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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8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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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1차보다는 진화했지만, 또 한 번의 도약이 필요한 '에어'

윤서호 기자 (Ruudi@inven.co.kr)

스팀펑크, 공중전, RVR, MMORPG. 게이머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요소들입니다. 한 번쯤은 "이런 요소들을 다 갖춘 게임은 안 나올까?"라고 생각할 법한 것들이고요. 크래프톤에서 개발 중인 '에어'는 이런 요소들을 한 곳에 담아내면서 기대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다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일까요. '에어'의 1차 CBT 평가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1차 CBT 이후 크래프톤은 1년 반 동안, 1차 CBT의 피드백을 통해서 '에어'를 이래저래 개선하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지난 6월 26일부터 2차 CBT에 돌입했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확실히 2차 CBT는 개발진이 '환골탈태'라고 단언한 것이 이해가 될 정도입니다. 무색무취였던 1차 때와 달리, 왜 '에어'라는 타이틀명을 선택했는지 이유를 제시했죠. 그 외에도 "이런 것들이 기다리고 있구나"라는 비전도 더 명확히 제시했습니다.

다만 아직 테스트 단계이기 때문에 불안한 점도 있고, 2차 CBT에 와서 새롭게 드러난 문제점들도 몇몇 있었죠. 어떻게 바뀌었기에 '환골탈태'라는 말이 나올 정도인지, 그리고 '에어'의 2차 CBT는 어느 정도인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왜 '에어'라는 타이틀명이 붙었는지 초반부터 이야기하다
개선된 동선과 퀘스트 라인, 비중이 높아진 공중 콘텐츠


1차 테스트가 별 다른 특징없이 끝났다고 이야기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기존과 다른 시도를 아예 안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그 시도들이 돌이켜보면 무언가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흐지부지될 것들이었다는 것이죠.

예를 들자면 1차 테스트에서는 시작하자마자 유저 캐릭터가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가 진행이 됩니다. 주인공이 성장해서 견습 탐험대원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과정을 차근차근히 담아내면서 세피로트, 검은 사도, 별의 아이 등 작품의 주요 소재에 대한 설명과 세계관을 정리하는 식인 셈이죠. 기존 MMORPG에서 잘 시도하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무언가 색다른 것이 무조건 참신한 건 아니라는 대표적인 케이스가 되어버렸습니다.

우선 기껏 유저가 커스터마이징한 것들이 한동안 무위로 돌아간다는 것이 꽤 컸습니다. 이건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만, 흔히 말하는 캐릭터의 '룩'도 MMORPG를 하는 이유 중 하나거든요. 그게 몇 레벨이 될 때까지 억지로 자기가 꾸미지도 않은 어린 시절 모습으로 플레이해야 한다는 건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차근차근히 밟아간다는 말은, 그만큼 일일히 다 설명한다는 뜻이기도 했습니다.

▲ 2차 CBT 때는 시간여행을 통해서 초반 퀘스트 동선을 줄였습니다

▲ 1차 CBT 때 여기서 은신된 무언가를 찾는 퀘스트가 있었는데, 그런 소소한 것들도 다 쳐냈습니다

유저가 '에어'의 특징인 공중전이나, 공중 관련 콘텐츠를 접하려면 적어도 인벤투스까지는 탑승해야 하는데, 1차 테스트에서는 그 전까지의 과정이 너무 지리멸렬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탐험하지 않은 고레벨 지역은 안개가 끼는 시스템은 유저의 동선이나 심리를 무자비하게 제약하는 독이 되었습니다. 그냥 안개만 꼈다면 모르겠는데, 자신을 공격하는 적조차도 명확히 보이지 않게 설정한 게 너무 컸죠.

굳이 이 부분을 지리멸렬하게 설명한 이유는, 2차 CBT에서 가장 크게 변한 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냥 지나가는 대륙인 누스가르드 대륙의 비중은 시간 여행이라는 식으로 과감하게 줄여버렸습니다. 시작도 어린 시절부터 가는 게 아니라 누스가르드 탈출 직후의 이야기, 그러니까 1차 CBT 기준으로는 인벤투스 탑승부터 시작하는 식으로 변경했죠. 그러면서 공중 탈것이나 활강 등 콘텐츠도 극초반부터 풀어버리는 식으로 바꿨습니다. 주무대도 초반부터 공중, 그리고 부유도에서의 전투로 바꿔버렸죠. 탈것에서 내리지 않고도 전투가 가능하게 바뀐 터라 공중에서도 고스란히 스킬을 사용한 전투가 가능했고요.

