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규동/스마트조이/개발 총괄 이사]

  • 주제: 새로운 세대를 위한 게임
  • 강연자 : 복규동 - 스마트조이 / 개발 총괄 이사
  • 발표분야 : 포스트모템
  • 강연시간 : 2019.11.14(목) 11:50 ~ 12:30


  • [강연 주제] 모바일 시장이 대두되면서 20대는 게임의 메인 타겟 마켓에서 벗어나 있었습니다. 라스트 오리진의 개발과 서비스를 통해 얻은 경험을 공유하고 새로이 성장하는 시장이 될 20대 청년층을 위해 게임을 개발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 지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라스트 오리진'이 처음 공개됐을 때만 해도 누구도 성공을 장담하지 못했다. 이미 시장에는 수많은 수집형 RPG가 있었고 매출 상위권에 자리한 게임들이 입지를 공고히 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게임이 들어갈 틈이 없어보였고, 여기에 더해 성인용 게임이란 점 역시 '라스트 오리진'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 여긴 거였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시선과 달리 '라스트 오리진'은 출시되자마자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한때는 구글 일매출 6위의 기염을 토할 정도였다. 도대체 '라스트 오리진'이 여타 수집형 RPG와 뭐가 달랐기에 가능했던 걸까?

    이 의문에 답하기 위해 스마트조이의 복규동 개발 총괄 이사가 금일(14일), 강단에 섰다. '라스트 오리진' 개발, 출시까지 철저한 사전 조사를 거듭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라스트 오리진'의 타겟 - 왜 20대 남성 게이머였을까?


    '라스트 오리진'은 20대 남성을 타겟으로 한 캐릭터 수집형 모바일 게임이다. 20대 남성이 타겟인 만큼, 여타 수집형 모바일 게임과 달리 선정적이며, 모든 캐릭터가 미소녀인 게 특징이다. 여기에 더해 무과금만으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했으며, PvP를 배제했다. 다른 캐릭터 수집형 게임에는 없는 '라스트 오리진'만의 특징이다. 하지만 다른 게임과는 차별화된 이러한 요소는 개성인 한편, 약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왜 '라스트 오리진'은 이러한 개성을 밀고 나갔을까?

    복규동 이사는 이에 대해 지난 2017년 개봉한 '라스트 제다이'를 보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주체가 바뀌었고 이게 곧 기회가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과거 영화, 드라마, 만화 등 콘텐츠의 중심은 남성이었다. 옳고 그른 게 아닌, 그때는 그랬다. 지금의 30~40대 남성이라면 알 것이다. 그들이 20대일 때 미디어를 보면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남성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20대는 각종 미디어를 보면서 이러한 감성을 느끼기 힘들다.

    여기서 복규동 이사는 기회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아무도 20대 남성을 타겟으로 콘텐츠를 만들지 않는다면 우리가 만들면 되지 않겠느냐는 논리였다. 이에 복규동 이사는 각종 미디어를 구분, 조사함으로써 현재 20대 남성들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본격적으로 조사했다.


    다만, 쉽지는 않았다. 앞서 그가 언급한 것처럼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각종 미디어의 중심에서 남성이 멀어졌기 때문이다. 드라마의 경우 과거 남자 주인공이 트렌드였던 것과 달리 어느덧 여자가 주인공이고 남성을 그걸 보조하는 역할이 됐다. 이는 게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화도 마찬가지였다. 웹툰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어느덧 남자 주인공이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이는 드라마나 만화만의 변화가 아니었다. 심지어는 20대 남성들의 전유물이랄 수 있었던 게임에서조차 20대 남성은 헤게모니를 완벽히 상실한 상태다. 시장이 분화됐고 모바일 게임의 경우 자금력을 갖춘 30~40대 남성에게 포커스를 맞춰서 개발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모든 미디어의 중심에서 20대 남성이 멀어지고 있는 건 아니었다. 소설만큼은 여전히 남성을 주인공으로 삼는 게 많았다. 출판물에서 웹 소설, 이북(eBook)으로 형태가 바뀌었지만, 예전에 유행한 장르는 지금도 여전히 인기가 있었다. 왜 소설은 여전히 남성에게 인기가 있었을까? 복규동 이사는 우선 현재 20대 남성들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부터 조사했다.

