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프릭스 카트라이더팀은 문호준과 쌍두마차로 유명한 ‘유영혁’을 비롯해 ‘강석인’, ‘이중선’, ‘정승민’, ‘홍승민’ 등 5명 엔트리를 꾸렸다. 5인이 제대로 된 합을 맞춘 지는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만, 7월 27일 열린 오프라인 팀 예선에서도 조 1위로 본선 진출을 확정지어 본선에 합류했다.

팀의 중심인 유영혁은 지난 시즌1에 문호준과 강석인, 이은택, 최영훈과 함께 카트라이더 역사상 역대급 슈퍼팀으로 불릴만한 팀이었다. 준우승이라는 성적이 결코 낮은 성적이 아님에도 팀의 인지도나 네임벨류로 봤을 때 준우승은 자존심이 상할만한 정도였다. 적어도 문호준이나 유영혁에게는.

유영혁은 수 년 전부터 문호준의 라이벌로 문호준과 함께 카트라이더를 이끌어가는 슈퍼 스타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 문호준과 팀을 이룬 플레임에서 유영혁은 더이상 팀의 중심이자 주인공이 아니었다. 하나의 팀에 두 명의 판타지 스타는 필요 없던 것일까.

유영혁은 팀에서 제대로 된 자리를 잡지 못했다. 본인 스스로도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렸다고 말했으니까. 유영혁은 다시 본인 중심의, 자신만의 팀을 만들기 위해 아프리카 프릭스의 멤버들을 꾸렸다. 시즌2 개막(17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만난 유영혁, 그리고 아프리카 프릭스는 누구보다 대회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Q. 오랜만이다. 시즌1 인터뷰가 끝나고 어떻게 지냈나?

유영혁 : 시즌1이 워낙 흥행하다 보니까 시즌2가 금방 열릴 줄 알았다. 그래서 대회가 끝나자마자 팀원을 구하면서 연습에 몰두했다. 그런데 시즌2가 이렇게 늦게 시작할 줄 몰랐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인데, 그래도 그사이에 이벤트 대회나 행사 등 다양한 볼거리는 있어서 팬들의 심심함은 어느 정도 달래줬다고 생각한다.

강석인 : 대회가 워낙 흥해서 개인 방송을 열심히 했다. 다음 시즌에 대한 준비도 하면서 지내다 보니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이중선 : 시즌1때는 대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좋은 기회인 것 같아서 참여하게 됐다. 개인 방송 덕에 게임을 쉬진 않았다. 그리고 결승전 때 초청을 받아서 가봤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더라. 그게 시즌2를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한 계기이기도 하다.


Q. WEC 대회에서는 해설자로 깜짝 변신하기도 했다.

유영혁 : 원래는 허준 캐스터와 김대겸 해설위원이 진행하는 건데, 김대겸 해설위원이 오후에 다른 일정이 있어서 오후만 내가 대신하게 됐다. 나도 온라인이지만, 개인 방송에서 해설 경험이 있어서 부담스럽거나 긴장이 되진 않았다. 당시 관객들 중 내 팬들도 많아서 편안했다. 팬들의 반응도 괜찮았던 것 같다.


Q. 아프리카 프릭스와는 어떻게 함께 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유영혁 : 아프리카TV가 예전부터 카트라이더에 관심이 많았다. 스폰서로 후원을 해준 적도 많고, 멸망전으로 대회를 열기도 했다. 마침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서로 윈-윈하는 관계로 잘 맞았다. 이 정도의 후원을 받은 적이 없다. 숙소도 훌륭하고, 정말 연습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다. 사실 우리가 우승 후보급의 전력은 아닌데, 이 정도 대우를 해주는 아프리카 측에 정말 감사드린다. 꼭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

강석인 : 선수 지원을 정말 아낌없이 해주시는 것 같다. 10년이 넘게 활동했는데, 후원이 정말 역대급이다. 연습 환경이 좋아졌기에 꼭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

이중선 : 같은 의견이다. 1년 정도 쉬다가 다시 리그에 참여하는데, 환경이 좋아진 만큼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


Q. 현재 팀원 라인업이 결성하게 된 과정이 궁금한데?

유영혁 : 시즌1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부터 강석인, 이중선 선수와는 일찌감치 함께하기로 했다. 이제 나머지 멤버를 구해야 하는데, 이미 검증된 뛰어난 선수들은 다 팀이 있더라. 그래서 스피드전과 아이템전을 모두 잘하는 선수를 구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어서 차라리 아이템전에 힘을 주는 쪽으로 노선을 바꿨다. 그렇게 찾은 선수가 정승민과 홍승민이다.

강석인 : 그래도 아직 두 친구가 아이템전에 대해 완벽하진 않기 때문에 내가 많이 알려주고 있는 중이다.