▲ 초반부터 공중전이 진행되도록 바뀌었습니다

사실 1차 때는 왜 타이틀명을 '에어'로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중반부 넘기 전까지는 그냥 흔히 보는 MMORPG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거든요. 여기에 전에 언급했던 시도들이 잘 들어맞지 않아서 평균 이하라고 봐도 무방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처음부터 공중을 강조하면서 왜 '에어'라고 했는지 이해가 갔습니다. 퀘스트 동선도 초반부터 공중 탈것이 이용 가능한 데다가, 동선 자체도 축소시키고 안개 시스템도 없애버렸기 때문에 훨씬 더 쾌적해졌죠.

공중도 그냥 땅-하늘의 이원화된 구조가 아니라 하늘도 상중하 3단계로 나누면서 세분화시켰습니다. 아직까지 상층 하늘까지 갈 일은 거의 없지만, 중층 하늘 이상의 공중 전투는 비행선을 타고서만 가능하게끔 설정했죠. 진영전으로 가게 되면 조금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게 되지만, 어쨌든 그런 식으로 비행선의 비중을 좀 더 높였습니다.

비행선도 한 차례 개편을 겪었습니다. 1차 CBT를 보면 그냥 2D 비행 슈팅 게임을 3D에 옮긴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조악했습니다. 무조건 정면으로 적을 보고 쏴야만 했거든요. 나중에 파츠를 장착하고, 함포도 달면서 바뀌긴 하지만 초반에 그 이미지가 너무 세게 박히다보니 평가가 급락할 수밖에 없었죠.

▲ 1차 CBT 때 비행선 전투는 이랬습니다

그러던 것을 2차에 와서는 초반에 얻는 비행선부터 파트 장착 부위를 정면과 후면 외에도 측면까지 다양화하고, 조작법도 한 층 개선했습니다. 예를 들면 단순히 정면만 보고 쏘는 게 아니라, 적 주변을 선회하면서 측면에 있는 함포로 적을 요격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죠.

물론 '에어'의 근간이 비행 시뮬레이션 장르나 비행 슈팅 장르가 아닌 만큼, 그 수준까지 올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빙샷이 가능하다는 것이 준 변화는 생각보다 컸습니다. 아주 만족스러울 정도는 아니지만, 적어도 비행선을 조작한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전달하기엔 충분했습니다. 함포 무장도 여러 가지로 세팅이 가능하고, 그 무기에 따라서 특성이 제각각 다른 만큼 이를 커스터마이징하는 재미도 충분했고요. 왜 '에어'인지, 이제야 좀 이야기가 진행되는 느낌이었습니다.

▲ 2차 CBT 때 비행선 전투, 확실히 개선됐습니다


이건 만들어보고 싶은 걸?
생활 콘텐츠의 확장, 높아진 마갑기와 비행선 비중으로 유저를 유도하다

▲ 1차 CBT 때부터 생활 콘텐츠의 틀 자체는 잡혀있었습니다

1차 CBT 때부터 '에어'의 생활 콘텐츠는 기반이 잡혀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채집, 제작한 것들이 그냥 버려지지 않고 바로 사용하거나, 혹은 모아두었다가 다른 것을 만들고 할 때 사용하게끔 잘 짜여있었죠. 그뿐만 아니라 접근성도 상당히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우선 나무 원목이나 암석, 축산물 등의 채집품들은 필드 곳곳에서 채집이 가능합니다. 물론 이건 여타 MMORPG와 다를 바가 없긴 합니다. 그렇지만 요구 숙련도가 높은 채집물도 수확은 불가능할지라도 숙련도 자체는 올려주는 방식이라서 잠시 소홀했던 유저도 어떻게든 숙련도를 높이고 따라잡을 수 있게끔 했습니다. 물론 효율 자체는 떨어지지만, 숙련도 레벨 자체를 올리기 위해서 저레벨 필드로 갈 필요가 없이 그냥 돌아다니면서 캐다보면 어찌됐든 올라갈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제작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가능합니다. 기본적으로 주거지가 언제 어디서든 포탈을 통해 이동 가능하고, 기존 위치로 돌아가는 기능도 있기 때문에 이용하는 데 부담이 없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캐쥬얼하고 편리하게 만들어놨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만 주거지에서 있던 비행선 제작대 메뉴가 비행선 상인에게 가는 등, 일부 변경이 있었습니다.