    그 결과 그는 현재 20대 남성들에 대해서 몇 가지 키워드를 찾을 수 있었다. 첫 번째는 바로 존중의 갈구였다. 현재 사회에서 20대 남성들은 갈등 속에 지쳐있었고 그 때문에 그 어느 세대보다 존중 받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다고 본 것이다. 두 번째는 반 페미니즘, 반 PC다. 20대 남성들은 가부장적 권리를 누리지 못한 세대다. 반 PC 성향을 표출하지도 않았다. 그들로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다. 세 번째는 공정한 게임에 대한 열망이다. 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넘어가면서 과거 20대였던 30~40대를 타겟으로 한 모바일 게임들이 많이 나오게 됐다. 그러다 보니 그들에게 초점을 맞춘 P2W 시스템이 탄생했다. 공정한 게임을 원하는 20대는 불공평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 시장 공략을 위한 '라스트 오리진'의 준비 - 게이머가 뭘 원하는지 파악해라

    그렇다면 반대로 20대 남성들이 원하는 건 뭘까? 복규동 이사는 이걸 알기 위해서 웹 소설에 주목했다. 웹 소설은 낮은 초기 비용 덕에 온갖 콘텐츠가 존재한다. 이는 수많은 실험적인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더욱이 생산 속도가 빠른 만큼, 피드백 역시 빠르다. 또한, 유저의 시장층이 뚜렷하게 파편화되어 있어서 타겟 확인이 용이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조아라와 문피아에서 20대 남성들이 좋아할 소설들을 조사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왔다. 우선 성인 작품 비중이 높다는 거였다. 1~5위까지 모두 성인용이었다. 그리고 그중에서 80%가 하렘물이었다. 장르의 경우 회귀, 이세계, 게임, 현대, 이능력을 가리지 않았지만, 공통점으로는 모든 주인공이 현대인이었다. 20대는 감정이입을 강하게 하기에, 현대인이 주인공인 소설에 좀 더 몰입하는 거였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복규동 이사는 긍정적인 키워드(하렘, 사이다, 성장, 먼치킨)부정적인 키워드(호구, NTR, 고구마)로 구분, '라스트 오리진'을 위한 핵심 키워드로 삼았다. 먼저, 하렘 요소를 위해 독특한 외모의 19금 미소녀 수집형 게임으로 설정했으며, 오롯이 주인공에게 몰입할 수 있도록 세계관에서 주인공을 마지막 남은 인간 남성으로 설정했다. 여기에 더해 감정 이입을 위해 히로인들과의 관계를 소유관계로 설정하고 끝으로 웹 소설처럼 유저의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운영 정책을 계획했다.


    '라스트 오리진'의 틀이 잡히자 다음으로는 조작에 대한 고민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소녀전선'의 성공을 보고 수동 조작임에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라스트 오리진' 역시 수동 조작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곧 피로도 상승에 따른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고 이에 풀 오토로 전환하게 됐다. 하지만 이렇게 하니 지루함과 드랍율이 문제가 됐다. 이를 영원한 전장을 통한 수동 확정 보상 콘텐츠를 넣음으로써 해결했다고 복규동 이사는 설명했다.

    '소녀전선'을 통해 수동 전투의 가능성을 봤다면, '다키스트 던전'과 '엑스컴'은 '라스트 오리진'의 전략적 요소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 물론, 완벽히 두 게임의 요소를 가져오기란 힘들었다. 그렇기에 '다키스트 던전'에서 위치 제어 전략과 스킬의 활용 요소를 차용했고 '엑스컴'에선 확률(감나빗)과 거리 개념을 가져왔다. 물론, 그저 가져오기만 한 건 아니었다. 확률 요소는 좀 더 확정적으로 하기 위해서 합연산으로 바꿨고 여기에 더해 오리지널리티를 위해 시간 제어 전략과 폰에서 가장 이쁘게 보일 수 있도록 3X3 그리드를 채용했다.


    시스템이 거의 완성되자 다음으로 고민한 건 과금 모델이었다. 복규동 이사는 '라스트 오리진'의 과금 방식을 철저히 20대 남성에 맞췄다. 밸런스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대신, 자극적인 일러스트와 보는 맛이 있는 전투 화면을 가진 스킨을 판매함으로써 사고 싶도록 한 것이다.

