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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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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버워치 리그 우승에 국가대표까지, '크러스티'가 말하는 감독의 길

장민영, 유희은 기자 (Irro@inven.co.kr)

오버워치 리그에서 활동하는 샌프란시스코 쇼크의 ‘크러스티’ 박대희 감독은 2019년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작년에 12개 팀 중 9위를 하던 팀을 올 시즌 우승팀으로 이끌었고, 시즌-결승전 MVP 선수들을 팀에서 나오게 했으니까요. 오버워치 리그 시즌 MVP를 받은 ‘시나트라’ 선수는 수상 소감으로 “이전까지 내 중심의 플레이를 펼쳤다면, 샌프란시스코에 합류한 ‘크러스티’ 헤드 코치 및 코치진 덕분에 팀 적인 플레이가 가능했다”는 말을 남길 정도로 ‘크러스티’ 감독은 선수들에게도 인정받았습니다.

그렇게 ‘크러스티’ 감독은 마치 우승할 운명인 듯한 행보를 보여줬지만, 우승까지 누구보다 치열한 과정을 거쳐왔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오기까지 많은 팀을 거쳐왔고, 자신의 뜻을 실현할 팀을 만들기 위해 모든 걸 쏟아왔다고 합니다. 다른 팀보다 큰 10인 로스터를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 결승전까지 쉴 틈 없는 시기를 보냈고요. 자신의 성적과 관련 없는 오버워치 건틀렛에서도 끝까지 경기장에 남아 월드컵 대표팀을 위한 전략을 구상하는 모습부터 남달랐죠. 지금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올 한 해 커리어를 우승으로 완성하기 위해 쉬지 않고 달려가고 있답니다.

지금까지 e스포츠에서 감독의 역할은 무엇일지에 대한 질문과 답변은 참 많았는데요. ‘크러스티’ 감독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Q. 오버워치 프로씬에서 올해 최고의 커리어를 갱신하고 있는 감독님을 만났습니다. 독자 여러분 께 본인 경력과 소개좀 부탁드려요.

샌프란시스코 쇼크와 오버워치 월드컵 한국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크러스티' 박대희입니다. 이전까지 다른 일을 하고 있었는데, 오버워치를 접하게 되면서 '이건 정말 나의 인생 게임이다'라고 느꼈어요. 처음에는 오버워치 선수로 활동하려고 했지만, 저의 한계를 알고 일찍 코치진으로 활동했어요. 플래시 럭스라는 팀에서 시작해서 이후에 중국에서 wNv.KR에서 활동했습니다. 거기서 '비도신-띵-큐리어스-영진-칼리오스' 등과 함께 했죠. 그런데, 제가 6개월 간 키워온 팀이었는데... 단돈 50만원 받고 팀에서 쫓겨났어요. 갑자기 오버워치팀 감독일에 회의감이 크게 들기도 했어요. 정말 팀에 제 모든 것을 쏟았거든요. 수많은 리빌딩을 거치면서 중국 대회에서 우승까지 했는데 말이죠.

그래도 주변에서 ‘제가 있어서 팀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말을 해줘서 다시 감독으로 활동하게 됐어요. 이후, 아무것도 갖춰지지 않은 헥사라는 팀에서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반 지하 숙소 단칸방에서 연습하고, 밥도 제가 직접할 정도로 열심히 키운 팀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APEX로 들어가 NC의 후원을 받아 NC 폭시즈로 활동했어요. 다시 한 명, 한 명 리빌딩해서 '서민수-네코-로키’ 선수까지 합류해서 새로운 팀을 완성했죠.

당시 APEX에서 강한 팀으로 뽑혔던 콩두 운시아와 LW 레드를 꺾으면서 주목받았고, 오버워치 리그로 진출해 보스턴 업라이징 팀에서 활동하게 됐습니다. 보스턴에서는 오버워치 리그 첫 시즌 스테이지3에서 준우승을 거뒀죠. 나름 연승도 하고 좋은 성적을 냈지만 보스턴의 시스템이 저와 잘 맞지 않았어요. 3명의 코치진이 의견을 맞추는 시스템인데, 저는 헤드 코치로서 제가 바라는 방향으로 팀을 이끌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서 팀을 나오게 됐습니다.

그렇게 첫 시즌 스테이지4부터 샌프란시스코 쇼크에 합류하게 됐는데요. 보스턴에서 스테이지3 때 10연승을 했는데, 그 기대만큼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해서 압박감도 있었죠. 그래서 올해 오픈 시즌부터 남들보다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Q. 우여곡절이 참 많았네요. 그래도 결국 올해 성공적인 커리어를 완성했잖아요. 그랜드 파이널 우승 이후 월드컵 국가대표 감독까지 될 거라고 예상했나요?

