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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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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S] 어서 와, 국제 대회는 처음이지? 베를린행 성공한 한국 대표 팀 이야기

박태균 기자 (Laff@inven.co.kr)

14일 진행된 'PUBG 글로벌 시리즈: 베를린(이하 PGS: 베를린)' 한국 대표 선발전 파이널 2일 차 경기를 마지막으로 한국 대표 선발전의 모든 일정이 종료됐다. 예선부터 그룹 스테이지, 파이널까지 길고 길었던 여정 끝에 그리핀과 브이알루 기블리, 엘리먼트 미스틱, 쿼드로가 한국 대표로 베를린행 비행기를 타게 됐다.

재밌는 사실은 4개 팀 모두 국제 대회 출전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창단 이래 늘 중하위권에 머물렀던 팀이 있고, PKC 오픈 슬롯부터 시작한 팀, 순항 중 후반부에 무너지며 가슴 아픈 실패를 맛본 팀도 있다. 심지어 최종 1위에 오른 브이알루 기블리는 불과 2달 전 창단된 신생 팀이기도 하다. 이처럼 저마다 다양한 특색을 가진 한국 대표 4개 팀의 스토리를 정리했다.


브이알루 기블리
당연한 사실 - 각 팀의 에이스가 호흡을 맞추면 최강 팀이 된다


브이알루 기블리는 지난 1월 아프리카 프릭스 아레스의 시드를 인수하며 깜짝 창단됐다. e스포츠 1세대 지도자인 조정웅 전 감독이 단장으로 전격 취임하고, 아수라워크의 우현빈 감독과 디토네이터의 이준호 코치가 합류했다. 그리고, 베일에 감춰졌던 선수진은 아프리카 프릭스 페이탈의 '람부' 박찬혁, 디토네이터의 '히카리' 김동환, 미디어 브릿지 스퀘어의 '대바' 이성도, MVP의 '스피어' 이동수, 긱스타 PDV의 '플리케' 김성민이었다.

이들은 모두 각 팀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던 선수들이다. 개인 기량과 존재감은 지난 PKL 경기들을 통해 이미 충분히 증명됐다. 그러나 프로 레벨의 경기에선 개인 기량의 합만큼 운영과 팀 호흡도 중요하기에 신생 팀이 경기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았다. 하지만, 네 명의 선수는 창단 이후 출전한 첫 대회였던 PUBG 스매쉬 컵에서 전투, 운영, 호흡, 운영 모두 준수한 모습을 보이며 더 큰 기대를 모았다.

이후 열린 PGS: 베를린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도 브이알루 기블리의 선전은 계속됐다. 맵을 가리지 않는 운영 능력과 어떤 적이든 압살하는 전투력이 빛났다. 불리한 안전 구역이 생성됐을 때도 지형을 영리하게 활용하며 외곽을 돌아 고득점을 챙겼다. 그룹 스테이지 4일 차 데이 우승과 함께 152점을 확보한 브이알루 기블리는 한층 치열해진 파이널에서 더욱 힘을 발휘했다. 10라운드의 대결 중 4번의 치킨과 1번의 준우승, 79킬이라는 대기록으로 130점을 몰아쳐 종합 282점으로 끝내 최종 1위에 올랐다.

신생 팀이 이 정도의 저력과 성적을 낸 건 브이알루 기블리가 최초다. 현재의 기량과 분위기를 유지한다면 베를린에서도 그들의 활약은 쭉 이어질 것이다. 과연 브이알루 기블리는 전 세계의 강팀들을 맞이해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까.


그리핀
오픈 슬롯부터 PKC, PKL을 넘어 한국 대표까지


올해 초부터 스크림 여포로 불린 그리핀은 본 대회에서도 본인들의 가치를 증명했다. 그룹 스테이지 1일 차 데이 우승을 앞세워 종합 1위로 마무리했고, 파이널에서도 80점을 추가하며 당당하게 최종 2위(251점)에 올랐다.

현재 그리핀이 강력한 이유를 설명할 땐 '투탭' 유재원과 '투하트' 신혁준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두 선수는 KST 소속으로 PUBG 코리아 컨텐더스(이하 PKC) 예선인 오픈 슬롯을 뚫고 올라와 2019 PKC 페이즈1에서 2위를 기록하며 곧바로 승격에 성공했다. 이후 그리핀이 KST를 인수하며 그리핀 블랙의 팀원이 됐고, 2019 PKL 페이즈2에서 12위, 페이즈3에서 4위를 기록하며 꾸준히 성적을 상승시켜왔다.