▲ 언제라도 주거지에 가서 필요한 걸 제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주거지 관리 및 업그레이드도 상당히 간편하게 잘 갖춰놨습니다. UI창에 있는 메뉴만 몇 번 클릭하면 바로 업그레이드도 진행되도록 했고, 필요한 재료도 군더더기가 없이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있어서 이런 콘텐츠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도 금방 적응할 수 있게끔 했습니다. 그 외에도, 예전에는 일정 레벨 이상이 되어야 농장 및 수목원 등 부가 시설을 설치할 수 있게 했지만, 이제는 처음부터 그게 설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주거지에서도 꾸준히 채집품 수확이 가능했습니다.

원래도 주거지가 꽤 편했는데, 이번에 개편되면서 한 층 더 편해진 것이죠. 그리고 수확을 할 때마다 얻는 대지의 기운이 주거지 업그레이드의 주요 자원이기 때문에 자원 수확과 업그레이드 재료 수집이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었죠. 일반 주택에서는 6개까지만 설치가 가능하지만, 필드에서 추가로 매입 가능한 고급 주택에서 10개를 더 설치할 수 있는 만큼, 주택 관리만으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생활 콘텐츠 숙련도를 올리는 게 가능했습니다

▲ 일반 주택 외에도 필드에서 고급 주택을 더 추가로 구매 가능합니다

또한 인테리어 등 하우징 관련 기능도 추가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구 제작은 숙련도 외에는 크게 요구하는 게 없다보니 하우징하기도 쉬웠죠. 집 구조 자체를 바꾼다거나, 증축하는 그런 개념은 없지만 몰딩이나 기둥 등 꽤나 세부적인 곳까지 인테리어가 가능했습니다. 아직은 테스트 단계라 그런지 세트가 조금 적긴 하지만, 앞으로 좀 더 다양하게 추가가 되면 자기 집을 꾸미는 재미가 훨씬 더해지지 않을까 기대가 될 정도였습니다.




제작 콘텐츠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비행선과 마갑기는 제작 관련 기능이 주거지에서 비행선 상인으로 이전했기 때문에 다소 달라지긴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매력 자체는 1차 CBT와는 비할 바 없이 높아지면서, 유저의 구미를 당기게 했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비행선은 파츠 개편 및 조작법의 개선, 퀘스트의 개편이 이루어지면서 계륵에서 '한 번 만들어볼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마갑기 조작은 지난 1차 CBT 때도 나쁘지 않았는데, 이를 처음 접근하는 구간까지 퀘스트가 지리멸렬한 터라 그 맛을 온전히 보기가 어려웠었죠. 그게 바뀌고, 좀 더 빨리 마갑기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달라졌습니다. 마갑기가 원체 강력한 데다가, 조작감 자체도 꽤 괜찮은 편이라서 한 번 타보면 계속 타고 싶은 정도였거든요.

▲ 일반 마갑기만 해도 꽤 손맛이 느껴집니다

더군다나 이번 CBT 후반부에서는 최상급 마갑기와 비행선을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지급한 것도 신의 한 수였습니다. 일반 마갑기를 썼을 때도 그 압도적인 위력에 반했는데, 최상급 마갑기는 더 다양하고 강력한 기술들로 무장해서 "어머 이건 꼭 만들어야 해"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거든요. 사실 별로 제작이나 생활 콘텐츠에 관심이 없는 편인데, 마갑기만큼은 정식 출시 후에 무조건 한 대 뽑고 시작해야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최상급 탱커형 마갑기는 쓰다보면 한 대 마련하고 싶을 정도로 손맛이 있었습니다

이렇듯 생활이나 제작 콘텐츠는 잘 갖춰둔 편이고, 그 매력도 유저에게 어필하는 데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채집할 때의 손맛이 좀 없다보니, 채집하는 재미 자체는 좀 덜한 편입니다. 또 1차 CBT 때도 제시됐던 문제지만, 채집 포인트가 일괄적이지 않고 그냥 중구난방으로 흩어져있어서 어디에 뭐가 있는지 알기는 어려웠습니다.