실력으로 자신감은 있었지만, 운도 잘 따라줬다고 생각해요. 운은 메타의 변화라고 보면 됩니다. 전략만으로 팀을 중위권까지 올려놓을 수 있어요. 메타가 우리 팀에게 잘 따라주면서 최상위권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우리 팀이 다양한 메타 변화를 위한 로스터를 준비했기에 올 시즌을 잘 보낼 수 있었습니다.

시즌 시작전에는 딜러들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있었죠. 하지만 저는 메타가 바뀌었을 때를 대비한 것이죠. 메타가 바뀌었을 때 급하게 새롭게 선수를 영입하기보다 그전부터 대비해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첫 영입 자체를 그렇게 진행했고요. 실제로 3탱-3힐 메타 때, 어떤 팀은 스테이지3때 3-3에 맞는 선수를 영입하는 경우도 있었죠. 그리고 스테이지3-4에 3-3메타가 끝났잖아요. 저는 그런 상황을 원하지 않았어요. 시즌 초반 영입과 맞물려서 이런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고 봅니다.

우리팀의 모든 선수들은 각자의 색깔이 있었어요. 한 명도 영웅 폭이나 성격이 겹치지 않았죠. 다양한 색을 내보자는 선택을 한 거죠.


Q. 작년 보스턴 업라이징 시절에도 스테이지 PO에 진출했었는데, 그때와 비교해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보스턴 시절에는 강 팀들을 두려워했어요. 강 팀을 만나면, 전략에 제약이 걸리고 질 것 같다는 걱정만 많았던 것이죠. 그런 보스턴 시절의 경험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 팀의 색깔을 찾아내면 된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스테이지1에서 강팀들을 만나서 패배하면서 그런 분위기가 이어지는 듯 했어요. 첫 시즌에 12팀 중 9위를 기록해서 그런 영향이 있었죠. 시즌2의 초반 경기에서도 우리가 뉴욕 엑셀시어와 밴쿠버 타이탄즈에게 패배하면서 시작했습니다. 뉴욕은 지난 시즌 정규 시즌1위 팀이고 밴쿠버는 떠오르는 팀이라 여전히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이런 두려움을 무너뜨리려고 했어요. 경기는 패배했지만, 내용 자체는 비등비등했다고 평가했죠. 맞아보면서 깨닫고, 팀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니까 스테이지2부터 다른 결과가 나오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우리의 게임을 정말로 하고 있었죠.



Q. 샌프란시스코 쇼크는 수많은 로스터 기용으로 유명합니다. 언제 이런 로스터 기용이 필요하다고 느꼈나요?

오버워치의 메타 변화는 솔직히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어요. 감독이 된 입장에서 메타가 바뀌었을 때 영입전에 뛰어들면, 그때는 시기적으로 늦거나 비용도 더 많이 들거든요. 물론, 저의 이런 영입에도 단점은 존재해요. 메타가 바뀌지 않고 한 시즌 그대로 이어진다면 나머지 팀원들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돼요. 후보 선수들이 이적을 원하고 팀 분위기가 이상해질 수 있죠. 하지만 이번 시즌에 메타 변화가 있어서 우리의 로스터와 영입을 극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Q. 시즌 중에 애틀란타 레인으로 떠난 '베이비베이'에게 동기부여도 많이 해줬다고 들었는데요. 팀을 떠난 이유 역시 궁금합니다.

'베이비베이'는 정말 아쉽게 보낸 선수예요. 팀원들에게 동기 부여해주고 열정 하나는 최고의 선수였거든요. 끝까지 붙잡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죠. 매 스테이지마다 베이비베이에게 "너는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해서 내보내지 않는 것이다"는 말을 계속해왔습니다. 하지만 스테이지2가 끝난 시점에서 3-3메타가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 거죠. 팀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을 떠나서 '베이비베이'는 "프로 선수는 경기에 뛰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아쉽지만 선수를 보내줘야 했죠.


Q. 팀에 보면 작년에 아쉬운 성적을 낸 팀원들이 많습니다. 2부로 간 '라스칼'을 비롯해 PO에 한 번도 진출하지 못한 샌프란시스코였죠. 선수들의 잠재력을 어디서 찾을 수 있었죠?

딜러군을 예시로 들어볼게요. 저는 팀에 필요한 딜러를 4가지 유형으로 나눠요. A-B-C-D 색깔을 정해서 거기에 맞는 선수들을 뽑는거죠. 거기서 '라스칼' 김동준 선수가 특정 색깔에서 최고라고 생각했어요. A라는 색깔은 팀 차원에서 극대화해주지 못하면 경기를 봤을 때 굉장히 못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어떤 딜러가 경기에 들어가는지에 따라 운영 방식까지 모두 바꿔야 하죠. 저 역시 특정 선수에 맞춰 운영을 바꾸라는 주문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팀은 모든 선수가 기복 없이 좋은 경기력으로 여기까지 와서 좋은 결과를 냈던 것 같습니다.


