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미르 연대기 : 용의 대지, 불과 마법의 역사
  • 저자: 김도훈(미르 연대기 편찬위원회)
  • 출판: 시하기획
  • 기획/제작: 위메이드

  • 태초에 인간과 마족이 있었다. 인간은 마족보다 지능이 뛰어났지만 육체의 힘은 마족에 비할 바가 못됐다. 더욱이 마족은 태생적으로 어둠에 강했다. 해가 구름에 가려진 궂은날이면 인간은 은신처에 꼼짝 않고 어둠이 물러나길 기다려야 했다. 해가 뜨면 하루 치 식량을 찾아 움직여야 하는 인간은 언제나 두려움에 떨었다. 원시시대 인간은 언제든 멸종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약한 존재들이었다.

    인간 문명의 첫 단추는 바로 '용의 불'이었다. 인간이 어떤 경위로 ‘불'을 얻었는지는 설이 분분하지만 어떤 역사가도 용의 불로 인간종의 새역사가 출발했음은 이견의 여지가 없었다. 어둠 속에서 숨어 살았던 인간은 ‘불'로 마족의 핍박과 압제에 벗어나 싸울 힘을 얻었다. 인간은 스스로 자신을 ‘용의 후예'라 불렀고 ‘미르'라는 이름을 부여하며 문명의 길을 열었다.

    위메이드 미르 연대기 편찬위원회(저자 김도훈)가 제작한 미르 연대기는 중국에서는 이미 ‘고전'이 된 미르 시리즈를 소설로 엮은 작품이다. 생존 자체가 위기였던 인간이 미르대륙의 주인이 되기까지 저자는 세 가지 시선으로 그 역사를 바라봤다.

    미르 연대기가 뻔한 무협, 판타지 소설처럼 읽히지 않은 이유는 지난 2,000년의 미르 연대기가 실제 인간의 역사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고대 인간은 살기 위해 집단을 형성했으며 도구를 만들어 짐승들을 물리쳤다. 불은 외부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식량을 조리하고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수호신 같은 존재였다.

    생존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을 땐 태풍, 지진, 질병과 같은 자연재해에 집단을 보호할 수 있는 토목, 건축 기술이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비약적인 문명화를 이루었지만, 자원, 종교, 인종 문제로 인한 피의 전쟁이 벌어졌다.

    저자가 미르 연대기를 통해 말하고자 하고 싶은 것은 결국 인간의 역사다. 미르 세계관 속 인간 문명의 발전을 연대기로 나열하면 생존의 역사, 재건의 역사, 전쟁의 역사로 나뉜다. 선사 시대부터 삼국시대, 신룡국시대, 비천국시대까지 수천 년의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우리 시대의 역사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이야기를 구성을 자랑한다.

    또한, 미르 연대기 중간 중간 서브 스토리격인 ‘미르열전'을 할애해 게임을 이미 플레이어한 유저들에게도 게임 속 배경 지식을 흥미로운 스토리로 풀어냈다. 특히, 죄수들의 섬이었던 반야도에 반야신전이 발견되기 과정과 해골반왕의 등장, 반야좌사와 반야우사를 거느리고 섬을 누리고 다니는 사우천왕 스토리는 더욱더 반갑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약 240페이지 분량의 미르 연대기는 사실 20년의 역사를 가진 미르의 전설 IP의 모든 내용을 담기엔 한계가 있다. 저자 역시 “미르 연대기는 출간되지만 완결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새롭게 발견되는 역사적 사실들은 역사가의 상상력으로 메워야 했던 불과 마법이 있던 시간의 빈자리를 채워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단순한 세계관 확장에서 탈피해 하나의 서사문학으로 재탄생한 미르 연대기는 IP 본연의 가치를 높이고 '미르의 전설' 팬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멋진 히스토리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불과 마법, 그리고 용의 후예들이 써내려간 장대한 역사는 '미르 연대기'로 기록되었지만 유저들이 만든 '미르의 전설' 스토리는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