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측부터 '환이다' 장환, '헐크' 정락권, '댕채' 김도현, '스타로드' 이종호

배틀그라운드는 각종 시스템의 랜덤성으로 운 요소가 상당히 중요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프로 씬에서만큼은 이야기가 다르다. 쉼없이 변화하며 발전한 대회 포맷은 운 요소를 점차 줄였고, 이에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는 강팀들이 하나둘 등장했다.

VSG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PKL의 대표 강팀이다. 2018년 3월 창단된 VSG(당시 액토즈 스타즈 레드)는 한동안 별다른 빛을 보지 못하고 중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같은 해 9월 '환이다' 장환과 '댕채' 김도현의 합류로 분위기가 바뀌었고, 기량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이후 2018 PKL #2서 극적 우승을 거둔 VSG는 2019 PUBG 아시아 인비테이셔널(이하 PAI)까지 연달아 제패했고, 2019 PKL 페이즈1과 페이스잇 글로벌 서밋에서는 각각 3위-6위를 기록하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2019 PKL 페이즈2 2주 차 경기를 앞둔 VSG의 네 선수는 오랜 호흡만큼이나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유쾌하게 진행된 인터뷰 내내 그들은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 모든 이야기는 전혀 거만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VSG는 본인들의 노력과 실력을 지난 성적을 통해 증명했고, 최근 경기를 통해 또다시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Q. 먼저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스타로드' 이종호 : VSG의 오더 '스타로드'다.

'댕채' 김도현 : 백업을 맡은 '댕채'다.

'헐크' 정락권 : 돌격 포지션 '헐크'다.

'환이다' 장환 : 올라운더 '환이다'다.


Q. 2019 PKL 페이즈2 1주 차에 77점을 챙겼는데, 만족할만한 결과인가.

'환이다' : 당연히 우리가 가장 잘 할 거라 생각했기에 오히려 아쉽다.

'댕채' : 이 정도로 만족하지 않는다. 더 재밌는 경기 보여드리겠다.

'스타로드' : 우리 목표는 교전만으로도 위압감이 드는 팀이 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점수를 챙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팀적으로 페이즈1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헐크' : 플레이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 페이즈1에선 대부분의 팀처럼 소극적으로 해야 할 싸움만 했다. 그런데 지난 페이스잇 글로벌 서밋(이하 FGS) 경기를 통해 먼저 행동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0점에 머물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고득점을 올리지 못하더라도 '싸우고 죽자'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교전을 적극적으로 풀어나가려고 하니 게임이 잘 되고 있다.


Q. 현재 OGN 엔투스 포스가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는데, 어떻게 보나.

'댕채' : 슬로우 스타트를 하려는 것 같다. 충분히 위로 올라올 수 있는 저력이 있는 팀이다. 다만 랜드마크인 포친키를 버린 건 타격이 꽤 있어 보인다.

'스타로드' : 맞다. 기존 운영대로 했으면 적어도 중위권에는 있었을 것이다.


Q. 2019 PKL 페이즈2를 앞두고 '피오' 차승훈이 젠지에 합류하며 화제가 됐다.

'스타로드' : 폭발력이 굉장한 선수다. OP 게이밍 헌터스에서는 제 힘을 완전히 드러내지 못했는데, 젠지로 이적해 기량을 제대로 뽐내고 있다.

'헐크' : 다만 젠지는 '피오' 한 선수에게 힘이 실리는 운영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e스포츠도 일반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에이스가 활약하는 팀보다 모든 선수가 강한 팀이 좋으니까.

'댕채' : 그런 면에서 우린 모두가 에이스다. 앞서 소개한 포지션을 모두 올라운더로 바꿔달라(웃음).



Q. 현재 로스터로 호흡을 맞춘 지 약 9개월이 됐다. 장수팀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환이다' : 비결 같은 건 없다. 우승을 하니까 계속 가는 거다. 우승을 못 했으면 이미 끝났을 사이다(웃음).

'헐크' : 우리 팀엔 모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없다. 이에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오래갈 수 있는 것 같다.


Q. 페이즈2에서 랜드마크를 없앴다. 변화를 택한 과정이 궁금하고, 새로운 운영에 어려움은 없나.

'스타로드' : 모든 팀이 코치진을 갖추며 정보가 많아지고 실력이 상향 평준화됐다. 이에 VSG만의 특별한 것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랜드마크를 유동적으로 가져가며 우리 정보를 숨기고, '헐크' 말처럼 싸워서 이기는 게 정답이라는 걸 모두에게 보여줄 차례다.

'헐크' : 경기 전 참가 팀들의 랜드마크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낙하산 체킹도 꼼꼼하게 하고 있다. 아직까진 플레이에 큰 어려움은 없다.


Q. ('스타로드'에게) 오더로서 계속 발전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나.

'스타로드' : 처음엔 내 플레이에 자신감, 아니 자만심이 있어 변하지 않으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팀원, 코치진과 마찰이 있었는데, 쓴소리를 많이 들은 후 결국 바뀌었다. 이제 부담을 느낀다기보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


Q. ('헐크'에게) APK 프린스의 두 선수가 '헐크'의 프로 마인드를 배우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헐크' : 스스로는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난 삶의 가치관과 게임의 가치관을 똑같이 생각한다. 나이 같은 핑계는 연습으로 모두 극복할 수 있고 누구나 끝없이 발전할 수 있다고 보는 거다. 또 승부욕과 자존심, 자존감이 모두 강한 편인데 그런 점을 좋게 봐준 게 아닐까.


