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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3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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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코지마 히데오 "'데스 스트랜딩'은 연결에 대한 이야기"

윤홍만 기자 (Nowl@inven.co.kr)
코지마 히데오 감독의 개발자 인생 2막을 알린 '데스 스트랜딩'은 여러모로 특이한 게임이다. 전투가 아닌 배달이 핵심인 게임. 지금까지 그가 개발한 게임들과는 여러모로 달랐다. 모두가 예상한 장르와도 전혀 달랐다.

이러한 그의 도전은 여러모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스타 개발자들의 몰락은 이제 새로울 것도 없는 일이다. 그들이 평생 만들어온 장르로 도전했음에도 실패의 고배를 마시는 모습들을 보지 않았던가. 두려울 법도 하건만 코지마 히데오 감독은 거침없이 도전했고 성공했다.

다행히 이 궁금증을 해결할 기회가 찾아왔다. 금일(30일), 코지마 히데오 감독이 전 세계 10개 도시를 대상으로 한 '데스 스트랜딩 월드 스트랜드 투어'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9년 만에 국내를 방문한 것이다.

'데스 스트랜딩'은 출시된 지 3주 가까이 지났지만 여러모로 궁금한 것들이 가득한 타이틀이다. 과연, 코지마 히데오 감독이 의도한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의 다음 행보는 어떻게 될까? 이날 코지마 히데오 감독과 만나 그간 궁금했던 점들을 물어볼 수 있었다.

▲ 코지마 프로덕션 코지마 히데오 감독

Q. '데스 스트랜딩'은 플레이한 사람마다 다양한 느낌이 들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그중에서도 감독이 유저에게 가장 전하고 싶었던 건 무엇인가?

아무래도 요즘은 인터넷으로 세계가 많이 연결돼서 편한 것도 있지만, 쉽게 비방하는 안 좋은 점도 있어서 이러한 연결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아졌다. 그래서 '데스 스트랜딩'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연결을 다시금 긍정적으로 봐주길 바라고 있다. 연결됨으로써 뭔가 기분이 좋아지고 혼자가 아니라고 느꼈으면 좋겠다.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고독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그런 분들이 게임을 통해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혼자서만 그런 게 아니란 걸 알면 안심되고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까 싶었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란 걸,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걸 '데스 스트랜딩'을 통해서 느끼길 바란다.


Q. 출시 후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그리고 한국에서의 반응에 대해서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

기존에 접하지 못한 새로운 게임이었기에 도입부만 했을 때는 위화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3장을 넘어가면서 게임 플레이에 익숙해지고 스토리가 본격화되면서 점점 흥미로워했다. 연결에 대해서도 좋게 반응했고. 기획하고 의도한 부분이었지만, 좋게 받아들여 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데스 스트랜딩'은 연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지만, 게임 자체도 게임과 영화가 연결된 형태이지 않나 싶다. 그 덕분인지 게임 팬만이 아니라 영화 팬들도 '데스 스트랜딩'을 즐겨준 것 같다. 개중에는 최근 게임을 안 했는데 '데스 스트랜딩'을 통해 다시금 게임의 재미를 느꼈다는 반응도 있었는데 정말 기뻤다.


Q. 좋아요만 있고 싫어요는 없던데 그렇게 기획한 이유가 있나?

좋아요가 있으니 싫어요도 있는 게 당연할 수 있지만, 이걸 없애고 싶었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팀원들 사이에서도 '좋아요만 있는 건 이상하다'라며, 얘기가 오갈 정도였다. 그런데 뭐랄까, 좋아요 자체가 게임 내에서 뭐 돈이 되거나 아이템을 주거나 하는 것도 아니다. 단순히 기분의 문제다. 그래서 무상의 사랑이랄까? 그냥 기분 좋게 좋아요만 있어도 좋지 않을까 해서, 리스크가 컸지만 단행했다. 다행히 지금 유저들의 반응을 보면 성공적이었던 거 같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를 보면서 세상의 따뜻함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Q. '데스 스트랜딩'의 온라인 요소는 매우 심오한데, 다른 유저의 상황이 어느 정도 반영되나?

다 공개하면 재미없을 것 같다(웃음). 간단히 얘기하자면 우선 리얼타임은 아니다. 다른 유저의 건축물이라던가 이런 데이터가 모이게 되면 본인의 진행 상황이라거나 진척 상황을 보고 최적의 것들을 전체 데이터에서 골라 여러분의 세계로 끌어다오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갑자기 막 늘어난다거나 하진 않는다. 게임을 즐기는 데는 이런 걸 생각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이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다만, 건축물이 무조건 남아있는 건 아니다. '데스 스트랜딩'의 세계에는 타임폴이라는 비가 내려서 건축물이 빠르게 붕괴한다. 그래서 좋아요가 높은 건 오래도록 남지만, 결국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Q. 시대에 따라 전달 방식도 변화해야 한다. 이건 세대에 따라서도 마찬가지다. '데스 스트랜딩'은 이러한 고민을 어떻게 해결했나?