물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숙련도 레벨이 맞지 않아도 그냥 레벨 자체는 올릴 수 있다보니 무작정 가서 캐보면 되긴 합니다. 그렇지만 보통 생활 콘텐츠를 중시하는 유저들은 생산의 효율을 극히 중시하는데, 그 시각에서 보면 이 방식은 다소 난잡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 의식했는지 주거지 생산 시설을 처음부터 설치 가능하게끔 하고, 고급 주택까지 포함해 16개로 확장한 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다소 부족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죠.


RVR을 더 강조한 선택은 좋았다
비행선, 마갑기, 각 클래스의 조합이 보여주는 화려한 전장


2017년 지스타에서 '에어'가 대중에게 공개됐을 때를 떠올려보면, 그때도 진영전이 메인이었습니다. 실제로 메인 이벤트 자체가 참가자들이 두 진영으로 나뉘어서 요새전을 벌이는 것이었으니까요. 심지어 그 행사에는 전용준 캐스터가 중계를 맡기도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1차 CBT를 시작하기 전에는 진영전보다는 '공중'을 유달리 언급했었고, 그러다보니 유저들의 머릿속에서는 희미하게 남아버렸죠.

이번 2차 CBT에서는 그와 달리 RVR을 핵심으로 내세웠습니다. 일반적인 진영 전투 외에도 요새전, 거신전 등 '에어'에서 선보일 수 있는 콘텐츠들이 복합되어있는 대규모 전투를 어필한 것이죠. 실제로 이번 2차 CBT에서는 필드 전체 채팅에서도 요새전, 진영전 시간이 다가올 때마다 꾸준히 공지가 뜨는 등, 이 부분을 훨씬 강조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해서 그 선택은 탁월했습니다. '에어'의 콘텐츠나 시스템이 비로소 시너지가 발휘되는 느낌이었거든요. '에어'가 내세우고 있는 공중전도 PVE를 했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다이나믹해졌고, 전장이 공중뿐만 아니라 지상에서도 이어지는 등 입체적인 구성이라서 더 복잡하면서도 전략적인 전투가 가능했습니다.


▲ 지상과 공중 모두에서 다양한 전투 양상이 펼쳐집니다

이번 CBT에서 유저들이 가장 많이 참가했던 RVR은 '요새전'과 '거신전' 두 가지입니다. 요새전은 두 진영이 각각 공격과 수비로 나뉘어서 성물을 두고 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공격 측에서는 방어선을 뚫고 성물에 접근해야 하고, 수비는 성물을 지켜야 하는 방식이죠. 공격측의 부활거점은 요새에서 조금 떨어진 부유도에 있고, 요새로 가기 위해서는 비행선을 타거나 윙슈트 혹은 제트보드 등의 비전투 탈것을 활용해야 합니다. 즉 1차적으로는 공중에서 전투가 펼쳐지는 방식이죠.

여기에서 이번 CBT에서 바뀐 비행선의 조작방식이 상당히 빛을 발했습니다. 예전처럼 적을 공격하려면 무조건 정면을 볼 필요 없이, 이리저리 피하면서 측면과 정면에 있는 함포로 적을 조준하고 쏘면 되기 때문이죠. 뿐만 아니라 비행선에 탑승한 파일럿만 노리고 윙슈트를 탄 채 접근하는 습격조도 있는 만큼, 비행선 유저들은 훨씬 더 바쁘게 컨트롤을 해야하고, 전황도 좀 더 폭넓게 봐야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적 비행선만 보고 있다가 어느 새 뒷칸에 내린 적에게 기습당해서 회색화면을 보기 일쑤였거든요.

▲ 좀만 넋놓고 있으면 요격에 침투까지 당합니다

그 치열한 전투를 뚫고 적 요새로 진입하면 마갑기와 각 클래스의 시너지가 돋보이는 지상전이 펼쳐졌습니다. 마갑기는 상술한 것처럼 압도적인 화력을 자랑하지만, 유지 시간이 7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타이밍을 잘 봐서 소환해야 했습니다. 쿨타임이 최소 2시간이기 때문에 한 번 소환하면 동일한 마갑기를 요새전에서 다시 쓸 수가 없었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비행선은 한 번 파괴되더라도 수리해서 바로 소환이 가능하지만 마갑기는 한 번 파괴되면 쿨타임이 끝나기 전까지는 소환을 못하는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었죠.

