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아크에서 전설 혹은 유물급 무기를 15재련 할 경우 특수 옵션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공격 적중 시 일정 확률로 특수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옵션으로, 대부분의 경우 재련 효과 변경을 통해 '열혈[상](이하 열혈)'을 띄우게 된다. 6초간 마나 회복량 200% 증가 및 스킬 재사용 대기시간 40% 감소 효과로, 마나를 사용하지 않는 클래스라면 마나 회복량 증가 대신 공격 속도 증가를 얻는다.

재련 효과와 스크롤 등으로 인해 주력 스킬의 대미지가 크게 상승한 현재, 주력 스킬을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가 전투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주력 스킬 사용 직전 열혈 버프를 띄우는 것이 중요해졌으며, 열혈과 중첩되는 목걸이의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 옵션이 함께 발동할 경우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둘 모두 공격 시 확률 발동 옵션이다 보니 대미지와 무관하게 최대한 타격 횟수가 많은 스킬을 사용하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스킬들을 사용하다 보면 예상보다 발동이 잘 되지 않아 당황스러운 경우가 많다. 과연 이는 체감상의 문제일지, 아니면 실제로 별다른 조건이 있을지 직접 실험해보기로 했다.


▲ 열혈 발동에 따라 딜 사이클이 달라지다보니, 제발을 외치게 된다



가설 1. 타격 간격에 따라 확률이 달라진다?
ㄴ 'X' 타격 간격이랑은 관계가 없다


먼저 열혈의 기본 성격이다. 별도로 명시되어있지는 않지만 열혈은 별도의 발동 확률과 내부 쿨다운을 지니고 있다. 지난 실험을 통해 밝혀진 발동 확률은 6~7%이며, 내부 쿨다운은 45~47초였다.

첫 번째 가설은 타격 간격이 너무 짧을 경우 1타로 계산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인파이터의 맹호격을 200회 사용하여 열혈 발동 횟수를 체크했다. 표본이 많다고 하긴 어려우나, 열혈의 내부쿨이 길어 표본을 많이 확보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타협한 수치다. 열혈이 발동했다면 1분의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사용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 열혈이 발동하고 나면 1분 후 재실험을 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맹호격은 2회 공격이라 써있지만, 실제로는 3회 타격이 이루어지는 스킬이다. 열혈 발동 확률이 6~7%이므로 맹호격이 3회 타격이라면 발동 확률은 16.9~19.6%일 것이다. 만약 2회 타격으로 계산된다면 11.6~13.5%, 1회 타격으로 계산된다면 6~7%의 발동 확률을 보일 것이다.

맹호격 200회의 실험 결과 총 33회의 열혈이 발동했다. 이는 16.5%로,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3회 타격에 가까운 수치라 볼 수 있다. 즉, 다단히트의 간격 여부와는 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 순간적으로 3회 타격을 입히는 맹호격. 실제로도 3회에 가까운 확률을 보여줬다



가설 2. 대미지 출력 횟수가 아닌 별도의 수치를 사용한다?
ㄴ 'O' 오브젝트 타격 시와 동일한 횟수를 사용한다


두 번로 스킬의 타격 횟수와 실제 타격 횟수에 차이가 있다는 가설이다. 실제로 몬스터에게 대미지를 입혔을 때 대미지가 나오는 횟수와 오브젝트 타격 시의 타격 횟수에 차이가 있는 스킬이 존재한다.

이번 실험은 서머너의 쏜살 바람새로 진행됐다. 마지막 트라이포드는 실험의 편의를 위해 자주 사용되는 어미 바람새가 아닌 집단 비행으로 사용했다. 해당 스킬은 몬스터에게 총 18회의 대미지가 뜨지만, 오브젝트 타격 판정은 9회만 이루어진다.


▲ 대미지가 총 18회 출력되는 서머너의 쏜살 바람새


실험은 맹호격과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쏜살 바람새 200회 사용 후 열혈 발동 횟수를 체크한 것이다. 만약 9회 판정이라면 42.7~48%, 18회 판정이라면 67.2~72.9%의 확률이 나올 것이다.

실험 결과 200회 중 84회의 열혈이 발동되었다. 확률은 42%로, 18회가 아닌 9회 판정으로 계산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열혈 발동 값이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이상, 오브젝트 타격 횟수와 열혈 발동을 위한 타격 횟수가 동일한 것으로 추정되는 셈이다.


▲ 오브젝트 기준 판정 횟수인 9회에 가까운 확률을 보였다



그래서 열혈 발동을 노린다면 뭘 써야해?
ㄴ 오브젝트 판정 횟수가 높은 스킬을 채용하는 것이 유효


결론적으로 열혈 발동을 위해 스킬 하나를 투자하고자 한다면, 대미지 뜨는 횟수보다는 오브젝트 타격 횟수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으로 데빌 헌터의 경우 나선의 추적자가 15타격, 이퀄리브리엄이 12타격으로 타격 횟수도 많고 효율도 나쁘지 않아 채용률이 상당히 높은 스킬들이다. 하지만 해당 스킬들로 오브젝트를 타격해보면 나선의 추적자는 5회 판정, 이퀄리브리엄은 4회 판정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떠오르는 신성인 플라즈마 불릿의 경우 매 타격이 오브젝트에도 1회 판정을 보이며, 플라즈마 분열 트라이포드를 사용할 경우 각 구체가 1회씩의 판정을 가져 순식간에 3배의 효율을 가진다. 보스의 크기에 따라 판정 횟수가 달라지긴 하지만, 일반적인 레이드 보스라면 스킬 하나로 30회 이상의 판정을 가져올 수 있다.


▲ 나선의 추적자는 실제로 5회 판정에 불과하지만,

▲ 플라즈마 불릿은 순식간에 30회 이상의 판정을 가져올 수 있다


이처럼 다단히트를 가진 스킬들은 보이는 것보다 오브젝트 타격 횟수가 훨씬 적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실험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트라이포드에 따라 효율이 달라지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바드의 사운드 쇼크는 폭파 유지 트라이포드 사용 시 5회 판정을 가지지만, 이에 더해 연사 트라이포드까지 채용한다면 판정 횟수는 10회로 두 배 상승한다.

실험에 사용할만한 오브젝트는 루테란 서부 자고라스 산의 남쪽, 모코코 씨앗 3개가 숨겨진 곳이 나쁘지 않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내구도가 너무 높아 타격 횟수를 세기 어렵다. 칠흑의 대성당 카오스 던전의 경우 오브젝트의 내구도가 10으로 적절한 수준이지만, 입장 제한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 트라이포드 조합에 따라 판정 횟수는 크게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