아무래도 게임은 젊은 분들도 하고 나와 비슷한 동년배 여러분도 한다. 그래서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우선 공통된 화제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데스 스트랜딩'에서는 캐릭터가 공통 화제랄 수 있다. 샘 역할의 노먼 리더스는 '워킹데드' 덕에 젊은 층에게도 유명하고 매즈 미켈슨은 30~40대의 팬이 많다. 이렇듯 매력적인 배우, 캐릭터를 통해 부모와 자식 간에도 공통 화제를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고민을 하고 만들었다.


Q. 전 세계 10개국을 돌아다녔는데 서울을 이번 투어의 마지막 장소로 정한 이유와 마무리하는 소감이 궁금하다.

원래부터 계획 자체가 유럽과 미국을 돌고 그다음에 일본으로 돌아왔다가 아시아를 마지막으로 도는 거였는데 서울이 굉장히 뜨거운 도시라서 순서를 이렇게 정하게 됐다(웃음). 물론, 더위 때문만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굉장히 좋아해서 하루에 한편씩 볼 정도인데, 한국 영화도 굉장히 좋아한다. 그래서 보답도 겸할 생각으로 소니에 얘기해 서울을 마지막으로 정했다.

여담이지만, 올해에만 300편가량의 영화를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가장 감명 깊었다. 일본에선 아직 개봉 전이지만, 시사회를 통해 보고 깜짝 놀랐다.


Q. '데스 스트랜딩'은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는데 게임 내 캐릭터를 구상할 때, 배우를 먼저 고르고 캐릭터를 만드는지, 혹은 그 반대인지 궁금하다.

둘 다라고 할 수 있다. 먼저 기본적으로 캐릭터를 구상하고 설정한다. 용모와 배경, 성격 이런 부분을 구상한 후 거기에 맞는 배우를 캐스팅한다. 이후 배우와 얘기하면서 배우의 개성, 움직임을 보고 게임의 스토리라던가 캐릭터의 특징을 세밀하게 조율하고 바꿔나가는 작업을 한다. 일반적으로 영화를 촬영할 때 감독이 배우에게 맞게 캐릭터를 조율하는 방식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클리프는 매즈 미켈슨이 담배 피우는 모습을 통해 흡연자라는 캐릭터 성이 더해졌다


Q. 헐리우드의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는데 혹시 작업 중에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나?

우선 현장 분위기는 굉장히 좋았다. 기본적으로 디렉션은 내가 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배우들이다 보니까 작업 중 굉장히 많은 아이디어를 내줘서 함께 캐릭터 성을 구축했다.

아, 근데 아무래도 게임 개발이다 보니까 영화랑 다른 게 있었는데 퍼포먼스 캡쳐라고 해서 몸에 공 같은 걸 붙이고 연기하는 게 있었다. 처음에는 어색해했는데 중간에 매즈 미켈슨과 노먼 리더스가 쉬면서 서로의 모습을 보더니 '나만 웃긴 게 아니었구만' 하고 웃더니 이후에는 더 자연스럽게 작업했던 것 같다.




Q. 독특한 게임인데 처음 이 기획을 공유했을 때 팀원들이 바로 이해했나?

처음에는 세계관도 이해하지 못했다. 신카와 요지에게 부탁해 샘이 아기를 안고 있는 그려서 전달했는데 '이게 뭐야?'하는 반응이었다. 게임성에 대해서도 이해 못 하는 것도 있었다. 물건을 배달하고 이동하는 걸 게임성으로 하는 게 전례가 없다 보니 팀원들도 많이 걱정했다.

근데 사실 이런 게 처음이 아니다. 내가 메탈 기어 시리즈를 맨 처음 만들 때도 그랬다. 슈팅이 주류였던 당시 잠입 액션이 뭐냐면서 이해하지 못하는 반응들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냥 나를 믿고 만들어봐라! 하면서 작업했다. 그렇게 1년 정도 지나고 시스템이 구축되자 팀원들도 그제야 게임에 대해서 이해하며 본격적으로 개발을 이어날 수 있었던 것 같다.


Q. 혹시 이건 절대로 성공할 수 없어! 안돼! 이러면서 반대한 사람은 없었나?

마지막까지 반대한 사람은 없었다. 게임에 대해서 틀이 잡히자 재미있게 작업했다.


Q. 데시마 엔진을 쓸 때 어려움은 없었나?

원래 자체 엔진을 쓰는 게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어서 제일 편하긴 하다. 근데 데시마 엔진은 게릴라 게임즈 쪽에서 많이 신경 써준 덕분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어느 정도 개량은 해야 했다. 오픈월드 정밀도가 높은 게임이지만 '데스 스트랜딩'에 필요한 색감을 구현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어서 서로 교류를 통해 엔진을 강화했다. 자주 미팅하고 요청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개발해주는 등 한 팀처럼 협력해준 덕분에 '데스 스트랜딩'이라는 게임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Q. 코지마 프로덕션을 설립한 후 다양한 굿즈를 출시했다. 이렇게 많은 굿즈를 낸 이유와 앞으로도 많이 낼 건지 궁금하다.

