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아 분기 1편은 폐철광산에서 만난 호리오 티냐의 조언에 따라 슈라우드 기사단에 소속되는 루트다. 이 루트를 선택한 모험가는 몰락한 메디아 왕가의 마지막 왕자, 바리즈 3세의 편에 서서 마지막 슈라우드 기사단으로 임명받는다.

모험가는 이 루트에서 크게 두 가지 일을 하게 되는데, 하나는 네루다 셴의 눈을 피해 폐철광산의 주민과 바리즈 3세를 돕고, 네루다 셴과 야만족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일레즈라의 어두운 흔적들을 쫓는다. 그러면서 어린 시절의 일레즈라가 자랐던 타리프 마을로 가 그녀의 과거 행적들을 알게 되고, 메디아 왕가를 몰락시킨 삼일의 어둠 사건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도 알게 된다. 이 뿐만 아니라 일레즈라의 강력한 힘에 얽힌 비밀도 밝혀낸다.

일레즈라는 게임이 처음 시작될 때 나오는 컷씬에서부터 등장할 정도로 검은사막 세계관에서 상당히 비중있는 캐릭터다. 그래서 여전히 일레즈라에 관해서는 스토리상 풀리지 않은 떡밥들이 많고, 그런 점에서 그녀의 과거에 대해 엿볼 수 있는 이번 메디아 분기는 상당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본 편에서는 모험가가 메디아 왕가를 선택한 후 병사의 무덤으로 가기 직전까지의 스토리를 담았다. 퀘스트상 병사의 무덤은 분기2편과 공통적으로 만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음 12편에서도 네루다 셴을 택한 후 병사의 무덤으로 가기 직전까지의 이야기만 다루고, 마지막 13편에서 공통적으로 전개되는 메디아 마무리 편을 연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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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스토리 기사는 시리즈로 연재됩니다.
*메인퀘스트, NPC 대화, 지식 등을 참조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분기란 게임 내 유저의 선택에 따라 에피소드가 달라지는 부분을 뜻합니다.
*약간의 각색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나 게임 내 설정 및 컨셉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 메디아 분기1 - 다시 만나는 날까지 : 옛 메디아 왕가


알티노바, 폐철광산
마지막 슈라우드 기사단이 되어 폐철광산의 주민을 구하다


모험가는 메디아의 옛 왕가와 새로운 섭정 네루다 셴 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전통 왕가를 선택하기로 했다. 호리오 티냐의 말대로 네루다 셴은 야만족을 눈감아주는 등 수상한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모험가는 옛 바리즈 왕가를 섬기고 있는 슈라우드 기사단의 '사르마 아닌 군장'을 만나러 알티노바로 향했다.

모험가는 사르마 아닌에게 폐철광산에서 고통받는 주민들에 대해 언급했다. 사르마 아닌은 그 소식을 듣더니 몹시 안타까워하면서, 현재 메디아에 있는 '섭정 네루다 셴'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녀에 말에 따르면 네루다 셴은 부와 권력에 취한 독사같은 자로, 삼일의 어둠 사건 이후 메디아 왕가와 슈라우드 기사단이 약해진 틈을 타 섭정의 위치까지 오른 사람이었다.

사르마 아닌은 현재 슈라우드 기사단이 폐철광산으로 움직인다면 사악한 네루다 셴이 바리즈 왕자님에게 어떤 위해를 가할지 모른다며, 진실을 알고 싶거든 바리즈 왕자님에게 가서 모든 사실을 똑똑히 들어보라고 했다.


▲ 사르마 아닌이 이끄는 슈라우드 기사단은 네루다 셴 때문에 함부로 폐철광산에 갈 수 없었다.

메디아의 왕자, 바리즈 3세는 다소 초라하고 작은 집에서 예언가 시라레와 함께 모험가를 맞이했다. 바리즈 3세는 섭정 네루다 셴이 폐철광산 주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는 아직 어린 소년이고 아무런 힘도 없었기에 이를 지켜만 봐야 했었다.

