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스스디, SSD(Solid State Drive)는 게이머들에게도 친숙하다. 여전히 HDD를 쓰는 사람들도 많지만 새로 컴퓨터를 구매한다면 대부분 SSD를 주 저장장치로 채택한다. 왜? 빠르니까. 지난 2012년 'LG X Note' 노트북이 출시되면서 '9.9초의 부팅 속도'를 광고에 자신 있게 집어넣을 정도였는데, 이제는 9.9초도 평범하다.

하드웨어 좀 안다는 사람이면 이미 잘 알겠지만 SSD도 다 똑같은 SSD가 아니다. 주로 구매하는 SSD는 크게 두 종류다. SATA(Serial Advanced Technology Attachment) 포트에 연결하는 방식과 메인보드의 M.2 전용 슬롯에 직접 삽입하는 방식. M.2 SSD 중 통신 규격인 NVMe(Non-Volatile Memory Express)를 채용한 방식이 있는데 그 제품과 SATA SSD는 늘 비교되곤 한다.

예전에는 SATA와 NVMe의 SSD 성능이 차이가 나면서 가격도 구분되었으나 요즘에는 별 차이가 없어졌다. 새로 컴퓨터를 구매하려는 게이머가 10만 원 이내에서 쓸만한 가성비 좋은 SSD가 없을까?

오늘 소개할 제품, 'WD BLUE SN550 M.2 2280'이 딱 여기에 해당한다. WD(웨스턴 디지털)는 다양한 내장형과 외장형 SSD뿐만 HDD 시절부터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토리지 솔루션 제조사이며, 우리에게 검빨 USB로 친숙한 샌디스크(SanDisk)뿐 아니라 HGST 등의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다.

▲ 유명했던 LG X Note의 슬로건 - 출처 : ElectoTube

▲ WD BLUE SN550 M.2 2280은 10만 원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가성비 제품이다





■ WD BLUE SN550 M.2 2280 제품 소개

▲ WD BLUE SN550 M.2 2280 박스 외관

  • 제품 제원
  • 제품명 : Western Digital WD BLUE SN550 M.2 2280 (500GB)
  • 인터페이스/프로토콜 : PCIe3.0x4(32GT/s) M.2
  • 읽기 속도: 2,400MB/s
  • 쓰기 속도: 1,950MB/s
  • 사용보증 시간 : 1,750,000시간 (5년 보증)
  • 가격 : 78,810원(500GB, 2020년 1월 30일 기준)


  • SATA와 NVMe를 비교해보면 확실히 NVMe 제품의 성능이 뛰어나다. 예전에는 그래서 가격 차이가 꽤 있었는데 요즘에는 SSD 업계에 가성비 바람이 불면서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되고 있다. 덕분에 비슷한 가격대라면 NVMe 제품을 사는 게 이득이다. 다만 구매하기 전, 메인보드에 M.2 슬롯이 있는지 꼭 확인해 보자.

    WD의 제품 라인업은 엔트리급의 Green, 메인스트림급의 Blue, 하이엔드급의 Black 라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WD BLUE SN550은 메인스트림급인, 기존의 WD BLUE SN500 제품보다 성능과 안정성을 보완하여 출시된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SN500과 비교하여 PCIe 3.0 x 2레인(16GT/s)이었던 것이 4레인(32GT/s)으로 확장되었으며, 최대 읽기 속도와 최대 쓰기 속도도 SATA 방식보다 약 4배 이상 빠른 2,400MB/s, 1,950MB/s에 달한다. 최대 500GB까지만 용량을 지원했던 SN500와 달리 SN550은 1TB 제품도 있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더 넓어졌다.

    더불어 자체 컨트롤러의 3D NAND 기술을 통해 3.5W의 저전력에 75만 시간의 MTT, 최대 600TBW의 내구성과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 WD의 SSD 전용 소프트웨어인 대시보드를 통해 SSD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자체 모니터링 및 분석 기능도 제공하는데, 대형 회사답게 보증기간도 최대 5년이니 성능은 안심하자.




