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20 출시까지 이제 약 한 달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이번 FIFA20 출시에 대한 한국 유저들의 관심은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 보인다. 피파 콘솔 시리즈를 계속적으로 즐겨온 유저들은 물론, 잠시 떠났던 유저들, 그리고 피파온라인 시리즈만 즐겨온 유저들에게도 꽤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 [기획] 9년 만에 한글화되어 돌아온 FIFA20, 그리고 그 전선에 있는 'VOLTA' [바로가기]

이 관심을 뒷받침하는 배경은 역시 '한글화'의 영향이 컸다. FIFA10 이후 약 9년 만의 한글화이다. 2010 남아공 월드컵, 2014 브라질 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3번의 월드컵이 지나간 시간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는 키워드는 FIFA20의 새로운 메인 콘텐츠인 'VOLTA'이다. 'VOLTA'는 길거리 축구 모드로, 3vs3, 4vs4, 5vs5 멀티플레이, 그리고 커스터마이징, 스토리 모드 등까지 이용 가능하다.


▲ 피파20의 메인 콘텐츠로 등장한 'VOLTA'




여러모로 이번작은 유저들에게 색다른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피파 시리즈를 즐겨온 유저들을 넘어, 축구 게임에 흥미가 조금이라도 있는 게이머라면 확실히 구미가 당길만한 구성이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피파온라인4 유저들 사이에서도 피파20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었다. 피파20이 나오면 넘어가야 하는지, 아니면 계속 피파온라인4를 해야하는지 갈등하는 유저들의 모습도 살펴볼 수 있었다.

해당 내용과 관련된 루머도 있었다. 넥슨과 EA와의 사이가 악화되어 피파온라인4가 서비스 종료되고 EA에서 피파20을 밀고 나간다는 소문이었다. 당연히 해당 내용은 사실 관계도 확인되지 않았을뿐더러, 소문 자체도 근거가 전혀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 피파온라인4 인벤 유저들도 피파20에 대체로 좋은 반응을 보였다



EA가 원하는 것은 FIFA20과 FIFAONLINE4의 공존?

그렇다면 EA에서 생각하는 피파20과 피파온라인4의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무엇일까.

기자는 7월 18일, 중국 상해에서 열린 'Premier League Asia Trophy 2019' 행사에 초청받아 FIFA20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해당 행사장에서는 피파20 뿐만 아니라 피파온라인4 부스도 함께 설치되어 있었다.

또한, 중국 피파온라인4 프로게이머들과 한국 '고등피파' 출연 고등학생들과의 대결 이벤트도 함께 진행되었었다.





▲ 중국 피파온라인4 맨체스터 시티 프로게임단 소속 선수들

▲ 중국 피파온라인4 울버햄튼 프로게임단 소속 선수들


기자는 해당 행사를 피파20 관련 프레젠테이션과 인터뷰, 시연회로만 알고 있었는데, 해당 행사에서는 피파20 못지 않게 피파온라인4까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EA 관계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한국에서는 피파20의 등장으로 피파온라인4가 위협받을지도 모른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기도 한데, EA가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돌아오는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고 명쾌했다.

'이번 행사의 모습과 같다. 피파20은 피파20대로, 피온4는 피온4대로 함께 공존하는 것이다'



두 게임의 주 이용층이 갈리는 것은 사실, 그러나?
변수는 '한글화'와 'VOLTA'

EA의 이 같은 의도가 확실히 근거없는 생각이 아닌 것은 맞다. 유저들도 알고 있겠지만, 피파온라인 시리즈와 피파 콘솔 시리즈의 주 이용층이 나뉘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두 게임을 동시에 모두 즐기는 유저들도 소수이지만 있긴 하다.

피파온라인4의 경우, PC 유저, 그리고 키보드 유저, 상대적으로 어린 층의 10~20대 유저들이 게임을 많이 즐기는 편이다. 피파20은 콘솔 유저, PC 유저라도 패드 유저, 또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있는 20~40대 유저들이 주 유저층이다.

이런 상황만 생각하면 이전처럼 두 게임이 서로 각자 다른 길을 걸어갈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한글화'와 'VOLTA'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다분하다.





우선, 그동안 피파 콘솔 시리즈는 한글화가 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한국 유저들에게 외면받았던 이유도 상당히 컸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한글화가 진행되면서 떠났던 유저들, 그리고 평소 관심있지만 쉽게 다가가기 힘들었던 유저들이 유입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

그리고 기자가 직접 체험해본 FIFA20의 새로운 메인 콘텐츠 'VOLTA' 는 개인적으로 정말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예전 '프리스타일 풋볼'이 길거리 축구와 커스터마이징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었던 것을 기억하는 유저들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지속적이지 못한 업데이트와 게임성의 아쉬움 등으로 유저들을 잃었던 게임이다.




하지만 'VOLTA'는 길거리 축구라는 요소에 커스터마이징은 물론, 게임성과 스토리 모드까지 갖추고 있다. 즉, 한국 유저들에 대한 접근성만 해결하면 충분히 사랑받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또한, 대다수의 피파온라인4 프로게이머들이 패드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유저들 역시 패드를 사용하는 비율이 늘었다는 점도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플스나 엑박이 없어도 PC와 패드만 있으면 피파20을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 패드를 구비하는 유저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기도 하다



피파20, 순탄 대로를 가로막는 장애물들
대박적인 흥행은 기대하기 힘들다?

