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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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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K 스프링] 키워드로 돌아본 2020년 봄

박범 기자 (Nswer@inven.co.kr)

2020 LCK 스프링 스플릿이 막을 내렸다. 여느 때와 비슷한 일정을 소화했는데 내용은 많이 달랐다. 참 많은 이슈가 있었다.

일단, 전세계를 고통으로 몰아넣은 코로나19가 가장 컸다. LCK도 잠정 휴식과 무관중 경기, 온라인 진행 등 고초를 겪었다. 롤 파크에는 최소한의 스태프들과 출연진만 자리했고 선수들은 물론, 취재 기자들도 입장하지 못했다. 기자실에서 진행됐던 승자 인터뷰는 통화나 문자 등으로 대체됐고 현장 사진이 거의 없어 같은 사진이 여러 기사에 반복해서 활용되기도 했다.

이번 LCK 스프링 스플릿은 코로나19를 제외하고 생각해도 참 많은 이슈가 있었다. 그 어느 때보다 펜타킬이 쏟아졌던 스플릿이었다. 또한, 각 선수들의 대기록이 차곡차곡 쌓였다. T1의 우승으로 또 다시 주목을 받은 '어우슼(어차피 우승은 SKT)'라는 표현은 물론, 후반 지향 메타와 LCK 특유의 운영 싸움이 만나 '노잼'이라는 평가도 잔뜩 들었던 시기였다. 마지막 승강전에서는 마지막 승격팀과 강등팀, 잔류팀이 모두 나왔다.


#펜타킬 #총8회 #하이브리드 #1인3회

2020년 봄에는 유독 펜타킬이 자주 나왔다. 기존에는 한 스플릿 당 많이 나와야 3회 정도 나왔던 기록이 이번엔 무려 8회나 됐다.

가장 먼저 2020년 펜타킬을 기록했던 건 아프리카 프릭스 소속 바텀 라이너 '미스틱' 진성준이었다. 2월 21일 열렸던 아프리카 프릭스와 샌드박스 게이밍의 대결서 미스 포츈으로 상대 다섯을 혼자 다 잡았다. 젠지의 바텀 라이너이자 펜타킬을 유독 잘 빼앗기기로 유명한 '룰러' 박재혁도 이번에 두 번이나 펜타킬을 기록했다. kt 롤스터의 바텀 라이너 '에이밍' 김하람도 펜타킬 1회를 신고했다.

바텀 라이너를 제외하면 kt 롤스터의 탑 라이너 '소환' 김준영이 유일한 2020 LCK 스프링 스플릿 펜타킬 기록 보유자다. 그는 탑 제이스로 4월 15일 젠지전에 펜타킬을 기록했다. 기복있는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 속에서 보여줬던 파괴력이기에 팬들의 기억에 더 남을 만 했다.


이번 스플릿 펜타킬러 중에 가장 돋보였던 건 APK 프린스 바텀 라이너 '하이브리드' 이우진이었다. 그는 펜타킬을 무려 3회나 기록했다. 이례적인 기록이다. 3월 29일 샌드박스 게이밍전에서 한 번, 4월 4일 kt 롤스터전에서 또 한 번, 4월 16일 드래곤X전에서 또 한 번 펜타킬의 주인공이 됐다. 이쯤 되면 펜타킬 장인이라고 해도 이견이 없을 정도다.


#1000킬 #2000킬 #페이커 #테디 #룰러 #비디디

2020년은 LCK가 시작한 지 8년 째 되는 해다. 1세대 프로게이머들은 이제 남아있지 않지만, 2세대 혹은 그 이후 데뷔했던 선수들이 꾸준히 활동 중이다. 이들 역시 경력이 오래 됐고 그만큼 대기록을 쌓아가고 있다. 2020 LCK 스프링 스플릿은 그 기록들이 폭발했던 시기였다.