모험가는 네루다 셴에게 거의 모든 권력을 빼앗긴 왕가의 실상을 알고 난 뒤, 이후 자신이 추적하고 있는 삼일의 어둠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다. 그러자 바리즈 3세는 고맙게도 야만족들이 믿고 있는 검은 여신의 정체에 대해 알려주었는데, 그녀는 '일레즈라'라는 마녀로 과거 타리프 마을 출신의 소서러였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타리프 마을에 가려면 '슈라우드 기사단의 휘장'이 필요하다는 사실이었다. 바리즈 3세는 모험가가 그곳에 가고 싶어하는 것을 알고선, 마지막 희망을 걸고 한가지 제안을 했다. 이는 폐철광산의 주민들을 구원해주는 댓가로 모험가를 '마지막 슈라우드 기사단'으로 임명하겠다는 것이었다.


▲ 바리즈 3세는 폐철광산의 주민을 구원해주면 타리프 마을로의 출입을 허가해주겠다고 했다.

이는 슈라우드 기사단이 정식으로 움직인 것이 아니므로 네루다 셴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는 데다가, 성공한다면 폐철광산의 주민을 구할 수 있는 절묘한 제안이었다. 모험가 역시 그들을 돕고 싶었기에 이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고, 이후 폐철광산의 루툼 지구와 사우닐 지구에 잠입하여 그곳에 있는 야만족 몇명을 처치하고 시선을 끌었다.

그러자 한바탕 벌어진 소란에 폐철광산의 야만족 우두머리가 나타났다. 폐철광산 사형 집행관으로 알려진 그 거대한 사우닐 족은 이름만큼 무시무시한 창을 휘둘렀지만, 역시 강력한 흑정령의 힘을 가진 모험가에겐 상대가 될리 없었다.결국 그는 쓰러졌고, 갇힌 주민들은 그 사이 폐철광산을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었다.

호리오 티냐는 자신의 말을 따라 사르마 아닌 군장을 만나고 주민들을 구원해준 모험가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는 답례로 슈라우드 기사단의 휘장을 건넸는데, 알고보니 호리오 티냐 역시 과거에 삼일의 어둠 사건을 겪은 슈라우드 기사단이었던 것이다. 모험가는 이 덕분에 앞으로 타리프 마을에서 신원을 확실히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다.


▲ 폐철광산의 야만족 지구에 잠입하여 그들의 시선을 끌었다.

▲ 한바탕 소란에 등장한 우두머리, 폐철광산 사형 집행관

▲ 호리오 티냐는 과거 슈라우드 기사단이었다. 네루다 셴에 맞서 기사단의 재결집을 다짐하는 모습.



타리프 마을, 방랑도적 주둔지
방랑도적에게서 발견된 메디아 왕가의 문양


모험가는 타리프 마을의 지도자 '아혼 키루스'를 만났다. 아혼 키루스는 사르마 아닌 군장과 함께 방랑도적 조사에 관한 일을 논의하고 있었는데, 이는 일레즈라와 그를 따르는 야만족을 감싸주는 네루다 셴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조사하기 위함이었다.

사르마 아닌 군장은 현재 바리즈 왕자를 발렌시아로 망명시킬 계획도 세우고 있었다. 더 이상 네루다 셴의 영역에 왕자를 두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 흩어진 기사단원을 전부 모아야했고, 정확한 인과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일레즈라의 흔적도 쫓아야 했다.

모험가는 자신이 쫓고 있는 어둠의 기운을 알아내기 위해서라도 이들과 함께 일레즈라의 흔적을 따라가는 것이 편했다. 그렇게 모험가는 타리프 마을에서 합류한 극소수의 슈라우드 기사단과 함께 일레즈라의 단서가 끊긴 타리프 남쪽, 방랑도적 주둔지를 조사하기로 했다.


▲ 일레즈라와 네루다 셴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선 일레즈라의 흔적을 쫓아야 한다는 아혼 키루스

▲ 그리고 슈라우드 기사단은 왕자의 안전을 위해 망명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모험가와 슈라우드 기사단은 방랑도적 주둔지 깊은 곳에서 정찰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병사와 접선했다. 그가 말하길 방랑도적들은 본래 평범한 일개 도적이었으나, 타리프 마을에서 쫓겨난 일레즈라에게 힘을 받고 인간이 아닌 모습으로 변해버렸다고 했다. 모험가는 이 말을 듣고 방랑도적들을 처치하며 그들이 가진 어두운 힘들을 발견했고, 흑정령은 이것이 분명히 일레즈라가 인공적으로 도적들에게 나눠준 것임을 느꼈다.

