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러가 제일 별로인데? '마블 어벤져스: A-Day'를 시연하고 나와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근데 진짜다. 게임은 정말 잘 뽑혔다. 트레일러 영상을 보면서 별로라고 생각했던 영웅들의 비주얼은 정작 인게임에선 전혀 거슬리지 않았다. 그리고 일단 플레이 자체가 재밌었다. 시연 도중 프로그램 충돌 때문에 날아간 10분이 정말 아쉽다고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크리스탈 다이나믹스가 개발 중인 스퀘어에닉스의 마블 어벤져스: A-Day는 3인칭 액션 어드벤쳐 게임이다. 마블과의 협업을 통해 게임만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제공하며, 이 과정에서 자신만의 어벤져스를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번 게임스컴 2019에서 시연할 수 있는 부분은 게임의 튜토리얼 겸 프롤로그로, 이번에 새로 공개한 플레이 영상과 동일한 구간이다. 그리고 현재까지 출시가 예정되어있는 5명의 영웅,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토르, 블랙위도우, 헐크를 모두 플레이해볼 수 있었다.


일단 각 영웅들의 특징적인 부분,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 아이언맨의 비행, 헐크의 점프, 토르의 묠니르, 블랙위도우의 무술 등이 각종 스킬로 정말 잘 구현되어 있다. 심지어 타격감도 괜찮은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헐크를 가장 재미있게 플레이했는데, 적을 잡아서 마구 휘두르거나 집어던지는 기술이라든지 높이 점프한 뒤 땅을 내려찍는 공격이 일반적으로 우리가 단번에 떠올릴 수 있는 헐크의 이미지를 정확하게 구현했기 때문이다. 특히 점프 공격의 경우 타격감이 정말 어마무시한데, 이게 재미있어서 계속 하다가 착지 위치를 잘못 잡아서 낙사도 몇 번 했다.

기본적인 플레이 방식은 다섯 영웅이 모두 같지만, 특정 키 조합을 사용했을 때 출력되는 기술은 영웅에 따라 완전히 바뀐다. 예를 들어 토르는 먼 거리로 묠니를 던졌다가 다시 가져올 수 있고, 아이언맨은 공중에서 공격하거나 레이저를 연달아 쏘는 것이 가능하다. 헐크는 적을 잡아서 던질 수 있으며 캡틴 아메리카는 방패로 공격을 막을 수 있고 블랙위도우는 체술을 사용하다가 순간적으로 권총을 사용해 원거리 공격을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영웅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진다.

여기에 영웅마다 '필살기'가 있는데, 이 역시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 던지기나 토르의 천둥처럼 어벤져스 팬이라면 익숙한 기술들이다. 그런데 이게 가장 기본이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이 게임에서 가장 기대하는 점은 역시 어벤져스 멤버들의 기술을 직접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일 테니까.


스킬 강화와 커스텀을 통해 자신만의 유니크한 어벤져스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스킬트리는 세 갈래로 나눠지는데, 원하는 스킬트리를 선택해서 필살기를 포함 특정 기술들을 강화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캐릭터의 방향성도 원하는 대로 설정하게 된다.

예를 들어 같은 헐크를 플레이하더라도 공격적 스킬에 포인트를 줘서 공격수로 사용할 수도, 유틸적 스킬 위주로 올려서 지원형 플레이를 할 수도 있다. 물론 헐크가 치유를 한다거나 버프를 주는 건 아니다. 땅을 더 강하게 쳐서 적들을 더 높이 띄워 올려 동료들이 더 오래 버틸 시간을 벌어준다거나 이런 플레이가 가능한 것.

외형 커스터마이징 역시 지원된다. 영웅들의 외형을 바꿀 수 있는 다양한 '의상'들이 그것. 개발자에 따르면 80년이라는 긴 마블의 역사에서 등장한 수많은 의상들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환영할만한 점은, 이 의상들은 겉모습을 바꿔줄 뿐 특정 능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는 의상 때문에 플레이하는 데 제한이 걸리는 걸 원하지 않아서라고.

또 하나 마블 어벤져스: A-Day의 특징은 바로 게임만의 오리지널 스토리가 전개된다는 점이다. 개발사 크리스탈 다이나믹스는 마블과의 협업을 통해 오리지널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실제로 공개된 프롤로그의 내용 역시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게임만의 이야기다. 게임 속 미션 역시 이런 오리지널 스토리를 따라가게 된다.

인게임 속 워테이블을 통해 확인 가능한 미션은 캠페인이자 메인 미션 격인 '히어로 미션'과 확장 내러티브인 '워존 미션'으로 나눠진다. 히어로 미션의 경우 싱글 플레이만 가능하고 정해진 영웅으로만 플레이할 수 있다. 워존 미션은 1~4명까지 협력 플레이를 할 수 있으며 보유한 모든 영웅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 워존 미션들은 히어로 미션을 진행할수록 추가로 오픈된다. 또한 코옵이 되는 만큼 실제로 어벤져스의 일원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수 있는 건 보너스.


게임 전체를 통틀어 아쉬웠던 점은 역시 인게임 영상 비주얼이다. 보통 트레일러나 인게임 영상에 비해 실제 게임 그래픽이 부족한 케이스가 많은데, 마블 어벤져스: A-Day의 경우는 반대다. 심지어 시연을 하면서도 초반에 나오는 영상을 보며 실망했다가 실제 게임 플레이를 시작하고 뭐야 괜찮은데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게 마냥 좋은 건 아니라고 본다. 인게임 영상과 실제 그래픽이 같이 조화를 이루면서 시너지를 내야지 어쨌든 한 쪽이 부족한 건 마이너스다. 최소한 트레일러나 인게임 영상만 보고도 아 이 게임 한 번 플레이 해볼까라는 생각이 드는 정도까지는 비주얼을 업그레이드 하는 게 좋지 않나 싶다.

마블 어벤져스는 오리지널 스토리와 여러 콘텐츠를 통해 게임만의 유니크한 어벤져스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게임 속 영웅들이 사용하는 기술이나 특징 등을 통해 보이는 '어벤져스'라는 큰 틀은 코믹스나 영화와 같다. 완전히 생소한 부분은 없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 보니 향후 개발 과정과 결과물을 봐야 하겠지만, 어벤져스: A-Day는 초반 버전임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퀄리티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과연 '어벤져스'를 대표하는 게임이 될 수 있을까. '어벤져스: A-Day'는 오는 2020년 5월 PC와 PS4, Xbox One 및 스태디아로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현지시각 8월 18일부터 24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데브컴과 게임스컴 2019 행사가 진행됩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기자들이 다양한 소식과 정보를 생생한 기사로 전해드립니다. ▶ 인벤 게임스컴 2019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