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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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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씽크펀이 '블레스 모바일'로 보여주고 싶은 것

박광석 기자 (Robiin@inven.co.kr)

사전 예약 건수 200만 건을 돌파하며 상반기 기대작으로 꼽혔던 신작 '블레스 모바일'이 지난 3월 31일부터 정식 서비스를 개시했다. 블레스 모바일은 조이시티의 자회사인 씽크펀에서 개발한 모바일 MMORPG로, 원작인 온라인 게임 '블레스' IP를 재해석하여 언리얼 엔진4 기반의 화려한 외견과 특유의 조작감을 살린 논타겟팅 액션을 강조한 신작이다.

조이시티는 정식 서비스 이전부터 온라인 쇼케이스와 인터뷰를 통해 블레스 모바일이 '정통 MMORPG 본연의 재미를 모바일로 구현한 대작'이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소개해왔다. 그들이 게임의 핵심 포인트로 내세운 것을 정리하자면, 크게 '다양한 성장 시나리오', '무기, 장비 뽑기 없음', '1레벨부터 지원되는 초보자 길드와 다양한 길드 전용 혜택', '자동과 수동 플레이 사이의 황금 밸런스가 반영된 게임 플레이', 그리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소통 중심의 운영'으로 나눠볼 수 있다.

블레스 모바일 정식 출시 후, 게임 내 메인 메뉴에 표시되는 모든 콘텐츠가 해금되는 41레벨까지 게임을 플레이하며 그들이 출시 전부터 호언장담했던 게임의 매력, 핵심 포인트들은 어떤 모습으로 갈무리되었는지 직접 확인해보았다.

온라인 게임 원작을 플레이할 당시의 추억을 떠올리고 있을 이들을 위해 먼저 언급하자면, 블레스 모바일은 '블레스'의 이름을 빌렸을 뿐 원작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로 진행되는 신작이므로 원작을 플레이했던 당시의 기억을 애써 떠올릴 필요는 없었다.

▲ 개발자가 자신있게 소개한 블레스 모바일의 매력 포인트, 실제론 어떤 모습이었을까?


진행이 막혔다면 탐험을 하면 되지, 소홀히 할 수 없는 서브 콘텐츠


먼저 '다양한 성장 시나리오'를 살펴보자. 모바일 MMORPG의 가장 큰 재미 포인트는 역시 내 캐릭터가 점점 강해지는 경험이고, 이를 위해서는 계속해서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더 높은 등급의 장비를 파밍해야만 한다. 블레스 모바일은 이러한 기본적인 활동 이외에도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캐릭터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게임 내에서 조작하는 모든 것이 내 캐릭터의 성장에 직결된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다.

탐험과 채집과 같은 서브 콘텐츠를 병행하다 보면,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숱하게 맞닥뜨리게 되는 레벨 제한 구간을 원활하게 넘어설 수 있다. 죽음의 위험 없이 안전하게 사냥할 수 있는 저렙 사냥터에 캐릭터를 세워두고 몇 시간 동안 자동 사냥을 돌리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안정적이다. 물론, 이러한 퀘스트 형태의 서브 콘텐츠가 취향이 아니라면, 단순히 사냥을 통해서 성장하는 방식도 충분히 가능하다. 자신의 취향에 맞춰 성장 방법을 고를 수 있는 여지를 더 폭넓게 마련해둔 것이다.

한참 몬스터를 사냥하다보면 불필요한 장비나 카드, 보석 같은 것이 장비 칸을 가득 채우게 되는데, 이러한 잡동사니를 몬스터 컬렉션과 도감에 등록하여 전투력을 키워나가는 것 또한 쏠쏠한 재미 요소다. 이러한 모든 요소들은 '모바일 MMORPG는 결국 자동사냥과 방치가 전부'라는 기존의 인식을 깨트려주는 긍정적인 부분으로 작용했다.


뽑기 없이 무과금으로 성장시켜나가는 주요 장비들


블레스 모바일은 출시 전부터 여러 행사를 통해 언급한 '무기, 방어구 뽑기는 절대 없다'는 다짐으로도 주목받은 바 있다. 실상을 들춰보니 장신구와 펫 뽑기가 있기는 했지만, 가장 중요한 장비인 무기와 방어구는 처음 약속한 대로 모두 게임 내에서 파밍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필드에서 높은 등급의 장비가 떨어지기를 마냥 기다리거나, 업적 달성 등을 통해 제공되는 캐시 재화를 조금씩 모아 장비 뽑기를 시도해야 했던 여타 모바일 MMORPG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실제로 40레벨 초반까지 캐릭터를 키우는 과정에서 별도의 과금을 전혀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주요 장비 다섯 피스를 모두 영웅 등급까지 성장시킬 수 있었다. 운 좋게 드랍된 좋은 장비를 먹은 것도 아니다. 하얀색 일반 단계부터 장비를 레벨업하고, 강화하고, 합성하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올라간 것이다.