하지만 이런 흑정령 역시 정확한 단서를 추적하기는 힘들었다. 왜냐하면 어둠의 힘이 주둔지 곳곳에 넓게 스며들어 기운 추적을 방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험가는 보다 정확한 검은 기운의 원천을 찾기 위해 방랑도적 졸개들을 상당수 처치했고, 결국 일레즈라의 하수인이자 방랑도적의 우두머리가 있는 곳을 발견했다.


▲ 흑정령은 일레즈라가 인공적으로 방랑도적들에게 어둠의 힘을 나눠줬음을 느꼈다.

▲ 흑정령의 기운 추적에 방해가 되는 방랑도적들을 처치하는 모험가

일레즈라의 하수인은 여느 방랑도적과 같이 온 몸의 살점이 검게 뒤틀리고 초점이 없는 눈으로 난폭한 성향을 보였다. 모험가는 그를 처치하고 어떤 단서가 있을까하여 소지품을 뒤졌는데, 그곳에서 놀랍게도 '메디아 왕가의 문양이 새겨진 상자'를 발견했다.

대체 어떻게 메디아 왕가의 상자가 타락한 방랑도적에게 있었던 것일까? 설마 왕가에 일레즈라와 연관이 있는 사람이 있었던 걸까? 갑자기 전개되는 이상한 분위기에 일단 모험가는 타리프로 돌아가 이 사실을 아혼 키루스에게 알리기로 했다.

하지만 아혼 키루스 역시 왜 방랑도적에게 그런 왕가의 물건이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녀가 알고 있는 사실은 예전 삼일간의 어둠 사건 이후 갑작스럽게 분실된 왕가의 열쇠함이 있다는 소문 뿐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 또한 이 열쇠함의 정확한 쓰임새는 알지 못한다며, 메디아 왕가에 대해서 잘 아는 역사가 '마우디 부다르'를 한번 찾아가보라고 했다.


▲ 일레즈라의 하수인 (방랑도적 우두머리)

▲ 일레즈라의 하수인의 소지품에는 메디아 왕가의 문양이 새겨진 상자가 있었다.



고대 유적 발굴지, 고대의 틈, 투구족 주둔지
바리즈 3세의 망명을 위한 유적 거래와 복구된 바우트 석판


모험가는 아혼 키루스의 말대로 마우디 부다르를 만나기 위해 그가 있다는 고대 유적 발굴지로 향했다. 마우디 부다르는 모험가가 가져온 상자를 보고 잊어버린 메디아 왕가의 열쇠함이 맞다면서 이를 찾아준데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하지만 그 역시 왜 일레즈라의 하수인이 이런 물건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마 일레즈라가 메디아를 습격했을 때 우연히 방랑도적에게 넘어간 것이란 추측을 할 뿐이었다.

한편 마우디 부다르는 현재 이곳에서 발레시아에서 온 '가닌 아스 장군'과 함께 고대 유적을 답사하고 있었는데, 그는 이곳의 발굴권을 발렌시아에 넘기는 조건으로 왕자를 안전하게 망명시키는 거래를 생각하고 있었다. 섭정 네루다 셴은 삼일의 어둠 사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왕족인 바리즈 3세가 성인이 될 때까지만 메디아를 이끌기로 약속했으나, 역사가로서 봤을 때 이런 아름다운 약속이 지켜지는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렌시아의 흑표범 대장군, 가닌 아스는 바리즈 왕자의 망명 요청 건을 듣고 유감스러워 했다. 이런 큰 건을 자신의 선에서 함부로 처리할 수도 없을 뿐더러, 조건으로 내건 이 유적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서쪽의 유명한 고대 유적 전문가'가 이곳에 와 있다며 그와 한번 이야기를 해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 마우디 부다르는 발렌시아에게 유적 발굴권을 팔고, 바리즈 3세를 망명시키는 거래를 시도했다.