Q. 만약 E라는 색깔이 있다면, 감독님이 새롭게 뽑고 싶은 딜러 스타일이 있을까요.

우리 팀에 이번 시즌은 위도우메이커 전문 선수가 없잖아요. 저격에 특화된 선수를 추가 영입을 할 수도 있죠. 서브 탱커도 '네빅스'가 자리를 비운 상황이기에 고려해보려고요. 아직 확실히 결정된 사항은 아니긴 합니다.


Q. 외국인-한국인 선수를 모두 코칭 했는데, 확실히 실력이나 성격에서 다른 면이 있나요?

외국 선수들은 자신들의 색깔이 뚜렷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색으로 풀어갈 줄도 알아요. '시나트라'는 둠피스트-자리야 스페셜리스트잖아요. 자신에게 맞는 특정 전략과 영웅이 활약할 수 있을 때 잘한다고 보면 됩니다. 피드백도 본인이 100% 수용하진 않아요. 하나의 옵션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대신 제가 스타일을 파랑색을 빨강색으로 바꿔보라고 요구하면, 하늘색까지는 바꾸더라고요.

반대로, 한국 선수들은 굉장히 유연해요. 파랑색을 빨강색으로 스타일을 바꾸라고 말하면, 주황색까지는 만들어낼 수 있어요. 전략의 유연성 면에서 한국 선수들이 더 뛰어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방대한 로스터, SF 쇼크의 리그 우승 모습

Q. 결승전 이야기를 해볼게요. '라스칼' 선수가 스테이지2 우승 이후 인터뷰에서 그랜드 파이널 우승까진 안심할 수 없다는 말을 했어요. 그리고 정말 그랜드 파이널을 우승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여러 기쁜 마음이 들었어요. 우승이라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지만, 기나긴 여정이 끝났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도 들었죠. 그동안 우승하기 위해 끝없이 준비해온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거든요. 그랜드 파이널 이전까지 마지막 성적이 준우승이다 보니까 쉬는 시간에도 경기 준비를 할 정도로 철저하게 했었죠. 무엇보다 팀 로스터가 크다 보니까 선수들 멘탈 관리에도 많이 신경 써야 했어요. 시즌 중에 선수들이 번-아웃이 오지 않게 코치진이 역할이 필요했고요. 그래도 우승하고 나니까 모든 게 잘 끝나서 뿌듯하고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정말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Q. 시즌 PO 첫 패배 이후로 4:0 압승의 연속이었잖아요. 결승전까지 통할 만한 그런 깨달음이라도 있었을까요.

우리 팀은 원래 초반에 휘청거리는 팀이었어요. 그래도 후반에는 강했잖아요. 초반에는 아직 메타를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한 것이죠. 그 메타를 우리 팀의 색깔에 맞게 맞춰가는 과정에서 패배가 나오곤 합니다. 메타에 적응하면 스크림에서도 승리를 거두죠. 시즌 전체로 봤을 때 스크림 승률은 80%를 넘었을 겁니다. 하지만 승리했다고 안심하진 않았어요. 전략적인 승리라면 안심하지만, 단순히 선수들의 피지컬로 승리하면 오히려 더 많은 상의를 했어요. 우리의 전략을 탄탄하게 굳히고 색깔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요.


Q. 결승전 경기를 보면 정말 초단위로 선수들이 한 몸처럼 움직이던데, 어느 정도까지 준비한 건가요? 감독님은 어디까지 주문하셨는지 역시 궁금합니다.

코치진의 우려를 선수들에게 모두 전달하진 않아요. 코치진이 여럿이라 의견을 모아 정리해서 전달하거든요. 사실, 코치들끼리는 모든 상황을 두려워합니다. 결승전에서 밴쿠버 타이탄즈와 '학살' 김효종 선수의 무기였던 '나노-겐지'가 나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두려워했거든요. 그런 것까지 의문을 제기하고 대처법을 생각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죠. 결승전 앞두고 촬영할 때도 시간이 날 때마다 선수들을 불러서 이 전략 괜찮은지 물어보고 답을 들을 정도였어요. 그래서 압도적인 경기를 완성할 수 있었죠.

