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측부터 '알파카' 방지민, '랭' 김성진, '미키' 김다현, '조이' 박혜민

2019 PUBG 코리아 리그(이하 PKL) 페이즈2 일정이 단 2주 만을 남겼다. 최상위권 팀과 다른 팀의 점수 차이가 서서히 벌어지는 가운데, 한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한 팀도 MET 아시아 시리즈 진출을 둔 치열한 경쟁에 합류했다. 바로 OGN 엔투스 에이스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초기 OGN 엔투스 에이스는 우수한 실력을 뽐내며 명실상부한 강팀으로 꼽혔고, PUBG 서바이벌 시리즈 베타 시즌에선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것도 잠시, 그 이후론 갑작스런 부진에 빠지며 줄곧 중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형제팀 OGN 엔투스 포스가 승승장구할 동안 로스터가 쉼 없이 교체됐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지난 두 번의 PKL에서도 OGN 엔투스 에이스는 각각 20위, 17위를 기록하며 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2019 PKL 페이즈2를 앞두고 두 선수를 교체한 OGN 엔투스 에이스는 단번에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대부분의 팀이 킬 포인트를 위해 전장을 누비는 동안 OGN 엔투스 에이스는 본인들만의 색깔을 찾았고, 그 어느 팀보다 끈질긴 생존력으로 매 라운드 쫄깃한 경기를 연출하고 있다. 페이즈2 5주 차를 앞두고 만난 OGN 엔투스 에이스의 분위기는 성적만큼이나 화기애애했다.

※ 본 인터뷰는 6월 16일(일)에 진행됐습니다.



Q. 간단한 소개와 인사를 부탁한다.

'알파카' 방지민 : OGN 엔투스 에이스의 오더 '알파카'다.

'조이' 박혜민 : 서브 오더와 '조이'다. 팀의 에이스를 맡고 있다(웃음).

'미키' 김다현 : 서포팅을 담당하는 00년생 '미키'다.

'랭' 김성진 : 어태커 '랭'이다.


Q. 지난 페이즈1은 17위로 마무리했는데, 현재 6위에 올라 있다. 페이즈2에서의 선전을 예상했나.

'조이' : 솔직히 이 정도 성적까진 생각하지 못했다. 첫 목표는 최종 7위 정도의 중상위권이었다.

'미키' : 페이즈1에서의 목표가 '강등만 당하지 말자'였다면. 현재 목표는 '국제 대회에 꼭 나가자'다. 밑바닥을 한 번 찍었으니 정상도 한 번 찍어보자는 마인드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Q. 많은 팀이 리빌딩 없이 페이즈2로 넘어왔는데, 두 선수를 교체하고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원인은?

'미키' : 페이즈1에선 호흡이 좋지 않아 각개격파 당하는 경향이 잦았다. 페이즈2에 앞서 호흡을 빠르게 맞추며 교전 능력을 키웠고, 운영도 잘 풀리며 상위권까지 올라온 것 같다.

'조이' : 새로 들어온 두 친구가 잘 해줘서 여기까지 올라온 것 같다.

'랭' : '조이' 말에 동의한다. '알파카'와 내가 합류하면서 강해진 게 확실하다(웃음)

'알파카' : 밖에서 OGN 엔투스 에이스를 분석했을 때 운영 면에서 많이 힘들어한다는 것을 느꼈다. 오더를 맡게 되며 운영 보완을 최우선으로 했고, '조이'-'미키'의 개인 기량 상승과 함께 '랭'도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잘 따라와 줘서 꾸준히 득점할 수 있었다.


Q. 꾸준히 상위권을 기록한 형제팀 OGN 엔투스 포스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는데, 그동안 어땠나.

'미키' : 아쉬움이 컸다. 매 리그 한두 명씩 팀원이 바뀌며 호흡이 안 맞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호흡도 잘 맞고 분위기도 좋기 때문에, 현재 팀원들과 함께 최장수 팀으로 남고 싶다.


Q. OGN 엔투스 에이스 말고도 젠지, 쿼드로, DPG 다나와, APK 프린스 등 페이즈1 중위권 팀들이 선전 중이다.

'알파카' : 슬슬 세대교체 타이밍이 온 게 아닐까(웃음). 지난 두 번의 국제 대회엔 똑같은 팀이 진출했었는데, 이젠 다른 팀들에게도 기회가 온 것 같다.

