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 스타크래프트2 선임 게임 디자이너, 라이언 슈터


RTS(Real-time strategy, 실시간전략게임)의 한 획을 그은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이자 3개의 확장팩을 거친 스타크래프트2가 올해 10주년을 맞이했다. 한국 팬들에게 스타크래프트는 특별하다. 넓게 보면 오늘날 다양한 종목의 e스포츠 리그들이 활발히 진행되는 것 역시 스타크래프트가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사랑받고, e스포츠화되면서 스타크래프트1의 후속작, 스타크래프트2는 전작에 비해 많은 사랑을 받진 않았다. 그래도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게임이며, 지금도 여전히 글로벌화되어 리그가 진행 중이다.

스타크래프트2 10주년을 맞아, 꽤 긴 시간 동안 스타2의 아버지라 불렸던 전 스타크래프트2 밸런스 디자이너 데이비드 킴과 현재 스타크래프트2 선임 게임 디자이너 라이언 슈터에게 지금까지의 10년,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10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과거 WOW에 대한 게임 엔진 업데이트가 있었다. 스타2가 멀티코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어 협동전, 아케이드 및 팀플레이 시 모든 CPU 소스를 이용하지 못해서 프레임 드랍이 발생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개선 계획이 있나?

라이언 : 언젠간 있을 수도 있는 일이지만 당장 일어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개선할 수 있는 부분들은 개선해 나아갈 것이다. 실제로 얼마 전 있었던 5.0 패치의 지도 편집기 기능들은 협동전의 장기적 지원을 위해 추가됐지만 대전과 사용자 지정/아케이드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런 투자들이 빛을 보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


Q. 스타크래프트2 맵 에디터가 이번 5.0 패치에서 개선 및 발전이 되었는데, 기능이 많은 만큼 여전히 난이도가 전작 스타크래프트1에 비해서 높다. 초보자들도 쉽게 파고들 수 있게 공식적인 메뉴얼을 제공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유저들도 꽤 많은데, 이에 대한 생각은?

라이언 : 어느 정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실제로 얼마 전 매뉴얼화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됐으나 결과를 맺지는 못했다. 스타크래프트1 및 워크래프트3 편집기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스타크래프트2 편집기도 살펴봐달라고 말하고 싶다. 조금 복잡하긴 하지만 성능은 강력하며 스타크래프트2 아케이드는 전 세계적으로 견고한 플레이어 베이스(player base)를 가지고 있다.

▲ 전 스타크래프트2 밸런스 디자이너, 데이비드 킴


Q. 더 이상의 확장팩이 없는 거로 알고 있다. 원래 추가하려고 했었던 테란의 투견이나 헐크 그리고 캠페인에 나왔었던 유닛들을 지금 있는 유닛들과 로테이션해서 게임 양상을 바꾸는 것도 좋을 거 같은데 그런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라이언 : 지금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없지만 스타크래프트2 팀은 앞으로도 팀과 커뮤니티가 좋아하고 열정을 가지고 있는 콘텐츠와 기능들을 발굴하는 데 힘쓸 것이다.


Q. 유닛 건물에 대한 스킨 출시가 생각보다 공격적이지 못한 거 같다. 히어로즈나 오버워치 등과 같이 스타2 세계관이 아니더라도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거 같은데, 계획이 있는가?

라이언 : 우리는 기본적으로 스타크래프트2 스킨이 스타크래프트 세계관과 어울려야 된다고 생각한다. 다른 IP에서 영감을 받더라도 어떻게든 스타크래프트2 세계관과 연관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스킨들이 적합하고, 눈에 잘 띄며, 멋진 동시에 게임에 방해가 되지 않게 만드는 걸 추구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복제 저그 스킨처럼 새로운 시도도 하고 있으며, 계속될 것이다.


Q. 현재 유닛/건물 스킨이 협동전에는 적용되지 않아 대전플레이를 하지 않는 유저들은 구매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한 확장이 자유롭게 이루어지면 좋지 않을까?

