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20-02-0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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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평]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궁극의 정신나감

김규만 기자 (Frann@inven.co.kr)

올해 들어 출시 연기가 잦았던 대작 게임들과는 반대로, 인디 게임의 경우 국내외를 막론하고 지난 1월을 시작으로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 어떤 게임은 작년에 크라우드 펀딩을 성공해 최근 스팀에 얼리액세스를 시작했고, 또 어떤 게임은 출시에 앞서 데모 버전을 공개했다.

이러한 이유로 요즘 같은 신작 게임 불경기에도 스팀 상점의 인기 신제품 코너에서는 참신하고 재밌는 게임을 찾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커피 톡'처럼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잔잔한 게임도 있었고, '더 페데스트리언'처럼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플랫포머 게임도 인상적이었다. 살짝 더 거슬러 올라가면 국산 인디 게임 '크로노 아크'도 이 시기에 얼리액세스를 시작하여 해외에서도 꽤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의 주인공인 '스타 페쳐스(Star Fetchers)'의 첫인상은 위에 언급한 게임들과는 전혀 달랐다. 상점 썸네일은 새빨간 바탕에 블랙 레터 서체로 쓰인 게임 제목이 전부, 인기 신제품 탭에 보인다고 해도 그다지 반갑게 클릭하고 싶은 인상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상점 속 게임 화면이 구매욕을 당기는가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썸네일만큼 원색적인 네온 빛 배경, 연습장에 그리다 만 것 처럼 생긴 캐릭터들, 거기다 옛날 플래시 게임처럼 흐느적거리는 움직임까지! 그쯤 되니 무료라는 가격표조차 어딘가 수상해 보일 정도였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씩 스팀으로 출시되는 그저 그런 게임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 조작 설명부터 느껴지는 저세상 바이브

그런 이 게임의 상점 페이지를 보고 눈을 의심했던 부분은 바로 유저들이 게임에 내린 평가였다. 모든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 그것도 단순히 몇 명의 게이머가 내린 평가도 아니다. 무려 1,5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게임에 후한 점수를 주기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다. 자연스럽게 이 게임은 도대체 어떤 게임인지 궁금해졌고, 설치부터 플레이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스웨덴의 인디 개발사가 만든 이 게임은 일단 메인 메뉴부터 비범함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현란한 파란색 배경과 지나치게 직관적인 버튼, 그리고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모를 성령 충만해 보이는 하얀 손까지, 메뉴 화면에서라도 대체 뭐 하는 게임인지 예상해보겠다는 시도는 수포로 돌아갔다.

실제 게임은 한 층 더 정신없다. 남자에게 참 좋은 약(?)을 파는 걸스카우트부터 말을 걸면 갑자기 기계 음성으로 말하는 거지, 그리고 대화 창의 지문과 전혀 다르게 음성으로는 "FXXK you very much"를 반복하는 편의점 주인 등은 개발자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싶은 것 투성이다.


그래서 게임은 정작 어땠는지, 결론부터 말하면 올해 게임을 하면서 소위 '현웃(현실 웃음)'이 터졌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상점 페이지를 보면서 느꼈던 조악한 캐릭터와 엉성한 움직임, 기묘한 분위기의 배경은 하나 하나 따로 보면 이상했지만, 직접 게임 내에서 접하니 썩 잘 어울렸다. 염세주의로 가득 찬 성인용 카툰 네트워크같은 느낌이랄까?

스토리나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은 위에서 말했듯 '핫라인 마이애미'나 '카타나 제로'같은 게임과 많이 닮았다. 한 대라도 맞으면 죽지만, 곧바로 R을 눌러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다. 클릭과 드래그로 칼을 휘두르는 그 엉성함이 어찌나 웃기던지, 아마 유머 코드가 비슷한 게이머라면 한참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광기와 천재성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들 얘기한다. '스타 페쳐스'가 보여준 게임 속 거의 모든 요소들은 개발자의 광기를 짐작하게 하지만, 이를 한데 묶어 게임을 접한 이들에게 웃음을 준다는 점에서 이 개발자는 그저 광기만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로지 광기만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은 게임뿐 아니라 모든 문화 콘텐츠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물론, 모두의 마음에 들 수는 없어도 적어도 어느 정도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 게임을 접한 이들 중 최소 1500여 명은 그의 웃음 코드를 썩 마음에 들어 했고, 그 결과 지금도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스팀 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새빨간 썸네일로 클릭을 주저하게 만들었던 이 무료 게임은 알고 보니 제대로 만든 정신 나간 게임이었다.

▲ 개발자의 광기(혹은 천재성)에 팬아트로 화답 중인 게이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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