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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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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게임이용장애 공동연구, 문체부는 뒷짐만 지나

이두현 기자 (Biit@inven.co.kr)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문제와 관련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그러나 연구용역 내용 대부분이 복지부가 주도하고 문체부는 연구비만 내주는 모양새다.

2일 인벤 취재 결과 문체부와 복지부는 최근 연구용역 2건을 공동 발주했다. 지난 12월 20일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국내도입 문제 관련 민관 협의체(이하 민관협의체)'가 5차 회의에서 결정한 연구용역이다.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과학적 근거 분석 연구와 △게임이용장애 실태조사 기획연구로 확인됐다.

연구사업금액은 각 1억5천만 원, 총 3억 원이다. 문체부와 복지부가 절반씩 부담한다. 연구기간은 8개월로 올해 12월 최종보고서 제출 및 연구용역 평가가 예정되어 있다. 민관협의체는 분기별 1회 점검회의를 실시한다.

민관협의체 측은 "연구가 게임이용장애 국내도입여부 검토 시 객관적 판단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기대효과를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낙찰자 선정은 복지부가 맡는다. 그런데 연구 평가위원회 위원 선정 및 운영도 복지부 기준에만 따른다. 연구사업금액만 두 부처가 절반씩 부담하고, 연구내용과 운영은 복지부에 편중됐다. 민관협의체 설립 취지에 맞지 않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두 부처 및 관련 전문가가 반반씩 참여해 공정하게 운영된다"고 전했다.

▲ 과학적 근거 분석 연구 발췌

민관협의체는 "국내 도입 여부 검토 시 객관적 판단 근거로 활용하기 위해,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근거와 과정에 대한 과학적 검증 필요"라고 과학적 근거 연구 분석 필요성을 제시했다.

연구는 ICD와 KCD의 질병코드 등재 절차 및 판단기준을 검토하는 기본조사, WHO 내에서 논의된 찬반 합의 과정 조사, 반대 의견에 대한 WHO 입장 조사, 등재 근거로 사용된 연구에 뇌와 신체적 기능손상 여부 및 공존질환과의 관련성이 포함됐는지 여부 등을 조사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WHO가 게임이용장애를 ICD-11에 등재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없었는지를 검토하는 수준이다. 연구가 제시하는 인터뷰 대상도 WHO 중독부분 담당자와 ICD-11 등재에 참여한 전문가 인터뷰에 그친다. 논란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한쪽 이야기만 듣고 과정을 살펴본다는 문제가 있다.

▲ 실태조사 기획연구 발췌

실태조사는 WHO의 진단기준을 토대로 연구를 진행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은 "조사 자체가 WHO의 게임이용장애를 인정하고서 시작되는 연구"라며 "국내 도입 때 예상되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진행되는 연구라는 우려가 든다"라고 전했다.

이장주 소장은 문체부와 복지부의 공동 연구인데, 문체부의 역할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아쉬워했다. 연구 과정에서 게임업계로 대변되는 반대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빠져있다.

특히 과학적 분석 연구는 WHO의 결정 과정을 검토한다. 실태조사는 WHO의 진단기준을 토대로 연구가 진행된다. 두 연구가 서로 상충한다. 과학적 분석 연구 결과 타당도가 낮게 나왔는데 실태조사의 타당도와 신뢰도가 높게 나오는 때, 또는 그 반대의 경우에 다른 논란이 생길 수 있다.

조사대상도 문제다. 관련 의료기관, 상담기관, 지역센터 등 모든 유형의 치료 서비스 제공 기관 대상을 포함시킬 계획으로 쓰여있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는 대다수 관련 기관 및 센터 등은 게임을 중독 매개체로 전제한 상태에서 다루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중독치료로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는 민간 센터도 조사대상에 다수 있다"며 "모든 관련 기관 및 센터를 포함하면, 곧 한쪽으로 치우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 기관을 제외하고 공신력 있고 공공성을 담보로 하는 기관만을 포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 연구 조사도구를 WHO 진단기준으로 사용한다

이장주 소장은 "진단기준 자체가 모호해 불안정성 논란이 있었는데, 이런 점에 대한 보완없이 WHO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결과에 대한 신뢰성에 치명적이다"라고 지적했다. 민관협의체는 게임업계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진단기준이 모호하다"라 지적하는 걸 아는 데도, 이를 개선하거나 보완하는 과정 없이 연구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현재 WHO 진단기준은 유튜브 과시청이나 아이돌 사생팬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병인지, 그들의 취향이나 특성인지에 대해서 충분한 고려 없이 성급하게 병으로 진단되면 다른 가능성이 차단되는 문제가 있다.

게임업계로 대변되는 질병등재 반대 측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도 나왔다. 이장주 소장은 "자체적으로 게임과몰입 예방, 치료활동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 문제라는 과몰입의 정의가 없다"며 "이제라도 명확하게 문제를 정의하고, 이런 문제는 의학적 문제가 아니라 일상생활의 문제라는 것을 주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등재 찬성 측의 질병적 접근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관련 전문가는 "게임중독 논쟁을 기능성 게임의 효과, 게임사의 기부활동, 문화콘텐츠 수출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상쇄할 수 없다"며 "애초부터 잘못된 대응을 하고 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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