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홍콩 사이버포트에서 개최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리더쉽 포럼 2019 (이하 DELF2019)에 다양한 국적의 e스포츠 관계자들이 모여 e스포츠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한국에서는 한국 e스포츠 협회(이하 케스파)의 김철학 사무총장이 연설자로 참여하여 한국 e스포츠의 발전 과정과 앞으로 성정을 위해 필요한 과제들을 주제로 홍콩의 e스포츠 관계자 그리고 팬들과 함께 교류에 나섰다.



포럼 종료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철학 사무총장은 직접 포럼에 참여하며 느낀 점과 홍콩 e스포츠 비롯한 동남아 지역 e스포츠의 현황 그리고 국가 대항전의 중요성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전했다.

Q. DELF 2019에 연설자로 참여한다. 어떤 계기로 참여를 결정했는지?

이전에 홍콩의 카올룬 e스프츠와 아카데미 사업을 진행했었고, 이외에도 여러 가지 홍콩과의 교류 사업이 있었고, 사이버포트에서 이번 행사를 기획하면서 초청을 통해 참여하게 됐다. 행사 외에도 아카데미 캠프 혹은 케스파와 함께 진행할 수 있는 여러 사업 등에 대해 협의하고 홍콩 e스포츠 현황에 대해 파악하며 현지의 다양한 e스포츠 기업이나 투자자들과의 네트워킹을 위해 왔다.


Q. 이번 포럼에서는 어떤 주제로 연설을 진행했는지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한국 e스포츠는 문화적 측면과 산업적 측면이 존재한다. 그중 산업적 측면에서 어떤 사업들이 진행되어 왔으며, 그 사업에 있어 케스파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향후 성장을 위한 과제는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을 발표를 통해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Q. 행사를 계기로 홍콩 e스포츠 종사자들과 많은 교류가 있었을 텐데, 홍콩의 e스포츠에 산업에 대해 느낀 점이 있다면?

대만, 마카오와 함께 홍콩이 LoL 5대 지역 리그 중 하나인 LMS를 구성하고 있지만 순혈 홍콩팀은 아직 없다고 들었다. 때문에 아직 홍콩의 e스포츠 사업은 시작 단계라고 생각하며 해결할 과제가 많다고 느꼈다. 다만 긍정적인 부분은 홍콩의 사이버포트는 실리콘 밸리처럼 다양한 IT 기업과 스타트업들이 구성원으로 존재하는데 이곳에서 핵심적으로 생각하는 유망 사업으로 e스포츠를 꼽고 있다는 점이다. 홍콩 정부 차원에서도 e스포츠 사업을 미래 산업으로 주목하며 육성 의지를 보인다는 점 또한 알게 됐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민간의 교류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의 교류를 기획한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Q. 홍콩 e스포츠 협회장인 '에릭 영'과의 인터뷰에서 케스파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쪽 e스포츠 협회에서는 협회라는 이름을 걸고 있지만 한국처럼 선수나 팀을 주축으로 정부와 함께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가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회가 많다.

반면 케스파는 지난 20년간 한국 e스포츠를 대표하는 단체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나 부정적인 측면에서나 모두 시행착오를 겪었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협회가 지향해야 하는 가치를 배워가며 결국에는 e스포츠 시장 발전을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해외의 단체들은 이러한 시행착오도 아직 겪지 못한 시작 단계기 때문에 케스파를 롤모델로 평가하는 것 같다.


Q. 홍콩 뿐 아니라 대만 그리고 베트남 지역과의 교류 현황도 궁금하다.

과거 대만과는 '스페셜포스'를 통해 함께 리그를 진행한 경험이 있고, 베트남의 경우는 베트남 e스포츠 협회가 설립될 때 컨설팅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다만 이후 교류가 지속해서 이루어지지는 못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그 당시에는 각국에서 인기 있는 종목들의 괴리가 큰 편이었다. 한국은 '스타크래프트'가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었고, 다른 종목들을 진행할 여지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는 공통으로 인기가 있는 종목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런 종목을 통해 더욱 활발한 교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앞서 진행된 'MSI'와 '리프트 라이벌즈' 등 국제전이 큰 이슈를 끌었다. 케스파는 국가 대항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타 국가의 협회와 교류를 통해 국가 대항전을 다양화시킬 계획할 생각이 있는지 궁금하다.

앞서 밝혔던 것처럼 과거에는 지역별로 인기 있는 종목의 편차가 심해서 공통 종목을 찾아 대회를 기획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였다. 하지만 지금은 전 세계가 공유하는 인기 종목들이 생겨났고 그런 종목을 중심으로 월드 챔피언십들이 생겨나는 추세다. 현재의 단계를 거쳐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클럽팀이 맞붙는 경기에서 어느 팀이 가장 잘하는가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지만, '어느 국가가 가장 잘하는가?' 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이 흥미를 갖고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축구로 비유하자면 세계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클럽팀을 궁금해하기도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국가 또한 어딘가도 궁금해한다.

이제서야 그런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과거에는 한국이 독보적인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국가 대항전이 큰 의미를 갖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종목에서 다양한 국가의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졌고, 종목에 따라 한국과 대등하거나 추월하기도 하는 현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때문에 국가 대항전에 대한 팬들의 궁금증이 이전보다 증가했고, 클럽 챔피언십과는 또 다른 재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국제전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정한 경기 진행을 위해 새로운 국제 경기 표준도 필요하며 참여하는 선수들도 실력뿐만 아니라 상대 팀 선수들에 대한 존중과 품위를 갖춰야 한다. 이런 부분이 충족되면 향후 아시안 게임이나 올림픽 등에서 종목으로 채택됐을 때 대중들에게 e스포츠가 게임 마니아들만의 문화가 아닌 전통 스포츠의 정신을 계승하는 하나의 또 다른 스포츠로 인식이 확대될 것이고, e스포츠 선수들의 사회적 지위나 자신이 갖는 프라이드가 자연스럽게 향상될 것이기 때문에 단순한 친선 경기를 넘어 정식 A매치 국가 대항전으로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국제전 활성화는 e스포츠의 성장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지난 6월 14일에 열렸던 한국과 스웨덴 간의 친선 경기 역시 이러한 생각에서 나온 결과이며 기존에 한-중, 한-일 대항전을 정식 A매치 국가 대항전으로 승격시키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다른 동남아 지역과의 교류 역시 많은 관심이 있으며 정부와 함께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들을 수립하고 있다.


Q. 끝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 케스파는 e스포츠 발전을 위해 원활한 협업 관계를 돕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 글로벌 e스포츠의 성장을 위해서는 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여느 때보다도 그 뿌리에 대한 중요성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선수나 e스포츠 관련 직업군이 양성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글로벌 파트너와의 긍정적인 협업을 기대하고 있으며 정부와 함께 다양한 국가 대항전을 만들어나가는 것에 집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