    ■ WD BLUE SN550 M.2 2280 제품 구성

    ▲ WD BLUE SN550 M.2 2280 구성품. SSD 본체와 설명서

    ▲ 이렇게 작다

    ▲ 제품 후면


    ▲ SanDisk 자체 컨트롤러를 탑재했다

    ▲ 아이폰 XS Max와 크기를 비교해보았다





    ■ WD BLUE SN550 M.2 2280 장착

    ▲ 이곳이 SSD가 장착될 M.2 포트

    ▲ 밀어 넣은 후

    ▲ 메인보드에 부착되어 있던 방열판과 함께 십자 나사를 조인다

    ▲ M.2 포트에는 처음 결합해보는데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 WD 대시보드(전용 소프트웨어)

    WD의 SSD 제품들은 전용 소프트웨어인 WD 대시보드를 사용할 수 있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한국어 또한 당연히 지원한다. WD 대시보드에서는 용량의 확인은 물론 온도를 확인하거나 SSD 자가 진단, 실시간 사용량 수치를 제공하는 등의 관리 기능이 있다.

    추가로 WD의 SSD 중 하이엔드 라인업인 WD BLACK 시리즈는 고급 제품답게 게이밍 모드 설정 등 게이머를 위한 부가 기능까지 있다고 하니 참고하도록 하자.

    ▲ 한국어를 지원한다

    ▲ 쾌적한 UI

    ▲ SSD 자가 진단도 가능하다

    ▲ 사용하고 있는 SSD의 정보를 볼 수 있다





    ■ 성능 테스트

    우리가 SSD를 쓰는 이유는 많지 않다. 게이머를 위한 리뷰이니 제품의 기본 성능은 'CrystalDiskMark' 테스트만 진행했고 그 외에는 게임 테스트에 초점을 두었다. 또한 SSD의 성능에 영향을 주는 발열 부분 역시 함께 확인했다.

    고사양 게임들은 필수적으로 컴퓨터 부품들의 발열을 동반하기 때문에 컴퓨터의 냉각 성능이 부족한 경우라면 고성능 SSD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M.2 슬롯은 메인보드에 바로 부착되기 때문에 선으로 빼서 연결되는 SATA 방식에 비해 좀 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SSD의 자체 발열은 SSD 쓰로틀링(Throttling)과 연관이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일시적인 성능 저하 등을 가져오며 장기적으로는 과열로 인한 고장의 원인도 되기 때문에 SSD를 사용하려는 게이머라면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결국 발열이 적은 것 또한 SSD의 성능이기도 한 셈이다.

    HDD에서 SATA로 넘어가면 확실하게 성능이 체감되지만, SATA에서 NVMe로 넘어가면 생각만큼 확연한 차이는 느끼기 어려울 수 있다. SATA 방식도 SSD인 것은 마찬가지니까. 결국 성능 차이가 좀 더 확실한 고사양 게임이나 대용량 파일의 업로드는 해야 눈에 띄는 성능 차이를 느껴볼 수 있다.

    최근 확장팩이 출시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몬스터 헌터 월드 : 아이스본', 그리고 CPU와 저장장치를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전통적인 로딩 기다리기(?) 게임 '문명 6'로 게임 테스트를 진행했다.



    벤치마크 프로그램

    ▲ CrystalDiskMark 막바지에 온도 체크를 해보니 48도로 매우 안정적이었다

    ▲ 벤치마크 결과. SATA에 비해 데이터의 전송/읽기에 있어서는 NVMe가 압도적이긴 하다




    몬스터 헌터 월드 : 아이스본


    올해 1월부터 확장팩 출시로 이슈 몰이를 하고 있는 고사양 게임, '몬스터 헌터 월드 : 아이스본'을 즐겨보았다. 사실 현실과 적당한 타협(?)을 하면 고사양 게임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그래픽을 높일수록 현실적으로 구매하기 힘든 하이엔드 급의 사양을 요구한다.

    정해진 맵 안에서 수렵을 하는 게임이지만 공간이 생각보다 넓고 상호작용이 많기 때문에 의외로 로딩이 빈번한 게임이다. 특히 실시간 자동 저장을 켜놓는 경우 HDD라면 꽤 거슬릴 정도의 로딩을 만나게 된다. 덕분에 PC는 물론 플레이스테이션을 쓰는 게이머들도 SSD로 저장장치를 바꾸는 경우가 많다.

    약 3시간 정도 플레이를 했으며 세 구간에서 SATA와 NVMe의 속도 비교 테스트를 진행했다. 게임 플레이를 누르고 검은 화면에서 화면이 넘어가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캐릭터 선택 창에서 거점 지역을 선택 후 거점으로 이동하는 시간, 그리고 거점에서 조사 현장으로 넘어가는 시간을 측정했다.

