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문병철 감독, '보이드-플레타-립'

상하이 드래곤즈는 2020 오버워치 리그의 최강팀 후보로 뽑히고 있다. 올해 유일하게 세 번의 지역 토너먼트 결승에 올랐고, 두 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아시아 지역을 휩쓰는 중이다. 상하이는 북미 팀들도 넘볼 수 없는 기록을 써가며 최고의 기세로 달려나가고 있다. 팀원들 역시 우승과 거리가 먼 듯한 행보를 걸어왔지만, 상하이에서 뭉쳐 예상하기 힘든 이변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제 상하이는 정규 시즌 1위를 사실상 확정 짓고 시즌 PO만 남은 상황. 지역 토너먼트를 제패하고 그랜드 파이널을 바라보고 있는 상하이의 세 팀원 '플레타-립-보이드'와 문병철 감독의 말을 들어볼 수 있었다.





Q. 아시아 지역 토너먼트 2회 우승팀이 됐다. 특히, 이번 카운트 다운 컵을 우승한 소감이 궁금하다.

문병철 감독 : 3회 결승 진출과 2회 우승을 기록해서 기쁘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가 나와서 모두가 기쁘다.

'플레타' 김병선 : 카운트 다운 컵이 마지막 토너먼트라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정규 시즌에서 1위를 차지하려면, 무조건 우승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이렇게 우승하게 돼 다행이었다.

'보이드' 강준우 : 내 목표는 그랜드 파이널 우승이다. 그랜드 파이널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한 계단 더 올라갔다고 본다.

'립' 이재원 : 5월-6월 토너먼트에서 힘들었지만, 마지막 토너먼트를 우승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기쁘다.


Q. 세 번 연속 결승 진출에 두 번 우승을 기록했다. 올해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기대했나?

문병철 감독 : 팀 리빌딩은 다음 시즌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 정도 결과가 나올 거라고 쉽게 예측하진 못했다. 팀 구성은 선수들 개개인의 성향부터 여러 면을 봤다. 최대한 같은 성향의 선수들을 모으려고 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6명의 합이 잘 맞았다고 본다. 연습하는 방향부터 팀원 간 대화도 잘 통하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Q. 팀원들의 이전 소속팀이 달랐는데, 이번 시즌 어떻게 팀워크를 다질 수 있었나?

'보이드' 강준우 : 피드백 단계부터 잘 맞춰나갔다. 연습 후 모여서 영상을 함께 보면서 서로 부족한 점을 이야기했다. 서로 고쳐나가면서 빠르게 뭉친 것 같다.

'플레타' 김병선 : 사실 우리가 빠르게 맞춰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초반에는 안 맞는 부분도 있었다. 그래도 부족한 점을 파악하고 서로의 장점을 찾는 데 중점을 두고 연습하다 보니 잘 됐다. 팀원들도 워낙 게임을 잘 알아서 팀워크도 빠르게 좋아질 수 있었다.

'립' 이재원 : 팀원들이 하나같이 우승만을 바라봤고, 다른 어떤 팀보다 절실했다. 그래서 최대한 합을 잘 맞추려고 노력한 것 같다.

문병철 감독 : 연습량이다. 시즌 시작 전에 폼을 만들고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연습량을 많이 늘렸다. 피드백, 개인 연습, 팀 연습 시간도 철저하게 준비했다. 상해에선 팀원들끼리 친해질 수 있도록 단체 PT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잘 뭉칠 수 있었다.


Q. 지난 섬머 쇼다운(6월)에서 겐지 메타에 대한 약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번 결승에서 어떻게 준비했나?

문병철 감독 : 토너먼트 특성상 우리가 맵을 고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맵에 맞춰서 준비하고 있었다. 사실, 겐지를 크게 고려하진 않은 상황이었다. 다른 팀과 스크림에서 솜브라-트레이서를 위주로 준비했다. 연습 때 우리가 그런 모습을 자주 보여줘서 다른 팀들이 혼선이 온 듯하다. 겐지 활용은 '플레타' 선수를 비롯해 팀원들이 2-3주 정도 연습을 해서 잘한 것 같다.

