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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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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L 인사이드] 방황 끝, 돌아온 전설 - 젠지

박태균, 남기백 기자 (Laff@inven.co.kr)
▲ 좌측부터 '킬레이터' 김민기, '피오' 차승훈, '로키' 박정영, '에스더' 고정완, '태민' 강태민

최상위권 경쟁이 유독 치열했던 2019 PUBG 코리아 리그(이하 PKL) 페이즈2였다. 더욱 화끈하게 진행된 경기 속에 마지막 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최종 결과를 감히 예측할 수 없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우승 팀만큼은 일찍이 정해진 듯했다. 그 주인공은 명실상부한 페이즈2 최강 팀, 젠지였다.

젠지의 전신 KSV 노타이틀은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초창기를 지배했고, 이어 등장한 젠지 블랙-골드 역시 각종 대회의 트로피를 휩쓸었다. 그러나 작년 8월 젠지 단일 팀을 출범한 이후로는 한동안 재미를 보지 못했다. '윤루트' 윤현우, '에스카' 김인재 등 핵심 선수들의 부재와 함께 긴 슬럼프가 찾아온 것. 2018 PKL #2 정규 시즌을 14위로 마무리한 젠지는 2019 PKL 페이즈1에서도 14위에 그쳤다.

이후 2019 PKL 페이즈2를 앞둔 젠지는 '피오' 차승훈의 합류를 알렸다.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이 우려된 것도 잠시, 젠지는 곧바로 일을 냈다. 교전과 운영의 완벽한 조화를 뽐낸 그들은 1주 차 2경기 데이 우승을 시작으로 꾸준한 고득점을 이어가며 지난 페이즈1 우승 기록(365점)보다 무려 54점 높은 419점이란 대기록을 썼다. 독보적 강팀임을 입증한 젠지는 곧 펼쳐질 MET 아시아 시리즈에서도 우승 트로피만을 바라보고 있다.



Q. 오랜만에 우승이다. 소감 먼저 말해달라.

'로키' : 1년 만이기도 하고, 1인칭으로 한 첫 우승이라 정말 기쁘다.

'태민' : 이 우승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MET 아시아 시리즈는 물론 이어질 모든 대회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피오' : 커리어 첫 우승인만큼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기쁘다. 앞으로 더욱 노력해서 글로벌 챔피언십까지 진출하고, 거기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겠다.

'킬레이터' : 페이즈1은 동부 리그 2위로 마무리했는데, 이번엔 서부 리그 1위로 페이즈를 마무리해 매우 기쁘다.

'에스더' : 오랜만에 달성한 우승이라 즐겁지만, 부족한 점도 많았다. 아쉬운 점들을 보완하고 실수를 줄여 올해 남은 모든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겠다.


Q. 이번 페이즈2에서 평균 순위 4위, 평균 득점 35점의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다. 독보적 강팀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로키' : 아무래도 '피오'의 합류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 다음은 코치님과 '킬레이터'의 역할이 반 정도이고, 내 역할은... 남은 부분의 삼분의 일 정도가 아닐까(웃음).

'에스더' : 게임단 측에서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태민' : '피오'의 정보와 노하우를 모두가 공유하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또 코치님과 '킬레이터'는 잠을 줄여가면서 경기를 분석하고 공부했다. 이에 기존 선수들이 좋은 영향을 받았고, 모두의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Q. 많은 팀의 플레이 스타일이 페이즈1보다 공격적으로 변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젠지의 페이즈2는 어땠나.

'킬레이터' : 우린 딱히 공격적인 운영을 추구하지 않았다. 오히려 안전 구역에 연연하지 않고 천천히 외곽을 돌며 적들을 잡아내는 쪽을 택했다. 외곽을 돌면 필연적으로 교전을 많이 하게 되는데, 대부분 승리하고 킬 포인트를 많이 챙기다보니 팬분들은 공격적이라고 느꼈을 것 같다.

'피오' : 그대로였던 팀도 많았지만, 기존 상위권 팀들의 경우 디토네이터 빼고 플레이 스타일이 모두 바뀌었다. 그 부분에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해 최상위권에 오르지 못한 것 같다. 우리가 준비한 전략은 효과가 매우 좋았다고 본다.


