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동건 감독, '희수-알람-카르페'

오버워치 리그 첫 시즌의 그랜드 파이널에 올랐던 팀 중 지금까지 기량을 유지하는 팀은 필라델피아 퓨전 뿐이다. 첫 해에 아쉽게 준우승을 거뒀지만, 다시 한 번 그랜드 파이널에 진출할 기회를 만들어냈다. '카르페' 이재혁을 비롯한 그 당시 주전 멤버도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거기에 올 시즌 리그에 처음 합류한 힐러 '알람' 김경보와 딜러 '희수' 정희수까지 함께하면서 그랜드 파이널에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그렇게 흔들리지 않는 팀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필라델피아 퓨전의 정규 시즌은 아쉬웠다. 준수한 성적을 거두다가 샌프란시스코 쇼크에게 결승 무대에서 막히며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우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한국에서 열리는 이번 그랜드 파이널에서 달라지겠다는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Q. 오랜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한국에 돌아온 소감은?

‘카르페’ 이재혁 : 오랜만에 한국에 와서 기쁘다. 코로나-19로 북미에 오래 있어서 더 그렇다. 한국에서 경기하는 만큼 그랜드 파이널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알람’ 김경보 : 우승을 원한다. 신인상을 받은 만큼 그에 맞는 좋은 모습을 선보이고 싶다.

‘희수’ 정희수 : 정규 시즌은 북미에서 보냈는데, 이렇게 한국에서 그랜드 파이널을 해서 기쁘다.


Q. 시즌이 끝나고 쉬는 기간이 있었다. 그동안 어떻게 보냈나?

김동건 감독 : 한국에 오고 나서 1주일 정도 쉬었다. 그 이후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북미에서 생활해 선수들이 많이 지쳐있었지만, 마지막 그랜드 파이널을 생각하며 다시 경기를 준비했다.

‘카르페’ 이재혁 : 휴식을 취했지만, 하루도 안 빠지고 폼을 유지하려고 연습했다.


Q. 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받는 상하이와 첫 대결을 펼치게 됐다.

김동건 감독 : 라인업의 변화가 가장 적은 팀이다. 그 주전 멤버가 다양한 전략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자 약점이 될 수도 있다. 고정 6명 중 한 명이라도 구멍이 생기면, 이길 수 있다고 본다. 한 명이 모든 메타를 소화하기가 힘들기때문에 그 약점을 잘 찾아보려고 한다.


Q. 만약 결승전에 올라가면, 만날 상대는 어떤 팀이라고 보는가?

‘알람’ 김경보 : 개인적으로 샌프란시스코 쇼크라고 본다. 현 메타에서 가장 중심이 딜러다. 연습을 했을 때, 다른 팀과 비교했을 때, 쇼크가 가장 잘했다.

‘희수’ 정희수 : 나도 그렇다. 짜여진 플레이가 많고, 개개인 피지컬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카르페’ 이재혁 : 팀 밸런스도 뛰어나고 선수마다 잠재력도 뛰어나다.

김동건 감독 : 일반적으로 쇼크를 떠올리지만, 개인적으로 서울이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 스크림을 해보니 서울은 그들만의 스타일이 있더라. 그래서 아쉬운 정규 시즌 성적과 달리 잘할 가능성도 있다.


Q. 북미팀보다 아시아가 강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김동건 감독 : 아시아 지역은 팀 수가 적다. 한 팀이 다른 팀을 꺾으면 기세를 탈 수 있다고 보는데, 상하이가 기세를 타서 강해 보인다. 상하이가 강팀이긴 하지만, 지역의 혜택을 받았다고 본다. 사실상 상위 네 팀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듯하다.



Q. '카르페'는 두 번째 그랜드 파이널에 오른 소감이 궁금하다.

‘카르페’ 이재혁 : 첫 시즌에 그랜드 파이널에 갔었다. 당시 런던 스핏파이어에게 패배해 준우승한 아쉬운 기억이 남았다면, 이번에는 다양한 저략을 준비해 우승 기록까지 만들고 싶다.


Q. 리그에 올해 합류한 '알람-희수'는 올해가 첫 그랜드 파이널이다.

‘희수’ 정희수 : 리그 처음에 와서 기분이 좋긴하다. 이미 경험이 있는 '카르페' (이)재혁이 형을 믿고 가겠다.

‘알람’ 김경보 : 그랜드 파이널은 처음이지만, 선수로서 경력은 내가 오래된 만큼 힘이 되겠다.


Q. 필라델피아에 딜러가 많은데, 어떤 메타에서 특정 선수가 기용되는지 궁금하다.

김동건 감독 : 선수들이 각자 잘하는 영웅이 있다. 거기에 맞춰서 기용할 생각이다.

‘카르페’ 이재혁 : 우리팀이 정규 시즌에 좋은 성적을 거둔 것도 딜러가 많아서 그렇다. 단기간에 부족한 점을 극복하기 힘든데, 팀원 교체 기용으로 부족한 점을 잘 채워줬다.



Q. 다국적 선수들을 보유한 팀만의 장점이 있을까.

김동건 감독 : 생각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나도 한국인이다 보니 선수들과 생각이 비슷한 경우가 많다. 외국인 선수들과 대화해보면, 우리가 생각해보지 않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그게 국적이 다양한 팀의 장점이다.