'플레타' 김병선 : 6월 토너먼트에 갑작스럽게 겐지 메타가 왔다. 8월 토너먼트는 겐지 메타이긴 했는데, 브리기테가 떠올라서 겐지를 굳이 고집할 필요가 없었다. 겐지 외에도 다른 영웅까지 쓸 수 있어서 충분히 우승까지 가능했다.


Q. 항저우 스파크와 상대 전적이 16:0까지 벌어졌다. 특별히 항저우에 강한 이유가 있을까?

문병철 감독 : 정규 시즌 시작 전에 상해에서 이벤트까지 합치면 19:0이다. 큰 비결은 없는 것 같다. 내가 처음에 상하이에 합류하게 됐을 때 팀 측에서 '우리의 라이벌은 항저우'라고 강조하더라. 그래서 팀원들한테도 라이벌한테 패배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Q. 문병철 감독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부터 오버워치 리그까지 정말 오랜 기간 감독을 했다. 힘든 시기도 있었는데, 지금까지 오버워치 리그 감독직을 꾸준히 해온 이유가 있을까?

문병철 감독 : LA 발리언트에서 나온 후 3개월 동안 쉬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히어로즈 시절부터 돌아보는 기간이었다. 처음에는 다른 게임 쪽으로 옮길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뒤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면서 다시 한 번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식으로 준비하면 무조건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러던 와중에 상하이에서 좋은 기회가 와서 이 자리에 있게 됐다.



Q. 이전까지 리그에서 우승이 없었다면, 이번 시즌 두 번의 토너먼트 우승을 했다. 우승이 주는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보이드' 강준우 : 오버워치 리그는 LA 글래디에이터즈에서 시작했다. 팀원들과 생활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이후 문 감독님의 연락으로 좋은 팀에 오게 됐다. 그동안 배운 것을 바탕으로 상하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

'립' 이재원 : 오버워치 리그에 올해 처음 합류했다. 잘 모르고 배울 게 많았다. 그래도 감독-코치님, 팀원들에게 많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플레타' 김병선 : 서울 다이너스티에서는 내가 부진했다. 팀에서 더 이상 활동하기 힘들 것 같다고 판단해 팀을 나오게 됐다. 그러던 중 상하이에 합류하면서 그동안 부진했던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를 연습 단계부터 적용해서 좋은 결과까지 나오게 된 것 같다.


Q. 지역 토너먼트에서 좋은 성적과 함께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했다.

문병철 감독 : 정말 기쁘다. 우리가 열심히 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아시아에서 열심히 했으니 다른 팀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북미 팀도 빨리 만나 상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플레타' 김병선 : 정규 시즌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더 중요한 플레이오프가 남아있다. 플레이오프 준비에 더 힘쓰겠다.


Q. 북미팀보다 경기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동의하는가?

문병철 감독 : 그렇다.

'플레타' 김병선 : 솜브라가 밴 되지 않는 이상 할 만하다.

'립' 이재원 : 솜브라가 밴이 되더라도 충분하다.



Q. '립'의 솜브라는 확실히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데, '립' 솜브라가 다른 팀의 솜브라와 다른 점이 무엇이 있다면?

'립' 이재원 : 큰 차이는 없다. 솜브라를 플레이 한 시간에서 많이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

문병철 감독 : 처음부터 솜브라를 잘 다뤘지만, 지금의 캐리력까지 보이는 데 있어서 나머지 다섯 명 팀원의 역할이 컸다. 팀적으로 솜브라를 활용한 팀플레이에 관한 이해도가 높아진 상태다. 그래서 '립' 선수도 더 잘할 수 있는 것 같다.


Q. 북미 지역 팀 중 맞붙고 싶은 팀이나 선수가 있다면?

문병철 감독 : 필라델피아 퓨전-샌프란시스코 쇼크-파리 이터널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데, 내 기준으로 북미팀 수준이 아시아팀에 비해 아쉬워 보인다. 이 팀들이 아시아에 오게 됐을 때 순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플레타' 김병선 : 쇼크와 맞붙고 싶다. 우리가 돌진 조합을 많이 쓰는데, 쇼크가 팀별 맞춤 전략을 잘 준비한다고 들었다.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하다.

