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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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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플랫포머 계의 과학상자 '슈퍼 마리오 메이커2'

정필권 기자 (Pekke@inven.co.kr)

'내 마음대로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창조자와 도전자 모두에게 즐거움이 될 수 있다. 전작인 '슈퍼 마리오 메이커'가 그러했듯이 마리오라는 틀 내에서 만들어지는 기상천외한 코스들은 많은 플레이어가 이 타이틀을 구매하게 하는 이유가 됐다.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도구였고 코스 공유가 편했기에 파급력 또한 뛰어났다. 2015년 출시됐던 게임임에도 후속작이 등장할 때까지 새로운 코스가 꾸준히 생산 및 플레이 됐다. 플레이어들이 직접 제작한 빛나는 아이디어들은 하나의 생태계를 확실하게 구성하는 데 성공했다.

전작이 출시된 지 4년이 지난 지금. '슈퍼 마리오 메이커2(이하 슈마메2)'를 선보인 닌텐도는 대부분 면에서 확연히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코스 제작을 위한 기능 지원은 물론이고 온라인 대전과 협력 모드까지 갖추고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슈마메2는 어디까지나 '코스를 만들고 공유한다'는 명제에 충실한 타이틀이다. 그러므로 후속작은 더 다양한 코스를 만들 수 있는 도구, 파츠를 먼저 갖추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전에 새로운 파츠들이 공개되었으나, 출시 이후 게임 플레이에서는 공개된 것 이상의 파츠들이 확인됐다.

단순한 장애물이 아니라, 전반적인 양상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파츠 추가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고 할 수 있다. 파츠의 추가와 변화는 전작의 단점을 개선하는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동시에 코스 제작자들이 더 좋은 코스를 만들 가능성을 늘리고자 했다.


새로운 파츠를 살펴보면, 다른 상황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전작과의 차이점이다. 영상에서도 공개된 바 있는 비탈길과 시소, 스위치 모두 단편적인 장애물이라기 보다는 주변 상황의 변화를 이끌어낸다. 대시와 점프(그리고 피지컬)가 기존 마리오 시리즈의 문제 해결 방법이었다면, 해당 파츠들은 새로운 액션을 덧붙이고 고민할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전작의 파츠들이 과학상자 1호의 구성품이라고 한다면, 지금은 과학상자 3호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파츠의 추가는 물론이고 전작에서 선보였던 파츠들의 활용 방법을 늘려뒀다. 즉, 코스 제작자의 아이디어를 더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됐다.

▲ 새 파츠는 다양한 코스가 만들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제작자의 역량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지만, '잘 만든 코스'는 코스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정답 외의 선택지를 제공하기도 한다. 비탈길을 내려가는 와중에 동전을 배치해 선택지를 만든다거나. 마리오를 잡아올리는 크레인을 중요한 해결 방법으로 배치해둔 다거나 하는 것들이다. 단순히 방해하기 위한 요소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활용 방법을 모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각 파츠를 '이렇게 쓰라'고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최소한의 역할만을 부여한 것도 이런 이유라고 생각된다. 세밀하지 않고 느슨하게 만들어진 규칙은 코스 제작자의 창의성 발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재미있고 놀라운 코스가 공유될수록 게임의 수명은 늘어나게 된다.

제작 툴이라는 측면에서 슈마메2를 판단하자면, 다양한 방향으로 가지고 놀 수 있는 거리를 최대한 집어넣기 위해 고민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각 파츠가 조합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버그 등을 통제하면서도 활용 가능성을 동시에 챙기는 결과를 낳았다는 점. 바로 이 부분에서 개발사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 검색 기능도 세부 가이드도 강화됐다.

파츠 외 변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클리어 조건을 코스 제작자가 설정할 수 있도록 해뒀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개발자들이 설계해둔 일종의 도전과제였다면, 이번 타이틀에서는 이를 코스 제작자가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장했다.