선수들이 대기록 중 하나는 1,000킬 달성이다. 이전까지 총 9명의 선수들이 1,000킬의 주인공이었고 스프링 스플릿이 끝난 뒤로는 총 12명으로 늘었다. T1의 바텀 라이너 '테디' 박진성을 시작으로 젠지 바텀 라이너 '룰러' 박재혁과 미드 라이너 '비디디' 곽보성이 그 뒤를 이었다.

'테디'는 대략 2017년부터 진에어 그린윙스 소속으로 LCK 무대를 밟았으니 4년 차 LCK 프로게이머라고 할 수 있다. 1년에 약 300킬 정도씩 기록한 셈이니 여러모로 대단한 선수다. 기량이 만개한 만큼 앞으로의 기록도 기대할 만 하다.

'룰러'는 2016년 섬머부터 LCK에서 활동했다. 어느덧 5년 차에 접어든 베테랑이다. 한동안 젠지 운영의 핵심이자 에이스로 불렸고 월드 챔피언십 우승도 거머쥐었던 거목이다.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국대원딜'이란 별명도 이때부터 생겼다. 이런 그의 이력에 1,000킬 달성이라는 화려함이 추가됐다.

'비디디'도 '룰러'와 같은 해 첫 LCK 데뷔전을 치렀다. 승강전도 다수 겪는 등 불운의 사나이로 불린 적도 있었지만 '비디디'에 대한 관계자들의 평가는 언제나 좋았다. 팀을 이끄는 캐리 역할도 잘하고 든든한 보조 역할도 수준급으로 해내는 선수다. 어찌 보면 그의 1,000킬 달성이 조금 늦은 감도 있지만 빛났던 시기와 우울했던 시기를 번갈아 겪었던 걸 생각하면 또 꽤 이른 시기에 터진 기록이기도 하다.


이들과 궤를 달리 하는 빛을 뿜어낸 선수도 있었다. T1의 미드 라이너이자 e스포츠의 아이콘 '페이커' 이상혁이다. 일찌감치 1,000킬 달성이란 기록을 세웠던 그는 이번 스프링 스플릿에 2,000킬 기록까지 세웠다. 단순히 데뷔한 지 오래 됐기에 세운 기록이라고 말한다면 그건 '페이커'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 한 말일 거다. 그만큼 2,000킬이라는 기록은 위대하고 어쩌면 다신 나오지 않을 기록일지도 모른다.

그는 또 하나의 대기록을 쌓았다. 종전에 '스코어' 고동빈이 세웠던 최다 경기 출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더 기대되는 건 그의 최다 경기 출전 기록이 앞으로도 꽤 오래 이어질 것 같다는 점이다.


#마지막승격 #다이나믹스 #마지막강등 #그리핀

프랜차이즈를 앞두고 LCK에서 마지막 승강전이 열렸다. 2부 리그 팀들이 프랜차이즈에 도전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마지막 승강전이라 의미가 컸다. 알려진 것처럼 단순히 가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 때문만은 아니었을 터.


LCK 마지막 승격팀이 나왔다. 팀 다이나믹스가 기쁨을 누렸다. '비욘드' 김규석과 '쿠잔' 이성혁, '구거' 김도엽 등 경력이 오래 된 선수들이 LCK에 복귀했다. 고향을 다시 찾은 기분일 거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으로 세계를 제패했던 '리치' 이재원도 두 번째 LCK 도전 기회를 잡았다. 한때를 풍미했던 바텀 라이너 출신 'SBS' 배지훈도 지도자 자격으로 정말 오랜만에 귀향에 성공했다.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듯이 그리핀이 마지막 강등 팀으로 남게 됐다. 한때 월드 챔피언십에도 진출했던 팀이 한순간에 몰락했다. 큰 사건을 겪은 이후, 프론트부터 감독과 코치진 등 많은 부분을 뜯어고쳤지만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팬들에게 한 번 박힌 부정적 이미지도 결코 나아지지 않았다. 이견의 여지 없이 실패한 스프링 스플릿이었다.