'보이드' 강준우 : 나도 쇼크다. 북미에서 가장 잘하는 팀이기 떄문이다. 개인적으로 '최효빈' 선수와 가장 친해서 더 만나고 싶다.

'립' 이재원 : 커뮤니티에서 쇼크가 가장 잘한다는 말을 나오더라. 얼마나 잘하는지 궁금하다. 선수 중에서는 '도하' 김동하와 솜브라로 대결해보고 싶다.



Q. 다른 팀과 다른 상하이 드래곤즈만의 장점이 있을까?

'플레타' 김병선 : 상황 대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팀들은 밀리면 정해진 틀대로 한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 이야기하면서 상황에 맞춰 대처할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우리가 쉽게 패배하지 않고, 역스윕도 자주 만들어낸다고 생각한다.

'립' 이재원 : 다른 팀보다 피지컬에서 앞선다고 본다.


Q. 세 번의 토너먼트에서 한 번은 극적인 리버스 스윕을 이뤘고 한 번은 뼈아픈 패배를 당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들이 상하이의 성장에 도움이 됐을까?

'플레타' 김병선 : 서울과 5월 토너먼트에선 0대3으로 밀리고 있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가 잘 안 되는 부분을 알고 있었기에 다른 조합을 활용하면 질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실제로 역스윕까지 이뤄냈다. 광저우 전은 내가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해 더 열심히 연습했다.

문병철 감독 :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졌을 때 얻는 경험이 크다. 패배를 토대로 다음 경기들도 더 잘 준비할 수 있었다. 선수들도 멘탈이 좋아서 잘 이겨나갔다.



Q. '플레타-보이드'가 시즌 MVP를 후보 선수인데, 어필을 하자면? 맹활약한 '립'은 MVP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아쉽지 않은가?

'플레타' 김병선 : 개인적으로 어필을 잘 안하는 편이다. 어필을 아무리 해봤자 결국 그 선수가 잘하는 것을 팬들이 알면 자연스럽게 뽑힌다.

'보이드' 강준우 : 나도 후보에 들게 됐는데, 어필보단 앞으로도 더 잘하는 모습 보여주겠다. 응원 부탁한다.

'립' 이재원 : 이번 MVP 후보에 없는 게 아쉽긴 하다. 하지만 내가 리그에 처음 왔고 아직 모르는 게 많다. 그렇기에 나에겐 과분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MVP 외에도 다른 상이 많기에 다른 부분에 도전해보겠다.


Q. 이제 시즌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다. PO에 임하는 각오가 듣고 싶다.

문병철 감독 : 평소에 하던 것처럼, 자만하지 않고 열심히 준비하겠다. 우리에게 좋은 메타를 잘 찾아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

'보이드' 강준우 : 지금까지 준비한 것처럼 계속 열심히 해서 그랜드 파이널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

'플레타' 김병선 : 우리가 26승 2패라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사람들은 압도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직 아쉬운 부분이 있다. PO에서는 정말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다.

'립' 이재원 : PO에서 어떤 상대를 만나든 걱정하지 않고, 지금과 같이 같이 연습하면 될 것 같다.


Q. 한국의 상하이 드래곤즈 팬들에게 인사 부탁한다.

문병철 감독 : 앞서 팬들을 위해서 도발적인 답변을 남겼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웃음). 끝까지 열심히 하는 자세로 임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한다.

'보이드' 강준우 :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꼭 그랜드 파이널 우승으로 보답하겠다. 감사하다.

'플레타' 김병선 : 여기서 그치지 않고 PO 그랜드 파이널 우승으로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고 싶다.

'립' 이재원 : 시즌 시작 이전부터 우리가 2020 우승 후보라는 말을 많이 해줬다. 거기에 맞는 성적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이미지 출처 : 상하이 드래곤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