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부터 시작된 챌린저스 코리아팀들의 저력.

그리핀을 필두로, 담원 게이밍과 샌드박스 게이밍 모두 챌린저스에서 승격해 LCK 내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며 지금까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팀들이다. 또한, 위에 언급된 세 팀 정도의 저력은 아니라고해도 APK 프린스라는 새 얼굴도 곧 개막을 앞둔 2020 시즌 LCK 스프링에 새롭게 합류했다.

이번 챌린저스 코리아 경쟁 역시 만만치 않다. 2부 리그이긴 하나, 진에어를 필두로, 다이나믹스, 스피어 게이밍, 브리온 블레이드,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팀 인수를 통해 합류한 OZ 게이밍과 서라벌 게이밍 등, 절대 강자도 절대 약도 없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지난 시즌 승격에 실패한 다이나믹스는 이번 시즌을 맞이해 함께했던 '쿠잔' 이성혁이 돌아왔고, 지난 시즌 깜짝 데뷔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우승자 출신인 '리치' 이재원을 전격 영입했다. 젠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두 선수, 미드 라이너 경쟁자에서 이제는 탑과 미드로 다이나믹스를 LCK로 승격시키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Q. 시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시즌을 준비 중인가?

리치 : 나는 이번 시즌부터 탑으로 포지션을 변경했는데, 미드보다 내 성향에 탑이 더 맞는 것 같다. 실력이 늘고 있다는 걸 스스로 느끼고 있으며, 자신감도 충만하다.

쿠잔 : 팀 로스터가 확정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지만, 지금 팀원들과 호흡도 잘 맞아가고 있어서 기대가 크다.


Q. 두 선수 모두 지난 시즌 젠지에서 함께 다이나믹스에 합류했다.

쿠잔 : 예전에 다이나믹스에 있을 때 팀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이 부분이 이번 시즌 팀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큰 영향을 줬다.

리치 : 나는 1, 2부 리그 상관없이 내가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는 팀을 원했다. 지난 시즌 서브로 있다 보니까 스크림에 한 번 참여하기도 힘들고, 실력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운 점이 많았다. 그리고 포지션을 탑으로 변경해서 팀을 구하기 더 어려웠다. 그래서 한 시즌 정도는 쉬면서 개인 기량을 끌어올리는 것에 집중하려 했는데, 다이나믹스에서 먼저 제의가 왔고, 테스트에 합격해 합류하게 됐다.



Q. 함께 젠지에 있으면서 어떤 점들을 배웠나?

리치 : 프로 경력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이렇게 체계적인 시스템은 처음이었다. 소위 각 잡힌 생활 패턴을 몸에 익혔고, 멘탈 케어나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도 다양한 인원들이 도움을 주셨다.

쿠잔 : 요즘에는 다들 시스템이 발전해서 체계적이다. 그래서 나는 그것 보다는 젠지의 경우 사옥에 일반 업무를 하는 직원들과 함께 생활한다. 그래서 뭔가 살아 있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연습실과 숙소만 왔다 갔다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뭔가 사회와 동떨어진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이런 부분에서 젠지는 나도 뭔가 회사원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고, 많은 분들이 선수를 아껴주신다.


Q. 지난 시즌은 같은 미드로서 경쟁자였다.

리치 : LoL을 전문적으로 시작하며 아마추어 시절이나 아카데미에 있을 때까지는 '쵸비' 정지훈 선수에게 많은 자문을 구했다. 상세하기는 아니지만 적당한 선에서 알려주더라. 보통 4~5시까지 연습하고, 12시 기상. 이 패턴으로 연습했던 것 같다. 솔직히 한타 개념은 기존 LoL 선수들보다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라인전에 대한 개념이나 깊이가 히오스와 차원이 달라서 그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연습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빠르게 데뷔 무대를 가졌다. 그것도 굉장히 중요한 경기들이었다. 내가 출전한 경기 중 제대로 준비한 챔피언은 아트록스뿐이었다. 첫 경기만 아트록스로 플레이하고, 나머지는 모두 맞춤 밴을 당했다. 그때 무대 경험이 포지션을 바꾸는 데 큰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데뷔전은 히오스 시절 블리즈컨 무대만큼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굉장히 떨렸다. 데뷔전에 대한 압박은 아니고, 경기장 구조가 원형이라 관중이 내 뒤에서 지켜본다는 압박감이 있더라.