‘카르페’ 이재혁 : 서로가 플레이해온 환경이 달라서 생각하는 방식도 다르더라. 그런 점을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플레이 스타일을 준비할 수 있다.

‘알람’ 김경보 : '퍼니아스트로'가 가장 루시우를 잘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만약, 우리가 한국인으로만 구성됐다면, 한국어로만 소통하기에 안 왔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팀이기에 해외에서 최고의 선수들이 올 수 있더라.

‘희수’ 정희수 : 생활할 때 재미있는 부분이 많다. 이야기하면서 영어도 많이 하게 된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외국인 중에 착한 선수들이 많더라.


Q. 정규 시즌에서 우승은 하지 못했다. 그랜드 파이널에서 달라진 모습을 기대해도 될까?

김동건 감독 : 패배가 안 좋다고만 보는데, 우리팀에게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우리에게 꾸준히 동기부여가 됐고, 이번 그랜드 파이널 준비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

‘카르페’ 이재혁 : 지역 토너먼트에서 아쉬운 점이 드러났다. 우리가 준비한 전략들이 부족했던 적이 많았다. 그렇게 토너먼트를 거치면서 많이 보완했다.

‘알람’ 김경보 : 지역 토너먼트에서는 매번 우리의 실수로 우승을 놓쳤다. 이번에는 실수를 줄여가겠다.



Q. 러너웨이 시절에 함께 했던 상하이 '이재곤'과 맞붙는다.

'희수' 정희수 : 현 메타로 봤을 때, '이재곤' 선수는 메르시를 할 것이다. 그런데 재곤이 형 메르시는 별거 없다(웃음). 내가 확실하게 눌러놓겠다.


Q. 플레이오프에서 한조-위도우메이커와 같은 더블 스나이퍼로 승리한 바 있다. 그랜드 파이널에서 새롭게 준비한 게 있을까.

‘카르페’ 이재혁 : PO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더블 스나이퍼 전략이나 로드호그 전략 모두 나올 듯하다.


>Q.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는 북미에서 활동하는 e스포츠 선수들이 자가격리하면서 보냈다. 북미에서 생활이 힘들었을 것 같다.

김동건 감독 : 북미에서 활동한 한국 선수들을 존경한다. 미국에 처음 온 선수들도 있다. 9개월 동안 한국에 한 번도 가지 못했고, 철저하게 자가격리를 지키면서 숙소-연습실에만 있었다. 힘겨운 시기였다. 여러 의미에서 대단하다.

‘카르페’ 이재혁 : 해외 생활이 쉽진 않다. 코로나-19로 더 힘든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팀원들과 코칭 스태프들이 집중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Q. 이번 시즌 쇼크에게 오랫동안 고전했는데, 그랜드 파이널에서 만났을 때 어떻게 승기를 잡을 수 있을까?

김동건 감독 : 샌프란시스코 쇼크는 불리한 상황을 뒤집을 수 있었기에 우승했다고 본다. 우리도 그런 부분을 잘 보완해야 할 듯하다.

‘알람’ 김경보 : 쇼크와 우리가 서로 도발하면서 라이벌 구도를 잡아갔다. 꼭 이기고 싶긴 하다. 당연히 연습을 더 열심히 해서 폼을 끌어올리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Q. 자가 격리 기간이 길었다. 이런 생활에 요령이 좀 생겼을까.

‘카르페’ 이재혁 : 카르페 자가격리를 하면서 대회 준비도 하다보니 시간이 참 빨리간 것 같다. 시즌 중에 방송하기 힘들었는데, 방송을 하면서 팬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Q. (김동건 감독에게)이전 팀이었던 서울 다이너스티와 대결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과 맞붙는다면 느낌이 조금 다를까?

김동건 감독 : 시즌 시작전에 기대했지만, 정규 시즌에 부진하면서 만나기 힘들 것 같았다. 그런데 PO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더라. 승자전에서 만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만나서 재미있는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서울 선수들과 이야기했다.


Q. '카르페-희수'가 상하이의 딜러 라인과 맞대결한다.

‘카르페’ 이재혁 : 개인적으로 '디엠' 선수와 대결을 해보고 싶다. 올스타전 1:1 스나이퍼 매치에서 패배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나온다면 꼭 이겨보겠다.

‘희수’ 정희수 : '립-플레타' 선수가 주전으로 다양한 영웅을 잘 다루긴 하더라. 그래도 재혁이 형을 믿고 있다. 뭐가 나오든 찍어누를 것이다.


Q. 끝으로 한국에 있는 팬들에게 인사 부탁한다.

김동건 감독 : 우리 경기가 한국 시각으로 새벽 4-5시에 진행한다. 그 시간에도 응원해주는 팬들이 많다고 들었다. 그런 팬분들에게 감사하고, 한국 팬들이 보기 편한 시간에 경기하게 됐다. 많은 분들이 아시아팀과 대결을 기대하던데, 팬들이 즐거워할 만한 경기를 펼치고 싶다.

‘카르페’ 이재혁 : 우리가 미국에서 경기하면서 이전까지 아쉬운 모습도 나온 것 같다. 이번 그랜드 파이널에서 좋은 경기력과 함께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

‘희수’ 정희수 : 꾸준히 응원해주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우승을 해보고 싶다.

‘알람’ 김경보 : 정규 시즌 동안 새벽 시간에 시청해줘서 감사하다. 그랜드 파이널 남은 기간에 좋은 모습 보여드려 보답하겠다.

이미지 출처 :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