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양함 트리 중에 가장 독특한 트리를 꼽으라면 영국 순양함(이하 영순양)이 있다. 다른 트리와 다르게 철갑탄밖에 쓸 수 없다는 점부터 시작하여, 특이한 기동 방식과 낮은 체력, 짧은 사거리에 강력한 대공이라는 이율배반적인 요소들을 한 몸에 넣어 놨다.

덕분에 일반적인 순양함들이 수행하는 역할과 동떨어진 운영 방식을 지녀, 초보에게 추천하지 않는 대표적인 트리로 불리고 있다.

실제로 처음 공개되었을 때는 순양함이 연막을 펴고 눌러앉는다는 특성 덕에 영순양 광풍이 휘몰아친 적도 있으나, 최근에는 레이더 쉽이 늘어나고, 강력한 카운터성 함선들이 생겨 은근히 공방에서 보기 힘들어졌다.

하지만 그 어떤 나라도 따라올 수 없는 독특한 개성 덕에 여전히 재미 하나는 보장하는데, 아직 영국맛을 보지 못한 함장들을 위해 커뮤니티에서 자주 하는 질문을 모아봤다.


▲ 한 줄 요약으로 굉장히 악마거나 변태(?)거나 둘 중 하나가 되어야 성능이 나오는 트리다



영순양 트리를 마스터 하려면 구축함 경험을 쌓고 와라!
카테고리는 순양이지만, 가장 구축함스럽게 몰아야 할 트리

Q. 첫 순양함 트리로 영순양 타도 괜찮을까요?

영순양함은 순양함이지만 순양함 플레이와 거리가 가장 먼 함선이다. 일반적인 각을 주며 싸우거나 중장거리에서 기동전을 하는 이미지를 기대했다면 큰 오산이다.

10티어가 되어도 도무지 나아질 생각이 없는 얇은 장갑은 구축함의 철갑탄에도 생사를 헤메야 하며, 어처구니 없이 넓은 시타델 면적과 낮은 내구도는 눈떠보니 항구로 사출되기 일쑤며, 느린 고각 저속포 때문에 중장거리에서 기동전을 걸며 상대를 제압하는 것도 힘들다. 오히려 기회를 보며 잠복하다 순간적으로 딜을 하고 빠지는 구축함이 영순양과 가장 비슷한 플레이 방식을 지녔다.

그렇다고 무작정 대형 구축함 마인드로 몰아서는 안 된다. 주포 성능이 미순양과 어느 정도 겹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순양함 플레이도 당연히 곁들여야 한다. 정리하자면 구축함과 미순양 경험이 합쳐져야 제 성능을 발휘하는 트리다. 초보가 몰기에 진입장벽이 큰 것은 어쩔 수 없다.


▲ 개복치? 단언컨데 일격사가 가장 많이 나오는 트리라 자부한다




Q. 영순양 트리 올리면서 힘든 구간은 어디일까요?

9티어 넵튠을 제외하고 특별히 성능에 심각한 하자가 있는 구간은 없다. 4티어까지는 금방 올릴 수 있으므로 제외하고, 5티어 에메랄드부터는 연막 소모품이 달려 기본적인 영순양의 운영을 배울 수 있다.

6티어인 리앤더의 경우 사거리가 짧아 제법 힘든 구간이다. 특히 레이더 쉽들이 돌아다니는 구간인 8탑방에 끌려갈 경우 13km에 불과한 짧은 사거리를 극복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대신 본인의 티어에 맞는 방이나, 7탑방 정도에서는 충분히 활약을 펼칠 수 있다.

7티어인 피지는 입을 모아 말하는 명품 함선으로 영순양함이 티어 대비 성능이 가장 강력한 구간이라 할 수 있다. 고폭이 없다 하더라도 어뢰와 수리반을 통해 벨파스트와 다른 강점을 보유했기에, 운영에 따라 벨파스트 이상의 활약이 가능하다. 나중에 티어를 올리더라도 팔지 말자. 7티어 랭크전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 다른건 몰라도 7티어 피지는 팔지 말자. 벨파스트급의 명품 배다.



8티어 에든버러는 리앤더와 마찬가지로 티어 대비 짧은 사거리와 나아지지 않은 화력이 아쉬운 배다. 대신 생존율은 다음 티어인 넵튠보다도 좋고, 레이더 소모품이 장착되기에 미리 레이더쉽 운영을 경험하기에 나쁘지 않다. 여기서부터는 확실히 본인의 플레이 스타일을 만들 필요가 있다.

9티어인 넵튠은 화력이나 강력한 대공, 주포 사거리만 따진다면 영순양함 내에서 최고 수준이지만, 반대로 피탐지와 생존율이 최악을 달린다.