마음같아선 '데스 스트랜딩' 굿즈를 내고 싶었지만 출시되지도 않은 게임의 굿즈를 낼 순 없었다. 그래서 대신이랄까, 코지마 프로덕션의 굿즈를 내놓게 됐다. 게임 출시 전 유저분들이 즐길 요소가 되길 바라는 한편, 우리와의 유저 분들의 연결을 강화하는 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제 '데스 스트랜딩'도 완성했으니 앞으로는 '데스 스트랜딩'과 관련된 다양한 굿즈를 만들 생각도 하고 있다. 직접 검수하면서 굿드조 게임 못지않게 열심히 만들고 있으니 많은 기대 바란다.


Q. '데스 스트랜딩'을 통해서 가장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인가?

처음에도 말했지만, 서로 연결된다는 걸 핵심으로 삼은 게임이다. 그래서 전 세계에서 '데스 스트랜딩'을 하면서 나만 있는 게 아니라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전 세계에 있다는 걸, 그리고 함께 연결된다는 걸 느꼈으면 좋겠다. 물론, 단순히 함께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게임은 많다. '데스 스트랜딩'을 통해서는 여기서 더 나아가서 그 이상의 유대를 느끼길 바라고 있다. 뭐라고 해야 할까. 현실에서 도로 공사를 하는 분들을 보면서 저분들이 있기에 우리가 이렇게 편하게 다닐 수 있구나 하는, 게임 속에서 얻은 경험을 통해 실생활에서의 시선도 함께 달라지길 바란다.


Q. 게임에 컷씬을 많이 쓰는 걸로 유명한데, 이번에도 많이 나오더라. 원하는 만큼 썼는지, 혹은 자제했는지 궁금하다.

부족하진 않았다. 스토리를 전달하는 데 필요한 만큼은 넣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컷씬이 길다거나 많다거나 하는 얘기가 많이 들려오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아예 컷씬이 없는 게임도 괜찮다고 생각해서 언젠가는 그런 게임을 만드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 중이다. 다만, '데스 스트랜딩'은 스토리텔링 부분을 컷씬으로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컷씬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또한, 여담이지만 '데스 스트랜딩'에는 영화 배우들도 많이 출연하지 않았나. 그런데 그런 배우들의 팬 입장에서 매번 샘의 등만 본다거나 하면 좀 그렇지 않나 싶었다. 그런 면에서 배우들의 표정도 많이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전작보다 더 힘을 실어서 컷씬을 만들었다.



Q. 사운드에 대해선 이견이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는 얘기들이 이어지고 있다. 사운드를 어떤 식으로 활용했나?

플레이어블하면서 영화 같은 장면을 연출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동 중에는 효과음만 나오지만, 특정 지역에 들어가거나 특정 방향으로 갈 때 의도한 사운드(OST)가 나오도록 해서 연출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의도했다.


Q. 처음에는 단순히 물건 배송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했는데 BT를 만나니 공포 게임을 변하더라. 그렇기 때문인지 이게 무슨 장르인지 모르겠다는 얘기도 많다. 감독 본인은 '데스 스트랜딩'의 장르를 뭐라고 규정하고 싶나?

새로운 장르는 누군가가 정하고 싶어서 정해지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건 내가 정하고 붙이는 게 아니라 유저 여러분이 붙이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부적으로 정한 가칭은 있다. 소셜 스트랜드 시스템 장르라고 하는데, 어디까지나 가칭이다. 여러분들이 정해주길 바란다.

한편, 요즘은 장르의 구분이 또 어려워진 게 사실이다. 영화만 해도 SF면서 공포거나 코미디인 믹스 장르가 있지 않나. '데스 스트랜딩'도 그런 측면으로 봐주면 좋겠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호러에는 영 젬병이라서, 호러 장르를 만든다면 SF와 믹스하는 식의 작업이 될 것 같다.


Q. 게임에 살상, 비살상 요소를 모두 구현한 특별한 이유나 철학이 있나?

'데스 스트랜딩'은 비살상 위주의 게임이긴 하지만 게임이기에 플레이는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두 구현했다.


Q. '데스 스트랜딩'을 하면서 여러 영화들이 떠올랐다. 영화광으로도 유명한데 개발하면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영화 3편 정도를 고른다면 어떤 걸 고르겠나?

매일같이 영화를 보고 소설을 읽고 해서 3개로 좁히긴 어려울 것 같다. 그리고 이걸 만들면서 팀원들에게 꼭 보라고 지시한 영화도 없었다. 그래도 그나마 세계관이 비슷한 걸 꼽자면 '어나힐레이션(서던 리치: 소멸의 땅)'이 비슷한 것 같다. 이건 팀원들 모두가 함께 봤다.


Q. 게임을 처음 발표했을 때는 2020년은 돼야 나올 것 같았는데 예상보다 빨리 나왔다. 보통 이런 류의 게임을 개발하면 5년은 넘게 걸리는데 빨리 개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뭔가?

세계관, 스토리, 디자인 하나부터 열까지 외주를 주지 않고 전부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외부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이 경우에도 스튜디오로 와서 총괄하기에 문제가 발생해도 뒤로 미루지 않고 그 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다. 그래서 작업이 어느 정도 진행된 다음에 다시 뒤로 돌아간다거나 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서 빨리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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