Q. (유영혁, 강석인에게)시즌1 플레임은 최고의 올스타라는 극찬을 받은 팀이다. 하지만 준우승을 차지해 아쉬움이 컸을 것 같은데?

강석인 : 정말 많이 아쉬웠다. 1~2주 정도는 계속 아쉬움이 남아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다. 과정에서도 아이템전은 항상 이겼는데, 스피드전에서 이기다가 계속 역전을 당해 아쉬움이 컸던 것 같다.

유영혁 : 다른 선수들이 아쉽다는 정도라면 나랑 호준이는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팀에 도움이 많이 되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



Q. 지난 시즌 유영혁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뭔가 본인만의 색깔을 잃어버린 느낌도 있었다.

유영혁 : 일단 다들 아이템전을 잘하기 때문에 아이템전은 출전한 적이 없고, 지난 시즌이 유독 더 어둡게 보인 이유가 개인전 결과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팀전에서도 지금까지 내가 출전한 모든 대회 중 가장 나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항상 내가 주인공인 팀, 그런 플레이 스타일 위주로 하다가 약간 팀을 서포팅하는 역할을 하려고 하는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했다.

호준이와 한 팀이어서 그런지 팬들이 정말 많아졌는데, 그만큼 팬들을 의식하니까 무조건 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강박이 좀 생겼던 것 같다. 그런 걸 의식하다 보니까 플레이에 집중도 잘 안 되고, 무리한 플레이로 스스로 말렸다. 그래도 그것과 별개로 가장 재밌게 연습하고 지냈던 팀이기도 하고,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값진 경험도 많이 했다.


Q. 이번 시즌에는 예선을 통해 본선에 올랐다. 정말 오랜만의 예선인 것 같은데?

유영혁 : 이번 예선에서 에이스 결정전을 갔는데, 그런 경험 자체가 처음이었다. 자존심이 좀 상했다. 에이스 결정전 상대가 황인호(지난 시즌 개인전 4위)라서 힘들기도 했고, 다행히 이겨서 조 1위로 진출하긴 했다.


Q. 객관적인 현재 아프리카 프릭스의 폼은 어느 정도인가?

유영혁 : 개막전 상대가 긱스타인데, 아이템전은 질 것 같지 않다. 다만, 스피드전은 긱스타와 비슷하다. 나 외에 나머지 한 명만 잘해주면 무조건 이길 자신은 있다. 이중선 선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연습 때도 이중선 선수가 본인 역할을 해주면 80%이상 이겼던 것 같다.

이중선 : 그런 부분을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약간 부담이 되기도 한데, 플레이 스타일 자체도 약간 기복이 있는 편이다.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서도 달라지고, 내 플레이 스타일이 초반부터 빠르게 치고 나가 역전할 각을 잘 주지 않는 편인데,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가 가장 어렵다. 그리고 이번 시즌 맵도 내가 좋아하는 맵 스타일(어렵고 좁은 맵)은 하나도 없다.


유영혁 : 카트 리그 공식 맵 선택에 있어서 선수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유저들에게 쉽고 익숙한 맵이나 리그를 통해 홍보하려는 맵들 위주로만 되는 경향은 있다. 넥슨의 입장을 이해하긴 하지만, 선수들 입장에서는 어려운 맵일수록 실력 차이가 드러나는데, 그런 부분이 조금 아쉽다.


Q. 가장 경계되는 팀은 어디인가?

유영혁 : 샌드박스가 0순위다. 지난 시즌 우승팀이고, 지금도 제일 잘하는 것 같다. 한화생명도 마찬가지로 스피드와 아이템전 밸런스가 굉장히 좋다. 우리는 A조로 긱스타, 샌드박스, 원큐와 같은 조인데 현실적으로 긱스타와 2위 싸움을 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어떤 선수라도 나는 다 이길 자신이 있는데, 팀원들이 실수 없이 잘 따라와 줬으면 좋겠다. 긱스타 같은 경우는 아이템전이 약하고 스피드가 강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달라.

유영혁 : 시즌1을 통해서 유입된 팬들이 많다. 그런 팬들은 내 전성기 시절을 보지 못했던 팬들도 많은데, 그런 모습을 이번 시즌에 다시 보여드리겠다. 그리고 팀원인 정승민, 홍승민 선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카트 선수로 10년 정도 활동하면서 이렇게 좋은 환경과 대우를 받은 적은 처음이다. 이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지 말고 조금만 더 열심히 해줘서 좋은 성적으로 다음에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강석인 : 항상 응원해주시고, 현장에 찾아와 주시는 팬들에게 감사드리고, 이번 시즌 아프리카 프릭스팀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이중선 : 개인적인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좋은 팀을 만났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