▲ 가닌 아스는 유적의 가치에 대해 먼저 알아보고 왕자의 망명 건을 고려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가닌 아스가 말한 '서쪽의 유명한 고대 유적 전문가'의 정체는 에단이었다. 오랜만에 모험가와 만난 에단은 매우 반가워하면서, 이 유적의 가치에 대해 묻는 질문에 '말할 것도 없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자신과 모험가 발밑에 있는 둥그런 바위를 가리키며, 이 유물은 검은 힘을 내부에 봉인하고 그와 반대로 밝은 빛을 내뿜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즉, 이것은 일레즈라가 메디아에 새긴 검은 힘을 없앨 수 있는 열쇠와 같았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이 유적은 그 힘을 거의 잃었다는 점이었다. 이에 에단은 고대의 틈에 있는 드워프 족들을 언급하며, 이들은 '바우트 석판'이라고 불리는 검은 기운을 흡수하는 물건의 수호자들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제 남은 것은 그들을 만나 이 유물을 복원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으로, 만약 성공한다면 메디아의 검은 기운 뿐만 아니라 모험가를 괴롭히는 흑정령도 이 안에 봉인할 수 있을 것이었다.


▲ 에단은 검은 기운의 힘을 흡수하는 유물의 복원을 위해 고대의 틈 드워프를 만날 것을 주문한다.

흑정령은 그런 에단의 말에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모험가에게 정말 자신을 봉인할 생각이냐며 만약 그런다면 자신도 가만있지 않을거라고 단단히 엄포를 놓았다. 하지만 모험가는 이 말을 무시했고, 에단이 말한 고대의 틈으로가서 '아인 그레이드'라는 드워프를 만났다.

에단의 말대로 아인 그레이드는 바우트 석판을 지키는 드워프 족장이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아인 그레이드 족장은 과거 일레즈라와 맞선 경험이 있었다. 당시 이야기를 하자면 어디선가 영문 모를 검은 기운이 온 메디아를 뒤덮었을 때, 자이언트 대족장 '탄투'의 전령이 아인을 찾아왔다. 그 전령은 엘릭 사원에 거대한 흑정령이 나타났다고 보고했고, 탄투의 자이언트들과 인간 용사들이 이에 맞섰지만 그 강력한 어둠의 힘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바우트 석판을 사용하기로 한 그들은 엘릭 사원 꼭대기로 석판을 옮기다가, 무언가에 홀린듯 자신을 공격하는 '투구족'의 습격을 받고 석판의 절반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절반 남은 석판은 거대한 흑정령을 어느정도 약화시키는데 성공했고, 그렇게 삼일의 어둠을 물리친 뒤 고대 바우트 석판은 완전히 망가져버렸다. 따라서 현재 이를 복원하려면 투구족에게서 잃어버린 석판 조각을 찾고, 전설적인 대장장이 '바라탕 란서'의 도움을 받아야하는 상황이었다.


▲ 바우트 석판을 이용해 일레즈라의 삼일의 어둠을 막아낸 드워프, 아인 그레이드 족장

▲ 바우트 석판을 복원할 수 있는 전설의 대장장이, 바라탕 란서

바라탕 란서는 바우트 석판의 복원을 의뢰한 모험가에게 일단 투구족에게서 그 석판 파편들을 모아오라고 했다. 사실 바우트 석판은 본래 재현 불가능한 고대 금속판과 같은 것인데, 투구족들은 그 쓰임새를 모르고 그것들을 마차에 모으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험가는 투구족과 그들의 마차에서 바우트 석판 조각들을 모았고, 이후 바라탕 란서는 이를 이용해 조그맣게 강화된 바우트 석판을 재현해냈다. 란서는 그 석판을 모험가에게 건네며 '시험을 위해 주변 계곡 위 파괴된 바우트 석판에 이를 사용해보라'고 했고, 모험가는 그 말을 따라 사용해보았으나 아무런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


▲ 모험가는 투구족과 그들의 광물 마차에게서 바우트 석판 파편을 수집했다.

▲ 파괴된 바우트 석판에 란서가 만든 석판을 시험해봤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모험가는 다시 바라탕 란서를 찾아가 석판이 잘못 만들어진 것이 아니냐며 따졌다. 하지만 란서는 호쾌하게 웃으며 오히려 잘못 만들어진 석판이었으면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을 거라며,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 정상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란서는 마지막으로 고대의 문양을 새겨넣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어떤 '주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주문은 '자연의 지배자, 모굴리스'의 힘을 필요로 하는 주문이었다.