    '라스트 오리진'은 이걸 스킴피 코드(노출)과 캐릭터 융합으로 구분했다. 우선 스킴피 코드를 노린 캐릭터의 경우 시각적 자극에 반응하는 20대 남성을 위해 충분한 노출을 꾀하는 동시에 시장 구분을 위해 다른 게임에선 보기 힘든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전면에 내세웠다. 단, 그렇다고 무조건 야하기만 한 캐릭터만 내세운 건 아니다. 단순히 야한 것으로 승부하는 것으로는 게임의 수명을 길게 가져갈 수 없었다. 그렇기에 캐릭터 융합을 통해 '라스트 오리진'은 다른 게임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었다. 사무라이 + 테러리스트 + 마법소녀의 특징이 융합된 마법소녀 매지컬 모모나 엄격한 장군 + 말할 수 없는 취향을 가진 불굴의 마리가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라스트 오리진'은 다른 게임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캐릭터들을 갖출 수 있었다.


    끝으로 '라스트 오리진'은 유저와의 소통 강화에도 힘썼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우선 매크로 답변으로 인한 유저들의 불만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운영팀장을 GM으로 내세웠다. 여기에 더해 서비스 중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 진솔한 사과로 대응했다. 문제가 발생하면 사과와 함께 확실한 보상을 준비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너무 많은 보상이 게임 수명과 유저 기대 심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보상은 필수라고 복규동 이사는 강조했다.




    ■ 시장의 반응과 결과 - 구글 일매출 6위, 노력이 빛을 보다

    그 결과, '라스트 오리진'은 오픈 2일 만에 개발비를 회수했다. 노력이 빛을 본 셈이었다. 하지만 마냥 좋은 일만 있던 건 아니었다. 3일째 서버가 터지는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 거였다. 그래도 어떻게든 수습하고 재오픈하자 4일 만에 구글 일매출 6위라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구글에서 게임이 아예 내려가 버린 거였다. 서둘러 원스토어로 방향을 선회했고 원스토어에서는 인기 1위, 매출 2위를 달성하고 지속적으로 매출 및 인기 상위권을 차지할 수 있었다.


    인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다시금 구글에 게임이 올라갔으며, 현재는 모든 miTop 기준 일매출 23위를 기록할 정도다. 평균 10위~30위권에 위치한 셈인데 남들과 다른 '라스트 오리진'만의 특색을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덕분에 가능한 결과였다.

    다만, 모든 게 잘 된 건 아니었다. 매출과는 별개로 부단히 사전 조사를 했음에도 간과한 부분이 있었다. 철충남 사건이 대표적이다. 앞서 20대 남성들이 소설 주인공으로 현대인에 몰입한다는 걸 파악했음에도 '라스트 오리진'의 주인공을 철충으로 설정해 수많은 게이머들의 반발을 산 것이다. 감정 이입한 캐릭터의 정체가 벌레였으니 충격받을 만했다. 복규동 이사는 이에 대해 가장 큰 실수라고 고백하는 동시에 많은 보상과 함께 시나리오를 갈아엎음으로써 간신히 사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 실수도 있었지만, 이러한 노력 끝에 독점적 시장을 형성할 수 있었다

    '라스트 오리진'이 성공 이면에 숨겨졌던 노력들을 소개한 복규동 이사는 끝으로 자신들과 비슷한 중소기업을 위한 조언을 덧붙였다.

    "어떤 이유로든 대기업이 들어오기 힘든 시장에 진입해야 한다. '라스트 오리진'이 20대 남성을 위한 게임이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한, 선택된 시장에 대해 집중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라스트 오리진'은 준비를 위해 약 3개월을 독립적인 시장 조사 시간과 계획 수립에 사용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길 바란다. 모든 미디어는 연결되어 있다. 다른 매체의 동향을 적극적으로 살피기 바란다. 내가 소설을 이용한 것처럼 말이다."

    ▲ "성공을 위한 철저한 조사, 잊지 마세요!"



    11월 14일부터 11월 15일까지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진행되는 인벤게임컨퍼런스(IGC X G-CON) 취재 기사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IGC X G-CON 2019 뉴스센터: http://bit.ly/33N9v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