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라(BORA) 이승희 대표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한 것은 게임의 나쁜 면만 보고 판단한 것이지 않나? 그로 인해 게임업계는 답답한 마음이 들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도 마찬가지다. 블록체인의 기술 중 하나인 가상화폐만 오해한다. 블록체인 기술 가능성에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보라(이하 BORA) 이승희 대표는 블록체인을 말하면 투기부터 떠올리는데 먼저 아쉬움을 전했다. 이승희 대표는 지난 1일, 자사의 블록체인 플랫폼인 BORA를 소프트 런칭했다. 그는 네오위즈,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등에서 플랫폼 및 투자를 담당해왔다. 왜 블록체인 기술에 끌렸냐고 묻자, 이승희 대표는 "읽을 수는 있지만 아무도 변경할 수 없는 점에 이끌렸다"고 답했다.

"기존 플랫폼이 갖고 있던 고질적인 문제들을 블록체인 기술로 해결할 방법이 보여 BORA를 기획했다"고 이승희 대표는 소개했다. BORA는 백서를 통해 '게임 비즈니스는 엄청난 규모로 성장했으나,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정보, 언제나 잃어버릴 수 있는 자산, 거래 위험이 있다'며 기존 콘텐츠 제공자가 큰 노력과 비용을 지불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BORA를 통해 기존 생태계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 BORA 플랫폼은 네 가지다. 일반 이용자의 자산관리를 위한 지갑 및 기본 기능을 제공하는 'BORA 아일랜드', 개발자에게 테스트 환경과 툴킷을 제공하는 'BORA 라군', 앱 운영에 필요한 통합 콘솔과 지표분석 도구를 제공하는 'BORA 아톨', 그리고 'BORA 체인'의 정보를 손쉽게 조회할 수 있는 'BORA 익스플로러'다.

이승희 대표는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 제공자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직접 개발하고 유지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웹 인터페이스와 API를 활용해 쉽고 빠르게 블록체인과 연동하고, BORA 체인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소개한다. 아울러 일반 이용자에 대해서는 "모두가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고, 합리적인 보상을 받으며,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사용자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디자인했다"라고 덧붙였다.


BORA가 그리는 블록체인 플랫폼과 게임
미국에서 카지노 게임으로 얻은 코인으로, 한국에서 MMORPG 아이템을 산다

▲ BORA 생태계

이승희 대표는 BORA가 시장에 적용될 경우, "미국에서 카지노 게임으로 얻은 수익을 한국에서 MMORPG 아이템을 살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만약 한 게임사가 자사의 게임 아이템과 경제를 BORA로 구축한다면, 유저가 원할 경우 손쉬운 아이템 이동이 가능하다. 예컨데 쓰리매치퍼즐을 하다가 하트가 부족할 경우 MMORPG의 게임화폐로 충전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또한, 게임사 간 협업이 된다면 자유롭게 유저가 아이템 또는 콘텐츠를 주고받을 수도 있다는 게 이승희 대표의 설명이다.

BORA는 다양한 콘텐츠 비즈니스에 사용될 수 있다. 여러 비즈니스 중에서 BORA는 게임 산업에 첫 발을 내딛는다. 이승희 대표는 "게임은 대중성, 직관성, 실용성 면에서 우리의 목표에 가장 적합하다"며 "현재 많은 게임사가 BORA와 파트너십을 맺어 시범 서비스를 개발 중이며, 곧 BORA 체인과 연동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앞서 웨이투빗은 카카오게임즈, 넵튠, 두나무엔파트너스로부터 전략 투자를 받았고 다수의 게임사와 블록체인 서비스를 협업 중이다.

게임사가 BORA 플랫폼을 이용한다면 어떤 점이 좋을까? 이 물음에 이승희 대표는 유저들에게 "우리 게임사는 절대 아이템을 조작하지 않고, 데이터를 만지지 않는다"를 확인시켜 줄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는 입장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유저들에게 확률에 대한 신뢰를 얻는 것이다. 게임사가 1%의 확률이라 공개해도, 유저 입장에서는 의심스러울 수 있다. 그렇다고 게임사의 DB와 기록을 모두 공개하기에도 부담스럽다.

이승희 대표는 "확률형 아이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경우, 아주 깔끔하게 암호화된 기록으로 유저에게 공개할 수 있다"며 기술을 통해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이템 사유화 및 현금화 문제는 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일각에서는 아이템이 블록체인 기술로 거래가 된다면, 곧 현금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걱정한다. 우선 우리나라 대부분의 게임사는 아이템의 소유권이 유저가 아닌 회사에 있도록 한다. 회사가 지닌 아이템을 유저에게 빌려주는 식이다. 이런 이유로 아이템 현금 거래는 곧 불법으로 이어진다.

이승희 대표는 난제에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을 만들고 제공하는 것"이라고 답한다. 정책과 관련된 이슈는 앞으로 정부가 게임사가 판단할 일이다. 물론, 게임 아이템에 있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다른 산업에서는 문제없이 BORA를 사용할 수 있다. 콘서트 티켓 구매나 인적성 검사, 헬스케어 등 개인의 정보가 민감한 사안에 대해 BORA를 적용할 수 있다.


BORA가 푸는 블록체인 숙제
"아직 블록체인은 태동기, 잘 성장하도록 지켜봐야"

▲ BORA 로드맵

이승희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이 아직 태동기라고 평가한다. "블록체인이란 기술이 제대로 알려지기도 전에 가상화폐가 터져버렸다"며 "가능성이 많은 기술이지만, 사회적인 인식은 블록체인=가상화폐이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승희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 회사를 볼 때 주변 환경을 제대로 살펴보길 권했다. 주식 시장에서도 그래프 흐름만 보고 투자하는 사람과 재무제표와 투자설명서를 꼼꼼히 보는 사람이 있다. 이처럼 이승희 대표는 "화폐 가격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회사가 어떤 사업을 하는지가 훨씬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승희 대표가 디자인한 토큰은 이더리움 기반의 'BORA 토큰', BORA 플랫폼 내 전용 화폐(내부 포인트 개념) 'SHELL 토큰' 2가지 화폐가 있으며, BORA 아일랜드에서 'BORA 토큰'을 'SHELL 토큰'으로, 'SHELL 토큰'을 'BORA 토큰'으로 교환할 수 있다.

'BORA 토큰'은 이더리움 기반 토큰으로 가스피가 발생되지만, 'BORA 토큰'을 BORA 플랫폼 내에서 사용되는 전용 화폐(내부 포인트 개념)인 'SHELL 토큰'으로 변환해서 사용하면 따로 가스피가 없다.

결국 BORA 아일랜드 사용자는 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의 구매, 거래, 판매 등을 위해 SHELL 토큰을 사용하기 떄문에 가스피가 발생되지 않는다.

현재 BORA의 성능은 1분마다 2명의 플레이어가 승부를 겨루는 게임일 때, 실시간 동시접속 약 1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다. 고객사가 100만 동지접속 등 대규모 성능을 필요로하면, 복수 사이드 체인을 멀티채널 형태로 샤딩해 서비스 요구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다.

BORA는 3분기 내 정식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 이승희 대표는 "아직 아무도 하지 않았던 서비스여서, 테스트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가늠하기 힘들다"라 말하면서도 "BORA를 성공적으로 런칭시켜 보다 투명한 인터넷 환경과 유저의 콘텐츠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