장비를 강화하는 과정도 단순화되어 있기에 내가 착용하고 있는 하나의 장비를 계속 키워나간다는 생각으로 부담 없이 플레이할 수 있었다. 캐릭터와 함께 성장해나가는, 이른바 '정령 장비'를 입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공을 들인 장비는 결국 최고 등급인 '천상'까지 성장시킬 수 있고, 이는 유저가 애착을 두고 꾸준히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돕는 원동력이 된다.

출시 전부터 많은 유저들이 우려했던 장신구와 펫 뽑기는 실제 플레이에 주요 장비 이상으로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 메인 퀘스트를 플레이하면 기본적으로 모든 유저들에게 기본 장신구와 성장 가능한 펫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물론 블레스 모바일의 모든 상위 콘텐츠를 즐기며 서버 1, 2위를 다투고자 하는 하드 유저라면, 뽑기 콘텐츠인 펫과 장신구에도 어느 정도 투자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캐릭터와 함께 성장하는 장비들, 장비를 강화하는 구조도 간단하다.

▲ 과금 없이도 꾸준히 성장하는 장비를 보면 절로 애착이 생긴다


블레스 모바일의 꽃,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길드 콘텐츠'


'길드 콘텐츠'는 개발사인 씽크펀이 별도의 온라인 쇼케이스를 진행하면서까지 거듭 강조했던 블레스 모바일의 꽃이라고 부를 수 있는 시스템이다. 분쟁전, 침략전, 길드 던전, 공격대 던전 등 다양한 길드 전용 콘텐츠들을 예고했고, 이를 더욱 가깝게 접할 수 있게 '초보자 길드' 시스템까지 마련했다.

블레스 모바일을 처음 시작하면 모든 유저들은 '초보자 길드'에 가입하게 된다. 초보자 길드는 일정 레벨이 되기 전까지 기본적인 길드 콘텐츠를 접해볼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인데, 사실 여기에서 접해볼 수 있는 길드 콘텐츠는 극히 한정적이다. 다른 길드원들에게 인사를 하거나 매일 일정 금액을 내서 이바지하는 기분을 느끼는 정도랄까. 정작 중요한 길드 콘텐츠에 접근하려 하면 '일반 길드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안내 문구가 출력된다. 이것이 유저들의 길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의도적인 장치였다면, 그것만으로 이미 초보자 길드의 존재 의미를 달성한 셈일지도 모른다.

30레벨을 달성하여 일반 길드에 가입해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오픈 초기라 길드 본부 콘텐츠를 활성화한 길드 자체가 손에 꼽을 정도고, 이러한 상위 길드는 어지간한 노력이 없이는 쉽게 가입하기도 어렵다. 사실상 길드 가입과 동시에 적용되는 길드 혜택 효과 정도가 현재 대부분의 블레스 모바일 유저들이 체감할 수 있는 유일한 길드 혜택인 상황이다.

▲ 사실 창설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길드는 초보자 길드나 진배없다

당장 체감할 수 있는 길드 혜택은 그리 많지 않으나, 길드 창설에 큰 수고가 필요하지 않게 하는 등의 여러 시스템을 통해 솔로 플레이 유저라도 쉽게 길드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좋은 시도라 할 수 있다. '자신의 길드를 꾸준히 성장시켜나가면 이렇게 다양한 콘텐츠들을 접할 수 있게 된다'라는 대략적인 목표를 제시해주는 것만으로도 유저들의 참여 의지를 고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발사 씽크펀이 길드 상점부터 길드 본부, 길드 보스 던전, 길드 농장. 길드 온천, 길드 제작 공방, 정벌 던전 등 길드원들이 하나의 장소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풍부한 즐길거리를 예고한 만큼, 길드 콘텐츠는 더 장기적인 시각으로 계속 기대해봐도 좋을 콘텐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불편함으로 완성한 자동과 수동 조작의 황금 비율

▲ 블레스 모바일 CBT 20분 플레이 영상

이제 아쉬운 부분들을 살펴보자. 이미 시장 가득 포화 돼버린 모바일 MMORPG들 사이에서 블레스 모바일이 내세운 차별화 전략은 '자동과 수동의 황금 밸런스'였다. 마치 어항 속 물고기를 관찰하듯 자동 일변도인 모바일 MMORPG에서 개발사인 씽크펀이 내세운 이 전략은 일견 효과적인 것처럼 보인다. 다만 이러한 차별화 포인트를 유저들이 제대로 느끼게 하려고 몇 가지 불편함을 강요한 것이 특징이다.