물론, 피파20이 생각만큼 인기를 끌지 못할 가능성도 역시 존재한다. 그 이유의 첫째는 '접근성', 둘째는 '지속성', 셋째는 '의외로 대중적이지 못한 게임 장르'이다.

우선, 피파 콘솔 시리즈를 평소 즐기지 않았던 게이머들은 해당 게임을 어떤 플랫폼을 통해 플레이할 수 있는지도 모르는 유저들이 많다. 또, 'Origin'이라는 플랫폼 자체가 한국 유저들이 많이 사용하지 않을뿐더러, 한국 유저들을 대상으로한 홍보도 상당히 미약한 편이다.

특히, 홍보는 정말 아쉬운 편이다. 넥슨의 경우, 피파온라인4에 대한 홍보만큼은 확실히 대대적으로 하는 편이다. 국가대표팀 축구 경기 경기장 광고판, TV광고, 인터넷 광고 등을 모두 활용한다. 이에 비하면 EA에서는 한국 시장 홍보에 각별히 열을 올리는 편은 아니다.


▲ Origin은 한국 게이머들에게는 비교적 생소한 플랫폼이다

▲ 피파온라인4는 맨시티 구장 전광판 광고를 하기도 할 정도
(Credit - BBC SPORTS)

또, 매년 시리즈가 바뀌는 것에 대해 기피하는 유저들도 많은 편이다. 1년마다 새로운 게임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는 유저들이 상당수인데, 특히 어린 층의 유저들은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피파 콘솔 시리즈 역시 게임에 투자해야하는 과금 요소나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 '축구'라는 장르가 매우 대중성이 있는 스포츠이지만, '축구 게임'은 의외로 기대만큼의 대중성을 띄우지는 못한다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축구를 단순히 보는 것과 게임으로써 플레이하는 것은 확연히 다르다. '전술', '선수단', '경기장', '체력' 등등 게이머 혼자서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단순히' 플레이해서는 결코 좋은 성과를 낼 수 없으며, 플레이에서 느끼는 재미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즉, 진입 장벽이 낮아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편이다.

▲ 축구 게임에서 전술에 대한 고민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몇가지 더 이야기하면, 그래도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패드 보급률이 낮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직접 플레이해본 피파20은 패드에 대한 의존도를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특히 'VOLTA'는 더욱 그랬다. 인터뷰에서 개발자들 역시 해당 부분을 인정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해당 행사에 함께 참여한 피파온라인4 프로게이머 신보석 역시 직접 플레이를 해보고는, '한국은 아직까지 키보드 유저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피파20이 출시되어도 피파온라인4 유저들이 많이 빠질 것 같지는 않다' 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한국 서버의 부재도 이야기할 수 있겠다. 현재 아시아는 홍콩, 일본 서버 등을 이용할 수 있는데, 한국 유저 입장에서는 핑 차이 때문에 게임 플레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문 링크에 있는 기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기자가 행사에서 해당 부분에 대해 개발자에게 질문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였다.


▲ 'Premier League Asia Trophy 2019' 행사에서 직접 'VOLTA'를 시연하고 있는 프로게이머 신보석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 이제 고작 한 달이다

우선, 직접 피파20, 그리고 'VOLTA' 모드를 경험해본 입장에서 말하자면 축구를 좋아하는 유저들이라면 확실히 매력을 느낄 요소들이 탑재되어 있다. 그래서 기자는 피파20 예약 구매를 해둔 상태이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직접 플레이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할테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피파20으로 쉽게 넘어갈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은 지금까지 피파온라인4에 투자한 시간, 그리고 금액 등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피파 콘솔 시리즈도 과금 유도의 요소가 결코 적지 않다는 것, 그리고 한국 서버의 부재 등이 또 다른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반대로 피파20으로 넘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결정적인 요인은 피파온라인4의 콘텐츠 부족과 게임성의 아쉬움이다. 피파20 구매를 고민하고 있는 다른 유저들 역시 이 부분을 결정적인 이유로 꼽고 있다.

우선, 기존의 피파 콘솔 시리즈 유저들이 더 나은 퀄리티의 피파20을 두고 피파온라인4로 유입되는 상황은 크게 기대하기 힘들다. 즉, 유입된다면 피파온라인4의 유저들이 피파20으로 빠지게 되는 것이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이다.

EA측에서 아무리 공존을 기대한다고 해도, 결국 넥슨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는 경계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팀컬러 시스템, 공식 경기 기록실 등의 몇몇 업데이트가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사실 많이 늦은 편이다. 만약, 지금처럼 콘텐츠의 부재로 비판받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유저들이 피파20으로 빠질 가능성도 충분히 우려할 수 있을 것같다.

물론, 다 어느 정도의 가능성일 뿐이다. 결국 모든 것은 한 달 뒤에 열리게 될 뚜껑 속을 들여다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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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게임의 동거는 과연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