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vanripper ⊙장르: 퍼즐 어드벤처 ⊙플랫폼: PC ⊙출시:5월 11일(무료)


최근 꽤 화제가 되고 있는 게임이 하나 있다. 지난 5월 11일에 스팀을 통해 출시된 무료 게임인데, 단순히 무료라서 화제가 된 게 아닌 것 같다. 단순한 무료 게임이 이렇게 많은 팬아트가 양산될 리가 없으니까. 무료이지만 무엇인가 캐릭터들이나 게임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다는 뜻이다.

5월 11일 스팀을 통해 출시된 '헬테이커'는 정말 아주 간단한 게임이다. 일단 스토리부터 직관적이며 간단하다. 주인공 '헬테이커'가 꿈에서 본 악마 하렘을 진짜로 만들기 위해서 직접 지옥으로 가서 악마들을 포섭한다. 딱 그게 끝이다. 서두에 벨제부브가 이야기해주는 내용이 있긴 하지만 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바로,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정장을 멋지게 차려입은 악마들을 만날 수 있다.


물론 만나러 가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헬테이커는 간단한 퍼즐 형식으로 구현되어 있고, 이 퍼즐을 풀고 악마에게 도달하면 악마와 간단한 회화가 이어지는 형식이다. 회화에서 고른 선택지에 따라서 악마가 플레이어의 하렘에 합류할 수도 있고, 반대로 플레이어를 죽여버리면서 배드 엔딩으로 직행하기도 한다.

배드 엔딩이 나왔다고 해도 별 걱정 없다. 그냥 단순히 스테이지를 다시 시작하면 된다. 또한 스테이지 도중에 힌트를 주기도 하는 메뉴가 있는데, 4~6스테이지를 제외하면 거의 합류한 악마들의 만담과 이야기 수준이다. 이로 인해 보는 대화도 나름대로 쏠쏠한 재미를 주는 편. 또한 어우러지는 사운드와 독특한 아트 스타일의 그래픽은 가볍고 즐거운 분위기를 계속해서 이어나간다. 악마들의 대화도 배드 엔딩을 제외하면 코믹스러운 형태로 이어지는게 특징.

이것이 지옥으로 간 이유.

앞서 단순한 퍼즐이라고 했지만, 생각보다 퍼즐의 난이도 자체는 있는 편이다. 바위를 밀고, 길을 막는 악마를 제거하고 열쇠를 얻고 통로를 개척한다. 재도전 리스크가 단 하나도 없으므로, 누구나 쉽게 바로바로 룰을 이해하고 적응하면서 퍼즐을 풀어나갈 수 있다.

또한 최종 스테이지에서는 퍼즐이 아닌, 반응 속도를 시험하는 액션 게임이 등장해서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이 또한 패턴이 있어서 외우면 되긴 하는데, 크게 어렵지 않으니 도전하는 재미도 있다. 나름의 성취감도 있는 적당한 난이도랄까.

초반 퍼즐은 정말 어렵지 않지만 후반에는 쪼~끔 어렵다.

점점 퍼즐에서 추가적인 요소들도 나온다.

헬테이커는 정말 "가볍게 잠깐 즐기기 좋은 일회성 게임"으로서는 최적의 구성을 갖췄다. 단순한 반복 플레이 요소도 없고, 대화와 후일담을 보는 것으로 모든 콘텐츠가 끝난다. 히든 엔딩을 찾아가는 과정이 있긴 하지만 이를 모두 포함해서 느긋하게 플레이해도 약 2시간 내외로 모든 콘텐츠를 정복할 수 있다. 빠르게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1시간 내외로 거의 모든 콘텐츠가 끝날 것 같다. 퍼즐을 풀기 귀찮은 유저들을 위해 친절하게 스킵 기능도 만들어 두었다.

이러한 짧은 구성 속에서도 다양한 캐릭터들과 이야기, 개성을 보여주고 퍼즐의 난이도도 적당하다. 히든 엔딩을 찾아가는 과정도 크게 어렵진 않지만 나름대로 찾아가는 즐거움이 있다. 정말 말 그대로 가볍게 즐기기 좋은 게임, 한 템포 쉬어가는 과정에서 즐기기 좋은 게임이 아닐까. 그리고 일단 무료라 더 부담 없다.

추가적인 과금 요소는 아트북과 개발자 코멘트, 사운드 정도이지만 이는 실제로는 펀딩에 가까운 구성인 수준이다. 덤으로 주는 팬케이크 레시피는 아주 훌륭해서 마음에 든다. 나중에 집에서 한 번 만들어봐야 될 것 같은 기분이다.

초콜릿 팬케이크는 나중에 정말 한 번 만들어볼 예정.

헬테이커가 인기를 끈 이유에는 아무래도 독특한 개발자의 아트 스타일과 캐릭터들, 그리고 게임의 분위기가 큰 힘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플레이어들에게 캐릭터의 매력을 성공적으로 어필했다고 할까. 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는 이렇게 큰 화제와 인기를 끌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캐릭터의 매력을 전달할 수 있는 기반이자 꽤 준수하게 다져진 '게임 디자인'도 이러한 큰 인기의 큰 공신이라고 생각한다. 즐거운 분위기를 전달하는 BGM과 캐릭터들의 대사, 그리고 퍼즐의 난이도 디자인과 퍼즐의 성취감도 적절했다. 히든 요소도 만들어두었지만 이를 유저들이 쉽게 찾으면서 과정을 즐기게 만들었다. 이 모든 것이 '부담 없이' 플레이어에게 다가왔다. 캐릭터의 매력이 상하지 않도록, 부담 없이 즐기도록 게임 플레이 디자인과 완급 조절을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개발자는 헬테이커를 "정장을 잘 차려입은 여자 악마들이 별로 없어서 직접 만들었다"라고 직접 언급했다. 제작 의도도 명확하므로, 추천해야 하는 이유도 명확하지만 무료이기에 별 부담 없이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짧은 시간, 정장을 잘 차려입은 악마들의 매력에 푹 빠지고 싶다면 '헬테이커'를 한 번 플레이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