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4의 공개는 수많은 게이머의 궁금증을 해소한 가뭄 속 단물이었지만, 동시에 더 많은 의문을 만들어냈다. 겉보기엔 전작과 별 차이가 없어 보였지만, 급하게 만든 자가복제 카피캣이라기엔 블리자드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설정 상에서나 볼 수 있었던 릴리트의 등장, 말티엘이 휩쓸고 간 이후의 성역, 그리고 다시 모습을 드러낸 드루이드까지, 영상만으로는 풀 수 없는 의문이 너무나 많았다. 그리고 그 의문이 커질 때쯤, 디아블로4의 핵심 개발자 두 명을 만나볼 수 있었다.

▲ 조 셸리(Joe Shely) 수석 전투 디자이너(좌)와 티파니 와트(Tiffany Wat) 선임 프로듀서(우)


Q. 참 오랜만에 릴리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디아블로2 시절 우버 퀘스트 이후 첫 등장인데, 게임 내에서 릴리트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가?

조 셸리 : 릴리트는 성역을 만든 주요 인물 중 하나이며, 아직까지 릴리트와 관련된 많은 내용들이 베일에 쌓여 있다. 아마 성역을 살아가는 인물들에게 좋은 소식은 아닐 것이다.

티파니 와트 : 릴리트는 메피스토의 딸로, 앞서 말했듯 성역의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기도 하다. 전작에서 말티엘이 수면 위로 떠오른 후 성역엔 죽음의 폭풍이 휘몰아쳤고, 일단락된 지금도 혼란과 고통이 가득 차있는 상황이다. 동시에, 릴리트의 출현을 막을 방어기제들도 상당수 상실된 상황이다. 릴리트는 성역을 만들던 그 순간부터 성역의 힘으로 천국, 지옥 모두를 휩쓸 생각을 하고 있었으며, 성역이 아주 당연히 자신의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Q. 디아블로3의 경우 데커드 케인과 레아의 이야기에 플레이어가 관찰자 겸 동행자로서 함께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인물들이 등장하는가?

조 셸리 : 이번 작품 또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며, 주인공과 여러 이야기로 얽히게 된다. 단순히 도움이 필요하 인물도 있지만, 이번 작품은 황폐화된 세계 속에서 세계의 안위보다는 자신만을 위하며 살아가는 이기적인 인물들과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Q. 게임 제목은 '디아블로'인데 영상에서 디아블로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시리즈가 갈수록 디아블로의 카리스마가 떨어져가는 느낌인데, 이번 작품에서도 볼 수 있나?

티파니 와트 : 지난 두 작품에서, 디아블로는 게임 출시와 동시에 보스로 출연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후 확장팩이 출시되면서 늘 디아블로는 중간 보스의 역할을 차지하게 된다. 이번 작품 역시 '디아블로'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만큼, 디아블로는 당연히 등장한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중간 보스의 역할은 아닐 것이다.

디아블로4에 등장하는 드루이드의 모습.

Q. 꽤 오랜만에 드루이드가 참전했다. 드루이드가 참전하게 된 배경 설정은 어떻게 되는가?

조 셸리 : 스코스글렌 지역을 탐험하다 보면 드루이드의 배경과 출현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드루이드는 디아블로4 개발팀이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이며,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복잡한 변신 과정 없이 자연스럽게 변신과 스킬을 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Q. 실제 플레이 느낌은 디아블로4보다는 디아블로 2.5 느낌에 가까웠다. 좋게 말하면 두 전작의 장점을 잘 가져왔고, 나쁘게 말하면 다 익숙하다. 디아블로4만이 줄 수 있는 새로운 게임 경험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조 셸리 : 당연히 아주 많은 것들이 준비되어 있다. 디아블로4를 플레이하면서 2와 3의 느낌을 모두 느끼는 것은 의도된 사안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느낌에 굉장히 거대한 새로운 세계를 더했다. 전작들과 비교하면 정말 '어마어마'하다고 말할 수 있는 세계가 준비되어 있다. 다양한 지형과 거대 보스, 그리고 협동을 유도하는 플레이까지 넣어 두었다.