바스티온 전진 전략은 먼저 코치진들이 가장 큰 틀을 짜줘요. 어느 지형에서 많이 쓰는지 알려주죠. 그다음부터 선수들이 운영을 하는 거죠. 운영은 체스랑 비슷해요. 예를 들어 '킹'을 전진시키면, 다른 팀원들이 이를 잘 호위해줘야 합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킹을 내보내면 안 되죠. 반대로, 킹을 내보내 상대의 공격을 유도하는 전략을 쓰기도 합니다. 코치진은 최대한 선수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는 역할을 하죠. 그렇게 공격적인 바스티온 전략을 요구했고, 선수들이 잘 해줘서 그랜드 파이널 같은 경기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Q. 스테이지 초반만 하더라도 특정 로스터가 고정인 경우가 많았어요. 그 시간을 후보 선수들은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합니다.

선수들이 모두 팀의 우승을 목표로 임했어요. 팀을 위해 자신의 플레이를 헌신했고요. 주전으로 뛰지 않는 선수들도 서로 조언을 해줬고,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하나로 움직이니까 성공한 사례가 나올 수 있었죠. 이런 팀의 시스템은 우리팀의 매니저님부터 사무국까지 많은 도움으로 가능했습니다.

여기서 코치진의 역할은 우리가 왜 이런 로스터와 선수들을 주전으로 선택을 했는지 선수들에게 확실하게 설명해주는 겁니다. "이번 메타에서는 이런 운영을 하는 선수를 중심으로 로스터를 짤 것이다. 스크림에서 그런 능력을 보여줘라"는 말을 해요. 만약 못 보여준다면, 주전으로 출전하진 못하는 거죠.

하지만 한번 주전이 아니라고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죠. 메인 탱커진을 예시로 들어볼게요. '슈퍼'가 정말 매서운 라인하르트를 선보였잖아요. 시즌 초반 후보 선수였던 '스머프' (유)명환이는 "제가 '슈퍼' 만큼은 아니지만, 다른 팀에 가면 주전으로 뛸 정도는 됩니다"고 말하더라고요. 이런 말에 코치진도 "니가 오리사-윈스턴에 특화된 선수고 메타는 결국 돌고 돌 것이다"는 말을 해요. 그리고 팀원들이 납득할 만한 저의 비전과 방향성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선수들도 어느 정도 코치진의 말을 존중해줬죠. 결국, 시즌 후반에는 '스머프' 선수가 오리사 메인 탱커로 활약했잖아요.


Q. 그런 과정이 있었군요. 그렇다면 올해의 흐름이면 내년 역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나요?

저는 언제나 모든 메타에 대비해 영입을 진행합니다. 추후 발표를 한다면, 이유가 있는 영입을 할 것이고요. 솔직히 메타와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지만,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를 믿기 때문에 내년에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오버워치 한국 국가대표팀

Q. 오버워치 월드컵 대표팀 평가전도 했는데요. 지금 대표팀은 어느 단계인가요.

오버워치 건틀렛이 끝나고 모여서 연습했어요. 건틀렛 이전과 이후의 패치 버전이 달라서 스크림 효율이 잘 안나올 것 같더라고요. 대신 늦게 모인 만큼 선수들 모두 젠지 사옥에 와서 늦게까지 연습하고 가요. 정말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미국이 상당히 강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정말 이번에는 패배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전략적인 측면을 가다듬고 있어요.


Q. 미국이 상당히 강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어떤 점이 가장 까다로울 것 같나요.

일단, 여전히 둠피스트 중심의 메타가 이어지고 있어요. 미국 대표팀에는 샌프란시스코 쇼크팀에서 둠피스트를 주로 맡았던 '시나트라'가 있잖아요. '시나트라' 같은 경우, 팀 전체를 이끌고 둠피스트 운영을 하는 선수입니다. 한 번에 들어오는 그런 매서운 움직임이 강점인 선수이기에 우리가 이것을 어떻게 카운터 칠 수 있을지 대비하고 있어요. 그리고 리그에서 위도우메이커로 유명했던 워싱턴 저스티스의 '코리' 선수가 리퍼도 상당히 잘한다고 들었습니다. 두 선수를 견제하는 전략을 준비해보려고요.


▲ 시즌 MVP이자 미국 국가대표 '시나트라'

Q. 역시 시즌 MVP '시나트라'군요. '시나트라'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우리 오버워치 월드컵에서 만날 것 같은데, 누가 너의 스승이고 너를 가르쳤는지 보여줄게. 미국식으로 말해봤습니다(웃음).