모굴리스는 울림의 땅에 있는 고대 바위 정령이었다. 모험가는 이를 처치하고 고대의 주문을 얻었고, 아인 그레이드는 이 주문을 이용해 재현된 바우트 석판에 문양을 불어넣었다. 아인은 완성된 바우트 석판을 황홀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이제 메디아의 검은 기운들을 차차 흡수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젠 이 경이로운 일을 대족장의 영묘에서 일레즈라를 쫓는 자이언트 부족의 족장, 탄투에게 알려주는 일만 남았다.


▲ 고대의 힘, 모굴리스를 처치하고 얻은 주문으로 석판을 완성했다.

▲ 흑정령은 불안해졌다. 아인 그레이드 뒤편으로는 완성된 석판의 모습이 엿보인다.



대족장의 영묘, 엘릭 사원
칠흑 추적자가 얻은 단서로 밝혀지는 일레즈라의 과거


자이언트 족장 탄투는 힘을 되찾은 바우트 석판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는 아인과 모험가에게 정말 굉장한 일을 했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그 순간, 탄투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지는 것이 보였다. 그는 모험가에게서 마치 예전의 일레즈라처럼 검은 그림자의 기운이 느껴진다고 했다.

탄투는 일레즈라의 흑정령이 있었던 '엘릭 사원'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과거 탄투는 삼일의 어둠 전투에서 엘릭 사원의 미친 광신도들을 물리치며 나아가다가 흑정령과 하나가 되어버린 끔찍한 모습의 일레즈라를 보았다. 일레즈라는 너무도 강력한 힘에 취한 나머지 반대로 흑정령에게 먹혀버렸고, 칠흑 추적자와 슈라우드 기사단은 도무지 그 힘을 견뎌낼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바우트 석판을 이용해 흑정령의 힘을 약화시켰고, 이로 인해 바우트 석판은 망가졌다. 흑정령이 약화되자 다시 정신을 차린 일레즈라는 반대로 흑정령을 먹어 치운 뒤,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그 때 정신이 단련되지 못한 일반인들은 모두 그 기운에 영향을 받아 미친 광신도가 되고 말았다.


▲ 탄투는 흑정령과 하나가 되버린 일레즈라의 모습까지 직접 목격한 자이언트였다.

탄투의 말을 들은 모험가는 엘릭 사원에 가면 일레즈라의 흔적을 더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탄투는 현재 엘릭 사원에 잠입해있는 어둠 추적자, 사나한을 소개시켜주었다. 어둠 추적자들은 삼일의 어둠 사건 이후에도 사라져버린 일레즈라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단서를 모으는 자들이었다.

그런데 어둠 추적자 역시 추적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사나한은 최근 아슬아슬하게 엘릭사원에 잠입한 일곱번째 어둠 추적자였는데, 이미 전임자 여섯은 엘릭사원의 어둠에 물들어 광신도로 변해버렸다. 그렇기에 사나한은 전임자들이 남긴 '선행 조사 기록'을 어떻게든 찾아야했다.


▲ 여전히 남아있는 엘릭 사원의 사악한 기운은 어둠 추적자들도 견디기 어려웠다.

모험가와 사나한은 함께 엘릭 사원을 돌아다니며 온갖 악취가 나는 잔해들을 뒤졌다. 그 와중에 한 버려진 낡은 건물 안에서 전임자의 기록을 발견했고, 그곳에서 기막힌 정보를 찾아냈다. 바로 일레즈라에게 붙어있던 흑정령은 과거 타리프의 존경받는 대 소서러, 카르티안의 흑정령과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참고로, 카르티안은 약 300년전 소서러들을 이끌고 메디아에 정착해 타리프 마을을 만든 장본인이다.

모험가는 일레즈라와 함께했던 흑정령의 비밀을 풀기 위해 타리프 마을로 돌아갔다. 대체 그곳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어쩌면 이 모든 재앙의 원인은 타리프 마을에서 시작한 것일지도 몰랐다. 타리프 마을의 지도자 아혼 키루스는 모험가의 입에서 '카르티안의 흑정령'에 대한 말이 나오는 것을 듣고 잠시 당황하는 듯했다. 아마도 모험가가 그들의 오랜 비밀을 들춰낸 모양이었다.


▲ 아혼 키루스는 어떤 비밀을 감추고 있었던 것일까?

