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19-06-28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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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BTS 월드, '입덕용'으로도 충분한가?

김수진,허재민 기자 (desk@inven.co.kr)

'BTS 월드'의 열기가 뜨겁다. 출시 이후 14시간 만에 글로벌 33개국에서 애플 앱스토어 인기순위 1위를 기록하고, 매출 순위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출시 전부터 'BTS 월드'는 게임 내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독점 콘텐츠로 큰 기대감을 모았다. 기본적으로 방탄소년단 매니지먼트 게임으로, 게임에서는 멤버들과 직접 상호작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10,000여 장의 사진과 100여 편의 영상 등 게임 내 독점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진정한 의미의 월드클래스를 보여준 방탄소년단을 생각하면 'BTS 월드'가 보여준 성과는 당연해 보이지만, 사실 팬들의 마음을 얻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애정이 있는 만큼 그 기준도 까다로울 수밖에 없으니까.

'BTS 월드', 팬들에게는 정말 선물 같은 게임이었을까? 그리고 새로운 팬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만한 게임이었을까. 방탄소년단의 팬과 팬이 아닌 사람이 각각 플레이해본 소감을 정리해보았다.


팬에서 매니저로, 'BTS 월드'
'BTS 월드'가 팬들을 게임 속으로 끌어오는 법


리테(방탄소년단 非팬) : 게임을 시작하고 가장 놀랐던 부분은 처음부터 디테일하게 설계된 연출이었다. 플레이어는 티켓팅부터 시작한다. 방탄소년단에게 응원의 문구까지 남기면 당첨됐다는 안내와 함께 티켓을 얻게 되는데, 이때 곳곳에 쓰여있는 안내문구도 재치있다. 그리고 모종의 이유로 2012년으로 돌아가 방탄소년단의 매니저로서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단순히 방탄소년단의 매니저가 된다는 설정을 기본으로 하고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BTS 월드'는 팬들을 자연스럽게 매니저로 만들어준다. 동시에 방탄소년단의 처음으로 돌아가 차례차례 다시 짚어나가면서 왠지 모를 감동을 전달하기도 한다. 무명시절부터 월드스타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해왔던 방탄소년단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월드스타가 되기 전, 처음으로 돌아간 방탄소년단을 바라보는 팬의 마음은 얼마나 애틋할까.

이온(방탄소년단 팬 N년차) :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게임은 팬들을 위한 BTS 종합 선물세트다. 멤버들 개개인이 연기하는 영상, 그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전용 사진이 쏟아지고, 여기에 멤버들의 목소리로 걸려오는 전화, 평소 다양한 자체 예능, 라이브 등을 통해 볼 수 있었던 성격이 그대로 녹아있는 메신저 대화와 SNS까지. 그야말로 방탄소년단 팬이라면 정신없이 플레이하게 만드는 그런 게임이다.

그리고 물론 실제와는 다르겠지만, 연습생 시절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어딘가 뭉클하고 뿌듯한 마음이 든달까. 특히 멤버들이 모두 모여 '방탄소년단'의 시작을 알리는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살짝 울컥하기도 했다. 팬들이 알 수 없는, 보지 못했던 멤버들의 시작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BTS 월드'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BTS에게서 전화가 온다
익숙한 '모바일' 기능, 아이돌 팬덤과 만나 강화됐다


리테 : '모바일'이라는 특성을 살려 전화나 문자를 통해 게임 속 캐릭터와 직접 소통하는 듯한 경험을 전달하는 시스템은 이미 익숙하다. 하지만 'BTS 월드'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게임 시스템으로서 구색만 맞춘 것이 아니라, 방탄소년단을 잘 녹여냈다는 점이었다. 간간이 걸려오는 전화는 모두 풀 보이스로 녹음되어있으며, 개인문자와 단체문자의 풍부한 분량, 그리고 멤버들의 사진들이 담겨있는 SNS까지.

이온 : 생각해보라. 좋아하는 아이돌 멤버들과 문자는 물론이고, 전화까지 할 수 있다. 아니 목소리만 들어도 좋은데, 심지어 목소리로 나한테 말까지 걸어준다. 여기에 가끔씩 나오는 애교는 덤. 물론 전문 성우가 아닌 만큼 조금 어색한 연기톤이지만 팬의 입장에선 충분하다. 아니 너무 자연스러우면 전화할 때마다 심장에 무리가 올 수 있으니 이정도가 딱인것 같다. 지금도 걸려오는 전화에 깜짝깜짝 놀라니 말이다.


