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오브워쉽에서 프리미엄 상점에 여름 특별 할인으로 애틀랜타가 등장했다. 해당 함선은 미국 7티어 순양함으로 워쉽의 수많은 함선 중 가장 먼저 출시된 골쉽으로 유명하다.

초창기에는 골쉽이라는 특별함으로 많은 유저들이 즐겨 탔고, 7티어에서 독보적인 대공 능력으로 항모 리워크 이전에는 7티어 항모와의 전대 플레이가 많은 악명을 떨쳤다.

하지만 워쉽에 다양한 함선들이 추가되어 경쟁자들이 늘어나자, 애틀랜타만의 특별함은 점점 희석되었고, 그 좋다는 대공 능력도 항모 개편 이후로 평가가 다소 내려갔다. 이제는 7티어 랭크 시즌이 아닌 이상 공방에서는 상당히 보기 힘든 배가 되버린 것이다.

그래도 미순양에 관심이 많은 유저라면 이번 특별 할인으로 애틀랜타를 장만하고픈 마음이 있을 텐데, 최근 메타에서의 성능은 어떨지 알아보자.


▲ 갑판에 모래 사장이 깔려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는 여름 특별 위장!



다루기 힘든 배지만 손에 익는다면 패왕!
초보에게는 추천하기 힘든 프리미엄 함선

애틀랜타의 평가가 박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으로는 승률이다. 7티어 순양함 기준 뒤에서 3번째에 위치해 있는데, 묘코 시리즈라 할 수 있는 함선과 (구)펜사콜라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최하위다.

이는 애틀랜타가 지닌 독특한 주포와 특성에서 기인하는데, 직각으로 내리꽂히는 고각포와 11.1km라는 보고도 믿기 힘든 짧은 사거리로 일반적인 순양함과는 완전히 다른 운영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섬이나 날씨 같은 여러 환경 요소와 팀 구성에도 영향을 받기 쉽다. 만약 자신의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최악의 함선이라 표현해도 될 정도로 손을 많이 타니, 구입 전 심사숙고가 필요하다.


▲ 뉴올리언스와 묘코를 제외하면 사실상 승률이 꼴지



■ 14레벨 함장 필수

위에서 언급한대로 승률이 낮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준비되지 않은 채로 애틀랜타를 타는 유저들 탓이 크다. 대개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는 첫 골쉽이라는 이유로 애틀랜타를 몰게 되는데, '기본' 상태에서의 애틀랜타는 심각하게 나사가 빠져있다.

가장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히는 것은 11.1km라는 구축함과 비슷할 정도의 사거리다. 피탐지와 고작 1km밖에 차이 나지 않는데, 전함 입장에서는 순양함이 겁도 없이 코앞까지 와서 나 잡아달라는 꼴이다.

사거리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탄정 확장 스킬을 찍어 13.3km로 늘릴 필요가 있다. 물론 일반적인 순양함의 교전 거리를 생각하면 은밀 기동 스킬까지 찍어줘야 겨우 원활한 전투가 가능하다. 여기까지만 봐도 이미 스킬 포인트가 14가 들어간다.

문제는 초보 유저일수록 14레벨 함장을 확보하기 힘들 텐데, 심지어 애틀랜타는 다른 함선과 호환도 힘든 탄정 확장과 같은 특이한 스킬을 찍어야 한다. 과거에는 해당 스킬의 적용 범위가 6인치까지 포함되어 많은 함선들이 필수 스킬 취급했으나, 이제는 일부 구축함과 부포 전함을 제외하면 버려지다시피 한 스킬이므로 겹치는 함선이 거의 없다.

당장 키워야 할 함장과 함선들이 많은데, 애틀랜타 하나 타자고 전용 함장까지 육성하는 것은 너무 높은 진입 장벽이다.


▲ 애틀랜타를 구입하기 전에 최소 14레벨 함장은 확보해두자



■ 미래를 읽어야 하는 고각포 궤적

애틀랜타가 저조한 성적을 보이는 두 번째 이유로 절망적으로 느린 탄속이 있다. 포구 초속도가 792m/s로 최대 사거리인 13.3km까지 날아가는데 무려 13초나 걸린다. 덩치가 큰 전함이 아닌 이상 순양함부터는 반쯤 예측 사격으로 맞춰야 할 수준이다.