라이언 : 우리도 협동전에서 스킨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좋을 것 같은데, 아르타니스를 플레이하면서 유닛에는 탈다림 스킨을 입힌다면 그 판타지를 훼손할 것 같다. 파트너가 알라라크라면 더더욱 복잡해진다. 또한 많은 사령관들이 기본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유닛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스킨을 입힌다면 어떤 유닛들은 특수 스킨을, 어떤 유닛들은 기본 스킨을 장착해 일관성이 떨어질 것이다. 협동전에 스킨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좋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사령관에 맞는 스킨을 사용하는 게 게임을 위해서는 더 좋다고 판단했다. 어떤 꾸미기 콘텐츠를 워 체스트에 추가 혹은 워 체스트 외적으로라도 추가하는 것이 좋을지, 협동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궁금하긴 하다.

▲ 출처 : youtube : AfreecaTV eSports


Q. 한국에서도 GSL이라는 스타2 대표 리그가 10년이 넘게 이어져 오고 있다. 10년 동안 스타2 e스포츠 영역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선수는?

데이비드 킴 : 너무 많은 경기들이 생각나긴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은 'HuK' 선수가 'IdrA' 선수에게 밀리고 있었는데 이 때 대규모 환상 군대를 만들자 'IdrA' 선수가 경기를 포기했다. 선수들의 APM과 피지컬 능력은 시간이 지나면 발전하지만 뛰어난 전략 플레이는 언제봐도 멋진 것 같다. 그때 당시에는 굉장히 놀라웠는데, 요즘에는 이런 전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 그 멋짐이 증폭되는 것 같다.

라이언 : 아쉽게도 블리즈컨 외에 다른 스타크래프트2 경기에 직접 참여한 경험이 많지 않다. 올해에는 많은 경기들을 가보고 싶었으나 아쉽게도 그러지 못하게 됐다. 그 의미에서 블리즈컨 2018, 'Serral'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는 것을 직접 본 것이 엄청난 순간이었다.

하지만 역시 가장 좋은 기억들은 블리즈컨과 기타 스타크래프트2 행사에서 만난 팬, 커뮤니티 사람들, 플레이어, 개발자 등 스타크래프트2를 향한 열정으로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사람들을 만난 기억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2018 GSL vs the World 결승 오프닝을 직접 못본 게 너무 아쉽다. 지금껏 본 것 중 가장 멋진 오프닝이었다.

Q. 스타크래프트 시리즈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개발 계획은?

라이언 : 이 역시 지금 뭐라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스타크래프트2 팀은 앞으로도 팀과 커뮤니티가 좋아하고 열정을 가지고 있는 콘텐츠와 기능들을 발굴하는 데 힘쓸 것이다.


Q. 스타크래프트2, GSL 등을 많이 사랑했지만 지금은 떠나간 국내 팬들도 꽤 많다. 국내에서는 복귀 유저를 잡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들도 열리곤 하는데, 10주년을 맞이해 신규 유저만큼이나 기존 유저들의 마음을 되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인터뷰를 통해 잠시 떠나 있는 스타2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데이비드 킴 : 스타크래프트2 커뮤니티와 오랜 시간 함께 일했으며 높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 스타크래프트2를 멋진 게임으로 만들어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스타크래프트2는 유행을 타는 게임이 아니라 종료점이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시간을 들여 게임을 보거나 플레이할 수 없어도 우리 모두 아주 오랫동안 스타크래프트2 팬으로 남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라이언 : 기존 팬들에게는 해줄 말이 많이 없다.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를 즐겨 본다면 최근 경기들이 엄청나게 흥미롭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즐길 수 있는 스타크래프트2 콘텐츠도 많이 있다. 스타크래프트2를 즐기고 있다면 많은 콘텐츠가 있고 최근 10주년 패치로 더 많은 콘텐츠가 추가됐다는 사실도 알고 있을 것이다.

아직 스타크래프트2 e스포츠를 접하지 못했다면 지금보다 더 시작하기 좋은 때가 없다고 생각한다. 상당한 양의 이벤트와 콘텐츠가 생성되고 있으며 경기들이 역대급으로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스타크래프트2를 아직 플레이해보지 못했다면 10주년 패치와 함께 추가된 콘텐츠를 꼭 확인해 보길 바란다. 모든 플레이어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추가하기 위해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