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종각 롤파크에서 열린 '2019 LoL 대학생 배틀(이하 LCB)' 원터 결승전에서 국민대 '챌린저 도구'가 가천대 '오히려 좋아'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국민대는 1, 2세트를 내준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침착함으로 패패승승승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다음은 LCB 윈터 우승팀 국민대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먼저, 우승 소감을 듣고 싶다.

탑 정건우 : 패패승승승이라는 짜릿한 우승을 겪어서 기분이 좋다.

정글 김기범 : 처끝까지 멘탈 잡고 게임해준 우리 팀에게 고맙다. 덕분에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룬 것 같다.

미드 박건이 : 오리아나가 계속 밴을 당하다가 마지막 세트에 딱 풀렸는데, 팀원들이 내 오리아나에 대한 신뢰가 크더라. 부담감이 있긴 했지만, 팀원들이 게임 내내 믿음의 말을 많이 해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봇 김서원 : 2세트 질 때까지만 해도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팀원들이 멘탈을 잘 잡아줘서 도움이 많이 됐다. 마지막 세트를 드레이븐으로 이겼다는 것도 의미가 큰 것 같다. 응원하러 많이 와줬는데, 우승해서 정말 기쁘다.

서포터 염태준 : 1, 2세트에서 상대가 모르가나 서포터를 섰는데, 버티기 좋은 챔피언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모르가나를 밴하고, 그랩류 챔피언으로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


Q. 프로게이머들의 무대 '롤파크'에서 경기를 치렀다는 게 굉장히 의미 있을 것 같은데.

박건이 : 이 자리에서 선수들이 게임을 했었다는 사실이 되게 신기했고, 거기서 내가 게임을 했다는 게 더 신기하고, 우승까지 해서 더욱더 신기한 것 같다. 인생에서 남다른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다.

염태준 : 롤도 워낙 많이 하고, 티어도 높다보니까 프로게이머라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학업도 그렇고, 실력적으로 정상을 찍기도 힘들 것 같아서 마음을 접었다. 그래도 롤파크에는 꼭 앉아보고 싶었는데, 오늘 그 염원을 이뤘다. 감회도 남달랐고,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다.


Q. 풀세트 접전이었는데, 예상했던 스코어인지.

김기범 : 사실 3:0을 예상했다. 우리가 전남과학대와 4강을 치렀을 때도 압도적으로 이겨서 전승 우승이라는 목표도 생겼었다. 3:0으로 깔끔하게 이기고 싶었는데, 초반 세트 때 많이 떨렸다. 손도 떨리고 판단도 잘 안되더라. 그래서 경기가 길어진 것 같다.


Q. 1, 2세트 패배 이후 어떤 피드백이 오갔나.

김서원 : 우리가 봇에서 1, 2세트 때 초반 갱킹을 많이 당했다. 그래서 최대한 상대 갱킹을 흘리는 식으로 플레이 방향을 정했고, 아군 정글의 갱킹에 호응을 잘 할 수 있게 상대 모르가나도 밴했다. 초반에 갱을 당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계속 플레이했던 것 같다.

박건이 : 우리가 밴을 잘한 것도 있지만, 상대 밴픽이 아쉽기도 했다. 3세트 때 이렐리아를 골랐는데, 조합 특성상 게임이 조금만 기울어도 이렐리아로는 흐름을 뒤집을 수 없었다. 그래서 상대의 밴픽 실수도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Q. 결승전 MVP를 뽑자면?

김기범 : 탑 정건우다. 평소에는 가끔 솔킬도 내주고 불안불안 했는데, 오히려 결승전에서는 솔킬도 만들어내고, 상대를 압도하는 장면도 보여주더라. 특히, 3세트에 블라디미르로 캐리했던 게 역전의 시작이었다.

정건우 : 내가 블라디미르를 해보겠다고 강력하게 어필했다.

박건이 : 우리 탑 라이너가 여태까지 오른 같은 방패 챔피언을 주로 했다. 근데, 3세트에서 블라미디르로 캐리하는 모습을 보고, 센 것도 잘할 수 있다고 느꼈다. 덕분에 이후 밴픽이 조금 편했다.


Q. (정건우에게)대학생 배틀에 잔뼈 굵은 베테랑으로서 팀원들에게 조언을 해준 게 있나.

정건우 : 대학생 배틀은 거의 7번 정도 출전한 것 같다. 컨디션 관리 잘하고, 연습 때 지각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주로 했다. 그런 것만 없으면 우리는 충분히 잘하는 팀이라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Q. 친구들의 응원 열기가 뜨거웠다. 특히, '국민대 알파카'라는 치어풀이 눈에 띄더라.

김서원 : 응원을 온다고는 했는데, 진짜 올 줄은 몰랐다. 정말 기분 좋았다. 5세트까지 길어져서 힘들었을텐데, 끝까지 자리를 지켜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데프트' 김혁규 선수를 좋아하긴 하는데, 사실 나는 개인적으로 '테디' 박진성 선수를 더 좋아한다. 앞으로는 '국민대 테디'라고 불러주면 좋겠다(웃음).


Q. 우승 상금은 어디에 쓸 예정인가.

김서원 : 미국 여행을 가기로 해서 그때 쓰려고 한다. 또, 부모님에게 맛있는 것도 사드리고 싶다.

염태준 : 부모님이 게임 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대학생 배틀에 나와 우승까지 했으니 우승 상금은 부모님을 위해 쓰고 싶다. 어머니한테는 꽃 선물도 해드릴 예정이다.

정건우 : 응원해준 친구들에게 맛있는 걸 사주려고 한다.


Q. 마지막으로 대학생 배틀의 여정을 마친 소감과 하고 싶은 말 자유롭게 부탁한다.

박건이 : 우리 팀이 바로 전에 열린 IeF라는 대회에서 전남과학대한테 져서 4강에서 떨어졌다. 그때 멘탈도 많이 나가고, 팀이 해체될 뻔 했다. 이번 대회도 못 나올 뻔 했는데, 나와 원딜 형을 중심으로 마지막으로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뭉쳤다. 그렇게 매경기 올라오면서 이 판만 이겨보자하는 생각으로 왔는데, 우승까지 하게 됐다. 우리끼리 한편의 드라마를 썼다고 생각한다. 팀원들에게도 고맙고, 연습 도와준 친구들에게도 정말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