10km 이내로 적이 들어오더라도 탄착 시간은 여전히 9초대로 길다. 구축함이 회피 기동을 열심히 하면 8~9km대에서도 맞추기 버거울 정도다.

그렇다고 게임 내내 자신의 사거리보다 밖에 있을 확률이 높은 전함만 주구장창 쏠 수는 없는 법인데, 결국 느린 탄속과 혈압 오르는 탄착군에 적응해야 한다. 유효 사거리 내에 들어온 구축과 순양함을 제대로 맞추기 힘들다면 애틀랜타 구입은 다시 생각해보자.


▲ 미구축이나 순양함으로 고각포 좀 쏴본 경험이 없다면 맞추기조차 쉽지 않다



■ 구축함보다 못한 물장갑

동국가의 정규 6티어 순양함 펜사콜라가 개복치마냥 의문사를 당한다고 펜복치라 불리는데, 사실 이런 의문사는 애틀랜타가 더 심각하다.

애틀랜타는 전신이 13mm 장갑으로 16mm인 동티어 구축함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특히 203mm(8인치) 이상 주포를 사용하는 함선의 철갑탄에 아무런 방호 능력 없이 오버매치를 당한다.

다행히 시타델 면적이 작은 편이라 섬 뒤에서 머리만 내밀고 있으면 한 번에 터질 일은 적으나, 운 나쁘게 옆구리에 철갑탄 한 두발이 새어 들어오면 그대로 저승행이다. 탄질량 차이로 과관통 확률이 적은 중순양함의 일제사는 더 무섭다. 각을 주던 말던 일정 이상의 피해량은 꼬박꼬박 들어오는데, 심지어 체력마저 7티어 순양함 최하인 27,500이다.

약한 장갑과 더불어 모듈의 내구도도 최약체다. 걸핏하면 주포나 엔진, 조타가 나간다. 주포야 상향을 받아 과거처럼 고장 나는 일이 줄어들었으나, 조타는 엉덩이에 탄이 스치기만 해도 나가는 극악의 내구도다. 타다보면 구축함처럼 긴급 기동 스킬을 찍고 싶은 욕구가 자연스럽게 들텐데, 안 그래도 부족한 함장 스킬에 투자해야 할 부분이 더 생기는 셈이다.


▲ 장갑이나 내구도만 보면 그냥 대형 구축함에 더 가까운 모습이다


▲ 장갑은 구축함보다 못하며, 모듈의 내구도도 저질이다!



■ 5인치 양용포의 연사력

여러 악조건이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애틀랜타의 중독성에서 벗어나오지 못한 이유가 7티어에서 맛보기 힘든 무시무시한 연사력의 주포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구축함들이 사골처럼 사용하는 127mm(5인치)를 사용하는데, 무려 8X2 16문이나 주렁주렁 달고 있다. 비록 한쪽으로 쏠 수 있는 것은 14발로 제한되어 있지만, 7.2초의 매우 빠른 포회전 속도에 맞춰 4.8초의 연사력은 쏘는 재미를 깨우치기에 부족함이 없다. 실제로 일제사가 아닌 단발식으로 연사하면 포 궤적이 끊이지 않고 줄지어 날아가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물론 기본은 구축함포이니만큼 실제 피해량은 높지 않으며, 화재율도 5%로 저조하지만 맞는 입장에서는 쉬지 않고 날아오는 탄환의 압박이 생각보다 크다. 관통력은 구축 그 자체로 대부분의 순양함과 전함을 뚫지 못하지만, 초고각으로 떨어지는 탄의 특징 때문에 상부 구조물만 핀 포인트로 쏘면 딜링도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특수신관을 찍으면 관통력이 25mm로 상승하여, 7티어에서 매칭되는 순양함들에 관통 피해를 입힐 수 있으나, 실직적인 효율은 떨어지므로 후순위로 미루거나, 다른 스킬에 투자하자.


▲ 실제 피해량은 많지 않아도 맞는 입장에서의 압박감이 장난 아니다



■ 대공 방어의 전설, 애틀랜타

항모 리워크 이후 대공 시스템에 개편되면서 과거와 같은 대공함의 명성은 많이 퇴색됐다. 허나 7티어에서 대공 수치 75라는 스탯은 절대 얕볼 것이 아니다. 오히려 8~9티어 순양함들과 맞먹을 수준이 대공 성능이다. 근접 대공망을 담당하는 오리콘이 갈리더라도 주력인 127mm는 양용포 판정을 받아 후반에 가도 대공 수치가 적절하게 유지된다.

