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20-01-0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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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이 레고에서 모뉴먼트 밸리의 온기가 느껴진다

강승진 기자 (Looa@inven.co.kr)

"이 게임은 모뉴먼트 밸리를 떠올리게 한다."

모뉴먼트 밸리가 인디 게임으로는 종전에 찾기 어려운 성공을 거둔 후 이런 수식은 게임 관련 정보지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시각적인 착각을 매개로 트릭을 풀어나가는 작품의 참신한 발상은 후발 게임들에게 본보기가 되었다. 그리고 유사하거나, 혹은 한껏 진화한 방식의 게임은 '모뉴먼트 밸리와도 같은' 게임으로 불린다.

'레고 빌더스 저니' 역시 모뉴먼트 밸리와 같은 게임이다. 하지만 그저 상기한 플레이적인 특징을 일컫는 건 아니다. 한정된 공간에서 주어진 퍼즐을 푸는 건 '전진! 피노키오 대장!'을 닮았고 레고 블록을 끼워 맞추는 모습은 짐짓 '블록후드'와도 같다. 어찌 보면 그다지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 퍼즐.

단순할 법도 한 '레고 빌더스 저니'를 채우는 건 모뉴먼트 밸리에서 느꼈던 그 감성이다.


그간 레고의 비디오 게임 시장 공략은 또렷하게 나뉜 투 트랙 전략으로 이루어졌다. 레고와 오랜 협업관계에 있는 TT게임즈와 그 산하 스튜디오에서는 다양한 IP를 동력 삼아 시리즈를 찍어낸다. 배트맨부터 마블, 해리포터, 쥬라기 월드 등 라이선스 게임들이 코어 게이머를 대상으로 규모 있게 만들어진다. 한편으로는 캐쥬얼 게임이라 불리는 퍼즐, 레이싱, 아케이드가 저연령 층을 공략한다.

'레고 빌더스 저니'는 이런 전략을 깬 타이틀이다. 레고 자체 개발사인 신생 라이트 브릭 스튜디오의 손에서 빚어진 이 퍼즐 게임은 그 타깃층부터 모호하다.

게임은 '레고 무비'를 시작으로 당연하다시피 해진 레고 3D 캐릭터를 과감히 뺐다. 주인공은 얼기설기 쌓인 블록인 탓에 이게 사람인지 뒤늦게야 깨달을 정도로 투박하게 그려진다.

끊어진 길을 레고 블록으로 연결해 주인공을 이동하는 식의 퍼즐도 딱히 어렵지 않은 수준이다. 물론 약간의 고민은 필요하다지만 공략이 간절하지도 않고 상식을 파괴하는 탈인간 수준의 창의성도 별로 중요하지 않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퍼즐은 이 게임이 레고를 막 즐기기 시작한, 혹은 한창 가지고 놀 어린아이를 위한 게임인냥 포장한다.

▲ 고품질 3D 캐릭터와 오픈 월드를 내세웠던 레고 게임들

▲ 그보다는 캐주얼함을 앞세운 퍼즐 게임의 성향이 더 강하다

하지만 반걸음 정도만 떨어져 게임을 바라본다면 고만고만한 퍼즐 바깥에 있는 이야기가 보인다.

원통 두 개로 만들어진 주인공은 블록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안절부절 해한다. 이를 바라보는 세 칸짜리 블록 더미는 주인공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블록을 던져주고 직접 조립하며 설명해주기도 한다. 작고 빨간 하나의 블록은 모닥불이 되고 긴 깃대는 간이 텐트가 되어 어둠과 추위에서 그들을 지킨다. 때로 홀로 떠난 큰 블록 모음은 반복 작업으로 집에 돌아오지 못한다. 마치 고된 노동에 지친 우리네 아버지처럼.

게임은 마땅한 대화나 설명, 목소리 하나 없다. 하지만 잘 짜여진 구성과 움직임으로 게임을 보는 이에게 나름의 이야기를 상상케한다. 보잘 것 없는 세 칸짜리 블록과 두 칸짜리 블록은 부모 자식이 되고 애틋하고, 가슴 따듯한 이야기를 저마다 그려나갈 수 있게 했다. 게임은 퍼즐 그 자체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그려지는 이야기를 추측하고 공감하는 데 그 함의가 있는 셈이다.

이런 구성에 방점을 찍는 게 빛과 음악을 다루는 개발진의 능숙함이다. 흔한 나무 하나, 구름 한 점 없는 배경은 옅은 수채화처럼 은은히 퍼져 나가 시간과 장소를 가늠케 한다. 이를 돕는 음악은 잔잔하면서도 허투루 쓰임 없이 지금 분위기를 꾸준하고 올곧이 전한다.

▲ 여정을 마친 주인공과 아버지의 캠핑 장면

바로 여기에서 '모뉴먼트 밸리'다움이 드러난다. 잔잔한 분위기의 디자인과 100% 완벽한 해답이 아니어도 게임을 진행해나갈 수 있는 여유로움. 그리고 단순히 감미롭다거나 애틋하다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해석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레고 빌더스 저니'는 각자 나름의 블록과 규칙을 정하면 자유롭게 가지고 놀 수 있고 상상할 수 있는 레고. 그 자체가 게임답게 구현된 듯하다.

참. 아쉬운 점이라면 아직은 게임을 애플 아케이드를 통해서만 즐길 수 있고 풍부하다고는 할 수 없는 분량 정도쯤이다.


▲ 빛을 다루는 방식으로 게임의 풍경과 시간,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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