    타사 제품의 SATA 규격 SSD가 게임을 불러오는 시간은 15초, 거점 지역으로 넘어가는 데에 11초, 조사 현장으로 넘어가는 데에 12초가 걸렸다. 이에 반해 WD BLUE SN550 M.2 2280은 각각 9초, 9초, 11초가 걸렸다. 각각의 차이는 몇 초에 불과하지만 더하면 최대 9초가량의 차이를 보여주게 된다.

    더하면 38초 vs 29초인데, 40초에서 10초 정도가 빨라지는 수준이니 약 20%~25%가량 로딩이 빨라지는 것이다. 매 로딩은 1~2초 차이에 불과해 차이를 느끼기 어렵지만 게임 내내 로딩이 한두 번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생각보다 성능 차이가 크다.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발열로 인한 쓰로틀링을 걱정했는데, WD 대시보드를 통해 확인해 본 SSD의 평균 온도는 45도 정도로 걱정할 필요 없는 수준이었다.

    ▲ 고사양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최고 온도가 47도를 넘어가지 않았다

    ▲ 검은 화면에서 CAPCOM 로고가 뜨기 전까지의 시간

    ▲ 캐릭터 선택 창에서 거점 지역으로 이동하는 시간(로딩 화면이 나온 시점부터)

    ▲ 거점 지역에서 조사 현장으로 이동하는 시간(로딩 화면이 나온 시점부터)







    문명 6


    한 턴마다 다양한 활동들을 하기 때문에 로딩 속도가 느리면 게이머를 답답하게 하는 게임, '문명 6'도 플레이해보았다. 다만 300턴 가량을 직접 플레이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기존 세이브 파일을 불러와서 플레이했다.

    약 2~3시간 정도 플레이를 했으며 두 구간에서의 속도를 비교 테스트했다. 게임 플레이를 누른 후 검은 화면이 뜬 직후부터 게임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시간을 측정했고, 세이브 파일 불러오기를 누른 후 계속하기 버튼이 뜰 때까지의 시간을 측정했다. 비교는 몬스터 헌터 월드 : 아이스본과 마찬가지로 타사 제품의 SATA 규격 SSD로 진행했다.

    SATA 규격의 SSD가 게임을 불러오는 시간은 10초였고 세이브 파일을 누른 후 계속하기 버튼이 뜰 때까지의 시간은 22초가 걸렸다. 이에 반해 WD BLUE SN550 M.2 2280은 각각 4초와 19초로 게임을 시작하기 전부터 9초가량의 차이를 보여주었다. 게임을 불러올 때의 로딩은 6초 차이로 체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몬스터 헌터 월드 : 아이스본과는 다른 형식으로 무거운 게임, 문명 6는 CPU와 저장장치를 아주 많이 사용하는 게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D 대시보드를 통해 체크한 SSD 평균 온도는 47도를 유지하여 걱정할 필요 없이 게임에 몰입할 수 있었다.

    ▲ 게임 로딩시간은 약 6초 차이로 체감될 정도였다

    ▲ 세이브 로딩 시간은 3초 정도의 차이








    ■ 끝맺으며

    HDD 시절, 처음 SSD가 보급되었을 때는 정말 충격이었다. 다만 NVMe로 넘어올 때는 확실히 충격이 덜 하다. HDD가 40초였다면 SATA가 10초, NVMe가 7~8초 즈음이니까 좋아진 것은 맞지만 체감은 확실히 덜하다. 물론 예전보다 SATA와 NVMe 사이의 가격 차이가 줄어든 만큼 굳이 SATA 방식을 사용할 이유는 없다.

    WD BLUE SN550 M.2 2280의 가격은 WD 제품 중 동급 라인업의 SATA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테스트로 직접 확인해본 결과 발열 문제도 과거에 비해 많이 해결되었다. 요즘 게이머들은 PC로 게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업적으로 혹은 개인 소장용으로 본인의 플레이 영상을 녹화하고 편집하는 경우가 많다. 큰 데이터를 전송하고 불러올수록 NVMe의 효율은 증가한다.

    지금 SATA 규격의 SSD를 사용하고 있는데 굳이 NVMe로 바꿀 필요는 없다. 다만 새로 PC를 맞춰야 하는 상황이고 SSD를 고민하고 있다면 약간만 더 투자해서 최신 제품의 압도적인 속도를 느껴볼 수 있는 WD BLUE SN550 M.2 2280을 고려해보자. SSD는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쓰는 사람은 없다.

    ▲ 위 : WD BLUE SN500 / 아래 : WD BLUE SN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