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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31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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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 리그 리뷰] 변화 의지가 느껴진 서울 다이너스티의 첫 주차

장민영 기자 (Irro@inven.co.kr)

서울 다이너스티가 확실한 변화의 의지가 느껴지는 경기력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드디어 2020 오버워치 리그의 모든 팀이 경기를 치렀다. 코로나-19로 첫 경기가 계속 미뤄졌던 아시아 팀들이 최근 2경기씩 진행하면서 오버워치 리그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먼저, 3월 28일부터 경기에 나선 중국의 항저우-상하이-광저우-청두는 나란히 1승 1패씩 기록했다. 팀마다 다른 스타일이 서로 맞물리면서 나온 결과로 이들 간 팽팽한 순위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그런데 같은 주, 북미에서는 또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바로 서울 다이너스티가 2승 0패라는 성적으로 첫 주를 자신들의 무대로 장식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3:0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로 홀로 거둔 2승이었다. 게다가, 색다른 스타일로 승리했기에 추후 밴픽 변화에서도 강한 모습을 이어갈 가능성을 보여줬다.

사실, 서울은 리그 경기에 앞서 조 편성에 관한 우려가 있었다. 온라인 중계로 서울은 아시아팀 대신 북미팀과 같은 조가 됐다. 리그 시작 전에는 작년 결승마다 1-2위를 휩쓸었던 샌프란시스코 쇼크-밴쿠버 타이탄즈, 꾸준한 성적을 냈던 6강 LA 글래디에이터즈(LAG)와 대결해서 살아남을 만한 팀이 있을지 의문이었다. 모두 작년의 서울보다 뛰어난 성적을 낸 팀들인 게 분명하니까. 하지만 결과는 쇼크의 2패, 서울의 2승이었다. 두 팀은 LA 형제팀을 상대로 엇갈린 성적을 내며 첫 주차를 보냈다.

이런 변화는 런던 스핏파이어 출신의 3인방 '제스쳐-프로핏-비도신' 영입의 영향이 컸다. 그렇지만 기존 서울 팀원들까지 이들 못지않은 활약으로 뭉쳤다. 올해 처음 합을 맞춰보는 팀에서 나오기 힘든 '시너지'였다.


▲ (구)전투기 ‘제스쳐-프로핏’의 진입(출처 : 오버워치 리그 유튜브)

이전까지 오버워치 리그의 서울하면 떠오르는 모습은 아쉬움이었다. 많은 팀 로스터를 활용해 변화를 주고 깜짝 전략으로 상대를 기습하는 데 성공해 스테이지 PO에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의외의 타이밍에 한 명이 무리한 플레이로 허무하게 잘리거나 궁극기 활용에서 합이 맞지 않았다. 그리고 PO 6강에는 들지 못하면서 시즌을 마무리해야 했다.

그렇지만 올해 첫 주차를 마친 서울의 인상은 확실히 달라졌다. 안정감을 바탕으로 자신들이 하고 싶은 플레이를 다양하게 펼친다. 팀원 개인으로는 그동안 부족했던 영웅 폭까지 비시즌 기간 내에 완성해 자신이 해야할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 '토비' 양진모가 다루는 루시우 외의 영웅들, 지난 시즌 막바지에 아쉬웠던 '제스쳐' 홍재희의 오리사-레킹볼, '마블' 황민서의 시그마까지 2020 서울의 변화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먼저, 서울의 안정감은 팀의 맏형 '토비'가 잡아줬다. 루시우라는 주력 영웅이 밴 된 시점에 '토비'는 도리깨로 상대 돌진을 막는 브리기테, 그리고 바티스트를 맡았다. 특히, 바티스트는 이번 메타에서 핵심 힐러로 급부상했다. 상대 궁극기도 버틸 수 있는 '불사장치'라는 바티스트의 기술 활용도가 팀 생존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동안 '토비'는 리그에서 루시우 외의 영웅으로 좋은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다면, 올해 바티스트로 새롭게 출발할 수 있었다. 이번 주 경기를 펼친 여러 몇몇 팀들이 귀중한 불사장치를 낭비하곤 했다면, '토비'가 있는 서울에서는 이런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실수를 줄이고 단단한 합을 준비해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경기였다. 불사장치와 '비도신' 최승태의 젠야타가 '초월'을 적절하게 나눠 활용해 안정감이 서울 플레이의 밑바탕에 깔리게 됐다.