Q. ('에스더'에게)KSV 노타이틀 해체 후 오랜 기간 중위권에 머물렀다. 젠지의 터줏대감인 만큼 이번 우승이 각별할 텐데.

'에스더' : 1인칭으로 바뀐 후 거둔 첫 우승인데, 마침 생일이어서 더욱 뜻깊고 행복했다. 그보다 게임단에서 나를 믿어준 것에 대해 보답할 수 있어서 기뻤다.


Q. 지금까지 헤맸던 이유와 극복한 방법이 궁금한데.

'에스더' : 지금까지 안전 구역 중앙에 진입하려는 오더를 위주로 게임을 했다. 또 팀원 모두가 주도권 개념에 대해 잘 몰랐다. 그런데 '피오'가 오며 안전 구역 외곽과 중앙을 넘나드는 유연한 운영을 배웠고, 교전 능력도 더욱 강해지며 팀이 전반적으로 성숙해졌다.


Q. 승자 인터뷰에서 '킬레이터' 이야기를 꼬박꼬박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에스더' : PKL은 물론 해외 경기까지 시청하며 다양한 전략을 짜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의 실수나 부족한 점을 고칠 수 있게 해주고, 게임을 쉽게 풀어나갈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솔직히 당장 다른 게임단에서 선수로 뛰어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텐데, 우리를 위해 팀에 남아줘서 정말 고맙다.


Q. ('로키'에게)'에스더'와 마찬가지로 2018 PGI 3인칭 우승 이후 한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간 맘고생이 심했을 것 같다.

'로키' : 사실 2018 PGI 우승 이후 이대로만 가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에스카' 선수와 '심슨' 선수가 하나씩 떠나가더라(웃음). 의지할 형들이 사라져서 한동안 힘들었고, 시야도 좁아졌다. 그런데 이번에 '피오'의 합류로 많은 것을 배웠고, 개인적으로도 많이 성장했다.


Q. 현 팀원들과의 호흡이나 케미를 자랑한다면.

'로키' : 동갑 친구 '태민'과 다른 형들,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좋다. 만약 우리가 절벽에서 떨어진다면 그 누구도 서로의 손을 놓지 않을 것이다(웃음).


Q. ('킬레이터'에게)페이즈2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킬레이터' : 당연히 있다. 프로게이머로서 경기를 뛰지 못하는 건 아쉽지 않을 수 없다. 다만 경기에 출전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게 분명히 있다. 만약 주전 팀원들이 배우려는 의지가 없었다면 개인 연습만 했을 텐데, 모두 함께 배우고 노력하는 분위기여서 열심히 도와줄 수 있었다.


Q. 이번 우승에 본인의 지분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킬레이터' : 한 게 없지는 않으니, 10% 정도는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보다 겸손한 수치다) 그렇다면 20%로 하자(웃음).


Q. ('태민'에게)두 팀을 거쳐 젠지에 합류했는데, 지난 페이즈1에서 부진할 때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또 어떤 마음가짐으로 페이즈2에 임했나.

'태민' : 팀에서 나를 영입할 때 기대를 많이 했을 텐데,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자신감이 많이 떨어지고 부담도 커졌다. 내가 실수가 가장 많다보니 실수를 최대한 줄여야겠다는 생각으로 페이즈2에 임했고, 이번 우승으로 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냈다.


Q. 사격 실력에 비해 운영 능력이 아쉽다는 의견이 많다.

'태민' : 나도 인정한다. 남들보다 생각을 잘 못한다. 대회가 없는 동안 그런 부분을 최대한 보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Q. ('피오'에게)현재 PUBG 프로씬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인데, 본인의 역할이나 실력에 대해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나.

'피오' : 젠지에 처음 합류하고, 지금까지 배운 모든 것들을 1부터 100까지 팀원들에게 알려줬다. 특히 교전을 위주로 알려줬는데, 팀원들이 잘 이해해줘서 다행이었다. 실력 같은 경우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욕심이 너무 많아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하고 싶고, 대미지 1등, 킬 1등, 생존 1등을 모두 하고 싶다.


Q. 젠지에 합류하고 가장 크게 느낀 점이 있다면.

'피오' : 선수들에게 정말 잘 해준다는 점이다. 다른 팀들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젠지는 선수만을 위한 게임단이라는 느낌이다. 모니터 교체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자마자 바로 바꿔주고. 한 달마다 마우스 패드를 교체해야 하는 내 습관도 곧바로 이해해줬다. 이외에도 정말 많은데, 쉽게 말해 지원이 끊이질 않는다(웃음).