리테 : 아, 그리고 플레이어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에 팬들이라면 눈치챌만한 부분들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게임 초반에 진행되는 단체 문자에서 다짜고짜 보내진 "얌마 니꿈은"에 대한 선택지로 [???/뭐니]가 뜨는데, 개인적으로 노래를 몰라서 눈치 없이 물음표를 보내기도 했다.

물론 개인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간 부분이 많지만, 곳곳에 팬이라면 알아볼 만한 요소들이 담겨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팬이 봤을 땐 어땠나?

이온 : 모바일 콘텐츠에 평소 멤버들의 말투나 성격이 반영되어있는데, 이게 꽤 놀랍다. 아니 많이 놀랍다. 그냥 사진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만 신경 썼을 줄 알았는데 이런 요소까지 챙겼을 줄이야.

소소하게는 게임 내내 등장하는 멤버들의 실명부터 양날개나 황금막내 정국, 슙슙이 등 멤버들과 팬들이 쓰는 용어와 별명, 여기에 요리를 잘하는 진의 개그포인트와 가끔 이상한 단어들을 조합해서 사용하는 V의 습관, 파괴왕 RM 등 팬이라면 즐겁게 볼 수 있는 부분들이 정말 세심하게 녹아들어가 있다.

▲#너무 좋아 #ASMR로 들을래 #백비트 410 좋아


새로운 이미지, 짤, 영상, BGM까지
'BTS 월드'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요소들

이온 :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있다. 이 게임은 방탄소년단의 각종 '뉴짤' 모음이다. 동영상, 사진, 노래, 그야말로 방탄소년단으로 시작해서 방탄소년단으로 끝난다. 근데 이 수많은 뉴짤들이 전부 'BTS 월드'의 독점 콘텐츠다.

일단 가장 매력적인 요소는 뭐니뭐니해도 'BTS 월드'만의 동영상이다. BTS 스토리와 어나더 스토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이 동영상들은 이 게임의 가장 큰 무기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연기, 노래 등을 한 번 클리어 후 제한 없이 볼 수 있다는 건 'BTS 월드'의 타겟층인 팬들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생각한다. 그리고 일단 영상 자체가 고퀄리티다. 개인적으로 3스테이지의 '형들이 준비했어' 영상은 멤버들의 노래를 듣는 것이 너무 좋아서 벌써 열 번 가까이 돌려본 것 같다.

▲어나더 스토리에서는 다른 모습의 멤버들을 만나볼 수 있다

리테 : 개인적으로는 5성 카드의 짤이 인상적이었다. 이미지로 되어있는 다른 카드와 달리 짧은 움짤로 되어있는데, 각 카드의 테마에 맞는 이미지로 되어있다. 앨범을 사면 껴있는 포토카드처럼, 확실히 수집 욕구를 자극한다. 어떤 멤버인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뽑았는데, 나도 모르게 반복되는 움짤을 한참이나 쳐다보게 됐다.

이온 : 다음은 스토리. 메인이 되는 BTS 스토리의 경우 과거로 돌아간 팬이 매니저가 되어 연습생 시절의 방탄소년단을 만나고 이들을 성장시키는 뻔한 스토리지만 어떻게 보면 가장 효과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팬들이 함께하지 못했던 시기, 즉 연습생 시절을 게임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까. 게임을 플레이하며 팬들은 데뷔하기 전 방탄소년단의 모습을 보고, 함께하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서브격인 어나더 스토리도 강력한 콘텐츠다. 마치 한편의 짧은 웹드라마처럼 제작된 어나더 스토리는 멤버들의 색다른 모습을 통해 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스토리를 보는 중간중간 선물처럼 들려오는 멤버들의 목소리는 덤.

아, 그리고 너무 좋아서 계속 로비화면을 켜놓게 만드는 OST Heartbeat도 빼놓을 수 없다.




'게임'보다는 '팬'들에게 초점을 맞췄다
아쉬웠던 게임 시스템, 몰입감을 반감시킨다

이온 : 'BTS 월드'를 뭔가 색다른 게임, 혹은 혁신적인 게임이라고 할 수는 없다. 특히 게임 방식에 있어서는 더더욱. 스테이지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6분마다 하나씩 차오르는 날개가 필요하고,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카드의 특정 속성들이 필요하고, 카드는 뽑기를 통해 획득하거나 서브 스테이지를 클리어해 조각을 모아야 한다. 그런데 이게 애매하다.

