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2-2 역할고정 베타가 도입된 후 벌써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사실, 2-2-2 역할 고정은 오버워치에 공식 도입되기 전부터 유저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많았던 주제였다.

이 주제가 유저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데에는 역시 경쟁전에서의 무너진 역할군 밸런스가 가장 큰 이유였다. 랜덤으로 매칭된 6명의 유저가 하고 싶은 역할군이 항상 밸런스가 좋게 조합될 수는 없었기 때문. 이렇다 보니 가끔은 6명의 유저가 모두 딜러를 선택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었다.


▲ '양보좀요' → 'ㄴㄴ ㅈㅅ' → 'ㅇㅋ 6딜 ㄱㄱ'


이런 상황들은 많은 오버워치 유저들에게 만만치 않은 스트레스가 되곤 했는데, 오버워치에서 발생하는 무분별한 욕설 채팅 등의 발단도 팀원들간의 역할군 조합 문제에서 발생하는 경우도 상당수였다.

해당 문제가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면서 개발진 역시 '역할 고정 기능에 대해 고민중이다. 곧 테스트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하게 된다. 그리고 역할 고정 기능은 테스트 서버를 필두로 시작하여 곧이어 정식 서버에까지 출범하게 된다.




2-2-2의 도입, 확실히 긍정적이었던 초기 반응

역할 고정 베타 기능이 도입된다는 소식을 들은 유저들의 초기 반응은 생각 이상으로 긍정적인 비율이 높았다. 그동안의 다소 무분별했던 팀 조합이 어느 정도 정돈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환호였다.

또, 당시에는 3-3 메타가 대회는 물론이고 인게임에서도 거의 '국룰'과도 같았는데, '어차피 역할군을 시스템으로 고정시키지 않아도 대부분이 3-3을 하는 상황인데 이럴 바에는 2-2-2로 고정해서 딜러 유저들에게도 빛을 보게 해주는 것이 낫다'라는 몇몇 의견도 있었다.


▲ 당시 역할 고정 베타 도입 뉴스에 대한 베플, 비공감을 누른 유저가 아예 없을 정도였다


실제로, 역할 고정 베타가 첫 도입된 이후 직접 플레이를 해본 유저들의 반응 역시 대체로 괜찮았었다. 기자 역시 직접 플레이를 해봤는데, 유저들 간의 마찰이 줄어든 것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었다. 또, 역할군 별로 랭크가 따로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었다.


매칭 대기 시간이라는 변수가 발생하다

하지만, 곧이어 문제가 생겼다. 탱커같은 경우는 길어야 3~4분이면 매칭이 되는 편이었지만 힐러는 6분에서 길면 10분까지, 딜러는 기본 10분에서 길면 16분인 넘어가기도 했다.

'김재원의 즐거운게임 세상'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 김재원 역시 해당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었다. 실제로 김재원이 딜러로 배치고사 5판을 보는데 매칭 대기 시간은 무려 55분이 걸렸는데, 게임 시간은 그보다 적은 43분에 불과할 정도였다.


▲ [출처 - 김재원의 즐거운 게임 세상 유튜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다. 해당 문제는 인원이 적은 윗 구간으로 갈수록 더욱 심화되었다. 딜러뿐만 아니라, 힐러로 매칭을 하여도 20분, 25분이 넘어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매칭이 되어도 그랜드마스터 팀원 사이에 플래티넘, 골드 유저들이 함께 매칭되는 웃지 못할 상황도 포착되곤 했다. 이렇게 점수대가 다른 매칭까지 발생하다보니 이 문제는 비단 딜러, 힐러 유저뿐만 아니라 탱커 유저들에게도 게임 이용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 [출처 - 삐라 유튜브]

▲ 그마 구간 사이에 골드 유저가 낀 상황 [출처 - 효튜브 유튜브]



또, 해당 문제는 유저들의 PC방 이용 문제와도 연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오버워치 인벤 게시판을 살펴보면 '매칭 대기 시간 때문에 PC방에서 1시간을 충전하면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시간은 30분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라는 의견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자 역시 동네 PC방을 돌아다니면서 오버워치 유저들을 확인해봤는데, 매칭 시간을 기다리면서 핸드폰으로 웹툰을 보거나 유튜브를 보는 유저들을 다수 포착하기도 했었다.


▲ PC방 플레이를 포기하는 유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개발진들이 해당 문제에 대해서 확실히 인지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

2-2-2 역할 고정이 게임 자체적으로는 '정돈'의 기회가 됐던 것은 맞다. 실제로 초기에는, 그리고 지금까지도 해당 시스템에 대해서는 호평을 하는 유저들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예상치도 못했던 곳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오버워치에서 경쟁전은 단연 메인 콘텐츠이다. 하지만 이 콘텐츠에 게임 플레이 이외의 시간까지 투자해야 한다면, 또 그 시간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면 유저들은 '굳이' 플레이하지 않는 선택을 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전에는 '매칭 대기 시간'이라는 개념에 따로 신경을 써오지 않았던 유저들이었기 때문에 더욱 과거와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래도 다행인 것은 개발사 역시 해당 문제를 인식하여 기다리는 동안 여러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기도 했다는 것이다.


▲ 이제 기다리는 동안 더 많은 콘텐츠를 플레이할 수 있다


물론 해당 기능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역할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개발사가 이런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유저들에게 어필하고, 또 뒤이어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충분히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인벤 역시 이번 블리즈컨에서 오버워치 개발자들과 직접 만나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었는데, 해당 문제에 대해 '대기 시간 동안 워크샵 등 더 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며, 이외에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라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 [인터뷰] "블리즈컨에서 공개된 건 극히 일부!" 오버워치2, 더 많은 것을 기대해 달라 [바로가기]

▲ 답변은 요약되었지만, 현장에서 두 사람은 해당 문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었다


물론, 그럼에도 이번 숙제는 정말 쉽지 않아 보인다. 심지어 영웅 밸런스 문제나 신규 영웅 및 맵, 콘텐츠 업데이트 지연 등의 문제들도 여전히 안고 있는 오버워치의 입장에서는 추가로 새로운 짐을 지게 되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해당 문제에 대해 방편들을 마련하려는 개발자들의 노력이 조금씩 보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해당 문제에 대한 해결을 조금 더 기다려보려는 마음이다. 어떤 선택이든 '단 한 번'의 과정으로 마무리짓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테니 말이다. 물론, 그 결과가 우리를 실망시키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 유저들 역시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 222 역할군 고정에 대한 오버워치 인벤 유저들의 자유로운 의견을 댓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