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4일, 피파온라인4 대규모 업데이트와 함께 '채팅 시스템'이 추가되었다. 출시 이후 약 1년 5개월만에 이루어진 패치였다.

피파온라인4 유저들 사이에서 채팅 시스템은 삼킬 수도, 그렇다고 뱉을 수도 없는 뜨거운 감자와도 같은 존재였다. 피파온라인4 이전 피파온라인3에서 채팅과 관련된 사건들과 신고 문의들이 과할 정도로 많았기 때문.

▲ 말 많던 '그' 시스템이 드디어 업데이트되었다


물론 채팅 차단 기능이 있었지만, 채팅을 차단해도 상대가 빅맨과 같은 세레모니를 하거나 플레이 자체에서 볼 돌리기 및 과도한 개인기 도발을 하면 곧바로 채팅을 풀고 설전을 벌이는 모습도 매우 빈번했다. 이러한 모습들에 지친 유저들은 1vs1 공식 경기에 굳이 채팅 기능이 있을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반대로 채팅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유저들도 상당수였다. 온라인 게임에 채팅 시스템이 없어서는 안되며, 필요하다면 피파온라인3와 같이 채팅 차단 기능을 도입하면 된다는 의견이었다.

실제로, 작년 9월 피파온라인4 인벤에서 직접 진행했던 채팅 시스템 유무 관련 찬반 투표에서는 '있어야 된다'는 투표수가 419표로 60%를, '없어야 된다'는 투표수가 279표로 40%를 기록했었다. 찬성 측이 좀 더 앞섰지만, 반대 측 투표수 역시 만만치 않은 비율을 보여주면서 해당 문제가 당시 유저들 사이에서 얼마나 중요한 토론거리였는지를 보여주었었다.


▲ 작년 9월에 피파온라인4 인벤에서 진행했던 채팅 시스템 유무 관련 찬반 투표


넥슨과 EA 역시 이 부분을 두고 지속적으로 고민을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작년 10월 진행했던 피파온라인4 개발자 인터뷰에서도 채팅 시스템을 두고 끊임없이 고민을 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기도 했었다.

결국 그 고민의 결과는 다인전, 친선전뿐만 아니라, 1vs1 공식경기까지 추가되는 방향이었다. 업데이트 공지에서 처음 해당 소식을 접한 유저들의 반응은 역시 뜨거웠다. 그런데, 의외로 해당 소식을 반기는 유저들의 비율이 높았다. 물론, 1vs1 공식 경기에서는 없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의견을 보인 유저들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적은 비율이었다.

실제로 PC방을 방문해 피파온라인4를 즐기고 있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채팅 기능 추가 소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을 해봤다. 역시 대다수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었다. 필요하다면 경기전에 설정에서 미리 차단해두면 된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었다. 또, 처음에는 채팅 시스템이 없어서 좋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답답함을 많이 느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온라인 게임 자체가 게임을 통해 상대방과 교류하고 소통하는 것인데 그 혜택을 유저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등의 인상적인 의견도 있었다.


▲ 원한다면 게임 전 설정에서부터 채팅을 끌 수도 있다


그렇게 채팅 시스템이 추가되고 일주일이 지난 현재 유저들의 반응은 대체로 괜찮은 편이다. 물론, 채팅으로 욕설을 하는 유저들을 만났다는 게시글들도 자추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채팅 시스템이 없어야 된다'로 이어지는 의견들은 없었다.

필요하다면 채팅 차단을 하면 되며, 온라인 게임 특성상 그 정도의 욕설은 어느 정도 감안하고 게임을 즐긴다는 의견도 많았다. 무엇보다, 피파온라인4 유저 대부분이 피파온라인3부터 게임을 즐겼기 때문에 웬만한 욕설에는 대미지를 크게 받지 않는다는 '웃픈' 이야기도 찾아볼 수 있었다.


▲ 이런들, 혹은 저런들 어떠하리


채팅 시스템이 나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주된 요인은 역시 유저들의 '답답함'을 해소시켜주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동안 상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하고 싶었던 갈급함이 이제 조금은 해소된 듯 하다.

또 가끔 채팅으로 훈훈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사실, 이처럼 클린하고 훈훈한 채팅은 10번, 아니 20번에 한 번 정도도 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긴 하다. 그런데, 그 한 번의 채팅이 괜스레 감동이 되기도 하며, 실제 현실에서도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 이런 게임 한 번이면 정말 기분이 좋아진다


예상치 못한 문제도 있었다. 1vs1 공식 경기에서도 채팅이 가능해지면서 서로 채팅을 통해 경기 결과를 무승부로 합의하는 모습들도 있었다. 특히, 이런 경우는 자신과 상대방 모두 무승부만 해도 승급이나 잔류가 가능한 상황에서 자주 발생하였다.

사람과 사람으로는 서로 훈훈한 장면이지만, 어뷰징 자체가 금지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해당 부분은 최우선적으로 게임사 자체에서 해결책이 필요해보이며, 유저들 역시 이런 행위를 지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훈훈한 이야기지만, 공식 경기 어뷰징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아직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그동안 채팅을 원해왔던 유저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주고 있다는 점만 봐도 앞으로의 전망을 조금은 긍정적으로 봐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채팅을 통한 욕설 행위 등의 문제들이 있지만, 사실 해당 영역은 온라인 게임이라면 불가피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 같은 비매너 유저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재하는 게임사의 노력도 당연히 이루어져야겠지만, 그보다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은 역시 비매너 유저 본인의 인식 변화이다. 게임 내의 문화를 선도하는 주체가 자신이라는 것을 조금 더 유념한다면 지금보다 더 클린한 피파온라인4가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