Q. ('환이다'에게) 종종 경기력 기복이 지적되는데, 어느 정도 보완됐다고 생각하나.

'환이다' : 난 경기력 기복이 있는 게 아니라, 잘할 때 너무 잘해서 기대치가 높은 것이다. 평소대로 플레이하면 팬분들이 경기력이 떨어졌다고 하더라(웃음). 한 번 잘하면 계속 잘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니 앞으로는 할 수 있는 모든 걸 보여드리겠다.


Q. ('댕채'에게) 공식 프로필 사진의 눈빛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언젠가 경기장에서 안경을 벗은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댕채' : 시력이 굉장히 안 좋은데, 안경을 벗고 카메라를 찾다가 그런 사진이 나온 것 같다(웃음). 렌즈도 껴봤는데 너무 불편하더라. 경기장에선 안경을 계속 착용할 것이다.


Q. 그리핀 블랙을 제외한 PKC 출신 3개 팀이 고전 중인데, 이유를 추측하자면?

'헐크' : 경험치 자체가 부족해서가 아닐까. 특히 우리처럼 오래 호흡을 맞춰온 팀과 만나면 문제가 많을 것이다. 특히 갓 PKL에 승격한 팀들은 좋은 결과를 위해 긴장을 할 텐데, 그러면 그러면 제 실력이 100% 발휘되지 않는다.

'스타로드' : 다만 그리핀 블랙의 선전엔 PKL 경험을 계속 쌓아온 코치진의 역할이 크다고 본다.


Q. 현재 가장 견제되는 팀이 있다면?

'댕채' : 우리가 근본이기 때문에 견제되는 팀은 없다. 곧 1위에 올라서겠다(웃음).


Q. 바뀐 경기장은 마음에 드나.

'환이다' : 전 경기장에선 자리가 좁아 불편했는데, 공간이 넓어져서 자세가 한결 편해졌다.

'댕채' : 제대로 된 프로 경기를 치르는 기분이 들고, 좌석도 넓어져서 좋고, 그냥 다 좋다.

'스타로드' : 다른 건 다 좋은데 라볶이가 없다. 아프리카TV 오픈스튜디오의 라볶이는 명물이었다.

'헐크' : 팬분들과 한 공간에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 다만 여러 장소에서 의도치 않게 팬분들을 마주치는데, 가끔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스타로드' : 맞다. 특히 손을 잘 씻어야 한다(웃음).


Q. 2019 PKL 페이즈2는 미라마 2라운드-에란겔 2라운드로 진행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환이다' : 우린 어느 맵에서든 강하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헐크' :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대회 포맷은 매 분기 바뀌어야 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래야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재밌을 테니까. 비켄디와 사녹도 어서 대회 경기에 등장했으면 한다. 또 포맷이 바뀌면 모든 팀이 같은 출발선에 위치한다. 이때 바뀐 룰을 더 많이 공부하고 전략적으로 이용할 줄 아는 팀이야말로 진짜 강팀이란 이야기를 들을 자격이 있는 게 아닐까.

'스타로드' : 시점이 3인칭에서 1인칭으로 바뀐 순간 실력 게임이 됐기 때문에, 맵은 중요하지 않다.


Q. 지난 FGS에서 6위를 기록했지만, 더 높은 목표를 바라봤던 만큼 아쉬움이 클 것 같다.

'스타로드' : 당시 내가 못한 것들이 너무 많았다. 분명히 우승을 할 수 있었는데, 내가 짐덩이였다. 팀원들에게 미안하고 정말 아쉽다.

'댕채' : 그땐 진짜 '짐타로드'였다(웃음). 사실 PAI에서 우승하면서 FGS까지 우승할 줄 알았는데, 직접 부딪혀 본 세계의 벽은 높았다. 국제 대회에서 유럽, 북미 팀들을 다시 만난다면 더욱 발전한 경기력을 통해 우승을 차지할 것이다.


Q. 태국 방콕에서 열릴 다음 국제 대회(MET Asia Series : PUBG Classic)가 공식 발표됐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페이즈2 상위 4개 팀에게 진출권이 주어지는데,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스타로드' : 사실 이미 방콕행을 준비하고 있다(웃음).

'환이다' : 일단 페이즈2의 남은 5주 경기를 최대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그 후 방콕행에 성공한다면 페이즈2에서 나온 단점들을 보완하고, 만약 우승을 못 하더라도 최선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헐크' :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게 꽤나 오래전 일 같다. 아시아권 대회는 우승 전적도 있고, 딱히 무서운 팀도 없기 때문에 페이즈2를 넘어 국제 대회에서도 꼭 우승을 차지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환이다' :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 항상 감사드린다. 아직 보여주지 못한 모습이 많으니 계속 지켜봐 달라.

'헐크' :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으니 팬분들께선 마음 편히 경기장에 와서 즐겨달라. 앞으로도 좋은 성적 유지하겠다.

'댕채' : '단짠단짠' 매력의 VSG가 되겠다. 페이즈1처럼 파괴력 있는 최고의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으니 페이즈2가 끝날 때까지 재밌게 즐기고, 많이 응원해달라.

'스타로드' : 현재 대한민국엔 FPS 명가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에 실력을 더욱 갈고닦아 배틀그라운드에서만큼은 VSG가 최고의 명문 게임단임을 대한민국,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 또 우릴 믿고 응원해주시는 코칭스태프분들과 VSG 사무국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겸손한 마음으로 항상 최선을 다하는 VSG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