블레스 모바일에는 회피가 없다. 적의 장판 공격을 피하고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전투가 필수적이지만, 스킬 모션이 취소되지 않고 회피도 없기에 뻔히 보이는 장판을 피하지 못하고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파티원들과의 협력이 필요한 파티 던전과 길드 던전, 그리고 강력한 장판 공격이 계속해서 쏟아지는 필드 보스 콘텐츠에서는 필수적으로 보스의 행동 패턴과 기믹을 파악하여 수동으로 캐릭터를 쉴새 없이 조작해줘야만 한다.

▲ 수동 조작을 하면 전투력 요구치가 다소 높은 던전도 쉽게 클리어할 수 있다

수동 조작의 중요성은 준비된 콘텐츠들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초반 레벨업 구간에서도 자주 마주하게 된다. 장판을 피하거나 무빙샷을 활용하여 아무런 피해 없이 적을 공략하는 스타일리쉬한 전투를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물약 쿨타임인 10초를 벌기 위해 잠시 뒤로 도망가는 조작이 대부분이다.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러한 수동 조작을 병행하지 않으면 초반 메인 퀘스트 동선을 따라가는 것조차 버겁게 느껴진다.

물론 모바일 MMORPG라 하더라도 수동 조작이 많은 것을 더 선호하는 유저들이 있기에, 이러한 특징은 단순히 단점으로 치부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블레스 모바일은 회피와 같은 주요 기능을 생략하며 다양한 조작으로 손맛을 느끼고 싶은 이들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결국 자동과 수동을 적절하게 조합해야만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전투를 보여줬으나, 자동을 선호하는 쪽도, 반대로 수동을 선호하는 쪽도 온전하게 만족시키지 못한 것이 지금의 블레스 모바일이다.

▲ 모바일 특성상, 수동 조작이 요구되는 어려운 던전은 스펙을 더 키워서 자동으로 하게 되곤 한다.


서비스 초반에 불거진 계정 연동 이슈, 블레스 모바일의 미래는?

게임 속 모든 지문을 꼼꼼하게 챙겨보는 이들조차 '건너뛰기' 버튼을 누르고 싶게 만드는 길고 빈번한 튜토리얼, 모바일 최초로 '핑거-무브'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전혀 부각되지 않는 커스터마이징 시스템 등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 여럿 있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었다. 바로 출시 초반에 불거진 치명적인 계정 연동 이슈다.

계정 연동 과정의 부족한 안내와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한 이번 이슈로 수많은 '계정 분실 피해자'가 발생했고, 그중에는 출시 한 달 전에 진행된 사전 캐릭터 생성에 참여할 정도로 블레스 모바일에 기대와 애정을 보였던 유저들도 다수 포함됐다. 그 수는 약 수백 명에 이른다. MMORPG에서 다른 이들보다 빠르게 앞서나가는 것을 가장 큰 재미로 여기는 몇몇 하드 유저들은 자신의 계정이 복구되기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블레스 모바일을 떠나가기도 했다.

▲ 이 화면에서 연동 버튼을 누르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개발사인 씽크펀의 대처다. 같은 피해를 호소하는 유저들이 늘어나자 계정 연동과 관련된 FAQ를 공지에 올리고, CM 팀장이 직접 나서 수백 개에 이르는 유저들의 문의들에 1:1로 대응하며 분실된 계정을 빠르게 복구해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고객센터에 문의를 넣고 답변이 오기를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하는 일반적인 대처와는 궤를 달리하는, 유저 친화적인 대처라 할 수 있다.

출시 초기의 가장 중요한 시점에 계정 문제 이외에도 서버 불안정이나 초반 스토리 난이도 조절 문제 등 여러 이슈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블레스 모바일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인기 차트 1위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높은 인기 순위에 비해 매출 순위는 4월 2일 기준 비교적 낮은 23위에 머물러 있다. 이는 그만큼 유저들이 많은 과금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나타내는 지표이며, 과금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한다. 실제로 리뷰를 작성하기 위해 블레스를 플레이하는 동안 '과금이 필요하다'거나, '과금을 하지 않으면 이 부분을 쉽게 넘지 못하겠다'라는 생각을 단 한 번도 느끼지 못했다.

블레스 모바일의 개발사인 씽크펀은 카페 문의 외에 길드 마스터들과의 직통 핫라인을 개설해 소통 창구를 늘리고, 전국의 유저들을 직접 찾아가서 소통하는 오프라인 간담회 '갓 블레스 유'를 자주 개최하여 유저들의 의견을 더욱 가까이에서 듣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업무의 과부하 등 여러 문제가 예견됨에도 자체 운영 방침을 고수하며 무엇보다도 소통을 강조한 그들이 '진짜 유저 친화형 소통'을 보여주며 날이 갈수록 더 인정받는 '블레스 모바일'을 완성해나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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