자연스럽게 서울의 공격 역시 살아나게 됐다. 새롭게 합류한 메인 탱커 '제스쳐'와 딜러 '프로핏' 박준영이 이를 주도했다. GC 부산 시절부터 런던에서 서울까지 함께 해온 만큼 놀라운 합으로 판을 만들어갔다. 딜러와 탱커라는 다른 역할군이지만, 아래 영상처럼 함께 진입해 교전을 여는 능력이 일품이었다. 한 명이 위기에 처 했을 때, 다른 한 명이 귀신같이 달려와 돕는 장면은 그들의 오랫동안 함께 해온 이유를 잘 보여준다. 함께 돌진하는 트레이서-레킹볼, 단단히 버티며 화력에 집중하는 메이-오리사로 다른 스타일을 플레이해도 합은 여전했다.

▲ '마블'(좌)-'피츠'(우)

▲ 딜러인가? ‘마블’ 시그마 침착한 에임(출처 : 오버워치 리그 유튜브)

리그 선배들이 판을 만들어놓자 작년부터 서울에서 활동한 신예들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특히, 이들의 에임은 게임 양상을 굳히거나 변수를 만들어낼 정도로 정교했다. 먼저, 탱커 '마블' 황민서의 시그마 플레이는 파격적이었다. 지난 시즌 메인 탱커를 주로 맡았기에 서브 탱커라고 할 수 있는 시그마로 이 정도의 에임을 보여줄지 예상하지 못했다. LAG전에서는 난전 속에서 침착함을 잃지 않고 '강착'부터 기본 공격까지 깔끔하게 적중하는 모습이었다. 1세트부터 탱커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순식간에 4킬을 쏟아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3세트 공격에서는 A거점 전투에서 궁극기를 쓰고 곧바로 이어지는 B거점 전투에서 궁극기를 채워낼 정도로 놀라운 속도를 자랑했다.

또 다른 딜러 신예 '핏츠'는 작년부터 좋은 평가가 있었던 선수다. '프로핏-제스쳐'가 판을 흔들어놓으니 프리딜 구도가 자주 나왔고, 뛰어난 에임으로 이 기회를 잘 살렸다. 상대가 교전에서 승리했을 때는 '핏츠'가 나타나 홀로 두 명을 데려가면서 흐름을 끊어주는 장면이 나왔다. 의외의 타이밍에 화물 전진이 막히면서 '핏츠'의 에임을 바탕으로 한 플레이가 시간을 버는 역할을 해냈다.

그 밖에도 다양한 합을 준비해왔다. 서울은 '제스처' 오리사의 꼼짝마!와 '마블' 로드호그의 갈고리를 비롯한 다양한 연계, '마블' 시그마의 중력 붕괴에 '핏츠' 맥크리 황야의 무법자까지. 첫 경기가 늦어진 만큼 정말 탄탄한 합을 준비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 서울은 만만치 않은 팀과 대결이 남아있다. 작년 그랜드 파이널 우승팀인 샌프란시스코는 패배로 시작해도 결국 우승을 차지하는 팀이기에 방심할 수 없다. 메타에 완벽히 적응했을 때 완성형 샌프란시스코가 보여주는 기량은 누구도 막지 못했다. 또 다른 상대인 밴쿠버 타이탄즈 역시 작년 정규 시즌 1위, 최종 2위로 막강한 팀이다. 올해 역시 서울과 마찬가지로 2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다. 나아가, 밴쿠버에는 작년 서울에 있었던 '류제홍-피셔'가 있기에 흥미로운 대결 구도가 성사됐다. 기존 밴쿠버 팀원들 역시 APEX 시절부터 상위권에서 오랫동안 경쟁해오던 선수들이다.

아직은 서울이 샌프란시스코와 밴쿠버가 지난 시즌의 세운 대기록을 넘볼 수 없다. 허나 이들이 속한 조에서 살아남는다면, 더 강한 팀이라는 인식이 따라올 수 있다.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는 법은 기존 강자보다 자신이 더 강해지는 것뿐이다. 서울은 첫 주지만, 이들과 맞대결할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새 시즌을 시작했다.



이미지 출처 : 젠지e스포츠,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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