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사이버커넥트2 ⊙플랫폼: PC, PS4, Xbox One ⊙출시: 2020년 1월 16일(17일 PC)


'드래곤볼Z: 카카로트'는 전투 대전 게임이 아닌, 액션 RPG로 개발되고 있는 드래곤볼 IP의 게임이다. 드래곤볼 시리즈는 그동안 쭉 대전 게임으로 개발된 바 있고, 실제로도 많은 수의 대전 게임이 등장했다. 특히나 '드래곤볼 파이터즈'는 높은 게임 완성도와 훌륭한 연출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드래곤볼Z: 카카로트는 이런 흐름에서 또 하나의 파장을 일으키긴 충분한 타이틀이다. 드래곤볼 시리즈 중 팬들이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잘 알려진 '드래곤볼Z'의 이야기를 RPG로 풀어낸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특히나 지난 E3에서 개인적으로 시리즈 중 가장 좋아하는 베지터편의 연출과 트레일러를 공개한 걸 볼 때는 두근두근했다. 꼭 해보고 싶은 게임 중 하나였다.

TGS에서 만난 '드래곤볼Z: 카카로트'는 전투에 시연이 초점이 맞춰져있는 새로운 버전을 내놨다. '초사이어인'으로 거듭나 본격적인 격투를 보여주는 셀 편이었다. 특히나 셀 편의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 손오반과 셀의 대전 장면을 그대로 재현했다. 특히나 원작에서 팬들이 강렬하게 기억하는 장면들을, 시연 버전에서도 볼 수 있었다.


셀 편의 시연 버전은 오공과 바통을 터치한 손오반의 시점으로 시작된다. 전투의 액션은 매우 간단하며, 콤보도 복잡하지 않다. 연타와 필살기 정도이며, 중간에 회피하거나 빠르게 타겟을 바꾸고, 스텝 이동과 부스트, 격투와 기탄을 적절히 이용해서 전투를 이끌어나가면 된다. 조작은 간단하지만, 그렇다고 운영이 쉬운 건 아니다. 셀의 공격은 보스 전투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특정 HP까지는 살살 간을 보다가, HP가 일정 이하로 내려가면 위협적인 특수 스킬을 사용하고, 이를 파훼해야한다. 혹은 피해야 한다.

또한 무한정 타격을 이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특정 공격에서는 중간중간 가드할 수 있는 타이밍이 있고, 이때 가드를 하거나 역으로 회피하고 카운터를 날릴 수도 있다. 대신 셀 역시 특정한 큰 기술을 사용하고 HP가 일정 이하라면, 잠시 그로기 상태가 되어 강력한 콤보를 날릴 수 있는 식.

또한 '기'를 소모해서 필살기라고 할 수 있는 특정 기술들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러한 '기'는 직접 모아서 회복하거나 전투를 통해서 회복해야 한다. 공격을 성공적으로 카운터 치거나 콤보를 성공적으로 이어갈 경우, 이러한 '기'가 빠르게 모인다. 그리고 기를 사용하는 기술들도 나름의 쿨타임이 있어서, 전략적으로 사용할 기술들을 잘 배분해야 한다. 사정거리도 있어서 헛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전투의 무대는 드래곤볼답게 땅과 하늘을 마음껏 누빈다. 하지만 주로 전투가 일어나는 장소는 하늘이다. 방해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1:1을 구현한 셈이다. 그래서 전투의 범위가 크고, 그만큼 움직임도 많아야 한다. 물론 빠르게 접근하거나 피할 수 있는 기술들도 있어서 생각보다 전장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가끔 좀 심하게 도망간 경우는 접근에도 한세월이라서 이 '거리'를 좀 조절을 잘 해야 할 것 같았다.

셀의 특수한 공격들은 매우 위협적인데, 연출이 워낙에 화려하고 거리 측정이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면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는 조금 치사하지만, 아이템을 사용해서 위기를 넘길 수 있다. 선두와 같은 아이템은 모든 능력치를 풀로 회복시켜주기도 하고, 여러 가지 아이템을 이용해서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 컨트롤을 잘 하지 못하는 유저들도, 아이템으로 이런 스토리를 넘기기에는 크게 무리가 없어 보였다.

넓은 전장과 화려한 공방전, 그리고 다수의 이동기와 특수한 패턴을 파훼하는 방식 등 드래곤볼Z: 카카로트의 전투는 확실히 원작의 감성을 잘 살렸다고 느껴졌다. 넓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이동기와 빠른 접근, 후퇴 등으로 템포는 매우 빨랐고 순간적인 액션의 집중과 카메라 액션도 좋았다. 팬들이 가장 원하던 액션 RPG식의 드래곤볼 전투가, 정말 잘 구현됐다고 볼 수 있었다.

카메라가 너무 멀리서 비춰주고 있는 느낌이...

그러나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었다. 연출에서 아쉬운 부분은 너무 급작스러운 장면 전환. 셀과의 전투 1차전이 끝난 이후 갑자기 베지터가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이 사이에 생략된 이야기가 꽤 많았는데, 원작 재현이 목적이라면 도저히 넘기면 안 되는 부분이었다. 아마 이는 시연 버전이라 중요 연출만 보여주기 위해 이렇게 구성했다는 생각에 무게가 실린다.

전장이 너무 크다 보니 간혹 카메라 워크가 소화할 수 없는 범위까지 적과 캐릭터가 이동하는 경우가 생긴다. 지나치게 가깝거나, 상하로 나뉘었을 때 시점을 돌리기 난감한 상황일 경우나 너무 거리가 먼 상황에서의 대치 상황 정도가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무대가 너무 크기 때문에 생긴 맹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가끔씩 이런 구도는 상당히 답답한 부분이 있었다. 플레이가 능숙한 플레이어라면 거의 겪지 못할 문제지만, 초보들이라면 가끔씩 경험할 수 있고 꽤 답답하다는 점이 문제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부분이 드래곤볼Z: 카카로트가 보여준 좋은 전투 시스템을 왕창 깎아먹는 건 아니다. 다 좋은데 이런 건 고쳐줬으면 좋겠다 하는 정도에 가깝다. 아마 천천히 계속 개발을 이어나가면서 해결할 수 있을 부분이라고 본다. BGM의 선정도 손색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연출의 BGM 선정은 끝내줬다. 그래, 이 노래가 여기서 나와야지!


알고 있지만 새롭게 연출된걸 보니 더욱 좋은 느낌

시연 버전으로 본 '드래곤볼Z: 카카로트'는 시리즈의 팬들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기대감을 충족시켜준 좋은 전투를 보여줬고, 아직은 미완성이지만 완성된 연출이라면 팬들을 감동시키기엔 모자라지 않았다. 잘 다듬어져서 나온다면 대작이라고 불리기 아깝지 않을 것 같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번 시연 버전은 확실히 '핵심'만을 어필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하고, 그게 매우 마음에 들었다. 시연을 하면서도 "이거, 생각보다 꽤 재미있는데?"라는 생각을 계속했고, 시연이 끝나고도 또 해보고 싶었다. 이정도면 기대해볼만한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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