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로스트아크 PvP 시즌 1 및 경쟁전 시즌 1이 종료된다. 시즌 종료와 함께 경쟁전 등급에 따라 아바타 및 탈 것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PvP를 즐기던 모험가들에게는 바라 마지않던 소식이기는 하다.

하지만 명예로운 전설 세트를 재련하던 모험가들은 더이상 갈 길이 보이지 않게 됐다. 공지 내에 시즌 종료 후 모든 계급이 초단으로 조정되고 용기의 주화 또한 초기화되며, 무엇보다 명예로운 전설 세트의 운영이 종료된다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명예로운 전설 세트의 운영 종료가 정확히 어떤 것을 의미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시즌 종료와 함께 더이상 PvP로 아이템 레벨을 올리는 것이 불가능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설령 영웅의 정수를 계속 판매하더라도 계급이 초기화되므로 다시 6극에 도달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 논란이 된 PvP 시즌 종료 공지. PvP 장비 운영을 종료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 PvP 장비 운영 종료. 기존 모험가들에게 선택지는 있을까?

명예로운 전설 장비를 재련하던 모험가들에게 남은 길은 두 가지뿐이다. 지금이라도 잊힌 전설 혹은 고고한 안개 세트를 재련하거나, 시즌 종료 전까지 어떻게든 925레벨을 만들어 유물 장비로 넘어가는 것이다. 다만 전자는 이전까지의 노력 및 재화 소모가 모두 무산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후자는 명예로운 전설 장비를 몇 부위를 사용했느냐에 따라 갈린다. 일부분, 특히 무기만을 명예로운 전설 장비로 재련했다면 그나마 상황이 낫다. 고고한 안개 세트의 아이템 레벨이 높기 때문에 925레벨 달성이 비교적 쉬운 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용기의 주화를 장비 하나에 몰아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고단계의 무기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15단계 명예로운 전설 무기만 해도 아이템 레벨이 938이기에 925레벨 달성이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

모든 부위를 명예로운 전설 장비로 사용했다면 상당히 암울하다. 개인의 운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욘 등장 이후 꾸준히 재련을 했어도 현재 시점에서 전 부위 12 혹은 13단계 정도가 고작이다. 하지만 명예로운 전설 세트로 925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14단계 4부위, 15단계 2부위가 필요하다.

용기의 주화 수급량이 완화된 것을 감안하더라도 12월까지 해당 재련 단계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게다가 925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로 시즌이 종료된다면 이후의 투자 또한 백지나 다름없어진다. 925를 노리고 재련을 하느니 차라리 지금부터라도 잊힌 전설 세트를 재련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유물 장비를 얻기 위해서는 925레벨에 도달해야 한다.

▲ PvP 풀세트라면 현 시점에서 아이템 레벨 900을 넘기기 힘들다


▣ PvP 장비 삭제는 당연? 몇 달간 이어져 온 논쟁의 중점

PvP 장비 삭제가 당연하거나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관점도 있다. 잊힌 전설 세트 재련에 비해 낮은 재화 소모량과 이에 따른 모험가들 간의 불균형이 주된 이유다. 또한 PvP를 즐긴다면 아이템 레벨이 굳이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성장이 막히더라도 PvP를 즐기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다수의 실마엘 전장과 PvP 섬 등은 대처가 불가능할 수 있으나, 증명의 전장과 일부 실마엘 전장은 별도의 보정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보정이 완벽하지 못하다는 문제가 존재한다. 장비 중 일부분의 재련 단계가 높을수록 더 좋은 스펙을 가지게 되며, 얼마나 좋은 어빌리티 스톤을 착용했느냐에 따라 생존력에서 크게 차이 나게 된다. 즉,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아이템 레벨이 높을수록 PvP에서 더 유리하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 PvP 스펙 보정에서 어빌리티 스톤의 중요성은 매우 높다


또한 명예로운 전설 세트를 사용한다 해서 PvP만 즐기라는 법도 없다. 명예로운 전설 세트로도 성장이 가능했기 때문에 이를 선택한 모험가도 많다.

잊힌 전설 세트 대신 명예로운 전설 세트를 선택한 이유는 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안타레스의 악몽 및 경매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수도, 골드 소모량 완화가 목적이었을 수도 있다. 실제로 골드 소모량만 따지면 잊힌 전설 세트에 비해 상당히 많은 양을 절약할 수 있다.

다만 다수의 모험가가 선택한 잊힌 전설 세트의 아이템 레벨은 사실상 사용한 골드의 양과 직결된다. 해당 세트를 올린 입장에서는 적은 골드 소모량으로 아이템 레벨을 올릴 수 있는 명예로운 전설 장비에게 차별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하여 몇 달간 논쟁이 길게 이어져 왔기 때문에, 명예로운 전설 장비 삭제는 균형을 맞추기 위한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 잊힌 전설 장비와 비교하면 명예로운 전설 장비의 골드 소모량은 상당히 적다


▣ PvP 장비 삭제에 따른 빠른 대안 및 방향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때

명예로운 전설 장비가 삭제된다면, 해당 장비를 선택했던 모험가들에게는 추가적인 대안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제시되고 있는 대안으로는 카이슈테르의 레벨 제한 하향, 명예로운 전설 혹은 고고한 안개 세트로의 계승, 지금껏 투자했던 재화의 회수, 대체격 PvP 장비 등이 있다.

카이슈테르의 레벨이 하향된다면 명예로운 전설 세트로도 카이슈테르에 입장하여 유물 장비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여타 장비로의 계승이나 재화의 회수 또한 결과적으로는 유물 장비의 획득이 목표다. PvP 콘텐츠를 주로 즐긴다고 하여 성장이 멈추는 것을 바라지 않는 것이다.

대안이 있다면 물론이거니와, 만약 별다른 대안이 없더라도 이에 대한 공지라도 빠르게 할 필요가 있다. 지금이라도 잊힌 전설 세트를 만들지, 아니면 기존 장비를 계속 재련할지, 그도 아니면 아예 다른 길을 택할지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향후 방향성이 결정되지 않은 현재, 명예로운 전설 장비를 재련한 모험가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방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가능한 빠른 시일 이내에 향후 방향성에 대한 공지가 필요하다


욘 이전까지는 레이드는 물론 던전, PvP, 생활, 항해 그 무엇으로도 성장이 가능했다. 업데이트 시기의 차이가 있긴 했으나, 성장 방식에 벽을 두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욘 이후에는 던전과 PvP 두 가지 방법으로만 성장이 가능했다. 그 때문에 레이드와 생활, 항해 콘텐츠가 사실상 버려지게 됐다. 그나마 레이드는 추후 추가가 이루어지긴 했으나 레이드 장비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던전 장비의 부수적인 역할에 그친다.

PvP 장비가 삭제되면서 여타 콘텐츠의 장비 추가도 상당히 회의적일 수밖에 없게 되었다. 장비의 일원화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 방향에서든 의미 있게 성장 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로스트아크의 포부가 변경된 것은 아쉬움이 남지 않을 수 없다.


▲ 어떤 루트를 선택하던 의미있는 성장이 가능했던 티어2 장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