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일, 오버워치 리그 시즌2의 최하위권 팀 간의 대결이 있었다. 이때만 해도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워싱턴 저스티스(19위)와 플로리다 메이햄(20위)이 펼친 풀 세트 경기가 현 스테이지4 2주 차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자랑하는 팀 간 경기일 수 있다는 것을. 바로 다음 대진에서 두 팀은 우승팀인 밴쿠버 타이탄즈와 런던 스핏파이어를 꺾을 정도로 막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밴쿠버-런던와 런던이 1주 차 승리로 현 메타에 적응한 것처럼 보였기에 2주 차의 워싱턴-플로리다의 승리가 더 놀라웠다.

워싱턴-플로리다 외에도 스테이지4의 이변은 끊이질 않았다. 토론토 디파이언트마저 바로 전 스테이지의 우승팀인 상하이 드래곤즈를 꺾었고, 청두 헌터즈가 시즌2위 뉴욕마저 4:0으로 완파한 것이다. 메타 변화의 흐름을 타고 올라오는 하위권 팀의 기세가 정말 매섭다. 이제는 정말로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버워치 리그 시즌2 스테이지4 2주 차 이변?

워싱턴 저스티스(현 시즌 19위) 4 vs 0 밴쿠버 타이탄즈(1위 - S2 스테이지1 우승)
청두 헌터즈(12위) 4 vs 0 뉴욕 엑셀시어(2위 - S1 스테이지 2, 3 우승)
플로리다 메이햄(20위) 3 vs 1 런던 스핏파이어(6위 - S1 스테이지1 우승, 종합 우승)
토론토 디파이언트(18위) 2 vs 1 상하이 드래곤즈(9위 - S2 스테이지3 우승)


워싱턴-플로리다 이변 비결은?
최하위권 '신호등 팀'? 딜러진 화력에 불 붙어


▲ '코리' 활약 4:40초 (출처 : OWL 공식 유튜브)

이번 시즌, 워싱턴-플로리다-LA 발리언트는 한동안 최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팀이었다. 이들의 팀 색깔로 비유해 '신호등 팀'으로 불리며 아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었다. 가장 먼저 초록색을 담당하던 LA 발리언트가 스테이지3에서 달라진 모습으로 PO권까지 진출하며 최하위권에서 탈출한 상태지만, 스테이지4 분위기는 모르는 상황이다. 오히려 최하위권에 있던 워싱턴과 플로리다가 대이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것도 압도적인 세트 스코어 격차로 우승팀을 잡아내면서 말이다.

이런 두 팀의 가장 큰 변화는 딜러진의 활약이다. 새로운 메타 변화와 함께 딜러진들이 출격해 승부를 결정지을 만큼 놀라운 활약을 선보였다. 이전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딜러들이 물만난 고기처럼 승부를 가를 법한 맹활약을 펼치면서 경기 양상을 바꿔놓았다.

먼저, 밴쿠버전을 승리로 이끈 워싱턴의 '코리'가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스테이지3부터 딜러가 기용되자 위도우메이커로 잠재력을 발휘하더니 스테이지4에서 그 실력이 제대로 드러났다. 초반부터 밴쿠버의 공격을 저격으로 완벽히 틀어막는 경기가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두 번의 완막으로 이어졌다. 최상위권 프로팀이 힘을 못쓸 정도로 압도적인 저격 능력을 자랑한 것이다. 게다가, 이제는 위도우메이커 외에도 한조-리퍼까지 다루며 팀의 핵심 딜러 역할을 해내고 있기에 더 놀랍다고 볼 수 있다. 작년부터 리그에서 활동한 경험 많은 힐러-탱커들이 받쳐주면서 '코리'가 날개를 달았다.


플로리다 역시 현 메타와 로스터 변화와 함께 이변을 만들어낸 팀이다. 워싱턴에 비해 아직 뚜렷한 성적을 낸 것은 아니지만, 워싱턴과 접전을 펼치고 시즌1 우승팀인 런던을 꺾으면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딜러인 '사야플레이어' 하정우의 화력이 폭발하는 날이면, 런던전에서 볼 수 있듯이 누구도 막지 못한다. 옵저버마저 주목할 수밖에 없는 그의 에임이 제대로 나오면서 승리로 향할 수 있었다.

이렇듯 딜러진의 활약에 따라 경기 결과가 충분히 바뀌는 게 지금까지 스테이지4의 추세다. 중-하위권이라도 딜러진의 화력만으로 충분히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기에 승자 예측 역시 쉽지 않다. 토론토 디파이언트로 합류한 '로직스', 애틀란타 레인의 '어스터' 정준까지 시즌 중-하위권 팀의 딜러 활약들이 다들 만만치 않다.

이제 정말 에임 하나로 경기 결과가 손바닥 뒤집듯이 분위기가 바뀌는 시기가 다시 찾아왔다. 여전히 시즌1 최고의 딜러진들이 활약할 것인가, 중-하위권 팀의 의외의 저력을 2주 차처럼 계속 발휘할지 아무도 모른다.


3주 차 주목할 만한 매치업
밴쿠버 vs 시즌1 결승주자, (구)신호등 팀 벼랑 끝 대결


2주 차가 순위 격차가 큰 팀 간 대결의 연속이었다면, 3주 차는 치열한 순위권 대결을 앞두고 있다. 가장 먼저 지난 주 시즌 최하위팀에게 일격을 맞은 런던과 밴쿠버의 대결로 시작한다. 두 팀 모두 첫 시작은 좋았으나 1패의 오점을 남기며 '이번 메타에서 강한지 모르겠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시즌2 상위권 팀의 대결인 만큼 큰 관심 속에서 많은 게 달린 경기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밴쿠버는 이번 주에 시즌1 그랜드 파이널 준우승팀인 필라델피아 퓨전과 대결 역시 남은 상태다. 딜러진의 맹활약으로 시즌1 결승전까지 올라갔던 두 팀과 밴쿠버의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다음은 앞서 말한 '신호등' 팀 간 대결도 앞두고 있다. 초록색을 담당하던 LA 발리언트(시즌 14위)와 휴스턴 아웃로즈(시즌 15위)가 스테이지3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이미 탈출했다. 시즌 성적 자체는 워싱턴-플로리다와 격차가 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스테이지4 자체는 워싱턴-플로리다의 기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이들 간의 대결에 주목할 만하다. 여기서 패배하는 팀은 정말로 꺼져버린 신호등 불빛으로 남을 수 있다. 중위권 도약을 위해 필승을 다짐해야 하는 매치로 스테이지4의 기세를 확실히 증명할 수 있는 순간이기도 하다.

▲ 스테이지4 3주차 대결


이미지 출처 :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