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팀으로 이전을 예고한 '데스티니 가디언즈'가 연령 제한 없는 셧다운제 정책을 적용했다.

금일(4일), 번지는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한국 지역 이용에 대해서 공개했다. 이중 '중요 정보'는 한국 지역만 적용되는 다른 차이점으로서, 몇가지 변경 사항에 대한 안내라고 할 수 있으나 플레이할 수 없는 시간도 있다는 점이 매우 특이하다.

먼저 한국에서 데스티니 가디언즈를 실행하는 경우에는 '경이 방어구' 상인인 유나를 탑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한국 계정을 가진 플레이어는 게임 내에서 한국어가 아닌 다른 현지화 옵션을 사용할 경우 '데스티니2'로도 표기될 수 있다는 점이 포함됐다.


문제는 바로 '일일 서버 가동 중지 시간' 항목이다. 이 항목에서는 '집에 있는 컴퓨터로 데스티니 가디언즈에 로그인하는 경우 매일 밤 자정부터 오전 6시(한국 시간)까지 서버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라고 명시됐다. 대신 PC방에서는 해당 시간에서도 정상적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허나 이는 게임을 정상적으로 구매한 성인 유저들에게도 강제적으로 셧다운제를 적용받는 셈이 된다. 번지는 이 정책에 대한 다른 공식적인 입장과 부가적인 설명을 곁들이지 않아, 한동안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PC버전은 10월 1일 PDT 스팀으로 이전될 예정이며, 이미 소유 중인 모든 데스티니 가디언즈 콘텐츠가 1회에 한하여 이전할 수 있다. 이 경우 플레이어 계정, 데스티니 가디언즈, 확장팩, 실버, 연간 패스 등이 모두 포함된다.


※ 2보 추가(2019.09.05, AM 10:05)

9월 5일 오전, 번지는 SNS를 통해 해당 가이드에서 자정부터 오전6시까지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을 삭제했다고 전했다. 번지는 이 사항이 대한민국 법에 따라 만 16세 이하 플레이어에게만 해당할 수 있는 내용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가이드에도 12시부터 6시까지의 이용제한 내역은 사라진 상태다. 결국 해당 사안은 한국의 셧다운제를 적용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현행법상 셧다운제는 19세 미만 청소년들의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의 게임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15세 이용가로 국내 심의를 받았기에, 셧다운제 적용 대상이다.

하지만 스팀은 자체적으로 국내법상 필요한 성인 인증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지 않고, 이용자들의 정확한 연령정보도 수집하지 않는다. 때문에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앞서 존재했던 12시부터 6시까지의 접속을 차단하여 셧다운제를 적용시킬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번지도 현재 16세 이하 플레이어들에게만 해당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공지했고, 큰 불만을 토로했던 유저들도 누그러든 상태다. 일차적으로 항목이 삭제되었지만, 결국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셧다운제'를 적용해야 한다. 문제는 끝나지 않고 잠시 일단락되었을 뿐,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스팀이 국내에 정식 서비스가 되지 않아 생기는 현상 중 하나이며, 셧다운제 또한 한국 지역에 존재하는 특수한 제도라는 점이 만들어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성인이상 이용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라면 계속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며, 성인등급의 게임들 역시 스팀을 통해 출시하는 경우는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런 문제는 과거에도 꾸준히 지적되면서 박주선 의원이 지적하기도 한 바 있다. 그러나 국내에만도 이용자가 수십만에 이르는 스팀을 차단할 경우, 후폭풍이 매우 크다는 이유로 스팀의 편법 운영이 묵인되어온 바 있다.

이는 스팀이 한국에 맞는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게임사들이 한국에 출시할 때 현지 퍼블리셔나 직접 지사를 내지 않는 이상 계속 진행될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데스티니 가디언즈 역시 한국의 새로운 퍼블리셔를 구하거나, 재심의 혹은 관련 시스템을 제작하지 만들지 않는 이상 해당 문제는 계속해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국내 심의를 받아 15세 이용가의 등급을 받은 이상, 셧다운제 적용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기에 앞으로 번지가 어떻게 대응을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아직까지 번지에서는 셧다운제 적용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공개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