리테 : 문제는 게임 요소가 '시스템'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게임 초반 부분이나 모바일 콘텐츠에서 몰입감을 한껏 올렸다면, 미션은 그 몰입감을 반감시킨다. 좀 더 자연스럽게 연출했으면 게임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에도 도움이 되었을 텐데. 반대로 각 멤버들의 컨디션 회복 아이템이 멤버들에 맞춰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 부분은 재미있게 다가왔다.

이온 : 뿐만 아니라 특정 스테이지 이상부터는 난이도가 이전과 비교하면 급격하게 상승하는데, 여기부터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없다. '모바일' 콘텐츠를 위해서는 결국 메인 스토리를 진행해야 하는데, 그 과정인 미션 클리어를 위해 멤버 카드를 성장시키는 구간이 단조로운 것. 그리고 평소 게임을 해보지 않은 팬들이 과연 이 시스템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리테 : 확실히 'BTS 월드'는 게임이라기보다는 팬들을 위한 앱에 가깝다. 게임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플레이어를 귀찮게 할 미니게임이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BTS 월드'는 그런 요소를 배제하고 오롯이 팬들이 '덕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앞서 언급했던 수많은 새로운 이미지와 영상 등 'BTS 월드'는 이름 그대로 방탄소년단 자체가 콘텐츠다. 차곡차곡 새로운 이미지와 영상, 카드를 모아가는 재미가 있는 수집형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멤버 카드를 모으면 해금할 수 있는 '앨범'이나 방탄소년단이 아닌 멤버들의 가상 대체 현실 스토리, '어나더 스토리'까지.


'BTS 월드', 입덕용으로 충분했을까
기존 팬과 팬이 아닌 사람이 본 'BTS 월드'

이온 : 26일 출시 후 그야말로 쉬지 않고 플레이하고 있다. 지옥 같은 2호선 출퇴근길에 한 줄기 빛이랄까. 단, 문제가 있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입가에 짓고 있는 미소라든지, 올라가 있는 광대라든지, 특히 이게 멤버들의 전화나 문자가 왔을 때 좀 더 심해진다. 그만큼 팬의 입장에서 너무 즐거운 게임이다.

방탄소년단의 경우 다양한 영상과 멤버들이 직접 운영하는 트위터 등을 통해 팬들과 만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멤버들의 성격이나 말투, 별명 등 팬들에게 익숙한 요소들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 'BTS 월드'는 정말 생각보다 이런 부분들을 어색하지 않게 잘 녹여냈다. 그러면서도 팬들이 이 게임을 '하게 만드는' BTS 월드만의 포인트도 확실하게 보여줬다.

출시 전까지만 해도 흔히들 말하는 '오글거림'을 잘 못 참는 편이라 과연 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많았다. 근데 가능하더라. 지금은 걸려온 전화 너머로 들리는 멤버들의 연기톤 마저 귀엽게 느껴질 정도니까.

물론 게임 자체에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다.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특히나 더 그렇다. 하지만 'BTS 월드'의 경우 '방탄소년단'을 메인 콘텐츠로 내세웠고, 그 부분에 있어서는 여러 독점 콘텐츠를 통해 만족할만한 퀄리티를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리테 : 결론부터 말하자면, 충분했다. 팬이 아닌 사람 입장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익숙할 수 있을지 몰라도 멤버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마련이다. 음악이야, 길에서 들어보기도 하고, 누군가 들려주기도 하니까. 개인적으로도 어머니가 워낙 방탄소년단을 좋아하셔서 귀에 익숙한 곡이 많다.

'BTS 월드'는 음악보다는 멤버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고, 월드스타 방탄소년단의 인간적인 면을 보여준다. 음악 좋고, 유명한 아이돌이라고만 알고 있었던 사람에게 이 멤버는 이런 성격이 있고, 어떤 것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여러 가지 정보를 게임을 통해 전달한다. 생전 아이돌 팬질을 해본 적 없는데, 계속 보다 보니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있더라.

어떤 아이돌이라도 이와 같은 모바일 게임이 나오면 팬들에게는 큰 선물이 되겠지만, 'BTS 월드'는 확실히 방탄소년단이었기에 가능했던 게임이라는 인상도 든다. 폭발적으로 성장해 온 과정이 빛나는 팀이니까.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차트에 이름을 올렸을 때까지만 해도 '방탄소년단이 누군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모두가 알고는 있지만, 잘 알지 못하는 BTS의 여러 가지 면모를 담으면서도 한국인이라면 왠지 뿌듯하게 느껴지는 그들의 성공 신화를 처음부터 경험해나간다는 점에서 'BTS 월드'는 입덕용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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