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해도 괜찮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시행착오는 당연히 있는 일.

실패와 관련된 격어들을 한 번이라도 직접 들어본 사람들은 이런 말들이 굉장히 의례적으로 나오는, 마치 습관처럼 하는 얘기라는 걸 속으로 느낀다. 다소 차가운 마음가짐으로 당연히 실패해도 괜찮지 않다는 것을, 과정보다는 결과가 훨씬 더 중요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던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실패에 대한 얘기를 정말 실패를 많이 해본 사람이 해준다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게다가 그 실패를 딛고 정말 큰 성공을 거둔 사람이 해준다면 진짜 그럴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수 있다.

배틀그라운드라는 대한민국 게임사에 길이 남을 성공작을 만들어낸 PUBG와 테라로 유명한 블루홀, 피닉스, 스콜, 레드사하라 등 7개의 게임 제작 스튜디오의 연합 '크래프톤(KRAFTON)'은 지스타 2019에서 의미있는 메시지를 남겼다.

▲ PUBG의 정현섭 실장(좌), 크래프톤의 조민형 실장(우)


우리는 크래프톤입니다.

크래프톤에서 브랜딩을 담당하고 있는 조민형 실장은 지스타 2019에서 크래프톤을 소개하기 위해 분주하다. 그는 "크래프톤이 세상에 공개된 게 작년 지스타였다. 첫 돌이 되는 브랜드다. 아직 많은 사람이 알지 못하는 브랜드고 다양한 속성을 가진 스튜디오의 연합 브랜드이기 때문에 다양한 지점에서 고객을 만날 수 있게 '인 앤 아웃' 전략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지스타 2019에서 가장 많이 보게 되는 회사명일 것이다. 지스타 입구에서 트램플린 존, 게임 시연 존, 배틀그라운드 포토존 등 야외 부스에도 '크래프톤'. 벡스코 회장에 들어와서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볼 수 있는 카페도 '크래프톤'. 유저와 회사가 만나는 BTC 전시장에도 '크래프톤'. 회사와 회사가 만나는 BTB 전시장에도 '크래프톤' 일색이다. 크래프톤은 정말 효과적으로 브랜드를 홍보하고 있다.



그들은 이런 브랜드 홍보로 크래프톤의 철학을 전달하고자 했다. 조민형 실장은 "크래프트맨쉽을 전달하고 싶었다. 단순히 흥행을 위해서 비지니스적인 측면을 배제한 장인정신을 뜻한다. 공급자 정신이 아닌 플레이어들이 인정하는 게임 제작에 대한 노력과 집중이 장인정신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행착오와 도전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었다. 한 번 실패하면 두 번 해보고, 두 번도 실패하면 세 번 도전하는 것을. 우리 크래프톤은 연합이라는 체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 곳이 실패해도 다른 곳에서 연합하고 지지한다는 철학을 공유하고 싶었다. 단순히 회사들의 연합이 아니다. 우리 크래프톤의 스튜디오는 장인 정신과 시행착오를 통한 방향성을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였다"고 얘기했다.

그런 이상적인 철학이 공감을 받는 이유는 크래프톤의 맏형인 PUBG 덕이 크다. PUBG는 배틀그라운드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도전의 아이콘이기 때문이다. PUBG에서 아시아 마케팅을 담당하는 정현섭 실장은 "PUBG는 엄청난 성과를 거두고 있고, 굳이 연합을 해야 하는 의문이 있을 수도 있지만, 단순히 숫자적인 계산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가치적인 부분에서 우리는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같이 할 수 있는 것은 같이 하면서 서로 성장하는 부분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슬로건은 '따로 또 함께'다."


따로 또 함께

"수직적인 조직의 구조가 아니라,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프로젝트 리더 그룹이 다양한 의사결정을 한다. 경영진들은 이들의 결정을 믿어주고 실행한다. 다른 게임 회사들처럼 특정인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구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조민형 실장은 크래프톤이라는 회사에 관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정현섭 실장은 "크래프톤은 밥이 잘 나온다. 유명한 이야기"라며 가볍게 얘기한 뒤, "본인의 의지가 있다면 프로젝트를 리드할 수 있다. 서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여지가 충분하다.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CEO와 단독으로 대담할 수 있다. 실제로 있는 이야기다. 월마다 전사 회의를 통해서 거리가 떨어져 있지만, 프로젝트에 빠르게 도전해볼 수도 있다. PUBG의 김창한 대표부터 실패를 거듭한 사람이기 때문에 도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이미 거대한 연합이다. 전체 인원은 1,800여 명에 달한다. PUBG부터 30명에서 시작한 조직이지만 벌써 직원이 800명이다. 이런 인원이 동일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조민형 실장은 "거의 2,000여 명의 사람들이 동일한 품질의 생각을 가지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지만, KDC라는 컨퍼런스, 크래프톤 라이브 토크, 경영진과의 대화 등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스타 2019에서 장인정신이나 집요함, 확고한 신념의 메시지들을 노출했다. 실패해도 괜찮다. 누구나 실패할 수 있고, 성공하기 위해선 실패를 계속해야 한다. 도전에 있어서 당신이 배운 것이 있고 실패는 일종의 예방 주사. 지스타는 10대와 20대분들이 많이 방문하는데 그런 분들에게 우리는 꼭 저런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을 개발했을 때 실패와 고난들이 다가왔을 때 저 말들을 되새겼기 때문이다. 단지 PUBG의 굿즈를 주고받고 하는 것보다는, 우리의 스토리에 담겨진 메시지들을 받아 가셨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소비자지만 언젠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공급자가 됐을 때 우리의 메시지들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마지막으로 조민형 실장은 "예전에는 스튜디오마다 따로 했었는데, 지금 크래프톤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는 게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목표는 있지만 한 울타리에 있으면서 PUBG의 뒤를 이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스튜디오가 많이 있다. 다음 인터뷰에서는 우리 두 명이 아니라, 세 명, 네 명, 점점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다. 우리의 시행착오와 도전을 애정어리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고객들에게 실수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처럼, 고객들도 우리에게 가끔은 실수해도 괜찮다는 격려를 받으면 더 힘이 날 것 같다"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11월 14일부터 11월 1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지스타 2019가 진행됩니다. 현지에 투입된 인벤팀이 작은 정보 하나까지 놓침없이 전해드리겠습니다. ▶ 인벤 지스타 2019 뉴스센터: https://bit.ly/2plxEa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