클리어 조건의 변경은 그동안 마리오라는 게임이 가지고 있던 기본적인 룰을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시작에서 끝까지 도착하는 과정이 중요시되는 게임에서, 의도적으로 무언가를 제한하는 것은 근본적인 재미가 변하는 결과를 낳는다.

▲ 스토리 모드에서만 볼 수 있는 조건도 있다.

예를들면 '지면에서 발을 뗀 이후로 다시 땅에 닿지 않기'와 같은 조건들이다. 이를 이용해서 상당히 재미있는 코스를 구성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점프를 자연스럽게 제한을 두고 의도적인 불편함을 통해 치밀하게 짜인 코스를 만들 수도 있다.

의도적으로 어렵게 만들 여지를 남겼다는 측면보다는, 코스 제작자의 의도를 강화하는 측면이다. 코스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전과제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제작자에게는 전작에서 시도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자연스럽게 고정할 수 있는 계기로 작동하게 된다.

조건을 활용해서 잘 만들어진 코스를 보면 고통스러움과 분노보다는 감탄이 앞설 정도다. 의도적인 조건과 조작 제한. 심지어 플랫포머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점프까지 막는 조건들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이용할 것인지 코스 제작자들의 큰 고민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 전작보다 좋은 코스들이

개인적으로 슈마메2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꼽자면, 온라인 다인 플레이를 지원한다는 점을 선택하고 싶다. 최대 4인 플레이까지 지원하는 온라인 플레이는 크게 협력 / 경쟁 모드로 구분된다. 공유된 코스를 4인이 동시에 플레이하는 방식이다. 순서를 번갈아가면서 플레이하는 것도 아니고 실시간으로 코스 하나를 클리어하는 것을 목표로 움직인다.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플레이는 플레이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자, 혼돈의 도가니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동시에 온라인 플레이를 이용하는 재미가 된다. 아직 협력 플레이 전용 코스를 구분해 선택할 수는 없는 상태이기에 통제 불능의 재미는 더욱 강해진다. 대전 모드는 인성을 볼 수 있으며, 협력 모드는 '혐력'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다.


다인 플레이가 추가되면서 슈마메2는 이제 전작에서 보기 어려웠단 상황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솔로 플레이 전용으로 만든 코스를 네 명이 함께 플레이하거나, 협력 플레이를 고려하고 디자인한 코스를 혼자서 플레이하거나. 어떤 상황에 부딪히게 되든 간에 재미가 보장되는 선택지다.

온라인 플레이가 재미있는 결정적인 부분은 '다른 플레이어를 방해하기 쉽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코스에서는 먼저 목표지점에 도착하는 것이 승리 조건이다. 다만, 팀킬이 가능하다. 엉금엉금의 등딱지를 다른 플레이어에게 쏴서 죽이거나, 집어들어 던져버리는 등 온갖 방해들을 해볼 수 있다. 당연하게도.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


▲ 그러라고 레이팅도 넣어뒀고...

게다가 클리어 조건이 공유되지만, 승리자는 단 한 명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정해진 개수의 코인을 모을 때, 4명이 모은 코인의 수가 합산되며, 마지막으로 조건을 채운 사람이 클리어에 필요한 깃발을 획득한다. 그리고 닌텐도는 이 깃발을 다른 사람에게서 빼앗을 수 있도록 해뒀다. 즉, 싸워서 쟁취하거나 막타만을 노리는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조별과제와 같이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다가 날로 승리조건을 먹는 것도. 승리 조건을 갖춘 사람을 테러하고 빼았는 것도 전부 다 재미가 된다. 클리어를 위한 명확한 조건은 있으나 거기까지 도달하는 과정이 혼돈의 도가니이자 시트콤과 같은 재미로 적용된다.

통신 불안정으로 말미암은 지연 문제, 전용 코스를 볼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충분한 재미가 된다. 온라인 다인 플레이가 지원되지 않았다면, 후속작이라는 느낌을 주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온라인 플레이가 주는 즐거움은 강하다고 하겠다. 이번 슈마메2의 가장 핵심적인 모드로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 렉이 심해도 재미는 있다. 정말로.