이어진 2020년, 형제 팀 운영이 불가능해지며 그리핀 레드-블랙도 팀 통합과 리빌딩을 진행했다. 이에 '투탭'과 '투하트'는 새로운 팀원들을 만났는데, 바로 그리핀 레드의 '아수라' 조상원과 쿼드로의 '민성' 김민성이었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투탭'-'투하트'는 새 동료들과 함께 제대로 날아올랐다. 더욱 화끈해진 공격력과 탄탄한 호흡은 주변의 적들을 위협했고, 이는 곧 성적으로 이어졌다. 특히 '투하트'는 그룹 스테이지, 파이널 모두 피해량 1위애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아마추어부터 2부 리그, 1부 리그를 거쳐 국제 대회까지. 그야말로 소년 만화 같은 두 선수와 그리핀의 일대기다. 비록 PGS: 베를린에선 처음으로 맞이하는 국제 대회의 압박감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그리핀이라면 걱정이 적다. 만약 첫 도전이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이을 발판 삼아 더욱 발전할 선수들의 모습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엘리먼트 미스틱
경험은 배신하지 않는다... 만년 중하위권에서 한국 대표로


전신 루나틱 하이 시절부터 긴 시간 동안 엘리먼트 미스틱은 무색무취의 팀이었다. 먼 옛날 킬보다 순위 방어를 통한 생존 포인트를 확보하던 때가 있었고, 플레이 스타일을 확 바꿔 공격적으로 돌변한 때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항상 비슷한 중하위권이었다. 비록 강등은 피했으나 상위권과도 거리가 멀었다.

2020년을 앞두고 '팔라스' 채수범와 이별하고 '막내' 신동주를 영입한 엘리먼트 미스틱은 본인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완성했다. 무리한 교전으로 킬 포인트를 노리기보다 유리한 싸움만을 하며 적절한 킬과 순위 포인트 확보를 이어갔다. 대량의 킬을 통한 한 번의 폭발적인 득점보다 끈질기고 꾸준한 득점을 미덕으로 삼았다.

그리고, 엘리먼트 미스틱의 선택은 최상의 결과를 낳았다. PGS: 베를린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그들이 치른 30라운드 중 치킨을 챙긴 건 단 두 라운드뿐이었지만, 최종 점수는 242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두 번의 1위를 포함해 탑 5에 무려 16번이나 들었고, 매 라운드 적당한 킬 포인트도 추가했기 때문이다.

드디어 빛을 본 엘리먼트 미스틱은 첫 국제 대회인 PGS: 베를린에서 어떤 경기를 펼칠까. 꾸준함도 좋은 미덕이지만, 우승을 위해선 다른 자질의 보강도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특히 보다 공격적인 각국의 최강 팀들을 상대로 밀리지 않을 수 있도록 내공을 충분히 쌓아둬야 할 것이다.


쿼드로
기복에 울었던 팀,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쿼드로만큼 국제 대회 진출이 간절했던 팀이 있을까. 작년 세 번의 PKL 페이즈에서 비슷한 실패를 겪었던 그들이다. 초반에 폭발력 있는 경기력을 뽐내며 상위권에 오르지만, 들쭉날쭉하는 득점 기복과 후반으로 갈수록 떨어지는 집중력에 늘 중위권으로 페이즈를 마무리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2020년을 앞두고 쿼드로는 대규모 리빌딩을 마쳤다. '준수'-'민성'-'영호'가 팀을 떠나고 터줏대감인 '여욱' 윤여욱만 잔류했다. 빈자리를 채운 선수는 DPG에서 이적한 '렌바'-'야차', 그리고 PKC 팀 KGA 플라이에서 활동한 유망주 '디락스' 최이만이었다.

이후 PGS: 한국 대표 선발전에 나선 쿼드로는 그룹 스테이지에서 또다시 상위권에 올랐다. 역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었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번번이 미끄러졌던 쿼드로를 떠올리면 쟁쟁한 팀들을 제치고 4위 안에 드는 건 매우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파이널 1일 차 경기서 T1의 역대급 부진과 함께 다른 경쟁 상대였던 오피지지 스포츠와 다나와 e스포츠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심지어 쿼드로는 5라운드에서 21점을 챙기며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이어진 파이널 2일 차는 매 라운드가 드라마의 연속이었다. 6라운드에서 쿼드로가 조기 탈락, T1이 치킨을 가져가며 점수가 벌어졌다. 7라운드에선 나란히 3점을 획득했고, 8라운드 사녹에선 쿼드로가 우승하며 다시 점수가 좁혀졌다. 남은 건 에란겔에서의 승부뿐인 상황. 9라운드에서 T1이 브이알루 기블리의 저격에 당하며 2점에 그친 가운데 쿼드로는 11점을 획득하며 한 발 앞서갔다. 위기에 몰린 T1이 마지막 라운드에서 쿼드로 저격을 위해 밀타로 향했다. 하지만, 이를 예측한 쿼드로는 살짝 몸을 틀어 T1을 흘려냈다. 끝내 T1과 오피지지가 모두 0점으로 탈락하며 쿼드로가 최종 4위를 확정 지었다.

극적으로 베를린행에 성공한 쿼드로지만, 이미 시드를 확보한 젠지, OGN 엔투스와 선발전 상위 3개 팀이 보인 괴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력이 부족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오랜 시간 국제 대회를 갈망했던 만큼, 그들의 열정과 노력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또한 PGS: 베를린 개막까지 많은 시간이 남아있기에 앞으로 더욱 발전할 쿼드로의 모습을 기대해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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