샌드박스 게이밍과 서라벌 게이밍도 원래 있던 위치로 돌아갔다. 샌드박스 게이밍도 어찌 보면 마지막 승강전에서 마지막 LCK 잔류팀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셈이었다.


#LCK #노잼 #4부리그

LCK는 전투보단 운영을 통한 이득 굴리기를 선호한다. 이는 유명한 특징이다. LPL과 LEC가 운영보단 치고 받는 싸움을 선호하고 LCS가 다른 지역들의 단점을 교묘히 섞어놨다는 평가를 오랫동안 받는 것처럼. 어쨌든 중요한 건 LCK가 다른 지역 경기보다 재미없다는 인식이 넓게 깔려있다는 점이다.


이런 부정적 이미지는 LCK가 2년 연속 월드 챔피언십에서 쓴맛을 보자 더 짙어졌다. 다른 지역 팀들이 속도전으로 승리를 취하는 동안 LCK는 여전히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다가 패배했다는 시각에서 나온 꼬리표다. 프로의 세계는 결과로 말하는 거라 변명의 여지는 없었다.

LCK 팀들도 2년 동안 두들겨 맞으면서 많은 걸 배웠다. 달라지려는 시도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변화를 추구했던 팀들은 LCK 팀들 간 경쟁에서 밀려난 경우가 많았다. 기존 스타일을 더 세밀하게 다잡았던 팀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일이 잦았다. 그럴수록 LCK가 소위 '노잼'이라는 이미지는 더 굳어졌다.

결국 이미지라는 건 당사자가 스스로 나서서 바꿔야 한다. 이번 정규 시즌을 비교했을 때 LCK는 LEC보다 평균 경기 시간이 짧았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이 LCK가 느려서 재미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 어딘가 그렇게 보일 만한 요소들이 남아있다는 뜻이다. 그동안 느려서 졌으니 이번에도 느린 게 좋지 않다는 건 설득력이 별로 없지만, 스포츠를 보는 사람들이 그 종목을 재미없다고 느낀다면 그것도 꽤 심각한 이슈일 거다.


#어우슼 #V9

T1이 또 우승했다. LCK만 총 9회 제패했다. 앞으로 LoL e스포츠 씬에서 어느 팀이 이 기록을 대체할 수 있을지 대답해보라 하면 정말 한참을 고민할 것 같다. LCS의 맹주였던 TSM도, LEC의 왕 G2도 T1의 우승 이력 앞에서는 한 수, 아니 두 수는 접고 들어간다.

이들의 우승 이력 앞에 꼭 붙는 단어가 있다. '최다'라는 표현이다. T1은 나중에 LoL e스포츠 역사책이 발간된다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거다. LCK 9회 우승은 물론, 월드 챔피언십 3회 우승, MSI 2회 우승, 리프트 라이벌즈 1회 우승, 올스타전 1회 우승 등. 김정수 감독의 말처럼 T1의 숙소엔 우승 트로피가 산처럼 쌓여있다.


어차피 우승은 SKT(현재 팀명은 T1)라고 해서 '어우슼'이라는 표현도 있다. 경기력이 좋지 않았을 때도 결국엔 우승을 여러 번 차지하면서 생긴 표현이다. 가끔 T1의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조롱하려는 의도로 비꼬아 활용되기도 해 거부감을 느끼는 팬들도 있지만, 어느새 T1은 V9 팀이 됐다. 그럼 '어우슼'이라는 표현도 꽤 높은 확률로 들어맞았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이번 T1의 우승은 그들에게 또 하나의 좋은 성적표를 안겨줬다. 3회 연속 우승 2회. T1은 3연속 우승을 두 번 해봤다. 2015년 스프링과 섬머, 2016년 스프링 우승으로 3연속 우승을 달성했던 T1은 2019년 스프링과 섬머에 이어 2020 스프링에 우승하면서 또 3연속 우승을 했다. 만약, 섬머까지 T1이 우승한다면 또 하나의 대기록이 탄생할 수도 있다. 4연속 우승은 LCK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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