쿠잔 : 나는 리그 초창기에 주로 출전했다. 성적도 나쁘지 않았는데, 리그 후반으로 갈수록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내 스스로 슬럼프가 온 것도 있고, '플라이' 송용준 선수의 폼은 올라왔다. 메타 적응도 느렸다. 그리고 되돌아보면 노력이 부족했던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Q. (리치에게)탑으로 포지션 변경했다. 이유가 궁금한데?

리치 : 솔직히 말하면 미드에서 자주 쓰는 AP 챔피언들이 내 성향과 잘 맞지 않았다. 연습은 정말 많이 했는데, 근본적인 성향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반면, 탑은 나와 굉장히 잘 맞는다. 처음에는 스스로 탱커에 대해 취약점이 있다고도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그리고 정확히 말하면 원거리 챔피언을 못하는 게 아니라 미드 라인이 성향에 맞지 않았다. 탑에서는 원거리 챔피언도 자신 있다.

쿠잔 : 동의한다. 탑이 더 잘 맞는 것 같다.(웃음)


Q. 혹시 탑에서의 롤모델이 있을까?

리치 : '기인' 김기인 선수다. 탑 라이너는 냉정함을 끝까지 유지하는 게 정말 쉽지 않은데, 기인 선수는 라인전에서 엄청나게 이득볼 수 있는 상황에서도 순간 이동을 아끼면서 바텀이나 다른 곳에 활용할 여지를 남기며 팀적인 도움을 주는 센스도 훌륭하고, 라인전에서 찍어 누를 땐 파괴력 있는 모습이 가장 이상적인 탑 라이너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나 같은 경우는 무조건 내 이득이 먼저다(웃음). 근데 사실 요즘 메타에서 탑은 기인 선수처럼 탑이 항상 믿음직한 버팀목이 되어 주고, 인원 공백이 생겼을 때 적절한 순간 이동 활용이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Q. 정글러의 존재감이 없어졌다는 말이 많다.

리치 : 탑 입장에서는 환영이다. 주도권을 잡고 있을 때는 2:1이 되니까 경기를 풀어나가기 쉽다. 물론, 반대의 상황은 그만큼 더 힘들겠지만, 나는 라인전에서 지지 않을 자신이 있어서 잘 모르겠다.

쿠잔 : 나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것 같다. 바위게가 일찍 떴을 때는 초반 라인전이 정말 치열했다. 라인 푸쉬 한, 두번으로도 큰 스노우볼이 굴렀다. 지금은 CS를 잘 챙기면서 다른 라인이나 정글에 생기는 변수, 소규모 전투를 얼마나 잘하는지가 중요하다.


Q. 최근 가장 핫한 픽은 무엇인가?

리치 :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세트다. 아마 너프되기 전까지는 필밴이 되지 않을까 싶다. 풀린다고 해도 블루 1픽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근거리 상대는 물론 원거리 상대로도 체력 재생 속도가 좋고, 쉴드까지 있어서 라인전도 할만하다.

쿠잔 : 미드에서는 뭐든 나올 수 있다. 루시안과 아칼리는 밴이나 픽이 될 가능성이 크고, 신드라 같은 경우는 뭔가 까다롭다. 내가 꺼내긴 싫은데, 적으로 만나도 까다로운 느낌이랄까.


Q. 5인 로스터를 완전하게 갖춘 다이나믹스의 스크림 성적이 궁금해지는데?

쿠잔 : 1월에는 휴일이 많아서 본격적인 스크림을 다시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지금 멤버로는 챌린저스 팀이나 1군 아카데미팀 모두 수월했다. 특히 1군에서 2군급이나 아카데미팀이랑 했을 때는 게임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챌린저스팀 중에서는 브리온과 스피어 게이밍이 잘한다고 생각한다.


Q. 가장 마지막 팀원으로 '비욘드' 김규석이 합류했다.

리치 : 다른 정글러와 함께 테스트를 보고 있었는데, 솔직히 실력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다만, 성격이 둥글둥글하고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으며, 경험 있는 '비욘드' 선수가 더 적합했던 것 같다.


Q. 챌린저스에서 가장 경계하는 팀은?

리치 : 스크림 때 느낀 기억으로는 브리온이다. 탑과 정글러의 호흡이 상당히 좋았다. 대체적으로 샌드박스에서 넘어온 선수들의 플레이가 훌륭하다고 느꼈다.

쿠잔 : 나는 솔직히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어느 팀이든 다 할만하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리치 : 챌린저스 코리아도 많이 봐주시면 감사하겠고, 꼭 승강전을 통해 LCK에 합류하도록 하겠다.

쿠잔 : 두 번째 챌린저스 코리아다. 저번에는 승격에 성공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꼭 승격의 기쁨을 누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