수비에서는 마갑기에 대응하는 마갑기 전용 지뢰나 기관총 등 여러 가지 시설이나 기믹들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마갑기에 타지 않은 유저들도 이를 설치하거나 활용해서 전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식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마갑기의 체력과 방어력이 높긴 하지만 메즈기나 디버프 면역이 아니기 때문에 메즈기가 있는 클래스 유저들이 멋모르고 진입한 마갑기를 구속하고, 그 틈에 집중포화로 끊어먹는 등 전략적인 지원도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공격이 한 번 성공했다고 끝이 아니라, 성공한 순간부터 공수가 교대됩니다. 따라서 한 번 공격에 성공했다고 쳐도, 다음 번에 수비를 할 때 최소한으로 필요한 전력을 남겨둘 필요가 있었죠. 즉 단순히 밀어붙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투를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 것인가 큰 그림을 보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팀워크와 전략이 요구가 됐습니다.

이렇듯 '에어' 내에 있던 콘텐츠들이 변수를 창출하는 다양한 요소로 작용하면서 '에어'의 진영전은 상당히 치열하고, 박진감 넘쳤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메인으로 내세운 것 치고는 접근성이 상당히 떨어졌다는 점입니다. 요새전과 거신전 모두 만렙 필드인 하늘 요새로 유저가 직접 가야만 참가가 가능했거든요.

그리고 거신전은 필드쟁이라 세력 차가 나면 금방 끝날 수도 있지만, 요새전은 한 번 진입하면 무조건 1시간 가까이 전투가 강제로 진행됩니다. 진영전 자체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재미가 있긴 하지만, 신경 쓸 것도 많고 이래저래 복잡한 전투가 진행되다보니 30분이 지나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집니다. 자신의 집중력이 안 흐트러졌다고 할지 모르지만, 그와 별개로 같이 하는 사람들이 각자 따로 놀거나 아니면 지루하다고 안 하게 되는 경우도 많은 터라 한 번 공수가 교대된 다음부터는 맥이 풀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요새전과 거신전처럼 유저가 직접 해당 지역을 가서 참가하는 RVR 외에 매칭을 잡고 하는 전장은 이번 CBT 기간에는 그리 활성화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떤 느낌이라고 딱히 설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 RVR 시스템에 대한 소개가 요새전과 거신전에 비해서 미흡했던 것도 있고, 보상 같은 것도 명확하게 와닿지 않은 등 여러 가지 문제가 겹치면서 그렇게 된 것 아닐까 싶습니다.



유물, 그리고 전술 변화가 만들어낸 다양한 개인 전투 양상
MMORPG라고 하기에는, 협력하거나 경쟁하는 콘텐츠는 부각되지 않았다


MMORPG에서 전투는 다대다로만 진행되는 건 아닌 만큼, 각 클래스의 스킬이나 캐릭터의 전투 시스템에 대해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이제 와서 MMORPG의 전투는 기본 베이스는 고만고만하다는 말이 나오기는 합니다. 그래도 각 게임마다 자신들만의 독특한 시스템이나 조작법 일부를 대입, 발전시키면서 유의미한 차이점들을 만들어내고는 하죠.

'에어'에서는 그 차이점으로 전술 변화와 유물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원래 1차 CBT에서도 있긴 했지만, 이 시스템이 개방되기까지의 시간을 단축하면서 비교적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죠.


일부 클래스는 저번 1차 CBT에서 전술에 따라 나뉘어있는 스킬의 용도나, 딜링 방식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습니다. 거너가 특히 속사와 저격이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지적을 들었죠. 이번 2차 CBT에서는 사거리의 차이를 두는 등, 이런 요소들을 좀 더 개편한 느낌입니다. 물론 클래스의 역할군이 바뀌는 건 아닌 만큼, 그 깊이에 대한 견해의 차이는 다소 있을 수 있습니다.

타 게임의 룬 특성과 비슷하게, 스킬에 변화를 주는 '유물'은 이번 1차 CBT에서도 동일합니다. 예를 들면 시전 시간에 움직이지 못했던 기술을 움직이면서 사용할 수 있다던가, 단일 타겟 공격을 넓은 범위 공격으로 바꿔줄 수 있죠. 다만 이전과 달리 '유물력'이라는 코스트 시스템이 추가됐습니다. 이전에는 등급 높은 유물도 일단 획득만 하면 슬롯이 꽉 차지 않는 한 사용 가능했다면, 이번에는 유물력 코스트가 넘어가면 장착이 아예 안 되는 식으로 바뀐 셈이죠. 즉 자신이 원하는 유물을 장착하기 위해서는 레벨뿐만 아니라 유물력도 올려야 하는 등, 제약이 좀 더 생긴 셈입니다.