Q. 시즌 진행 중에 선수들을 선발했는데, 그때 당시 생각했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나요?

사실상, 시즌 중에 뽑아서 완벽한 로스터를 만들 수는 없었죠. 하지만 그것을 대비하기 위한 로스터 선정이었기에 불리하다는 생각은 없어요. 각자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적인 수를 둘 생각입니다.


Q. 실제로 만나보니 의외의 모습을 보여준 선수나 기대하게 된 선수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항저우 스파크의 힐러 'IDK' 박호진 선수가 상당히 다재다능한 선수라고 생각해요. 팀의 분위기나 콜도 유쾌하게 잘 이끌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정말 놀랐어요. 그리고 '마노' 선수는 팀의 맏형으로서 든든한 역할을 잘해주더라고요. 어느새 국가대표팀 맏형이 됐네요. 팀이 방향을 못 잡거나 정신적으로 흔들릴 때 제 역할을 해줘요. 다양한 상황이 오더라도 중심을 잘 잡아줘서 듬직합니다.


Q. 리그는 긴 시간을 두고 팀을 완성했다면, 오버워치 월드컵은 상대적으로 단기전인데요. 빠른 기간 내에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까요.

가장 어려웠던 점은 촉박한 시간 내에 방향성을 잡는 것이었어요. 미세한 패치들이 있었고, 메타에 영향을 줄지 아닐지 판단하는 게 감독의 역할이죠. 메타의 방향성을 빠르게 잡지 못하면 스크림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 거 잖아요. 그래도 짧은 시간 내에 우리의 색깔을 잡아내려고 했습니다.

작년에도 오버워치 월드컵 기간 중에 메타가 바뀌었잖아요. 이번에도 그런 변화를 놓치지 않고 잡아낼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Q. 기본적인 팀 컬러는 샌프란시스코 쇼크와 비슷한지 궁금합니다. 다르다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가요.

가장 쇼크 다운 팀은 미국이라고 보면 됩니다. 코치를 비롯해 세 명의 쇼크 선수들이 있죠. 상대적으로 우리는 한국팀 답게 더 유연한 전략과 날카로운 플레이로 맞설 계획입니다.


Q. '아키텍트' 박민호 선수는 선발될 때만 하더라도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내부에서 어떤 모습을 보고 뽑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플렉스 딜러는 많아요. 그런데 '아키텍트' 선수 만큼 그렇게 다양한 영웅을 다룰 줄 아는 선수는 많지 않거든요. 그리고 팀의 색을 정했을 때, 팀의 운영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피드백 흡수 역시 빠르고요. 한국팀이 유연한 전략을 구사할 때 필요한 선수로 팀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죠.


Q. 한국인 중 좋은 '서브탱커' 후보가 많았는데 그 중 결승 MVP이기도 한 '최효빈'이 선발됐어요. '최효빈'만의 장점이 있을까요?

'퓨리-짜누' 선수 모두 잘했죠. 그래도 '최효빈' 선수의 장점은 서브 탱커 영웅 폭이 정말 넓어요. 그리고 그 영웅들을 모두 잘 다룰 줄도 알죠. 그리고 무엇보다 멘탈이 정말 강해요. 다른 팀원들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최효빈' 선수는 단 한번도 흔들리는 모습을 본 적이 없을 정도죠. 본인의 멘탈이 안 좋을 수도 있는데, 내색하지 않고 팀을 끝까지 잘 이끌어 가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국가대표팀에서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력적으로는 그랜드 파이널에서 MVP를 받으며 확실히 증명했죠



Q. 이번 시즌 정말 많은 것을 이뤘는데요. 앞으로 궁극적인 감독님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저는 제가 최고의 감독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다만, '크러스티'만의 색깔이 있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색깔이 있는 감독으로 남고 싶습니다.


Q. 본인을 기준으로 감독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감독이 해야 할 일은 상당히 많지만,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감독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압력이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신념을 따라서 행동해야 하죠.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묵묵히 수행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면, 점점 더 소극적으로 바뀌게 돼요. 이렇게 본인의 색깔을 유지하려면, 자신의 생각을 계속 표출해야 하거든요. 그 과정에서 외부와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더라고요. 저도 많은 팀에서 이런 과정을 겪어왔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50만원 받고 우승 후에 쫓겨나기도 했죠. 하지만 저는 "내가 실패하면 책임지고 물러나겠다. 다만 그전까지는 나의 모든 것을 다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번 오버워치 월드컵을 앞두고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편하게 해주세요.

이번 국가대표팀의 성적에 대한 짐에 대한 압박감이 남다르긴 해요. 그렇지만 저를 감독으로 뽑아주신 만큼 후회하지 않을 경기 보여주고 싶습니다. 국가대표 선수들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좋은 경기력으로 꼭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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