사실 아혼 키루스는 과거에 마을 입구에서 거의 죽어가던 '한 여자 아이'를 발견했다. 아혼 키루스는 이 만남을 마치 운명처럼 여겼는데, 그녀가 살려준 그 여자 아이는 매우 영특하면서도 끝을 알 수 없는 재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혼 키루스는 그 아이를 자신의 후계자로까지 생각했으나, 그 아이가 가진 지나친 재능과 호기심은 금지된 지식에까지 미치고 말았다.

그 아이, 즉 어린 시절의 일레즈라는 자신의 재능을 바탕으로 누구도 알려주지 않은 마법을 익히고 잊혀진 고대의 금서들을 어디선가 몰래 구해 읽기 시작했다. 그 증거로, 현재 타리프 마을에는 일종의 경계의 의미로 과거 일레즈라가 썼던 방의 모습이 보존되어 있었는데, 그곳은 꽤나 시간이 지난 지금도 어딘가 불길한 마력들이 희미하게 멤돌고 있었다.


▲ 과거 일레즈라가 썼던 방. 여전히 어두운 마력들이 소용돌이 치고 있다.

어쨌든 일련의 사건 이후 일레즈라는 결국 타리프 마을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하지만 그것은 재앙의 끝이 아니었고, 어느 날 야만족들과 방랑도적들이 떼거지로 몰려와 타리프 마을을 습격했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이들은 다름아닌 일레즈라의 하수인이었고, 일레즈라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난투사 레투사'라는 나무의 뿌리 밑에 숨겨져 있던 카르티안 서를 훔쳤다. 그리고 그 카르티안 서 안에는 타리프 마을을 창시한 대소서러 카르티안의 흑정령이 봉인되어 있었는데, 아혼 키루스와 몇몇 소서러들은 뒤늦게 이를 되찾았지만 이미 흑정령은 풀려난 뒤였다.

아혼 키루스는 어쩌면 이 모든 일이 어린시절의 일레즈라를 거둔 자신의 탓이라며 자책하기 시작했다. 모험가는 그런 그녀를 위로해 주어야 했고, 그 때 문득 근처에서 모험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모험가가 돌아본 곳엔 아무도 없었고, 모험가는 주위를 돌아보다가 자신을 부른 대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벽에 걸려있던 액자 속의 남성이 모험가에게 말을 걸고 있었던 것이다.


▲ 카르티안과 함께 타리프 마을을 창시한 남자, 엘라 세르빈

그 액자 속의 남자는 엘라 세르빈이라는 자로, 카르티안과 함께 타리프를 세운 사람이었다. 이후 그는 카르티안 서를 봉인하다가 모든 힘을 소진하여 액자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지만, 현재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타리프의 기술 교관을 맡고 있었다.

모험가는 일레즈라가 훔쳐간 그 카르티안 서를 봉인했다던 '난투사 레투사'에 대해 궁금해졌다. 그러자 엘라 세르빈은 궁금하다면 한번 그 나무를 살펴봐도 좋다며 모험가의 등 뒤를 가리켰다. 알고보니 아혼 키루스가 서 있던 자리의 커다란 나무가 바로 난투사 레투사였던 것이다.

그 나무는 어딘가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었지만 딱히 특별한 것은 없었다. 오히려 전체적으로 힘없이 말라붙어 있는 듯한 모습이, 아마도 이젠 카르티안의 힘이 사라졌음을 증명하는 듯했다.


▲ 카르티안 서가 봉인되어 있던 나무, 난투사 레투사

엘라 세르빈은 아혼 키루스가 사랑으로 키웠던 일레즈라가 그녀를 배신했다며, 이 사건으로 그녀가 책임감에 짓눌리고 아이에 대한 희망도 포기한 것이 가장 슬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야만족들이 일레즈라를 검은 여신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언급하며, 아마 어떤 이유가 있을테니 이에 대해 알아보면 좋을 것이라 조언해주었다.



알티노바
야만족의 신앙심과 역사가 마우디 부다르의 수상한 물건


모험가는 엘라 세르빈의 조언에 따라 다시 알티노바로 향했다. 야만족들은 알티노바의 한 구석에 일종의 주거지를 형성하고 있었는데, 그 입구를 지키고 있던 한 야만족은 그곳에 들어가려는 모험가를 거칠게 막아섰다. 야만족들은 서로를 동포라고 인식하는 특수한 '증표'가 있어서, 이를 제시해야만 입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모험가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구석에서 열심히 공구를 고치고 있는 한 야만족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의 뒤로 몰래 다가가 주머니에 있던 증표를 훔쳤다. 그리고 입구를 막아서던 야만족에게 증표를 보여주자, 모험가를 바로 형제로 인정해주더니 위로 올라가 '우리를 구원할 검은 여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라고 말했다.