▲ 유물을 장착해 스킬에 변화를 주는 시스템 자체는 크게 바뀌진 않았습니다

그런 제약들이 있긴 하지만 '유물'에 따라 스킬 특징이 바뀌고, 전투 방식이 달라지는 재미는 건재했습니다. 다만 '에어'의 지향점이 그 재미를 다방면에서 느끼게 하질 못했다는 게 문제였죠. 그냥 솔로플레이로 하거나, 아예 떼거리로 모여서 RVR을 하는 것 외에 중간에 같이 모여서 무언가를 하는 콘텐츠가 적었거든요.

예를 들면 인스턴스 던전도 파티 던전은 37레벨 이후, 백색성채부터 시작됩니다. 그 전에 필드 보스나 정예몹들이 있고, 검은 사도들이 어느 마을을 습격한다는 예고가 뜨기는 하는데 그게 '그냥 지나가나보다' 싶을 정도로 비중이 없습니다. 퀘스트라도 주거나, 아니면 무슨 보상을 언급하거나, 맵에 표시를 하거나 해서 참여를 유도하거나 해야 하는데 그 어느 것도 없이 그냥 필드에 존재하는 게 전부입니다. 즉 개인전투 외에도 파티플레이에 도움이 되는 유물 조합을 세팅할 동기를 찾기 어려운 점이죠.


또 한 가지 문제는 투기장이 꽤 늦게 열린다는 점입니다. 40레벨부터 개방이 되는데, 특히나 이번 CBT에서는 1 VS 1, 2 VS 2은 개방되지 않고 3 VS 3부터 열렸습니다. 그러다보니 실제로 접근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웠고, 유저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기에는 심리적으로 꽤 거리가 멀었습니다.


구석구석에서 보이는 불쾌한 골짜기
어떤 유저층을 타겟으로 만들었는지 모를 아인종, 어색한 모션


어쨌든 '에어'는, 2차 CBT 기준으로 실제로 플레이해본 입장에서 보면 발전가능성도 있고 잠재력도 높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하면서도, 플레이해보지 않은 유저에게 설득이 될지 조금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보기도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고 하는데, '에어'는 그 보기 좋은 떡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죠.

사실 거시적인 측면에서 어색하고, 미흡했던 부분은 2차 CBT에 와서는 정말 많이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말씀드리는 부분은 2차 CBT에 와서 새롭게 추가되거나 접하는 속도가 빨라졌고, 그러면서 발생한 문제들입니다.

우선 탈 것 전투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처음에 탈 것 전투를 했을 때, 실소가 나왔습니다. 원거리 클래스인 원소술사나 미스틱, 거너는 잘 모르지만 어쌔신, 워로드 같은 근접 클래스를 한 유저라면 아마 공감하실 겁니다. 몸통과 다리가 분리된 것처럼 휘적거리는 모션들이 막 나오곤 하니까요. 물론 전투에 집중하다보면 이건 좀 신경을 덜 쓰게 되긴 하지만, 어쨌든 이게 썩 보기 좋은 건 아니긴 합니다. 적어도 처음 접하는 사람이 "이건 왜 이래?"라고 물어보면 말문이 막혀버리게 되는 요소죠.

커스터마이징은 디테일하게 세팅이 가능한 건 좋지만, 어떤 방향을 지향하는지 다소 모호했습니다. 물론 이건 사람마다 취향이 갈릴 수도 있긴 합니다만, 적어도 아인종만큼은 확실할 것 같습니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 대체 어떤 취지로 아인종을 이렇게 모델링을 했는지 이해가 안 갈 정도였거든요.


▲ 여기까진 뭐 무난무난합니다

▲ 어...너굴맨님?

그간 MMORPG에서 여러 수인 종족이 등장했습니다. 그 종족들은 제각각 특징은 다르지만, 분명한 건 어필하는 층에 맞춰서 확실하게 컨셉을 잡았다는 겁니다. 동물의 야성미를 강조해서 좀 더 리얼한 동물의 골격 구조에 인간을 끼워 맞춘다던가, 혹은 동물의 귀여운 점을 좀 더 부각하기 위해서 데포르메를 준다거나 하는 방식이죠.