가감속 속도가 끔찍할 정도로 느린데, 커진 덩치와 시너지를 이뤄 뭘 하기도 전에 얻어맞고 죽는 경우가 많다. 움직임이 굼뜨기 때문에 연막 플레이를 해도 상대의 블라인드 샷으로 의문사를 당할 확률이 높다. 자유 경험치에 여유가 있으면 빠르게 넘기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미노타우는 영순양함의 완성 단계로 매우 빠른 포회전 속도와 연사력, 최상급의 대공을 보유하고 있다. 내구도는 넵튠보다 떨어지나, 가감속 능력과 피탐지에서 일취월장하므로 생존력은 비교가 안 된다. 미노타우부터는 본인의 경험과 노하우를 모두 녹여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구축함 마인드 70%, 순양함 마인드 30%로 운영해야 영국 특유의 신사다운맛(?)을 살릴 수 있다.


▲ 영순양 트리 올리면서 가장 고통스러운 구간은 역시 9티어 넵튠이다



Q. 앞에서 시야 봐줄 사람이 없으면 너무 힘들어요!

영순양함을 플레이할 때 자주 겪게 되는 상황이다. 구축함이 없는 라인이거나 또는 구축함이 일찍 터져버려 아군의 시야가 비어버리면 본인이 나서서 시야를 봐줄 필요가 있다.

미노타우는 기본적으로 피탐지가 9.1km에 불과하므로, 같은 순양함 카테고리 내에서 구축함 코스프레가 가능하다. 상대 구축함이 살아 있다면 도망가야 하지 않느냐고 할 수 있는데, 대놓고 공해상에 연막 피고 있는게 아니라면 구축함 입장에서도 무작정 접근하기 어렵다.


▲ 구축함이 없는 라인이거나 일찍 죽었다면 본인이 구축함이 되어야 한다



물론 상대 구축함이 순양함, 전함 라인과 발맞춰서 올라온다면 어쩔 수 없이 후퇴해야 하지만, 단순히 구축함이 본인을 스토킹 당한다고 과하게 몸을 사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근처에 큰 위협이 없고 구축함만 있다고 판단되면, 빠른 가속력으로 돌진하여 상대 구축함이 키를 꺾기 전에 뒷덜미를 낚아채는 플레이를 할 필요가 있다. 미노타우는 지연신관 발동이 짧은 철갑 특성 덕에 순양함 중에서 가장 구축함을 잘 잡는 배라는 것을 기억하자.

그리고 위에서 강조했듯이 영순양함을 탈 때는 순양함보다는 구축함 플레이의 비중에 좀 더 무게를 싣고 운영하자. 섬 뒤에 숨어 아군이 봐주는 시야를 이용한 소극적인 포격만 한다면 미순양 트리의 하위 호환이 될 뿐임을 명심하자.


▲ 구축함 입장에서도 영순양함은 매우 부담스러운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자




Q. 레이더 vs 연막 뭘 써야 할까요?

플레이 스타일의 차이지만 클랜전이나 전대 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연막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레이더도 분명 나쁜 선택은 아니지만, 경험상 영순양함이 레이더로 활약할 수 있는 맵은 매우 한정적이다.

그리고 공방 기준에서 레이더는 대공 세팅과 마찬가지로 다소 도박성 플레이라는 것도 알아둬야 한다. 레이더 선택 시, 가장 이상적인 상황을 그려본다면 우선 아군과 적 구축함이 서로 눈을 마주쳐서 연막을 사용한 상황이다. 영순양 입장에서는 안전하게 연막 뒤로 후진입하며 레이더를 사용하면 상대 구축함을 손쉽게 잡을 수 있다.

문제는 공방 플레이에서 의도대로 움직여주는 구축함을 만나기란 하늘의 별 따기와도 같다는 것이다. 열에 아홉은 뒤에 미노타우가 따라오든 말든, 본인이 죽기 직전에 연막을 피울 뿐이다.

그리고 연계가 가능하다면, 소나로도 충분히 대처가 가능하다. 높은 가속력 덕분에 일부 구축함을 제외하면 충분히 아군 구축함과 발맞춰서 소나 사거리까지 접근할 수 있다.

요점은 아군이 잘해줄지 말지에 기대는 도박수보다 안정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연막을 쓰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다는 것이다.


▲ 레이더 사거리가 10km로 좋으나, 본인의 딜 포텐셜도 내려간다는 것이 단점이다



Q. 대공 세팅 필요할까요?

미노타우는 분명 대공 세팅에 있어 굉장한 강점을 가진 배다. 하지만 필수는 아니다. 경험상 대공 세팅 여부를 떠나서 미노타우가 있는 근처로 굳이 함재기를 들이미는 항모는 없다.

그리고 대공 세팅이 아니더라도 연막 피고 드러누으면 되므로, 사실상 아군을 지킬 의도가 아니라면 대공 세팅이 큰 도움이 되진 않는다. 오히려 정밀 탐지 스킬을 찍고 적 구축함 위치를 아군 항모에게 계속 알려주는 것이 훨씬 위력적이다.


▲ 대공 세팅 여부를 떠나 미노가 있는 곳에 굳이 함재기를 밀어넣는 항모는 없다



Q. 그 외에 추천 함장 스킬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기자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스킬은 표적 경보 / 수병 숙련 / 연막 확장 / 내구 증가 / 추가 적재 / 정밀 탐지 / 은밀 기동이다.

