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경기도가 e스포츠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가파르게 성장 중인 e스포츠 산업에 발맞춰 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구축하고 문화 도시로서의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다.

4년간 134억 원의 예산이 투자될 해당 계획의 가장 큰 부분은 바로 신규 e스포츠 경기장 건설이다. 300석 이상 규모로 조성될 e스포츠 경기장은 대회 유치와 동시에 복합 문화 콘텐츠 공간으로 활용되며 국내외 e스포츠 팬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계획 실행을 위해 경기도는 지난 1월부터 7월 1일까지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부지 선정 공모를 진행했다. 안산, 용인, 성남, 부천시가 사업에 공모한 가운데, 네 개 시 중 한 곳만이 경기도의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선정 지역은 2020년까지 전체 사업비의 50%, 최대 100억 원을 지원받게 된다.


선정 발표일 20일에 앞서, 공모 사업에 신청한 네 개 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첫 번째 주자는 안산시다. 안산은 경기 서남부에 위치해 있으며, 경기도권 대도시인 인천-수원에 인접해 있다. 인구는 65만으로 일반시 중에서 큰 편이지만, 성남-부천-용인보다는 적다. 반월국가산업단지가 있는 수도권 공업의 핵심지다.






안산시
키워드 : 유원지 활용 복합 놀이 공간-중국 등 해외 교류전-프로 게임단 지역 연계



안산시 문화예술과 이철승 주무관은 처음에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사업 규모가 워낙 커서 눈에 띌 수밖에 없었고, 여러 가지 조사를 하다 보니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며 공모 신청의 이유를 밝혔다. 또한, 이번 사업을 통해 안산시 이미지를 바꾸겠다는 의지다. "경기도에서 처음 하는 사업인데, 매번 끌려다니는 안산에서 벗어나 선도하는 안산이 되기 위해 이번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업에 선정된다면 경기장은 2022년 12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300석 규모의 주 경기장과 보조 경기장, 방송실, 푸드코트, PC방 등 다양한 공간들이 함께 들어선다.

e스포츠 경기장 건립의 가장 큰 문제는 활용 방안이다. 현재 서울에도 몇 개의 e스포츠 경기장이 있지만, 모두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 주무관은 "문제는 알고 있다. 우리는 국내 경기뿐만 아니라 중국 등 해외 교류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긴 이르지만, 내부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부분들이 있다. 시작은 아마추어 대회지만, 프로 대회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안산시는 e스포츠 경기장의 활용성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 주무관은 "처음부터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다. 과연 관객 동원이 되고, 경기장을 유지할 수 있고, 안산시를 홍보할 수 있느냐에 관해서 의문이 있었다. 그러나 롤파크를 둘러보고,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으니 확신이 생겼다. 시설 활용 방안이나 홍보 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이 잡혔다"고 적극적으로 이야기했다.

프로게임단과의 지역 연계도 추진 중에 있었다. 현재 활동 중인 게임단을 안산시가 지원해, 지역 e스포츠 활성화와 유망주 발굴에 힘쓴다. 최근 문제 되고 있는 게임 과몰입 및 중독 치료 프로그램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안산시 프로게임단을 만드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안산시의 경쟁력을 '놀자, 안산'으로 표현했다. 이 주무관은 "우리가 선정한 경기장 부지 근처에는 다양한 여가 시설들이 있다. 미술관, 도서관, 호수, 유원지 등이 함께 있다. 당장 경기장 자체가 유원지 안에 있기도 하다. 안산 e스포츠 경기장은 복합 놀이 공간이 될 것이다"라며 하나의 작은 테마파크를 떠올리게 했다.

사업을 향한 안산시의 열망은 강했다. 이 주무관은 "시 자체적으로 관심이 크기 때문에 단독 경기장 건립도 가능할 수 있다"며 의지를 내비쳤다.



장소 : 초지역 도보 5분 거리
경기 안산시 단원구 동산로 268, 화랑유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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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이 들어설 장소는 안산시 단원구에 화랑유원지 3주자창이다. 역세권으로 접근성이 좋은 편이었다. 바로 근처에 4호선-서해선 초지역이 지나가고, 대규모 주거 지역이 형성돼 있다. 화랑유원지는 많은 시민이 캠핑이나 여가 활동을 위해 찾는 곳이기도 했다.

이 주무관은 "초지역에서 직선거리로 400m 정도이며, 도보로 5분 정도면 갈 수 있다. 현재는 4호선과 서해선만 개통돼 있지만, 2024년에 KTX까지 연결될 예정이라 경기권은 물론 지방에서도 접근하기 편리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산시는 e스포츠 경기장을 향한 지역적 수요도 충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주무관은 "근처 8천 세대가량의 아파트가 최근 완공됐고, 주거 지역이 많다. 또한, 공공기관이나 미술관 등 각종 시설이 가까이에 자리하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유원지라 유동 인구가 많은 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