더군다나 애틀랜타는 함의 고유 특징으로 대공 방어 사격 소모품의 횟수가 무제한이다. 분명 과거처럼 함재기가 접근하기도 전에 갈아버리는 악독한 수치의 대공은 아니지만 7티어에서는 차고 넘칠 수준의 강력한 대공 능력을 보장한다.

물론 함재기 콘트롤이 뛰어난 항모에게 걸리면 급폭과 로켓에 갑판이 초토화되는 일이 다반사지만, 과거의 명성덕에 애틀랜타를 본격적으로 노리는 항모는 여전히 드물다.


▲ 애틀랜타만의 고유 특징인 횟수 무제한의 대공 방어 사격!


▲ 6티어 함재기 갈아버리는 것은 여전히 일도 아니다



■ 7티어에서 희귀한 레이더 소모품

출시되고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구축함들이 여전히 애틀랜타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레이더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7티어 순양함에서는 '벨파스트'와 '인디아나 폴리스'와 함께 단 3척만 레이더를 보유하고 있다. 비록 탐지 범위는 8.5km로 짧지만, 캡 근처의 섬에서 잠복하는 애틀랜타 특성상 구축함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특히 아직까지 레이더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들이 많은 티어인만큼 자리만 잘 잡으면 공짜로 구축함을 잡아먹을 수 있다. 주로 섬을 끼고 활동하는만큼 섬 근처로 다가오는 다른 함선들의 위치를 먼저 볼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추가로 어뢰 탐지 3km / 함선 탐지 4km의 음파 탐자 소모품도 사용할 수 있는데, 대공 방어 사격과 슬롯이 겹치므로 대부분은 버리는 편이다.


▲ 레이더 범위가 넓지는 않으나, 구축함 입장에서 충분히 부담된다


▲ 사용하는 일은 드물지만 일단 음파 탐지도 보유하고 있다



■ 어뢰 보유

미국 고티어 순양함 대부분이 어뢰가 없는데, 플린트와 더불어 몇 안되는 예외 중 하나가 바로 애틀랜타다. 레이더와 더불어 섬 뒤에 자리 잡은 애틀랜타를 철거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비록 사거리가 4.5km 짧고, 한쪽으로 4발밖에 쏘지 못하지만, 대미지 하나는 16,633으로 절대 무시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

전함이 머리 내밀고 간신히 접근하더라도 어뢰로 인해 동귀어진 당할 확률이 높다. 당장 벨파스트가 우수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마음 먹고 푸쉬하면 연막조차 버리고 도망가야 한다는 점을 떠올려 보자.

심지어 대공 수치도 뛰어나서 항모만으로 처리하기도 힘들다. 여러모로 상대 혈압 올리기에 좋은 무장 구성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 애틀랜타가 죽을 각오를 하면 접근한 전함 하나 데려가는건 일도 아니다



쏘는 재미 하나는 확실하게 잡고가는 애틀랜타
조건과 취향이 맞다면 갓쉽!

총평하자면 애틀랜타는 최소 14레벨 이상 전용 함장을 요구하며, 맵별로 고각포를 이용할 수 있는 지형지물을 숙지해야 하는 등 타기에 까다로운 조건이 많이 붙는 함선이다.

애당초 고각포라는 물건이 초보에게는 맞추기조차 힘들 정도로 어려우니, 본인이 미구축이나 순양함에 충분히 숙달된 유저가 아니라면 첫 골쉽으로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7티어에서 보기 힘든 연사력으로 쏘는 재미가 확실하며, 최근 메타에도 적합한 배다. 특히 지금처럼 매칭 대기줄에 항모의 수가 다른 함종보다 월등히 늘어난 상황이라면 자리 잡고 싸우는 애틀랜타가 다른 순양함보다 유리한 편이다.

무엇보다 이번 특별 위장이 잘 뽑혔으며 기본 외관이 예쁜 배로도 명성이 자자하니, 콜렉팅 유저라면 이번 여름 특별 할인 때 한 대쯤 장만해두는 것이 어떨까.


▲ 상대 혈압 올리기 좋은 함선으로 개인적으로 이겨도 져도 재미있는 몇 안되는 함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