전작에서 10개의 목숨 제한을 두고 랜덤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던 싱글플레이는 슈마메2에서는 매우 큰 볼륨을 자랑한다. 온라인 접속 없이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코스의 수만 세더라도 120개. 수만을 따지자면 마리오 본편보다 더 많다. 코스의 길이가 짧은 것들도 있지만, 코스 내부의 목적을 생각하면 충분한 편이다.

스토리 모드는 우선, 만들기 모드에서 파츠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설명하는 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코스 대부분은 하나의 파초들을 컨셉으로 잡고 구성됐다. 파츠가 왜 위험한지. 어떻게 활용되는지. 그리고 왜 이 파츠가 위험한지를 자연스레 전달하기 위함이다

▲ 성을 재건한다는 목적도 확실하다.

스토리 모드는 긴 분량의 튜토리얼인 셈이다. 그렇기에 그리 어렵지 않으며, 친절하게 구성되어 있다. 온라인 플레이에서는 더 힘들게 뻔할 테니, 어떤 파츠가 있는지를 하나씩 짚어 보여주는 느낌이다. 심지어 몇 번 사망하면 플레이어가 버섯과 같은 파츠를 직접 코스에 배치할 수 있도록 시스템도 마련해뒀다. 도전보다는 테크닉과 경험에 집중한다는 점을 여기서도 다시금 보여준다.

일종의 입문 단계로 스토리 모드를 구성한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코스의 완성도는 뛰어나다. 너무 어렵지도 불합리하지도 않게 디자인되어 있다. 매번 코스를 만들어오던 사람들의 경험과 기획의도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가 120개 있는 셈이다. 불합리 없이 적당히 어려우면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코스들은 제작 시점에서의 좋은 표본이 될 수 있다.

▲ 파츠 따라 코스 컨셉이 달라지는 구조

결과적으로 스토리 모드는 온라인에 뛰어들기 전 '마리오 메이커' 시리즈를 경험할 수 있는 토대로 작동한다. '슈마메2'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제작과 플레이 주의점 등을 자연스레 알려주는 용도다. 플레이부터 제작까지 게임 내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뒀고, 최종적으로는 온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코스튬을 얹어주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거창한 스토리도 연출도 사용하지 않고 대부분의 기능을 설명하려 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신규 플레이어를 위한 튜토리얼뿐만 아니라, 전작을 플레이한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싶다는 닌텐도의 욕심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결국, 꾸준히 제작되고 공유되는 막장마리오, 개조모드와 '슈마메' 시리즈가 차별화되는 것은 지향점의 차이다. 불합리하고 고통을 받주는 코스들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코스를 잘 만드는 방법과 예시를 먼저 제시하고 공유될 수 있도록 구성해 두었다는 점이 슈마메를 괜찮은 툴이자 게임로으로 완성한다.

물론, 슬슬 올라오는 막장 코스들을 공유하지 못하게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개발사가 마련한 기본적인 규칙과 오브젝트로 좋은 코스를 꾸밀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개발자 스스로 스토리 모드에서 보여준 것과 더불어, Celeste의 개발자가 만든 코스, 핀볼, 횡스크롤 슈팅과 같은 기상천외하고 재미있는 코스도 인기를 끌고 있는 상태다.

플랫포머 장르의 교과서 '마리오'는 전작인 '슈퍼 마리오 메이커'를 통해 플레이어들의 창의력과 창조욕이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음을 경험했다. 그리고 이번 타이틀을 통해서 더욱 강화되고 발전된 툴을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고 정리할 수 있다. 게다가 멀티 플레이까지 제공하면서 단순한 도전이 아닌 경쟁과 협력까지 시리즈의 콘텐츠로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플랫포머 장르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타이틀이 될 것은 분명하다. 싱글 플레이던 멀티 플레이던 끊임없이 생산되는 코스들로 고통과 즐거움을 맞이하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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