티파니 와트 : 메인 퀘스트라인 외에도 엄청나게 많은 수의 사이드 퀘스트가 준비되어 있다. 이전 게임들은 '웨이포인트' 사이를 건너뛰며 사냥을 하는 게임이었지만, 이번 작품은 소셜 허브에서 모인 사람들이 황량하고 넓은 세계를 탐험하는 게임이 될 것이다.


Q. 오픈 월드 내에서 많은 이들이 함께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았다. 한 세계에는 최대 몇 명의 플레이어가 진입할 수 있는가?

조 셸리 : 아직 정확한 인원 수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콘텐츠의 종류에 따라 탄력적으로 변하게끔 설계하고 있다. '디아블로4'라는 게임 자체는 많은 인원들이 북적거리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게임이다. 황량함, 그리고 고독을 추구하는 게임에서 많은 이들이 북적거리며 뛰어다니면 이상하지 않나? 하지만 지역에 따라 거대 보스가 출현하는 공간에서는 일시적으로 접속 인원이 늘어나는 식이다. 구체적인 인원은 아직 조절 중에 있다.


Q. 전작에서 게이머들은 성역의 여러 지역을 직접 둘러볼 수 있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지역들이 등장하는가?

티파니 와트 : 이번에도 크게 다섯 곳의 새로운 지역이 준비되어 있다. 3편에서 일부가 등장했던 스코스클렌과 불타는 사막으로 이뤄진 케지스탄, 드넓고 메마른 평원과 조각난 봉우리, 마지막으로 늪지대로 이뤄진 '하웨자르'가 등장한다. 이 각각의 지역엔 마을들이 존재하며, 이 마을 중 몇 곳은 소셜 허브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거대보스전에서는 일시적으로 접속 인원이 늘어날 예정.

Q. 현재 커뮤니티에서 퍼지고 있는 루머 중 하나가 작년에 임모탈이 유저들에게 외면받자, 급하게 준비한 타이틀이라는 설이다. 실제로 개발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나?

티파니 와트 : 물론 급하게 준비한 타이틀은 아니다.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수년 전부터 준비해왔다.

조 셸리 : 솔직히 말하면 지금에라도 디아블로4를 마음놓고 말할 수 있어서 그 자체만으로 기쁘다. 그간 참느라 힘들어 죽을뻔했다.


Q. 캐릭터 슬롯이 두 칸이 비어 있다. 추가될 두 캐릭터에 대한 힌트를 살짝이나마 줄 수 있는가?

티파니 와트 : 음... 확실히 두 캐릭터가 더 추가될 것은 맞다. 미안하지만 어떤 캐릭터가 될지는 아직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다. 아마 정보가 더 풀리기 전까지는 상상하는 재미로 남겨두셨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굉장히 많은 한국의 디아블로 팬들이 블리즈컨 2019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을 위해 한마디 해줄 수 있는가?

조 셸리 : 다시 말하지만 드디어 디아블로4에 대해 떳떳하게 말할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기쁘다. 디아블로4는 디아블로 시리즈의 처음으로, 완전한 어둠으로 돌아왔다. 역사상 가장 큰 위기를 맞게 된 성역을 탐험하면서, 여러분이 그간 느끼지 못한 성역의 거대함을 알게 될 날을 기다리고 있겠다.

티파니 와트 : 한국 게이머들처럼 하드코어하게 게임을 파고드는 게이머들에게 디아블로4는 굉장히 매력적인 게임이 될 것이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부터 다양한 스킬, 세분화되는 빌드를 비롯해 전작보다 훨씬 많은 양의 전설 아이템들을 준비하고 있다. 언젠가, 우리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빌드를 보여주는 한국 게이머들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겠다. 하드코어 유저와 라이트 게이머 모두에게, 디아블로4는 최고의 게임이 될 것이다.





11월 2일부터 11월 3일까지 미국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서 블리즈컨 2019이 진행됩니다. 현지 및 한국에서 작은 정보 하나까지 놓침없이 전해드리겠습니다. ▶ 인벤 블리즈컨 2019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