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리니지2M의 스탯 조정이 진행되면서 서브 스탯 선택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많은 사람들이 AGI의 효용성에 대해 의문을 던졌고, 결과적으로 평타 위주의 딜러들도 STR나 DEX 등 주요 스탯 이후 CON이나 WIS 등을 선택하곤 했다. 하지만 이후 AGI이 일정 포인트마다 명중이 부여되도록 상향조정되면서, 평타 의존도가 높은 직업들은 서브 스탯으로 AGI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렇게 상당한 시간이 지난 현재, 새로운 궁금증이 문득 생겼다. 최근 강력한 화력을 발휘하는 많은 최상위 랭커들의 세팅을 보면 '스킬 대미지 증폭'에 엄청난 투자를 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스킬샷의 성능이 점점 중요해진다는 것인데, 리썰샷의 비중이 높은 궁수의 경우 화력에 집중한 서브스탯을 선택할 시, AGI 대신 WIS에 투자하면 효율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때마침 황금마차 이벤트를 통해 스탯 초기화 주문서를 구매할 수 있는만큼, 곧바로 확인을 위한 실험에 나섰다. 캐릭터는 61레벨 궁수, 엘릭서 스탯은 1개, 영웅 스킬은 데스 스팅어와 상점표 스킬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외 추가 스탯은 아래 스크린샷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실험을 진행한 장소는 상아탑 1층 끝방이다.

▲ 실험 캐릭터의 스펙, 5월 6일자로 주력 스탯에 방어효과가 추가됐지만 실험과는 관계없다



◆ 서브 스탯 포인트 투자에 따른 능력치 상승폭과 실험 결과

실험에 앞서, 가장 먼저 체크해야할 것은 서브 스탯을 투자했을 때 올라가는 스탯 비교였다. 61레벨 + 엘릭서 스탯 1개 기준, DEX를 풀로 올려주면 남는 포인트는 총 13개. 이를 AGI에 투자하면 공격속도 +5.2%와 더불어 명중과 각 회피가 2씩 상승하며, WIS에 포인트를 몰아주면 MP 회복(틱) +5, 스킬 대미지 증폭 +5% 등의 효과를 챙길 수 있다. 사실상 화력 면에서는 공격속도+명중 vs 스킬대미지 증폭인 셈.

어느정도 수치가 상승하는지를 확인했으니 이제 본격적인 실험을 진행할 때다. 다른 것은 건드리지 않고 WIS ↔ AGI 스탯만 바꿔가며 20분씩 여러 차례 사냥을 한 뒤 결과를 냈으며 최종적으로 WIS가 극소폭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이는 정말 작은 편인데, WIS는 평균 0.086%, AGI은 평균 0.083% 의 경험치를 획득하여 약 0.003% 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실험에 최대한 오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스턴을 거는 마법사가 등장하지 않고, 걸리는 지형지물이 없는 자리를 택한 것이 주효했는지 실제로 여러 차례의 실험에 편차는 0.001% 포인트 이내로 나타났다. 즉, WIS가 매우 작은 폭이나마 앞서는 것으로 결론을 낼 수 있는 상황.

▲ 먼저 메인스탯인 DEX를 최고치까지 찍어준다

▲ 위 스펙의 궁수 기준, AGI과 WIS에 잔여스탯을 투자했을 때 상승하는 능력치

▲ 실험 결과는 극소폭의 차이로 WIS의 승리



◆ 맹신은 금물! 영향을 미치는 조건이 너무나도 많다! 비교 포인트는?

AGI에 명중이 붙었음에도 스킬샷이 화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궁수의 특성상, WIS의 효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결과는 절대로 모든 상황에 적용될 수 없으며, 워낙에 스탯 투자에 따른 경험치 획득량 차이가 적어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다.

고려해야하는 포인트는 여러가지가 있다. 먼저 명중의 충분조건이다. 높을수록 좋은 공격력이나 치명타 시 추가 피해 같은 능력치와 달리, 명중은 충분조건이 존재한다. 쉽게 예를 들어, 명중 100에 빗방이 더 이상 나지 않는 사냥터에서는 명중을 105로 올려도 100과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실험에 사용한 캐릭터의 명중은 160대 중반이었으며, 여기에 정령탄도 켠 채로 사냥을 진행하였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빗방이 그렇게까지 심하지 않은 상태였다. 즉 명중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었으며, 상대적으로 빗방이 더 많이나는 2층 이상의 사냥터나 포자 등에서는 AGI의 명중 2 상승이 훨씬 소중해질 수 있다.

캐릭터의 현재 스펙과 장비도 중요한 요소다. 스킬 대미지 증폭 값 이외에도, AGI이나 WIS는 각각 공격속도, 최대 MP를 제외하면 나머지 스탯은 매 1포인트마다 상승하는 것이 아닌 일정 값마다 상승하는 구조다. 때문에 실험에 사용한 캐릭터는 13포인트 투자 시 명중이 2가 상승했지만, 장비의 AGI과 합쳐지면 3이 상승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 빗방이 심한 상위 사냥터일수록 명중이 소중해지는만큼 AGI이 어드밴티지를 받는다

▲ 착용한 장비의 AGI에 따라서, 같은 포인트를 투자해도 상승하는 명중 값이 다를 수 있다


WIS가 더욱 유리해지는 조건도 존재한다. WIS에는 또다른 중요 효과로 MP 회복(틱)이 붙어있다. 궁수의 경우 소모 MP 감소 13%를 맞추거나, 마나 리게인을 습득하는 경우 등이 아니라면 무한 리썰샷을 위해 MP회복 장비를 착용할 필요가 있다. 이전 기사에서도 실험했지만 MP소모 감소 11% 기준, 무한 리썰샷에 필요한 MP회복(틱)은 약 70정도이기 때문.

여기서 WIS가 제공하는 MP 회복(틱) +5 정도의 값이면 MP회복 장비 하나를 빼버릴 수 있다. 엘븐 네크리스를 흑광의 목걸이로 바꿀수도 있고, 라키시스의 모자를 착용하고 있었다면 푸른 늑대의 투구를 고를수도, 심연의 각반 대신 푸른 늑대의 각반을 쓸 수도 있다. 장비 하나의 성능이 더욱 상승하는 영웅급 장비라면 이 차이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이외 WIS를 이용해 MP 회복(틱)을 높여두면 월드 던전에서 좀 더 유리하다. 월드 던전은 진입 시 원래 서버에서 받던 랭킹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데, 이 때문에 MP 회복 수치를 딱 들어맞게 세팅해둔 유저들은 마나 부족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AGI에서 WIS로 스탯 세팅만 변경하고 MP회복 장비를 그대로 사용한다면 월드 던전에서는 보다 높은 효율을 뽑아낼 수 있다. 어차피 엘븐 네크리스 vs 흑광의 목걸이 등은 몇 푼 하지 않는 장비니 부담도 적다.

결국 고려해야할 조건은 너무나도 많다. AGI이든 WIS든, 기본적인 경험치 획득량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어느 것이 낫다고 단정짓기 어렵다. 결국 황금마차에서 저렴한 아데나에 스탯 초기화권을 구매할 수 있는 지금, 직접 실험을 통해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가장 정확할 것이다.

▲ WIS의 MP 회복(틱)은 리썰샷을 위한 MP회복 장비를 하나 덜 차도 될 수 있게 해준다

▲ 랭킹 효과의 MP 절대회복 부재가 크게 다가오는 월드 던전에선 추가 MP회복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