그런데 '에어'의 아인종은, 이도저도 아닙니다. 동물의 리얼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털이나, 얼굴을 그렇게 묘사한 것까지는 좋았습니다. 그런데 귀여움을 부각하려고 데포르메를 준 게 잘 시너지가 안 나는 느낌입니다.

제 개인적인 느낌이긴 하지만, 하다못해 머리크기라도 더 자유롭게 줄이고 늘릴 수 있었다면 훨씬 나았을 겁니다. 얼굴은 리얼한 동물의 상인데 몸통의 윤곽은 이른바 '어좁형' 인간 캐릭터의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얼굴이 아무리 작게 해도 어깨선을 훌쩍 넘어갈 정도로 컸죠. 즉 인간의 느낌과 동물의 느낌이 이도저도 아니게 섞여버려서 어색함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아인종 문제는 엄밀히 따지면 이번 2차 CBT부터 발생한 건 아닙니다. 1차 CBT에서도 NPC로 등장했던 종족이고, 그때와 특징 자체가 크게 변한 건 없거든요. 그렇지만 NPC로만 등장했을 때와, 실제 플레이어블 종족으로 추가됐을 때는 접근하는 방향 자체가 달라집니다. 마치 남의 일일 때는 그냥 흘러 넘어가다가도, 자기 일이 되면 하나하나 꼬치꼬치 캐묻는 것과 같은 이치인 셈이죠. 이제와서 NPC까지 다시 모델링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플레이어블 아인종은 유저 피드백을 받고 개선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 귀엽다기보다는 뭔가 무서운데요...


한 단계 발전한 '에어', 한 번 더 도약해야 한다
MMORPG로서의 기본기와, 유저의 니즈에 부합하는 변화가 한 번 더 필요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에어', 1차 CBT 때는 총체적 난국이었습니다. 원래 MMORPG가 초반은 재미가 없다고 하는데, 그런 걸 감안한다고 쳐도 '에어'는 정도가 너무 심했습니다. 초반을 넘긴 다음에는 재미있었느냐,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비행선을 탄다는 것 외에 왜 '에어'인지 느낄 수 있는 구간이 희박했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왜 이걸 '에어'라고 한 건지 모를 지경이었어요.

그렇지만 2년 동안 개선을 거친 '에어'는, 그 희박했던 가능성을 틔우고 제 궤도에 올려놨습니다. 왜 만들었는지 모를 것들은 과감하게 정리했고, '에어'의 장점은 최대한 어필하는 식으로 만들었거든요. 초반 퀘스트의 과감한 정리, 비행선의 개편, 비행선과 탈것을 강조하는 퀘스트 구성, 입체적이고 방대한 RVR와 이를 강조하는 운영, 더욱 확장한 주거지 시스템 등은 1차 CBT를 했던 입장에서 보면 이보다 더 개선을 잘 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에어'가 지금 출시되도 괜찮냐고 묻기에는, 아직 아쉬운 점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동선이 개편되기는 했지만, 필드의 밀도나 MMORPG로서의 기본기는 조금 다듬을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무언가 새로 추가할 것 없이, 기존에 추가해둔 필드 보스라던가 정예몹 등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달라질 수 있을 겁니다.

▲ 툭하면 검은 사도들이 몰려오는데, 이런 요소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MMORPG의 근간인, '다수의 유저가 같이 접속해있고, 여러 유저들이 모여서 무언가 한다'라는 느낌이 제일 부족했거든요. 파티플레이가 처음부터 제한이 있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이를 유저가 하게끔 유도하는 게 없었습니다. 아니면 유저와 유저 간의 경쟁을 한다던가, 그런 요소들이 있어야 하는데 그마저도 레벨이 40에 열리는 등, MMORPG의 특징인 유저 간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빈도가 굉장히 낮았습니다. 즉 후반부 가면 좀 달라지긴 하는데, 초반과 중반에 그런 게 없어서 맥이 풀어진다는 게 좀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2차 CBT를 총평하자면, 어찌됐건 '에어'는 그 난관을 이겨내고 환골탈태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이미 있던 잠재적인 매력들이, 싹을 틀 저변을 만들어냈죠. 그 기세를 몰아서 '에어'가, 이번 2차 CBT에서 거론된 문제점을 다시 한 번 개선해서 그만의 매력을 만개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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