Q. 네이션스 컵에 참가할 국가대표 선수를 뽑는 투표가 끝났다. 본인이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피오' : 솔직히 나는 갈 것 같다(웃음). 주변 선수들에게 응원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몸은 여기 있지만, 영혼은 네이션스 컵에 있다. 만약 국가대표가 되어 네이션스 컵에 출전한다면 재밌고 후회 없는 경기를 치르고 싶다. 전 세계 선수가 모두 모이는 축제에서 한국과 PKL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

본 인터뷰는 네이션스 컵 로스터 발표 전인 7월 4일(목)에 진행됐습니다.


Q. (배승후 코치에게)젠지의 우승으로 국가대표팀 코치로 확정됐다. 네이션스 컵에 임하는 각오가 궁금한데.

배승후 코치 : 선수단이 어떻게 구성되든 상관 없다. e스포츠 종주국인 한국 대표로서 반드시 우승하겠다. 그 후에 항상 응원해주는 아내와 딸,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Q. 한편, APK 프린스와 OGN 엔투스 에이스는 각각 2점, 5점 차이로 MET 아시아 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같은 프로게이머로서 두 팀 선수들이 느낄 안타까움에 크게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피오' : 나도 2018 PKL #2에서 1킬 차이로 국제 대회 진출에 실패했었기에 어떤 기분일지 잘 안다. 나 같은 경우엔 많은 기대를 품고 참가한 첫 시즌이었는데,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고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다. 다행히 주변 사람들의 조언과 응원을 듣고 다시금 맘을 다잡을 수 있었다.

그때부터 무작정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고, 꾸준히 노력하니 결국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 APK 프린스와 OGN 엔투스 에이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당연히 노력하겠지만, 이번 결과의 아쉬움을 잊지 말고 두 배, 세 배로 노력한다면 다음 페이즈부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Q. '에스더'-'로키'-'태민'은 오랜만에, '피오'는 처음으로 국제 대회에 참가한다. 염려되는 부분은 없나.

'에스더' : 지금까지 국제 대회에 꽤 여러 번 참가했는데, 한 번도 긴장해본 적이 없다. 태국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우리 집 안방에서 게임하듯 좋은 경기력 보여드리겠다.

'피오' : 아무래도 처음이다보니 어느 정도 긴장된다. 그래도 1라운드만 끝내면 맘이 편해질 것 같다. 경기를 치르면서 웃음이 끊이지 않을 것 같다.


Q. MET 아시아 시리즈엔 강호로 꼽히는 북미, 유럽 팀이 없다. 어떤 경기 양상을 예측하는지.

'태민' : 모든 팀이 만만치 않지만, 중국 팀들이 특히 잘 한다. 중국 팀들의 플레이를 주의하면서 다른 작은 변수들만 제거한다면 우승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킬레이터' : 해외 대회는 국내 대회와 달리 풀리지 않는 이상한 변수들이 있다. 해외 팀들 특유의 전략에 당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다. 또 운영적인 면에선 아무래도 PKL이 다른 지역보다 우위에 있다고 본다. 가장 강한 지역이 중국인데, 대부분 중앙 운영을 좋아하고 외곽을 도는 팀이 거의 없어서 몇 가지 변수만 예측하면 경기를 잘 풀어갈 수 있을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킬레이터' : 이번 MET 아시아 시리즈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 글로벌 챔피언십 추가 시드는 한국 것이다.

'피오' : 첫 국제 대회인만큼 준비를 지금보다 더 철저히 하겠다.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태민' : 방콕에서 맛있는 걸 많이 먹고 오겠다.

'로키' : 성적에 상관없이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여러분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있는 것이다. 젠지를 후원해주는 시디즈, 삼성 SSD, 나이트호크, 레이저에게도 고맙다.

'에스더' : 우리가 최고의 경기력을 낼 수 있게 도와주는 케빈 추 구단주님과 크리스 박 대표님, 아놀드 허 지사장님, 실비아 이사님과 이지훈 단장님, 이원민 차장님을 비롯한 모든 젠지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또 가을이 다가오고 있는데. 가을의 젠지를 제대로 보여드리겠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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