▲ 야만족들은 외부인이 자신들의 주거지로 들어가는 것을 매우 꺼렸다.

▲ 야만족의 증표를 몰래 훔침으로서 입장할 수 있었다.

알고보니 야만족들은 자신의 수장을 중심으로 무언가 종교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듯했다. 이에 모험가는 수장에게 다가가 혹시 검은 여신의 정체가 일레즈라인지 물었고, 수장은 잠시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더니 '우리도 검은 여신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그들이 믿는 것은 오직 갈라진 가지의 상징과, 여신에 대한 이야기(붉은 태양을 없애고 검은 태양을 불러온다)일 뿐, 그게 일레즈라든 네루다 셴이든 상관없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이후 야만족 수장이 덧붙인 말은 모험가의 귀를 의심하게 했다. 이 모든 가르침은 '마우디 부다르'에게 있다며, 그는 방금 고대 유적에서 돌아와 바리즈 왕자를 만나고 있을거라고 이야기한 것이다.


▲ 야만족들이 맹목적으로 믿고 있는 상징물

▲ 야만족에게서 역사가 마우디 부다르의 이름이 언급됐다.

야만족들이 믿는 종교의 가르침이 역사가 마우디 부다르에게서 나왔다? 모험가는 뭔가 수상함을 느꼈다. 그래서 모험가는 그 길로 즉시 마우디를 만나러 갔는데, 그는 섭정 네루다 셴과 발렌시아의 장군 가닌 아스와 함께 이야기를 하는 중이었다. 결국, 발렌시아에서 바리즈 왕자의 망명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모험가는 마우디 부다르에게 다가가 '야만족이 언급한 마우디 부다르의 가르침'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러나 부다르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일단 내가 아는 선에서만 답변해주겠다고 말했다. 마우디 부다르는 야만족 신앙의 가르침에는 기본적으로 세가지가 있다고 했는데, 첫 번째 삶은 자신의 삶에 순응하여 살고, 두 번째 삶은 보다 높은 곳에서 살고, 세번째 삶은 세상을 초월하여 바꾸기 위해 살라는 것이었다.

마우디 부다르는 야만족들이 이를 왜곡해서 멋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문제인거라며, 이는 역사가로서의 지식일 뿐이니 자신을 오해하진 말라고 했다. 모험가도 딱히 그의 말에서 의심가는 점을 찾기 힘들었지만, 분명 마우디 부다르의 분위기는 평소와 달라 보였다.


▲ 마우디 부다르는 역사가답게 야만족의 신앙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모험가와의 말을 마친 마우디 부다르는 이제 볼 일이 있다며 자리를 옮기려 했다. 그런데 그가 몸을 움직이는 순간, 그의 몸에서 조그맣게 달그락하는 소리가 났다. 워낙 미세한 소리였기에 마우디 부다르도 미처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흑정령은 방금 들었냐면서 이를 훔쳐보자고 했고, 모험가는 자리를 뜨는 그의 주머니에 순간적으로 손을 넣어 소지품 하나를 훔쳐내는데 성공했다. 그것은 굳게 닫혀 있는 조그만 상자였는데, 어찌나 견고했던지 모험가로서는 도무지 열 방법이 없었다.

모험가는 어쩔 수 없이 상자를 들고 자물쇠의 달인인 '창고지기 데베'에게 향했다. 하지만 데베는 그 물건을 유심히 보더니 이것은 자기도 열지 못하는 것이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데베는 상자의 걸림쇠에 새겨져있는 조그만 야만족 표식을 보여주면서, 이 상자는 야만족의 주술로 만들어진 저주 받은 상자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대신 이 저주를 풀 만한 사람을 한 명 알려주었는데, 바로 병사들의 무덤이라는 지역에 파견 나가 있는 '스레이시'라는 사람이었다.


▲ 마우디 부다르가 가지고 있던 상자는 저주 받은 상자로, 데베 역시 열지 못했다.

▲ 모험가는 수상한 상자 비밀을 풀기 위해 다시 먼 길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