'조이' : 교전을 위주로 플레이하는 팀들이 제대로 힘을 발휘했다고 본다. 연습 경기에서도 그 부분을 중점으로 훈련을 하니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


Q. 반면 OGN 엔투스 에이스는 생존 위주의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는데.

'알파카' : 다른 팀들이 교전 지향의 플레이 스타일을 장착하는 동안 우린 우리만의 색깔을 찾았다. 매 라운드 8위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페이즈2가 끝날 땐 순위 포인트 전체 1위를 기록하고 싶다.

'조이' : 코치님이 제시해준 방향을 잘 따라가고 있는 중이다. 교전 중심의 메타를 따라가기보다 우리가 준비한 대로 플레이하고 있다.


Q. OGN 엔투스 에이스만의 생존 노하우가 있다면.

'조이' : 영업 비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웃음).

'알파카' : 다른 팀들에 비해 순위 방어를 할 수 있는 포인트에 대해 굉장히 많이 연구한다. 안전 구역이 불리하게 생성될 때의 대비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랭' : 후반에 안전 구역이 우릴 비껴가면 엎드린 후 기도를 시작한다(웃음). 수류탄을 맞으면 거기서 끝인 거고, 안 맞으면 순위 포인트를 챙기는 것이다.


Q. 6위임에도 불구하고 데이 우승이 한 번도 없다. 교전 폭발력이 부족한 것에 대한 지적이 있는데.

'미키' : 우린 4:4 맞대결을 웬만하면 피한다. 일방적으로 때리거나 맞기 때문에 교전에서의 강점을 보여드리지 못하는 건 사실이다.

'랭' : 안전 구역이 극단적으로 불리하게 생성되면 순위 방어를 위해 안쪽으로 무리해서 진입하는데, 그때 많이 얻어맞는다. 현재 우리 팀의 성향 상 그런 타이밍엔 킬 포인트를 챙길 기회가 거의 없다.

'조이' : 만약 MET 아시아 시리즈에 진출한다면 지금과는 다른 전략으로 플레이하려고 한다. 훌륭한 코치님이 계시기에 잘 따르기만 하면 될 것 같다.


Q. 지금까지 만난 팀 중 기억에 남는 팀이 있다면.

'조이' : 디토네이터와 유독 자주 만나는데, 1위 싸움에서 두 번 모두 패배했다. 그것만 아니었으면 최상위권이었을 것이다. 복수를 위해 이를 제대로 갈고 있다.

'알파카' : VSG다. 교전을 정말 잘해서 피하고 싶은데, 안전 구역 외곽을 돌 때 우리 앞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VSG 때문에 여러 번 힘들어질 뻔했던 경험이 있다.


Q. 페이즈2 경기장이 K-아트홀로 바뀐 것은 어떤가.

'랭' : PC방에서 할 때와 달리 지금은 정말 프로 대회답다. 컴퓨터 사양도 훨씬 좋아졌다.

'조이' : 분위기가 너무 진지해져서 긴장된다(웃음). 또 간식거리가 없는 게 정말 아쉽다. 주전부리가 더 필요하다.


Q. 페이즈2 일정이 2주 밖에 남지 않았다. 남은 경기에 임하는 각오는?

'조이' : 남은 경기선 준비한 모든 것을 보여드리고자 한다. 최종 4위 안에 꼭 들어간다기보다 후회 없는 경기를 치르고 싶다.

'랭' : OGN 엔투스 에이스에서 뛴 첫 시즌부터 좋은 성적을 내고, 국제 대회에서도 내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 MET 아시아 시리즈에 진출한다면 킬 1위를 노리겠다.

'알파카' : MVP 시절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스스로 많이 실망하고 팬분들께도 미안했는데, 이번엔 꼭 국제 대회에 진출해서 좋은 성적으로 팬분들께 인사드리겠다.

'미키' : OGN 엔투스에 오래 있으며 상위권을 꼭 해보고 싶었다. 프로게이머를 시작한 김에 제대로 된 발자취를 남기고 싶었는데, 이번에 좋은 기회를 얻은 만큼 마무리까지 잘 해내도록 하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알파카' : 먼저 우릴 믿어주는 코칭스태프분들께 감사드린다. 더 높은 순위에 오를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남은 경기선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 드리겠다.

'조이' : 데이 우승팀 인터뷰 자리에서 팬분들을 뵙지 못한 게 아쉽다. 조만간 데이 우승을 차지하고 팬분들께 인사드리겠다.

'미키' : 연습생 때부터 지금까지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비록 폭발적인 모습은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해서 기다려주신 것에 대해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랭' : 항상 응원해주시는 가족. 코칭스태프.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그리고 내 몸은 한국에 있지만, 정신은 이미 태국에 있다(웃음). 다른 팀들에겐 미안하지만, 방콕행 티켓 하나는 우리가 챙기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