표적 경보 / 수병 숙련 / 추가 적재는 고민할 필요 없이 필수로 찍어줘야 할 스킬이다. 표적 경보는 어그로 관리를 위한 필수 스킬이며, 수병 숙련은 소모품 재사용 시간을 줄여 미노타우의 생존력에 도움을 준다. 소모품 보유 개수를 증가시키는 추가 적재는 말할 필요도 없다.

연막 확장은 기자도 직접 사용하기 전까지는 효과를 의심했으나, 눈에 띄일 정도로 연막 범위가 커져 이를 이용해 좀 더 유연한 연막 플레이가 가능하다. 아군을 가리는 효과는 물론 상대의 블라인드 샷에 당할 확률이 현저히 낮아진다.

정밀 탐지는 상대 구축함에 큰 압박을 넣어줄 수 있고, 은밀 기동은 영순양함 운영의 기본 토대가 되는 스킬이니 무조건 찍어야 한다.


▲ 다른건 몰라도 은밀 기동과 추가 적재, 표적 경보는 반드시 찍자



Q. 사거리 vs 연사력(or 대공) 강화 장치 선택은?

유저들간에 설왕설래하는 슬롯은 6번째 강화 장치일 것이다. 대개 사거리를 늘리는 사격 통제 강화 장치 2와 연사력을 극한으로 높이는 주함포 강화 장치 3, 마지막으로 대공에 올인하는 대공포 강화 장치 2에서 고민하게 될 것이다.

취향에 따라 많이 갈린다고 하지만, 본인이 명중률에 자신있다면 사격 통제 장치로 사거리를 늘리는 것이 가장 큰 포텐셜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15.8km의 사거리로는 아무래도 적이 조금만 백무빙을 시전하면 얼마 때리지도 못한다. 무엇보다 상대가 밀고 올라오면 위험거리가 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딜을 넣는 것은 둘째치고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것과 플레이 방향의 유연성을 결장하게 만드는만큼 연사력보다는 장거리 사격에 익숙해지도록 연습하자. 예외가 있다면 거리재기 없이 들이박는 북미라면 주포 강화 장치로 연사력을 조금이라도 올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공에 올인하고 싶다면 대공 강화 장치지만 사실 이걸 달지 않아도 충분히 믿을 수 있는 대공을 보유했다.

레이더를 쓴다면 2번째 슬롯에 수색 레이더 강화 장치를 다는 것도 나쁘지 않다. 레이더 지속시간이 54초로 1분 가까이 지속된다.


▲ 여러번 갈아끼워 봤지만, 결국 사거리 강화가 가장 유연하게 쓸 수 있었다



Q. 생존이 너무 어려운데 마땅한 방법이 없을까요?

영순양함 역시 본인의 생존을 도모하는 안전장치를 여러개 걸어두고 플레이 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안정장치는 당연히 본인의 피탐지와 상대 레이더 쉽, 혹은 구축함이 있는 위치와의 거리 유지다.

두 번째는 본인이 가려는 방향에 몸을 숨길 수 있는 섬이나 장애물을 확인하는 것이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상대 구축함의 진행 방향을 미리 파악하여 스팟 되지 않는 곳을 선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자신이 연막을 사용했을때 상대 구축함이나 순양함이 날리는 어뢰의 각이 나오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연막안에 들어가서 소나를 사용하면 거진 면역상태가 되나, 가감속 문제로 보고도 못피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아예 상대의 어뢰각이 나오지 않도록 각을 만들어 놔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든 상대의 위치를 확인하고 움직여야 한다. 불확실한 도박성 플레이를 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큰 함종이다. 최소한 상대 구축함 위치와 레이더쉽 위치는 파악하고 동선을 짜두자. 구축함은 정밀 탐지로 파악하고, 레이더 쉽 위치는 캡 근처 섬과 본인의 어뢰 사거리 선을 이용해 안전 거리를 확보하면 된다.

계속해서 구축함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상대 구축함의 동선과 심리를 읽을수록 승률이 올라가는 배기 때문이다.


▲ 레이더쉽 위치와 직선상의 적 시야 파악, 경험을 쌓는다면 뻔한 위치다


▲ 예측한 곳에서 등장하는 레이더 쉽. 준비한만큼 안전거리를 확보하기 쉽다



Q. 어뢰는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면 좋을까요?

어뢰에 관해서는 구축과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상대가 참지 못하고 가까이 오게 만들도록 유도한 뒤에 쏘는 것이고, 차선책은 상대 연막에 집어넣는 어뢰다.

다만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8발 모두 날리지 말고 아껴놓을 필요가 있다. 경험상 상대와 접근전이 발생했는데, 어뢰가 재장전 중이여서 아쉬운 상황이 너무 많았다.

주의할 점은 어뢰발사 각도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므로, 접근하면서 무리하게 어뢰를 쏘다가 허무하게 일격사 엔딩이 나올 수 있다. 어뢰각을 재는 것은 연막과 소나를 키고 확실히 상대 움직임을 보고
쏘는 것을 추천하며, 급작스럽게 적과 마주친 상황이라면 그냥 죽음을 각오하고 직접 들이받는 것을 노리자.


▲ 어뢰각이 나빠 상대가 뻔히 보고 있는 상태에서 어뢰를 쏘는 것은 자살 행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