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 방지를 위해 E3와 게임스컴(Gamescom) 등 글로벌 최대 규모의 게임 행사들이 연달아 개최 취소 소식을 알리고 있는 가운데, 차이나조이와 TGS 등 아직까지 별다른 일정 변경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는 하반기 주요 게임 행사의 행보에 많은 유저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기사에 명시한 행사들은 개최일 순으로 작성했습니다.

먼저 중국 최대 규모의 게임 행사인 차이나조이의 상황을 알아보자. 차이나조이 주최 측은 지난 1월, 홈페이지를 통해 차이나조이 2020 행사가 오는 7월 31일부터 8월 3일까지 4일간 중국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에서 진행될 것이라 공지했다.

지난 4월 14일 공지에는 중국이 전 세계에 확산된 전염병으로부터 자유로운 '완전한 안식처'가 되었으며, 지금 현재도 여러 전시 업체들로부터 적극적인 참여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재 유니티와 에픽게임즈를 포함한 약 100개 이상의 기업들이 올해 차이나조이 BTB 세션에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나조이 주최 측은 첫 번째 공지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약 20개가량의 새로운 공지를 계속 추가하며 정상 개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중국 내 코로나 확진자 수가 극에 달했던 지난 2월 이후에도 당초 공지한 개최 일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다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고 종식 시기도 예측할 수 없는 지금, 행사가 예정대로 개최된다고 할지언정 게임 유저들과 게임 업계의 적극적인 참여가 동반될 수 있을지의 여부는 미지수로 남아있는 상태다.


이번엔 도쿄게임쇼(이하 TGS)의 상황을 보자. 오는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4일간 개최될 예정인 TGS는 아직도 홈페이지를 작년 사양으로 남겨둔 차이나조이와 달리 대문부터 2020년용으로 일신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출전사 모집에 나선 모습이다. 개최지는 작년과 다름없이 치바현 마쿠하리 멧세로 결정됐으며, 올해 TGS는 마쿠하리 멧세의 모든 공간을 참관객들을 위한 부대 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TGS가 내건 올해 슬로건은 '미래는 먼저 게임에 찾아온다(The Future Touches Gaming First)'로, 이는 미래를 개척하는 신기술을 가장 빠르고 가깝게 체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게임이며, 최신 게임을 통해 미래가 가까이에 다가왔음을 실감하길 바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동시에 PS5와 XBOX 시리즈 X 등 차세대 콘솔의 등장, 5G 서비스의 상용화, 그리고 클라우드 게이밍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더욱 진화하는 게임 플랫폼에 초점을 맞춘 행사가 될 것이라 소개했다.

덥고 습한 공기층에서 바이러스의 확산이 어렵다는 연구와 더불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에는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인지, 주최 측은 여전히 TGS의 정상 개최 여부를 낙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개최될 예정이었던 도쿄 올림픽마저 개최 일정을 1년 뒤로 연기한 지금, 이러한 계획이 강행될 수 있을지의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국내는 어떨까? 일찍이 행사 취소 소식을 알린 E3와 게임스컴의 결정에 이어 100명 이상의 유저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는 여러 국내 행사들 역시 줄줄이 행사 연기, 취소 결정을 내리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오는 4월 23일에 개최될 예정이었던 '서울 VRAR 엑스포 2020'은 8월 이후로 개최일을 연기했고, 넥슨의 개발자 컨퍼런스 'NDC'도 6월 개최 예정이었던 본 행사를 잠정 연기했다. 두 행사 모두 아직 정확한 개최일을 밝히지 않았고,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 올해 행사 전체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경기도가 매년 일산 킨텍스에서 주최해온 게임 행사 '플레이엑스포' 역시 바이러스 확산 방지 차원에서 개최 취소가 결정됐고, 자연스레 국내 게임 팬들의 관심은 '최후의 보루'로 남아 있는 지스타 2020의 개최 여부에 쏠리게 됐다.

지스타 2020 개최 일정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 확실하게 공개된 정보는 없으나, 코로나 여파로 2주일 연기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일정에 맞춰 12월 개최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만약 차이나조이와 TGS까지 모두 취소된다면, 지스타는 올해 개최될 예정이었던 게임 전시 행사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례적인 행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지스타 역시 다른 행사들과 같이 개최 취소를 고려해야만 한다.

2020년은 여러모로 게임 유저들에게 있어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기대하고 있던 신작들이 하나둘 출시일 연기 소식을 밝힌 것은 물론, 게임 유저들의 축제라고 할 수 있는 여러 게임 행사들마저 대부분 취소 소식을 알리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당장의 아쉬움보다 코로나19라는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모두의 합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게임 중독 질병화를 권고하던 WHO마저 외출대신 집에서 게임을 즐길 것을 권하는 지금, 게임을 사랑하는 게이머들이 더욱 앞장서서 모범을 보이고, 다가올 코로나19의 종식 선언 끝에 하루빨리 전세계 게임 행사들의 정상 개최 소식들이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