까. 하지만 고민 끝에 나온 결론은 ‘시도조차 못 하는 난이도는 독’이라는 것이었다.

    따라서 레벨 구간별 표준 사냥터의 난이도에 대한 하향작업이 이루어졌다. 과도한 디버프나 이탈포인트 요소가 과감하게 제거됐고, 이와 함께 헤비유저들을 위한 대안으로 심연, 나락 난이도가 추가됐다. 전투력을 체크해서 입장을 할 수 있는, 헤비유저들을 위한 전용 콘텐츠로 구상됐다.


    난이도를 낮춘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스펙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민병재 기획자는 여기서 난이도 대비 효율이 낮게 평가되는 심연, 나락 난이도에 대한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명했으며, 무엇보다도 직업밸런스를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또한, 과도한 경험치 배율 조정과 매크로 문제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짚었다.

    오래시간이 지나면, 잘 맞춰져 있던 요소들도 어긋날 수밖에 없다. 민병재 기획자는 “꾸준한 유지, 보수가 라이브 게임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하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맞춰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